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은 지나간다. 나도, 너도, 이 모든 일들도.
- 이웃집 빌런으로 골치가 아프다. 본인 감정 조절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를 위한 성찰 기회가 없었거나 역량이 안 되니 그렇게 어처구니 없는 요구를 하고 분노를 표출하겠지. 소리 지르는데 너무 커서 개가 짖는 느낌이었다(소리에 묻혀 뭐라고 하는지를 모르겠음. 내 귀에는 왈왈왈 개 짖는 소리로 접수됨). 정상이 아닌 사람을 만나면 이제는 그렇게 삶을 살다 마감할 것에 안타까움, 불쌍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내 주변 좋은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된 점+성찰 기회를 가지게 된 점에 감사하기로 했다. 고오마워요~ ^___^
- 조회 때 들어가니 다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오늘도 수행평가 대행진이구나.
- 9.21. 선생님 도우미 우현이가 기록한 오늘 가장 재미있었던 일: 댄스부가 미쳤다. 개미쳤다. / 오늘 가장 다행이었던 일: 압사당하지 않았다. / 오늘 읽은 책에서 인상적인 구절: 청소년 자해가 늘어난 이유는 뭘까? 그는 "아이들은 자신이 다 컸다고 생각한다"며 청소년기는 감정의 격동기라 했다. 하지만 이 감정에 공감해 주는 가족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우현이가 읽는 걸 듣는데 웃다가 갑자기 숙연해졌다...)
- 인간의 연약함을 생각하곤 한다. 잠시 숨을 못 쉬어도, 음식물을 잘 섭취하지 못해도, 세게 누르거나 쳐도, 피를 많이 뽑아도 인간은 쉽게 죽을 수 있다. 그 연약한 몸뚱아리, 우주 먼지를 오늘도 굴리며 살아간다. 다치지 않고 조심히 살아가기를. 오늘도 수고 많았어.
1. 305
- 수행평가 후 첫 시간. '가난한 사랑 노래'를 읽고 감상 발표- ppt 확인- 학습활동 확인을 했다. "음... 뭐랄까"로 시작하는 지호의 풍부한 감상을 들을 수 있었다. 듣다 보면 노곤해지면서 나는 학생 자리에 앉고 나보다 더 선생님이나 문학평론가 같은 지호가 수업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호는 '가난한 사랑 노래'에서 가난을 벗어나기 힘든 상황에 대해 화자가 느낄 무력감, 우울함을 읽어냈다.
- 명진이는 가난하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화자에 대해 어떤 느낌인지를 말하는데 어조가 가라앉아 있어서 '슬프다, 공감된다'라는 이야기를 할 걸로 짐작하였으나 '한심하다'고 하였다. (!) 명진이에게 한심하다 소리 듣지 않으려면 굳세게 살아야 할 것이다.
- 열심히 필기하고 있는 얼굴을 들여다본다. 눈썹 한올 한올도. 그것도 모두 언젠가 사라질 생각을 하면 슬퍼지곤 한다.
- 수업 후 복도를 지나가는데 내 뒤에서 세상에 불만이 가득한 학생 A가 계속 욕을 하고 있었다(ㅅㅂ 빼면 문장이 안 되는 듯). 그에 대해 학생 B는 계속 가만히 듣다가 고운 말을 하자고 한 마디 하였다. 나를 앞질러 A, B가 화장실로 들어가는데 (강)은성이와 (김)민준이다. 둘 중 누가 A이고 B인지는 모르겠다.
2. 308
- '가난한 사랑 노래', '기억 속의 들꽃' 휘리릭... 시험 때문에 휘리릭... 이상(시간을 들여 생각 나누기)은 멀리. 현실(지필 고사 대비 빠르게 진도 나가기)은 가까이.
3. 306
- 음미하며 발표를 듣는 시간. 내가 배울 수 있는 시간. 행복해. :)
오늘 인상적인 부분은 시 '가난한 사랑 노래'에서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운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채환), 사람이 인간성을 잃고 물질화되는 자본주의에 대한 애도(한비/'애도'라는 표현도 인상적)를 읽어낸 발표들이다. 덕분에 시에서 '물질 vs. 인간성'의 구도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 발표하는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 본다. 너무 예쁜 너. 너무 예쁜 너.
- 우현이와 태린이가 다정하게 붙어 앉아 있었다. 우현이가 책을 안 가져와서 태린이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면을 보았다.
4. 내게 힘이 되는 문구나 문장(생명 존중 및 자살 예방 교육 306 학생 활동지에서 발췌)
어쩔 수 없지.
그럴 수 있지.
괜찮아. 지금도 잘하고 있어.
할 수 있다.
별 거 아니다.
사랑해.
p.s.
'너'는 그냥 스윽 나타나서 다가오지. 그게 나를 많이 기쁘게 해. 오늘을 즐겁게 살아가게 하는 힘을 주는 '너'. 심란하게 해석되기 쉬운 어떤 일도 '너'가 다가왔던 장면을 떠올리면 사르륵 녹아 사라지지. 그래서 나는 다시 힘을 내서 오늘을 살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