권대현(경고30회)이 평을 요청한 영화 ＜이끼＞..............

-이끼-   급하게 쓰다 보니 이해하시길......................!   박해일은 20년간 의절한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살았던 마을을 찾는다. 마을 이장 정재영과 그를 따르는 유해진, 김상호, 김준배, 유선 등은 그에게 경계의 시선을 보낸다. 박해일은 점차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의 관계를 의심하게 되고, 자신 때문에 좌천되었던 검사 유준상에게 도움을 청한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더러운 면면들이 설정된 이 낯선 시골 마을에 다 몰려 있다. 한국인인 우리 모두는 그러한 더러운 면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월남전, 부동산 투기, 수상쩍은 기도원, 공권력의 폭력, 자력 구제할 수 없는 소녀를 마을 남자들이 집단으로 강간하는 사건, 어느 한구석에는 반드시 우리들은 연관되어 있다. 이 모든 더러움이 파멸과 구원의 양 갈래로 치닫는 속도전이 <이끼> 원작의 세계다. 그것이 윤태호가 만화에서 그려낸 <이끼>의 세계다.   영화 <이끼>는 20년을 넘나드는 장대한 이야기를 잘 배치해 놓았다. 갈등의 축이 되는 박해일 아버지의 삶을 오프닝부터 바로 치고 나가며 파노라마로 전개해 나가고, 불가해한 삶의 모서리에서 극한의 공포를 느끼는 순간 뛰어난 배우들의 얼굴과 몸짓을 극적으로 활용하는 점등, 강우석은 강력한 이야기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는 경주 황남학교 출신이다.)   하지만 강우석 영화가 늘 그렇듯이 그러한 강력한 내러티브 전개가 영화의 작품성에서는 오히려 독이 된다. 숨가쁜 내러티브의 진행 때문에 주요 갈등의 섬세한 디테일은 어느 정도 희생되고, 느와르의 장르적 쾌감은 강우석 식 유머 때문에 반감되고 분산된다. 다시 말하면 드라마라기에는 사건들의 충격과 내용이 너무 진하고, 느와르 스릴러로 보기엔 치밀함이 헐겁다. 특히 마지막 박해일과 이장 정재영의 최후의 대결에선 아쉬운 점이 많다.   이 작품은 이전의 강우석 영화와는 판이하게 다른 새로운 시도이기에 앞으로 그의 영화 세계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 진다. 결국 아무리 대중적 인기가 있다해도 작품성에서는 다소 떨어진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전의 강우석 작품들처럼............   *영화평론가들의 의견은 이렇다. 김도훈: 이끼가 충분히 눅눅하지 못하다. ★★☆ 김봉석: 원작의 탁월한 긴장감과 캐릭터가 모두 사라졌다. ★★ 유지나: 퍼즐 밑그림과 조각이 어긋난다. 왜일까? 답은 누구나의 것! ★★★ 이동진: 158분을 달리고도 소진되지 않는 에너지. ★★★☆ 이용철: 풍성한 이야깃 거리는 놓치고 범인만 뒤쫓는다. ★★☆ 황진미: 원작의 페이소스는 줄고, 선악의 경계가 뚜렷해지다. ★★★☆ 강대춘: 능숙한 이야기꾼은 자기도 모르게 예술성을 놓치고 만다. 영화는 이야기가 아니라 미장센 게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