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의 공업도시이자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도시, 울산은 기회의 땅인가.
울산이 성장잠재력이나 소득규모에 비해 주거환경이나 금융, 유통 등 서비스산업이 타 도시에 비해 열악하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관련업계의 울산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평당 1천만원이 넘는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이 한창 건축중인 가운데 금융기관의 점포 신·증설이 잇따르는가 하면 생활편의를 위한 대형할인점도 속속 입점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광역시 9년차인 울산이 더 큰 도시로 발전하는 과정이라 할 수도 있지도 하지만 '성장기의 진통'이라 할까, 공급과잉에 따른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이란 진단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앞세운 대형건설사들의 진출이 눈에 띈다. 최저 30층에서 최고 54층까지 초고층이 주류를 이룬 주상복합은 KCC웰츠타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0여곳이 신축중이거나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초기에는 태화강변이 1순위로 꼽혀 강북방면에 줄지어 들어섰으나 올들어 남구 번영로변으로 주무대를 옮겨갔고 최근에는 울산대공원, 삼산동, 신정동, 무거동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추진되고 있다.
향후 2~3년내 이들 주상복합이 모두 완공되면 울산에도 '마천루'가 즐비해 대도시로서의 면모는 물론 시민생활과 주거환경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들은 또 유명브랜드를 앞세워 일반아파트 시장과 재개발, 재건축사업에도 속속 진출, 지역 건설사업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나 개발열풍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군 건설업체의 울산진출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정책으로 수도권에서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에 따라 지방으로 활로를 개척하던중 개발수요가 풍부하고 구매력이 높은 울산을 제1타깃으로 삼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울산은 돈이 마르지 않는 도시'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앞다퉈 점포를 개설하고 있다.
기존 백화점 3곳에다 이마트, 홈플러스(2곳), 메가마트(2곳), 롯데마트, 월마트, 까르푸 등 대형할인점에 이어 최근 이랜드가 옛 올림푸스 건물에 뉴코아 아울렛을, 롯데쇼핑은 진장동에 롯데마트 2호점을 각각 열었다.
울산의 대형할인점(12개)은 인구 9만명 1개꼴로 인천(20만명/1개), 부산(16만명/1개), 대구(15만명/1개), 광주(14만명/1개), 대전(12만명/1개) 등 다른 광역시에 비해 훨씬 많은 편이다.
신규점포 개설에 수백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지만 투자대비 수익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울산진출에 대한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이다.
여기다 패밀리레스토랑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울산에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TGI프라이데이스' '베니건스' '빕스' 등 업계 '빅 4'가 모두 진출해 있고 주류업계에서도 무학과 대선이 연간 500억원 규모의 울산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돈 흐르는 곳에 점포를 집중개설하는 것은 당연한 시장원리"라며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 울산만큼 매력적인 시장은 없다"고 말했다.
약 27조원에 달하는 울산의 금융시장을 놓고 금융기관간 각축전도 예사롭지 않다. 경남은행이 독점적 지위를 구가해온 지방은행 시장에는 최근 부산은행이 도전장을 던져놓고 있다.
이달초 울산영업본부를 개설한 부산은행은 최근 6개월새 2개의 점포를 신규개설한데 이어 올해안에 4~5개를 추가개설하는 등 2008년까지 15개정도의 점포를 운영, 경남은행과 정면승부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울산시와 울산대 금고를 맡으며 지역대표은행을 자부하고 있는 경남은행(점포 33개)도 방심의 끈을 놓지 않고 기존 점포를 접근성이 좋은 대로변으로 옮기고 올해안에 3개의 점포를 개설하는 등 조직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시중은행의 울산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들어 달동에 기업금융지점을 개설한데 이어 연내 울주군과 남구, 북구에 점포증설을 계획하고 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국민은행도 1개이상의 점포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농협도 최근 문수지점 개점에 이어 연내 2곳에 출장소를 개설, 지역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울산과 경남에 4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경은상호저축은행도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본사를 울산으로 이전,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활발한 금융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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