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읽는 조선왕조실록 "夜"사ㅡ24
♧수달피 웃옷을 벗어 덮어준 세종임금-
세종이 나라를 다스리는 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기틀이 잡혀 세종대왕은 조선왕조의 왕들 중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다.
집현전을 통해 많은 인재를 길렀고, 유교 정치의 기반이 되는 의례, 제도를 정비하였다.
그리고 겨례 문화를 높이는데 기본이 된 훈민정음 창제, 방대한 편찬사업, 농업 과학기술 발전, 의술과 음악 및
법제 정리, 국토 확장 등 수많은 업적으로 나라 기틀을 확고히 하였다.
세종은 천성이 어질고 부지런하였다.
특히 학문을 좋아하고 정사를 보면서도 독서와 사색에 머리쓰기를 쉬지 않았고 의지가 굳어서 옳다고 생각한 일은 반대가 있더라고 기필고 실행하였다.
세종은 학문을 좋아하여 새벽에 일어나면 정당에 나가기전까지 꼭 독서를 하였다.
어느 날,
밤이 이슥한 후 세종은 내시를 보내 집현전 학자 중 오늘 누가 숙직하며 글을 읽고 있나 보고 오라는 명을
내렸다.
내시가 어명을 받고 집현전에 이르러 살펴보니 신숙주가 독서를 하고 있었다.
"신숙주 대감이 홀로 독서하고 있는 줄 아뢰옵니다."
내시가 달려와 세종에게 아뢰었다.
세종은 신숙주가 신장의 아들임을 알고
"신장도 글을 잘 하더니 아들도 역시 공부를 열심히 하는구나! 부전자전이로다!!"
세종은 감탄하였다.
그리고 세종은 내시를 시켜 또다시 집현전을 보고 오라 일렀다.
신숙주는 밤이 이윽하도록 자지 않고 글을 읽고 있었다.
밤이 깊자 세종이 직접 집현전을 찾아갔다.
그러던 중 신숙주가 고단하여서인지 꾸벅꾸벅
졸다가 책상에 엎드린 채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그 모습을 지켜본 세종은 살그머니 들어가 자기가 입고온 수달피 웃옷을 벗어 신숙주의 등 위에 덮어주고 나왔다.
글공부를 열심히 하는 선비를 아끼는 일이었다.
신숙주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잠에 깊이 빠져들었다.
아침에 수달피 웃옷을 보고 깜짝 놀란 신숙주는 간밤에 세종이 왔다갔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신숙주는 감격하였다.
이러한 소문은 궁중에 곧 퍼지게 되었고 다른 선비들도 감격하여
독서에 더욱 분발하여 열중하게 되었다.
세종 때 집현전에서 좋은 책이 많이 나온 것과 훈민정음 창제는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집현전'은 세종대왕의 명으로 1420년에 설립된 왕립 영구기관 이었다.
세종은 젊고 재질이 있는 사람을 뽑아 집현전에 배치하고, 문과에 급제한 가장 재능 있는 관리들 가운데 훌륭한 학자들을 모아 왕실 연고기관으로 만들었다.
집현전이 설치되었던 36년 동안 총 약 90명의 관리들이 그곳에서 일하였는데,서거정, 성삼문, 신숙주, 양성지, 정인지 같은 유명한 학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집현전은 임금의 자문기관이자 국가 제도 및 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이기도 하였다.
그들은 세종의 명을 받아 여러 가지 사상, 역사, 천문, 지리,의약 등을 연구하였다.
한글 창제에 주도한 학자들은 정인지, 최항, 박팽년, 신숙주,강희안, 이개, 이현로, 성삼문 등이었다.
-조선왕조 야사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