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전라남도 도민 명예기자단
카페 가입하기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 지역 소식란 스크랩 보리밭이 아름다운 달천과 궁항 사잇길
문은형 추천 0 조회 236 11.04.27 14:26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여수풀꽃사랑에서는 오는 4월 30일 섬달천과 궁항으로 풀꽃답사를 간다. 오후 2시 쌍봉사거리 나한의원앞에 모여서 미평 1시30분 출발 92번 시내버스를 타고 간다.

 

 

송강 정철의 동생 정소가 살았던 섬달천

 

 

종산포(種蒜圃)

 

정소(鄭沼)

 

마늘 심은 밭

그 밭은 소라포에 있다네

포구에는 물고기가 있으니

이름은 오징어라네.

긴 다리와 단 물도 밭 주변에서 얻고

밭에 마늘 심어 긴 줄기를 뽑았네.

마늘 밑에 물고기가 걸리니 잡기가 쉬워.

물고기에 마늘이니 먹는 것도 넉넉하네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날마다 풍족하니

어느 정승과 이 즐거움을 바꾸리

세간에서는 아무도 모른다네, 이 깊은 즐거움을

('여수 아으동동다리', 김준옥)

 

 

이 시는 송강 정철의 형인 청사 정소가 쓴 것이다. 정소는 조선 명종 1545년 을사사화로 온 가족이 흩어질 때 소라포 달래도에 숨어살았다. 18살에 사마 양시에 합격할 정도로 똑똑한 정소는 이곳 달래도, 지금의 섬달천에서 시와 같이 마늘 심고, 낚시하면서 즐겁게 지냈다. 그 때는 오징어(烏賊魚)가 스스로 마늘 줄기에 물렸다고 한다. 지금은 그렇게 많이 잡히지 않지만 아직도 낚싯꾼들이 많이 찾고 있다. 지금도 달천도에는 마늘을 많이 심고 있어 정소 선생의 시가 떠올려진다. 

 

<섬달천 안에 정소 선생이 오징어를 잡던 곳으로 여겨지는 곳>

 

정소 선생이 그토록 먹을 것이 풍부하고, 살기좋다고 자랑을 한 섬달천은 원래 섬이었다. 다리가 놓여지기 전 건너 육달천은 소라면에 속하였고, 섬달천은 화정면에 속하였다. 1982년 새마을 사업으로 152m 연륙교가 놓여진 후 1983년, 소라면 복산리 5구가 되었다. 지금의 달천교는 1999년 기존의 연륙교가 철거되고 만들어진 것이다.

 

<육달천과 섬달천을 잇는 달천교>

 

<폐교가 된 소라초등학교 달천분교>

 

달천이라는 지명은 다리섬이라는 이두음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면이 바다로 싸여 있고 꼭 둥근 달모양으로 생겼다 하여 월천이라고 부르다가 달천도로 바뀌었다. 인구가 차츰 줄어들어 1968년에 개교한 소라초등학교 달천분교마저 2007년 폐교가 되었다.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공을 차면 저 아래 바다로 들어갔을, 마을 뒤 언덕에 세워져 있으나 을씨년스럽게 문이 꼭꼭 잠겨있다.

 

<달천교 다리 밑에서 육달천 주민들이 바지락을 캐고 있다.>

 

생명이 넘치는 섬, 달천도

면적이 0.95㎢인 섬달천은 4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다. 물이 많이 날 때는 건너 새섬과 이어져 건너갈 수 있다. 널따란 갯벌을 따라 널배를 타고서 참꼬막을 캐고, 가까운 바닷가에서 바지락을 캔다. 이곳에서 캔 참꼬막과 바지락의 맛은 찰진 갯벌처럼 쫄깃쫄깃해서 유명하다. 그 밖에도 갯벌에서는 낙지, 굴, 개불, 피조개, 파래, 고동, 대합, 불게, 주꾸미, 문절이, 문어, 갑오징어가 나온다. 살아 숨 쉬는 갯벌은 섬 사람들의 희망을 만들어 주고 있다.

 

<섬달천 밭둑에서 반갑게 맞아주는 금란초, 금창초>

<섬달천 마을 뒷쪽 밭 사이로 농로가 예쁘게 나있다.>

<봄맞이꽃이 신부 부케처럼 모여 피어있고, 꽃마리가 가득찬 섬달천 밭둑>

 

바닷가에는 바지락 양식장이라고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판이 붙어 있어서 섬뜩하지만 길게 늘어선 임도를 따라 가면서 풍요의 섬, 달천도를 온몸으로 느껴본다. 갯벌에서 잡은 수산물을 실어나르고 섬 주변에 포장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그 사이로 꽃잔디가 한창이다. 밭둑에는 꽃마리를 비롯하여 귀한 봄맞이 꽃이 군락을 이루어 바닷바람에 따라 다 함께 바닷물결 따라 넘실넘실 춤을 추고 있다. 섬달천은 갯벌과 밭에서 많은 이름 없는 생명이 살아서 요동치는 활기가 넘치는 선택된 곳이다.      

 

<섬달천 마을 광장>

 

여자도 가는 길

여자만은 만 한 가운데 여자도가 있어서 그렇게 부른다. 여자도는 본래 넘자 섬이었다. 다른 섬에 비해서 섬의 높이가 낮아서 파도가 섬을 넘어서 넘자가 되었다. 넘자란 말의 뜻을 한자화 한 이름이 여자이다. 넘은 남이란 뜻을 가진 여(汝)로 해석하고, 자는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여 자(自)로 하여 여자도가 되었다. 여자도 옆 송여자도는 작은 여자도란 뜻이다. 원래는 작다는 의미의 '솔'자를 넣어서 설넘자도였다. 이것을 한자로 바꾸면서 송여자도가 되었다.

 

<곧 파도가 넘칠 것 같은 여자도와 송여자도>

 

섬달천 마을 입구에 조그만 대합실이 있다. 여자만의 이름이 생긴 여자도와 송여자도 주민들은 이곳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여자도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여자도행 금진호는 10t정도이다. 정원이 열두명인데 하루 네번 운행을 하고 30분 정도 걸린다. 섬달천에는 여자도 주민들과 낚싯꾼들이 여자도 가면서 주차해놓은 차들이 많다.

 

<꼬막 잡을 때 타는 널배, 꼬막 캘 때를 기다리고 서 있다.>

<소라면 복산리 4구 육달천 마을 모습>

 

달천과 방갓

섬달천 선착장에 있는 솔밭마차횟집에서 정소 선생이 즐겼던 갑오징어, 노래미, 감성돔 등을 먹어야 하는데 버스 시간 때문에 부득이하게 발길을 돌려야 한다. 섬달천에서 달천교를 지나 만나는 마을이 꽤 큰 복산리 4구 달천마을이다. 마을 입구 황토방 한옥으로 지어놓은 경로당이 누구나 부럽게 생각한다. 그 옆에 달천 막걸리로 유명한 막걸리집, 열녀비, 제각, 보건진료소, 정미소 등이 있다. 

 

궁항마을로 넘어가기 위해서 달천교회 쪽이 아닌 아랫길로 들어선다. 길 아래로 나타난 마을을 방갓이라고 한다. 아마도 종기산 자락이 방갓모양처럼 생겨서 그런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방갓은 가늘고 얇게 쪼갠 대로 가장자리를 사화판형(四花瓣形)으로 만들어 완성한다. 옛날에는 방갓으로 신분을 나타냈는데 고려 말에는 중앙의 벼슬아치는 검정색 방갓을, 지방 관청에 딸린 하급 관리는 흰색 방갓을 썼다. 또 조선 초기에는 향리 계급의 머리 장식으로 방갓을 제정하였으나, 조선후기에 이르면 향리는 방갓을 쓰지 않고 오히려 부모 상(喪)을 당한 상인(喪人)이 근신하는 뜻으로 얼굴을 가리기 위해 쓰고 다녔다.

 

<달천마을에서 궁항가면서 하느재에서 찍은 보리밭>

 

김제 청보리밭 기분에 젖게 한 보리밭

 

 

누구나 학교 다니던 시절 불렀던 이 '보리밭' 노래를 떠올리면 가슴이 뭉클한 감정을 가라앉힐 수 없을지 모른다. 가사를 잊어버렸어도 콧노래로 따라 부르던 그 노래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이 보리밭을 보기 위해서 풀꽃사랑 답사가 이뤄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기산골짜기에는 모두 보리밭으로 이뤄어져 4월에는 장관이었다. 굳이 완도 청산도와 김제 지평선으로 가지 않아도 넘실대는 청보리밭 보리 물결 속에 빠질 수 있었던 곳이다. 아직도 몇 곳에는 보리와 밀보리를 심어서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50대가 넘은 많은 사람들은 가슴 높이 만큼 자란 이 맘 때 보리밭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종달새가 집을 짓고 살던 그 보리밭은 청춘 남녀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었지만 어서 빨리 보리가 자라기를 바라는 보릿고개의 서글픈 추억도 있다.

 

<달천에서 궁항 가는 길 보리밭에 보리가 패어있다.>

 

보리꽃이 필까? 정확히 말하면 보리 이삭마다 꽃이 활짝 피어서 꽃다발을 만든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겨울 식물로 봄의 따스한 햇볕과 봄비를 맞고 자란다. 봄바람에 출렁거리면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서 이삭에 꽃이 핀 다음, 꽃이 지면 이삭이 나와서 누렇게 여물어 간다. 다 똑같은 보리인 줄 알았더니 이삭이 패면서 검은 것이 나오는 깜부기가 보인다.

 

가난한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던 보리가 이제는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래도 추수하는 과정까지 쉽지를 않아서 곳곳에 보리 대신에 완두콩과 양파 등 돈이 되는 식물로 바꿔서 심고 있다. 이것도 마음껏 볼 수 있는 해가 얼마 되지를 않을 것 같아 아쉬움을 느낀다.

 

<소라면 사곡리 궁항마을>

<궁항마을 끝자락에 있는 해수욕장>

<이건희 회장이 구입했다는 모개도, 하트섬>

<모개도 한 쪽에 모래사장과 바지선이 있다.>

 

활모양의 궁항마을과 하트섬 모개도

달천에서 궁항마을로 넘어가는 길이 하느재였다고 한다. 하느재로 넘어가는 길에서  여자만을 바라보면서 궁항마을로 넘어간다. 섬 달천이 앞을 가리고 섬을 휘감아돌던 그 곳은 우리나라 최고의 참꼬막밭인 갯벌을 만들었다. 멀리 여자만쪽으로 비껴선 선착장으로 해가 넘어갈 때는 이 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인다.

 

<궁항에서 바라본 섬달천>

<위성 사진으로 보면 더 정확한 활모양의 궁항마을>

 

마을이 물이 빠지고 들면 꼭 활의 모양같이 생겼다고 해서 궁항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서해안 '불멸의 이순신' 촬영장이 있는 마을도 궁항이다. 궁항마을에서 길게 서쪽으로 늘어선 곳을 따라 걸으면 하트섬, 모개도가 보인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구입해서 유명해진 이 섬은 하늘에서 보면 희망을 상징하는 '하트' 모양이다. 아마 이렇게 특이한 모양이어서 섬을 구입하였는지도 모른다. 모개도, 장구도, 복개도로 이어지는 장척마을 앞 섬은 물이 많이 나면 서로 이어지기도 해서 아름답다. 

 

<사곡만을 빛내고 있는 세 섬 친구들>

 

궁항마을을 들르는 시내버스가 두봉, 봉전가는 버스인데 마땅한 시간이 없어서 달천에서 궁항으로 넘었다. 금방에서 식사를 해야하므로 부득이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사곡 사구실농원에서 촌닭구이를 먹기로 하였다. 나올 때는 두봉에서 7시에 출발하는 90번이나 7시 40분에 출발하는 91번 버스를 타고 나오면 된다. 우리 지역의 마을과 풀꽃을 살펴보는 풀꽃사랑 답사를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진짜 기후보호 활동이다.      

 
다음검색
댓글
  • 11.04.29 10:45

    첫댓글 모개도의 하트모양과 궁항이 뇌리에 쏘옥 들어옵니다
    자세한 설명에 이해가 빨라졋습니다

  • 작성자 11.04.29 18:07

    폐교가된 섬달천 분교를 입찰해서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려고 했었는데
    동네 청년회가 원해서 받지 못했는데
    지금도 폐교로 방치되어있어 안타깝습니다.

  • 11.04.29 18:10

    달청 궁항 아름다운 곳인줄 알지만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보니 더욱 아름답습니다
    한달에 한번정도 가는 코스...랑하고 데이또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