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가족력에 엄청난 가슴통증!
병원 도착 전, 50% 사망하는 혈관질환
고혈압·가족력에 갑자기 엄청난 가슴통증까지 느껴진다면 대동맥 박리를 의심해야 한다. / 셔터스톡
현대인에게 흔한 질병인 고혈압은 '소리없는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뇌혈관질환, 심부전증, 신장질환 등의 합병증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압 환자이면서 갑자기 돌아가신 가족이 있다거나, 가슴이나 등쪽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대동맥 박리의 고위험군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홍래 교수는 진단되는 순간부터 사망률이 계속 증가하는 무서운 질환, '대동맥박리'에 대해 소개했다.
◆ 대동맥 박리의 원인
대동맥 박리는 우리 몸의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의 층이 갈라져 터지기 직전의 상태를 말한다. 주된 원인은 고혈압으로, 전체 환자의 약 80%가 고혈압 증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혈압이 높으면 심장에서 혈액이 뿜어져 나올 때의 압력이 세기 때문에 대동맥에 가해지는 힘도 크다.
이로 인해 대동맥 내막에 손상이 발생하고, 그 곳에 피가 차면서 점점 더 박리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대동맥 박리의 원인으로 고혈압 외에 말판 증후군, 이첨판 대동맥 판막, 터너 증후군 등이 있는데 이는 모두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혈관 자체에 변성이 발생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 나도 대동맥 박리일까?
대동맥 박리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보통 엄청난 통증을 경험한다.
"등을 도끼로 찍는 것 같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라고 표현하다.
말 그대로 '찢어지는 듯한 ' 통증이 가슴 앞쪽, 등쪽 견갑골, 배 위쪽에 나타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이 없더라도 대동맥 박리를 의심할 수 있다.
그 단서는 바로 '가족력'이다. 특히 말판증후군 등 대동맥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질환을 진단받은 가족이 있다면 검사해볼 것을 권한다.
◆ 대동맥 박리의 치료
상행대동맥 박리는 1시간에 1~2%씩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있고,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약 50%는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그렇기에 상행대동맥에서 생긴 박리는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쉽게 찢기지 않는 인조혈관으로 상행대동맥에서 대동맥 초입까지 전체 부위를 교체하게 된다.
하행대동맥은 수술 위험도가 크기 때문에 약물치료가 원칙이다. 초기에 합병증이 없다면 약물치료를 하며 상태의 호전을 지켜본다. 약물치료를 통해 조직이 다시 달라붙는 경우도 많다.
◆ 대동맥 박리 진단 시 유의할 점
대동맥 박리는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응급실에서 진단받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통증이 나타났다면, 최대한 빠른 수술을 하기 위해 가까운 병원을 찾는게 현명하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사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행대동맥을 진단받아 추적관찰이 필요하거나 유전질환이 의심된다면 다양한 진료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험 많은 병원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대동맥 질환의 수술은 흉부외과가 하지만, 약물치료를 위해서는 심장내과의 뒷받침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심장 재활 등 오랫동안 관리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