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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문화 시대
1. 미디어의 변화
오늘날 지구상에 퍼져있는 57억의 우리 인간이 태어난 것은 약 20만년쯤 되었다. 지구역사 46억년에 비하면 아주 짧은 기간이다. 이때 태어난 호모사피엔스가 약 19만년 동안을 채집과 수렵으로 떠돌이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지금부터 약 1만년 전에 농업을 시작하면서 정착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인간이 태어난 것을 인류문명의 첫번째 혁명이라고 하고 농업을 시작하며 정착 생활을 한 것을 두 번째 혁명이라고 말한다.
농업을 시작해서 잉여생산물이 많이 나옴으로써 여러 가지 지배구조도 생기고 무사도 생기고 사제도 생기게 되었다. 그러다가 지금부터 약 6천년, 5천년 전에 세계 네 군데에서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유역, 나일강유역, 인더스강유역, 황하 유역에서 도시국가가 형성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2천5백년부터 2천년 사이에 역시 4개 지역에서 사상혁명이 일어났다. 중국에서 공자와 노자, 맹자, 장자, 인도에서는 부처님과 바라문 승려들, 그리스에서 탈레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같은 철학자들 그리고 이스라엘에서 이사야, 아모스, 학개, 예레미 같은 선지자들이 새로운 사상을 전파하고 인간의 삶의 방식을 가르쳤다. 오늘날 우리인류가 생각하고 생활하는 철학의 기반은 이 사상혁명에 기초로 하고 있는데 이것이 네 번째 혁명이다.
그러다가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18세기에는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이 산업혁명은 20세기까지 계속되어 우리의 생활 모습을 현격하게 바꾸어 놓은 공업사회 또는 산업사회를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우리 앞에는 또 다른 혁명의 서운(曙雲)이 감돌고 있다. 제 6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산업사회에서는 눈에 보이는 유형의 물질이 경제의 핵심이었는데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이 경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하드웨어 중심사회로부터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로 넘어온 것이다.
정보화 사회의 변혁
그러면 이러한 사회의 변화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무엇보다도 컴퓨터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서 시작되었고, 이 기술들에 의해서 꽃 피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술의 발달이 인간생활의 다양한 생활 모습과 의식을 바꾸어 놓았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변혁을 가져왔고, 이 변화의 결과로 우리의 생활 모습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는 두말할 것도 없이 “사람들 사이의 생각이나 느낌이나 뜻을 전달하는 수단”, 곧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러한 뉴미디어는 정보를 기호화하고 전달하고 확산하고 제공해 주는 새로운 통신기술이다.
디지털 기술
그러면 이런 뉴미디어 기술은 어디에서 왔고 왜 가능하게 되었는가? 이런 기술발달의 토양을 제공한 것은 컴퓨터 및 반도체 기술과 광섬유를 이용한 정보처리 기술의 발전이다. 오늘날 컴퓨터는 모든 정보를 ‘on-off’의 이분법에 의해 처리하는 디지털(digital)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방식이 뉴미디어의 개발에 보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은, 정보의 전송부문에서도 디지털화가 이루어지면서 부터이다.
정보를 디지털로 전송하기 위해서 메시지는 반드시 0과 1의 조합인 디지털 코드로 전환되어야 한다. 우리가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 메시지를 받는 시점에서 디지털 메시지가 문자, 영상 및 소리의 아날로그 메시지로 다시 전환되어야 한다. 오늘날 소프트웨어들은 이와 같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신호를 디지털로 바꾸어 전송해 주고, 또 다시 이를 받아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신호로 바꾸어 준다.
일반적으로 생각해 볼 때, 이런 전환은 부수적인 일인 것 같다. 하지만 디지털 코드로의 전환은 오늘날 컴퓨터 정보 처리 속도를 아주 높여 주었다. 아날로그 코드를 디지털 코드로 만들고(encoding) 다시 이것을 아날로그 코드로 전환해야(decoding) 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되고 특수한 장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기술은 아날로그 신호에 기반을 둔 것보다 정보처리 용량을 증가시키고 정보 재생의 충실도를 높였다.
2. 디지털 시대의 개막
아날로그방식은 신호를 전기적인 신호로 변조하여 전송하는 방식을 말한다. 각 신호는 개별 신호들을 전압이나 전류의 강도와 지속성에 따라 전기적인 강약 신호로 변환된다. 이것이 전파나 유선망을 통해 수신자에게 전달되면, 다시 전기 신호를 변조하여 원래의 신호를 재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날로그신호는 각 신호들이 시간적인 연속성을 가지고 흐름을 형성하는 형태를 띤다.
하지만 전기적인 강약 신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원래 신호가 전기 신호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잡음이 섞일 수 있다. 그리고 변환된 신호가 전파나 유선망과 같은 전송로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잡음의 영향을 받게 된다. 그 결과 정보의 왜곡이나 변형이 심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신호의 특징
이와 비교할 때 디지털방식의 정보처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아날로그방식과 뚜렷이 구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특징은 기존의 아날로그방식의 전송에 비해서 신호전송 과정에서의 손실과 왜곡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아날로그방식의 경우 신호가 매번 복제되어 전송될 때마다 원본과 약간씩 차이를 보여 복제 회수가 반복될수록 신호의 왜곡이 심하다.
반면에 디지털 신호는 반복적인 신호전송에나 복제에도 불구하고 원본의 신호형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 것은 전기적인 신호의 강약에 따라서 전달되는 것이 아니고 0과 1로 표시된 숫자의 형태로 전송되기 때문에 잡음의 삽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지털 신호는 아날로그 신호에 비해 신호의 전송과정에서 그 만큼 더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인 특성으로 인해 디지털 전송방식은 깨끗하고 정밀한 음성이나 영상 신호를 재현하는 작업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CD나 CD-ROM은 디지털 방식으로 음향이나 자료를 기록한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 외에도 방송국에서 쓰이는 특수 영상효과 장비나 영상편집 장치들도 요즘은 디지털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아가 기존의 텔레비전에 비해 훨씬 고해상도의 화면을 제공하는 차세대 텔레비전으로 개발되고 있는 ‘고화질 텔레비전(HDTV)’도 디지털 방식으로 방송하고 화면을 재생한다.
통합되는 미디어
디지털 전송방식의 두 번째 특징은 다양한 종류의 정보 사이에 상호 호환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이전까지는 음성이나 음향, 화면 등과 같은 신호는 주로 아날로그 신호로 처리되었고, 문자나 수치와 같은 데이터는 디지털신호로 처리되었다. 그 결과 각기 다른 미디어를 이용하여 커뮤티케이션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서 아날로그 신호를 이용하는 음성이나 화면은 전화나 TV를 이용하고, 디지털 신호인 문자는 컴퓨터를 이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모든 신호들을 디지털 코드화 함으로써, 상이한 커뮤티케이션 방식간의 변환이 자유롭고 상호 호환성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통합된 정보전송방식을 적용한 대표적인 예가 바로 ‘종합정보통신망(ISDN)'과 '초고속통신망(information super highway)'이라 할 수 있다. 종합정보통신망은 기존의 전화선을 이용하여 디지털 신호를 전송하고 신호를 재생한다. 이에 반하여 초고속통신망은 광섬유를 이용한 디지털 신호 전송기술이다. 이 것들 모두 음성과 화상, 그리고 데이터를 디지털신호로 통합처리하여 하나의 전송망을 통해 전송하는 방식을 말한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화면에 있는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는, 1초에 20회 이상의 연속적인 화면을 보여주어야 한다. 즉 1초에 20 장면 이상의 화면을 구성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전송해 주어야 한다. 이런 정보량은 아날로그 방식을 택하고 있는 현재의 전화선은 감당할 수 없는 양이다. 신호가 디지털화 되어있어야 하고 또 이를 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런 고속 전송장치가 바로 정합정보통신망 또는 초고속통신망이다.
이런 통신망이 구축되면 각 가정에서도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화형 텔레비전(interactive TV), 화상전화(video phone), VOD(video on demand), 원격 화상회의(teleconference), 사이버 쇼핑(cyber shopping) 등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 할 수가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커뮤니케이션의 질이 점점 더 좋아지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 디지털 혁명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며 동시에 디지털 혁명의 힘이다. 값싸고 질 좋은 화면과 소리를 제공하는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하다보니 인간생활의 여러 모습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멀티미디어 시대
흔히 ‘멀티미디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이것도 사실상 디지털 기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멀티미디어란 음향기기, 텔레비전, 비디오, 컴퓨터, 전화, 팩스 등을 하나의 미디어에 통합한 형태를 말한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각 미디어의 기능을 서로 통합하고 조정해 주는 호환장치가 필요한데, 이 기능을 컴퓨터의 디지털 시스템이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각기 다른 정보를 얻기 위해 별도의 미디어를 구입할 필요가 없이, 이 모든 것을 동시에 제공해 주는 미디어 하나만 있으면 된다. 즉 컴퓨터+TV+전화+팩스의 기능을 하는 기기가 널리 보급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의 화면을 컴퓨터에 저장하고, 팩스의 문서 메시지를 컴퓨터에 저장하고, 음향기기나 전화의 음성 신호를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다. 반대로 컴퓨터에 저장된 화상이나 음성을 다시 전화, 화상전화 혹은 팩시밀리로 다시 전송할 수가 있다. 이처럼 다양한 미디어간의 통합적인 정보교류가 가능한 것은 바로 정보처리기술의 디지털화가 가져다준 편익 중의 하나다.
위성통신
우리 생활을 바꾸는 뉴미디어의 토대가 되는 또 하나의 토양은 위성통신과 광통신을 들 수 있다. 이전까지는 전파미디어가 전적으로 지상파에 의존하고, 전화나 데이터통신 혹은 유선방송 등은 주로 동축케이블을 이용하여 왔다. 하지만 위성통신은 통신위성을 이용하여 대륙간에 전파를 중계하는 기술이다. 광통신은 광섬유를 이용하여 고품질의 신호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이것은 특히 초고속 통신망에 이용되거나 해저 광케이블로 대륙간 통신에 이용된다.
그 결과 전통적인 미디어들은 이들 기술을 이용하여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이들 기술을 이용한 보다 새로운 미디어들이 등장함으로써 바야흐로 다채널, 다미디어 시대를 개막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를 상대로 전파를 중계하는 통신위성의 출현은 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런 위성통신과 대륙간 광통신을 이용하여 국제전화와 인터넷은 물론이고, 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생한 장면을 동시에 보고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운동경기의 생중계가 좋은 예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뉴스방송 채널인 CNN의 출현을 가능하게 해준 것도 이 디지털 기술이고, 이 방송의 출현으로 인하여 우리 생활과 국제정치의 변화는 참으로 심대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날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을 생중계했을 때의 전 세계인의 놀라움은 경악의 정도에 이른 바가 있다. 또한 전 세계 어느 곳에 가더라도 동일한 사람들이 나오는 방송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세계가 얼마나 하나로 묶어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만든다.
3. 문화생활의 변화
우리 국어사전은 문화라는 말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려는 활동의 과정 및 서서히 형성되는 생활방식과 내용.“ 여기에서 말한 생활방식과 생활내용은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떠돌이 생활을 하던 시대와 농경시대의 생활방식과 내용은 확연히 다르다. 마찬가지로 산업사회의 생활모습에 비하여 오늘날 디지털 정보시대의 생활내용이 사뭇 다르다. 우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또 추구하는 내용이 다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터페이스
디지털 정보사회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 수단이 다양해 진다. 즉 기존의 의사전달 방식인 얼굴을 맞대는 대화는 언제 까지 중요한 수단으로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생활에 많이 침투한 전화를 이용한 대화 또는 컴퓨터 통신을 이용한 대화가 지속적으로 널리 이용될 것이다. 이미 컴퓨터 통신을 이용한 인터넷 전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인터넷 이메일(e-mail)이 더 나아가 영상까지 전해주는 비디오 이메일(video e-mail)로 발전했다. 문자의 형태로만 전해지던 이메일이 이제 소리와 문자 그리고 움직이는 영상까지 전해주기 시작했다.
그 외에 앞으로 나타나고 일반화될 대화 수단은 비디오 전화(video phone)를 들 수 있다. 이때는 화면이 평면으로 되어 벽걸이 모양으로 될 것이다. 그리고 한 쪽 벽을 장식할 정도로 초대형이 된다. 미래의 비디오 전화는 기존의 음성만을 전달하던 전화에 초대형 영상을 부가한 것으로, 원거리 통신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다. 사실 우리가 현재 직접 얼굴을 맞대고 나누는 대화와 전화를 통한 대화를 비교해 보자. 전화를 통해서 대화를 할 수 있지만, 직접 얼굴을 보며 이야기 해야할 경우도 많지 않은가. 이런 경우에는 이제 비디오 전화를 이용하면 해결 될 것이다.
이 상과 같이 뉴미디어에 의해서 의사전달 수단이 다양해짐에 따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터페이스(interface) 양상도 많이 바뀔 것이다. 원거리 통신을 하려면 전화를 이용해야 하는 시대에서 비디오 전화와 비디오 이메일을 이용한다면, 얼굴을 마주 대하는 직접 대화의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우리는 이미 편지를 써서 원거리 통신을 하는 기회가 현저히 줄어 들었다. 이는 통신 수단의 변화가 가져온 우리 생활의 변화다. 앞으로 전개될 사회에는 우리의 사는 모습에 또 다른 변화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기회가 줄어들면 어떻게 될까? 사람과 사람의 인터페이스는 주로 전화와 컴퓨터 속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즉, 우리는 사이버 스페이스(cyber space)에서 대화할 것이다. 이 날이 오면 ‘만남’이라는 의미도 많이 변할 것이다.
언어의 국경이 낮아져
또한 인공지능 컴퓨터의 출현은 컴퓨터 통신을 이용한 대화를 더욱 확산 시킬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과 유사한 지능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런 기술이 점차 현실화되어 이미 우리생활 여러 곳에 응용되고 있다.
인간의 음성을 인식하여 처리해 주는 음성인식 컴퓨터는 이미 음성을 이용한 전화 다이얼링에 이용되고 있고, 전화를 이용한 예약 시스템에도 이용되고 있다. 이 기술의 발달은 앞으로 컴퓨터의 키보드를 없애줄 것이다. 지금과 같이 키보드를 이용하여 한자씩 입력하는 것이 아니고, 말을 하면 마이크를 통해서 컴퓨터가 알아서 자동으로 입력한다. 즉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인터페이스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문자인식 기술도 많이 응용되고 있다. 이 기술은 사람이 쓰거나 인쇄한 글자를 컴퓨터의 카메라가 글자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 기술도 이미 상당히 진전되어 은행에서 수표를 자동 인식한다든지 또는 인쇄된 문서를 자동으로 입력시키는데 이용되고 있다. 이 기술도 역시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인터페이스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결국 인간과 인간사이의 인터페이스도 바꾸어 놓을 것이다.
외국어를 자동으로 번역해 주는 자동번역 시스템은 서로 다른 언어 사이의 경계를 많이 허물어 버릴 것이다. 이미 이용되기 시작한 한일 자동번역기는 오류가 있지만 어느 정도는 스스로 번역해 낸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 귀에 보청기 같은 번역기를 꽂고 다니면 어느 외국어라도 쉽게 번역되어 들리는 날이 올 것이다. 물론 이 것을 끼고 국제 전화를 해도 번역되어 들린다. 국가와 국가 사이의 국경이 낮아지는 또 하나의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
인공지능의 퍼지기술과 전문가 시스템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컴퓨터에게 넣어주는 기술이다. 이것을 이용하면 컴퓨터도 인간이 생각하고 판단하듯이 상황에 따라 스스로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다. 이 기술이 무르익어 기계가 사람과 같이 생각하며 행동한다면 우리 생활이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즉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생각하는 로봇이 실용화되어 공장에 투입된다면 공장의 모습은 실로 엄청나게 바뀌고 생산의 개념도 바뀔 것이다. 이는 공장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곳곳에 이런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 인간은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질문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인공지능과 위성통신의 발달은 교통 시스템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컴퓨터가 도로 상황과 지형을 알아서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더욱 나아가 스스로 알아서 운전을 한다. 인공위성이 자동차의 위치를 알아내고 교통 상황를 알아서 차량에 전해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또한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스스로 알아서 운전하는 날도 올 것이다. 또는 인간이 구태여 핸들을 움직이거나 페달을 움직이지 않고 생각만 하면 저절로 작동되는 날도 올 것이다.
이상의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인터페이스 변화 외에도 앞으로는 인간이 생각하면 저절로 컴퓨터에 입력되는 단계까지 나아갈 것이다. 이는 대뇌에 대한 연구와 뇌파의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기술들이 발달하면 장애인들도 컴퓨터와 각종 기기를 다루기 쉬워질 것이다. 즉 또 하나의 평등사회에 기여할 것이다.
가정의 변화
디지털 정보사회의 중요한 특성의 하나는 ‘선택의 다양성’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사회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핵가족을 선호하였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노령의 부모와 동거하는 대가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의 의미가 달라진 사회에서의 가정은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멀 리 떨어져 있는 부모와 초대형 화면을 통해서 비디오 전화를 할 수 있다고 해보자. 가정의 모습이 바뀔 것은 자명하지 않겠는가.
가족의 구성원들이 동거할 것인지 별거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인지를 각 가족의 형편에 따라 훨씬 자율적,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다양성을 누리게 될 것이다.
결혼과 관련해서도 사람들은 결혼을 하거나 아니면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아가는 길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결혼을 하지 않고도, 결혼을 한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결혼을 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녀를 낳고 길러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오늘날에는 결혼을 하고서도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늘날에는 결혼, 이혼, 출산, 취업 등에서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은 선택의 대안을 가지게 되었다. 여기에다가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이루어지는 사이버 섹스까지 도입되면 결혼의 양상도 많이 변할 것이다. 즉 디지털 시대의 가족의 형태는 무척 다양화 될 것이다.
직장의 변화
전통적인 농업사회에서는 가정과 일터가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온 가족이 가족의 생업을 함께 해나갈 수 있었다. 산업사회가 되면서 가정과 직장이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부부가 출퇴근하고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더구나 가정과 직장이 멀리 떨어지는 경우에는 주말부부가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디지털 정보사회에 나타나는 직장의 변화는 재택근무다. 매일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도 컴퓨터와 통신을 이용하여 업무를 본다. 이런 경향은 멀티미디어 통신이 가능하게 되면 더욱 일반화 될 것이다. 현재와 같이 컴퓨터 통신을 이용하여 직장 동료와 상사와 협의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초대형 화면을 이용한 비디오 전화를 이용하여 협의를 한다. 더 나아가 이런 초대형 화면들을 이용하여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원격 화상회의를 한다면, 매일 교통지옥을 뚫고 출근해야할 이유가 훨씬 줄어들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정보사회에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고 제도화된다면, 가정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갈 것이다. 이런 변화가 농업사회에서 경험했던 가정과 직장이 다시 통합되는 효과를 어느 정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고 산업의 정보화가 더욱 진전되어 감에 따라, 주부의 취업률이 더욱 높아지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여성이 가정에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이 많아지면 보다 많은 여성들이 가사노동과 직업노동을 가정에서 겸업할 수 있을 것이다. 근무시간도 개인의 형편에 따라 적절히 조절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주부들이 자동화된 가전제품들을 사용하여 가사노동에 투입해야 할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생활용품을 구입하거나 은행, 관공서의 일을 보기 위해 일일이 외출을 하지 않고서도 집안에서 용무를 볼 수 있다.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로 인하여 시장에 가는 일도 줄어든다. 따라서 여유시간을 갖게 된 주부들이 더 많이 직업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즉 여권의 신장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4. 여가생활과 예술
산업사회의 기술혁명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대를 열었었다. 그리하여 산업사회에선 일반적으로 경제적 효율성과 합리성을 추구해 왔기 때문에, ‘표준화’된 상품을 소비하면서 살았다. 기계화된 생산 공정에 의해 대량생산되는 공산품들은 심미성보다는 경제성과 기능성을 더 강조하는 것이었다.
산업화 이전의 전통적인 농업사회에서 사람들은 가족이 사용할 생활필수품들을 대부분 자급자족해 왔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농민들은 스스로 면화를 재배하고 면화에서 실을 뽑아 베틀을 이용해 천을 짰으며, 자신들이 만든 천을 가지고 집에서 바느질을 해서 가족들의 옷을 만들어 입었다.
다양성 추구
한편 산업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장에서 만들어 낸 기성복을 입게 되었는데, 기성복은 사람들의 키와 체격을 표준화해서 제한된 수의 몇 가지 크기로 대량생산한 것이었다. 물론 고가의 맞춤양복(tailor-made)을 있는 사람들도 있고 전문적인 패션 디자이너(fashion designer)가 만든 고급 옷을 입는 사람들도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패턴과 달리 이미 다양성을 추구하는 노력이 있다. 획일적인 상품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은 자신의 개성에 맞는 상품을 찾는다. 이런 제품은 값이 비싸지만 이런 다양성을 즐기는 사람은 늘어가고 있다.
정보사회에서는 그와 같은 다양성의 추구가 보다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의 발달은 종류가 다양하고 디자인이 아름다운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해서 대중에게 보급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자동화된 공정을 통해서 대량생산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으로 제품을 값싸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의 기능성뿐 아니라 심미성까지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경제국경의 소멸
한편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형태는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이는 컴퓨터 속에 진열된 상품을 통신을 이용하여 주문하고 은행의 개인구좌에서 지불하는 상거래다. 이렇게 주문한 상품은 택배시스템을 통해서 집까지 배달된다. 규격화된 제품을 사기위해서는 직접 만져보거나 냄새를 맡아 볼 필요가 없다. 초대형 화면을 통해 실감나게 진열된 상품을 보면 주문할 수가 있다.
그리고 머지않은 미래에는 초대형 화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실감나는 상품 진열이 가능해 진다. 가상현실 기술과 초대형 화면의 도움으로 사이버백화점이 등장하면 소비생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질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이미 생산자와 유통업자 사이에 위상의 변화가 일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유통이 생산자를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생산자는 대형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백화점이나 할인매장에서 지정한 제품을 지정한 가격에 납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처럼 값싸게 가져온 제품을 싸게 팔면 고객들은 더욱 몰려서, 그 매장의 위력이 더 커진다. 이런 현상은 사이버 백화점의 출현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사이버 백화점은 컴퓨터 속의 가상 백화점이다. 그래서 어느 곳에 위치한 컴퓨터에 설치되었느냐에 상관이 없다. 인터넷을 통해서 어느 곳이든지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와 국외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소비자들은 어느 나라에 설치된 백화점인지 알 필요가 없고, 오직 값싸고 질 좋으면 구입한다. 그러면 상품은 집에까지 배달이 된다. 이렇게 제품이 들어오더라도 관세를 붙일 수가 없다. 이처럼 낱개로 들어오는 외국상품을 일일이 조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즉 경제적인 국경이 없어지는 것이다.
여가활동
한편 정보사회의 개인들은 산업사회에서 보다 더 많은 여가(leisure)를 갖게 될 것이며, 여가활동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게 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여가활동을 위해 사람들은 엄청난 양의 문자정보, 음성정보, 영상정보를 수록한 CD롬으로 개인 도서실을 꾸밀 것이며, 인공위성과 케이블 TV로 전 세계의 연주회와 공연실황, 미술 전시회 등을 감상하고, 보고 싶은 스포츠 이벤트를 수시로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컴퓨터에서 혼자 하는 게임에 만족하지 않고, 먼 거리에 있는 사람과 함께 경쟁하는 네트워크 게임을 즐길 것이다.
또한 정보사회의 개인들은 PC와 멀티미디어를 이용해서 스스로 창작활동을 할 것이다. 디지털 도구를 이용하여 음악을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한다. 많은 사람들은 감상에만 만족하는 관중의 입장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창작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예술과 스포츠 활동으로 여가를 선용하려 할 것이다. 그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여가산업이 호황을 누릴 것이고 문화산업이 더욱 발달하게 될 것이다.
평등주의
직장생활에서나 개인생활에서나 더 많은 정보에 기초해서 보다 독립적으로, 보다 창의적인 의사결정을 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된다면 정보사회의 개인들은 보다 개인화될 것이며, 자율성의 영역이 훨씬 넓어질 것이다.
그와 같은 환경은 정보사회의 인간들이 개인주의(창의성과 자율성의 존중), 평등주의(수평적인 평등한 인간관계 존중), 그리고 인간주의(인간중심의 가치존중)의 가치관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게 한다. 여성이나 장애인도 아무 차별 없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이런 관점에서 평등의 실현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나 정보화를 통해서 개인의 사생활에 침해가 우려된다. 금융거래는 물론이고 개인의 비밀스런 내용도 모두 추적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서 휴대전화를 악용한다면 개인의 위치와 통화 내용 등을 도청할 수 잇게 된다. 국가조직이 이런 기능을 악용하면 개인에 대한 통제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조지오웰의 “1984년”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고, 이런 변화에 따라 우리 인간의 삶의 형태도 많이 바뀔 것이다.
4. 정치와 경제
세계화
정보사회의 인간들은 또한 세계적인 생활양식(life style)에 더욱 익숙해지고 친숙감을 느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을 통해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에 기원을 둔 세계화된 생활양식을 일상화해 나갈 것이다.
예를 들어 전 세계의 사람들이 이태리식 피자와 일본식 생선초밥, 그리고 미국의 햄버거나 코카콜라를 먹으면서 살아갈 것이다. 세계의 젊은이들은 청바지를 즐겨 입고 아프리카의 음악을 즐기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생활양식의 세계화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다양하고 보다 풍부하게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가 특정문화의 지배력을 강화하여 약소국의 문화를 소멸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런 변화의 과도기에는 여러 가지의 문화가 만나서 다양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열등한 것으로 인식된 문화는 자연스럽게 잊혀지고 한 세대가 지나면 기억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이미 교통수단과 방송의 발달로 인하여 우리나라에서도 각 지방의 방언과 풍습이 많이 소멸되어 간 것을 보면, 이런 예측은 어렵지 않다.
또한 정보와 기술을 장악한 새로운 제국주의의 출현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보와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강대국이 된다. 이를 무기로 약소한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에 관여하거나 또는 지배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한 두 개의 거대국가와 나머지 국가의 예속화는 미래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될 것이다.
도시의 변화
우선 가정의 문화생활을 살펴보면 밥을 짓고 세탁을 하는 주부들의 가사노동이 가전제품 보급으로 많이 줄어들었다. 실내온도, 조명, 가스, 경비, 안전장치, 가전제품 작동 등이 모두 자동화되어 가고 있다. 쇼핑, 뱅킹, 관광예약 등 각종 생활정보 서비스를 직접 받을 수 있으며, 각국의 TV방송 수신, 화상전화는 물론 병원, 학교, 직장에 나가지 않고도 집안에서 진료치료, 학습, 회의, 근무 등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가 거래의 주요 대상이 된다.
현재의 도시개념은 인구와 산업의 지역적 밀접현상으로서 정의되어 있다. 미래에는 정보 내지 지식산업과 그 정보 네트워크로 정의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의 생활공간은 집적에 의한 산업 활동의 능률성 제고를 위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런 생활환경이 정보 네트워크 속에서 생활의 편의성을 위해서 재편성될 것이다. 즉, 산업사회의 도심이 산업관련 생산 활동의 중심지며 도시 전체의 정점이었다면, 정보사회의 도심은 주로 문화적 서비스의 생산지가 될 것이다.
디지털 정보사회에서는 거리의 개념이 바뀐다. 거리상의 제약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국토 공간구조는 대도시와 지방이라는 수직적인 체계의 의미가 약해진다. 지역간에는 수평적인 분화와 전문적인 체계로 변할 것이다. 중앙 집중이 약화되고 지역적인 특성이 강조된다.
관료주의가 후퇴하고 전문화에서 오는 개별적 존재의 의미가 커지는 것이다. 그에 따른 인간관 및 교육 또한 개인의 선택이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게 된다. 교육목표도 현재와 같이 체계적인 지식을 암기하거나 수동적인 인간을 형성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변화하는 순간마다 현명한 판단으로 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인간형성이 교육의 주요 목표가 되어가고 있다. 미래에는 창의적인 사람이 더욱 값을 발휘하는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
정보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보, 통신기술의 혁명은 정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디지털 정보통신 혁명은 뉴미디어의 출현으로 대표되는데, 이러한 뉴미디어를 이용한 정치 미디어는 다양하다. 텔레비전, 이메일(전자우편), 홈페이지, 여론조사, 원격화상회의 등이 있다.
이미 우리는 텔레비전 토론을 통한 정치 현장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홍보도 서서히 위력을 보이고 있다. 컴퓨터와 통신을 이용한 여론 조사도 정치현상을 많이 바꾸고 있다. 원격화상회의도 선거운동 등 정치와 행정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사이버국회는 또 다른 토론 마당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시간과 공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정보교환을 가능케 해준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정치인과 교류할 수 있게 해준다. 쌍방 통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러한 특성을 갖는 뉴미디어는 시민들의 참여민주주의를 더욱 가능하게 해준다.
경제
오늘날의 정보화사회는 지식에 관련된 서비스 산업을 바탕으로 한 관련 산업의 확장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운송, 전기, 수도, 금융 등과 같이 서비스가 제품생산의 보조적인 일에 해당한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에서는 교육, 건강, 사회 서비스 등의 인적서비스와 컴퓨터, 시스템분석, 연구개발, 부가정보 제공 등의 전문적인 서비스의 비중이 높다. 즉 지식과 정보가 필요한 서비스들이다.
산업사회에서 기술과 자본과 노동력이 전략적 자원인 것과 마찬가지로, 지식과 정보가 전략적 자원이 된다는 점이다. 다시 요약하자면 토지가 기계로 대체되면서 농경사회가 산업사회로 전환된 것과 같이, 서비스로의 경제적 전환이 이루어짐으로 인하여 디지털 정보사회로 발전되는 것이다.
미래학자 다니엘 벨(Daniel Bell, 1973)은 통신(telecommunication)을 기초로 한 새로운 경제사회를 전망했다. 정보나 지식이 경제의 핵심이 되며 사람들이 일하는 직장과 직무의 성격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하였다. 이러한 혁명의 중추적 역할은 정보기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컴퓨터와 통신기술이 담당하고 있다.
정보화사회의 중요한 특징으로는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을 들 수 있다. 사무실과 공정의 자동화는 사무직과 생산직의 노동시간을 단축시킨다. 로봇의 출현은 생산직 근로자의 수를 감소시키고 실제로 많은 노동력을 대체하고 있다.
6. 변하지 않는 것들
불변의 본질적인 것
인간, 사회, 문화는 물론 변화해 간다. 그러나 마구 변해 가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변화 속에서도 우리는 어떤 인간의 본연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즉, 인간인 이상 또는 사회를 이루는 이상 비교적 또는 절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요인 또는 조건들을 찾을 수 있다.
예컨대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와 소속감, 자아실현 등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는 인간이 호모 사피엔스로 출발한 이래 거의 불변일 것이다. 또한 사회라는 인간집단에는 반드시 어떤 모양의 조직이 있고, 통치가 있으며, 그들의 삶엔 반드시 어떤 규율과 가치와 예술이 있다는 것 자체는 불변일 것이다.
따라서 어떤 변화와 그것에 대한 대응이 이런 ‘본질적인 것’마저 심하게 파손한다면, 그 사회는 어떤 차질과 반발과 반동이 빚어지게 마련이다.
변화의 한계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백화점에 가지 않아도 ‘편하게’ 집에 앉아서 원하는 물건을 주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런 편이만 찾는 존재가 아니라 가끔은 시장이나 백화점에 가서 인간적인 ‘정감’의 뒤섞임을 원하는 존재다. 그래서 왁자지껄한 시장과 북적대는 할인매장은 없어지지 않고 존재할 것이다. 또 CAI(computer aided instruction), 즉 컴퓨터 보조학습 시스템의 발달로 학생들이 교사없이 컴퓨터에 의해서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그러나 교육의 어디엔가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인간적 정감의 교차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현재의 학교 시스템은 존속할 것이다.
무엇들이 이런 인간 본연의 모습을 구성하느냐는 따로 고려되어야 할 문제다. 이것이 “사람은 먹어야 산다”는 것처럼 자명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따라서 깊고 체계적인 통찰과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인간은 생리적, 사회적, 지적 욕구의 존재이며, 따라서 그들이 이루는 문화, 정치, 경제, 학문, 예술, 교육에는 이런 변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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