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라자로 추기경 서임 감사 미사 축사
[2022년 8월 28일(일) 오전 10시 30분, 교황청립 로마 한인 신학원 성당]
염수정 추기경(전 서울대교구장)
여러분, 기쁘시죠? 우선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님을 선물로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우리 다시 한번 한마음으로 추기경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시다.
유 추기경님의 서임은 추기경님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 교회의 큰 영광입니다. 또한 우리 한국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유흥식 추기경님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잘 소통해 주시고 그동안에도 한국 교회를 위해서 교황님을 잘 보좌해 오셨고, 특히 2014년 교황님 한국 방문에 결정적으로 큰 일을 해주셨습니다. 그 밖에도 세계 교회에 우리 한국 교회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또 미래에는 세계 교회에 큰 도움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추기경님께서는 포콜라레 운동을 열심히 하셨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시작된 이 운동은 분열과 갈등으로 얽힌 세상에 서로 간의 사랑과 모든 일의 일치를 목적으로 창설된 영성운동입니다. 이 운동에 감화된 라자로 추기경님은 신학생 시절부터 온순하고 부드러운 성품으로 주변의 모든 세대와 더불어 잘 지내면서, 특별히 어려움에 놓인 이들을 잘 끌어안고 낮은 자세로 복음을 살아오셨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세계 교회를 위해서,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우리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을 위해서 많은 사목적 관심과 배려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성소가 줄어가고 있는 요즘에 추기경님의 역할이 더욱 요청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조국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역할도 잘 수행해 주시리라 저는 믿습니다.
추기경이라는 말은 여닫는 문을 고정시키는 경첩, 전통적으로 돌쩌귀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hinge를 뜻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기(機)’는 기계, 기관을 뜻하는 한자이고 ‘경(卿)’은 직위에 대한 경칭입니다. 추기경님의 역할이 돌쩌귀처럼 문을 연결해서 하나 되게 하고 문을 여닫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중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교황 성하의 최고 자문위원으로 그분을 보필하는 일은 물론 돌쩌귀처럼 천국의 문을 열어 사람들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일도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교황님께서 서임식 강론에서 하신 말씀처럼 제자들에게 예언자적 형식으로 언급하신 불의 의미와, 부활 후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발현하셔서 손수 지피신 작은 숯불을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당신이 받을 세례인 성령의 불을 이 세상에 가져오셨고 그것은 바로 모든 것을 다 태워버리는 성령의 강력한 불꽃입니다. 만물을 정화하고 재생하며 변화시키는 그 열정적인 사랑인 이 불과 세례는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에 완전히 계시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불기둥처럼 죄와 죽음의 어두운 바다를 건너 생명의 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불의 이미지도 있습니다. 바로 요한 복음을 인용하셨는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수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고기를 많이 잡은 그 기적과 함께 손수 지피신 숯불입니다. 그 숯불의 따뜻함을 보존하면서 여기에 제자들이 잡은 물고기를 구워주시는 따뜻함과 부드러움과 친밀함은 제자들을 더욱 감동시켰습니다. 감히 “당신이 누구십니까?” 질문도 못하고 ‘이분이 정말 우리를 사랑해서 목숨까지 다 바친 정말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이시다!’ 하는 그것을 느낀 것이죠.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이 불의 성격과 의미는 강력한 재생과 정화의 힘은 물론 자비로운 그분의 따뜻함과 부드러움과 친밀함으로 구원을 향하는 여정에서 교회와 신자들에게 그 누구보다도 먼저 다가가야 할 우리 추기경들의 임무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주셨습니다.
교황님의 이 소중한 훈시를 마음에 새기며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도하겠습니다.
예언자 엘리야와 엘리사와 같은 불같은 사명을 지니도록, 우리 추기경단에 예수님께서 불을 붙여주시며 하신 말씀을 함께 기억합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한국의 모든 신자 수도자 사제들이 한마음으로 함께 진심으로 추기경님의 서임을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열심히 기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저도 여러분과 함께 유 추기경님께서 주님이 맡겨주신 그 사명을 다하도록 도우며 기도하겠습니다.
유 추기경님, 늘 영육간에 건강하시고 세계 교회를 위해서 많은 일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정순택 대주교(서울대교구장)
찬미 예수님! 저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유 라자로 추기경님을 멀리서 또 가까이서 보고 오랫동안 배우면서 언젠가는 세계 교회를 위해서 큰일을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황청의 성직자부 장관 직책을 맡으리라고는 예상을 못했습니다. 우리 한국 교회를 위해서는 커다란 영광이지만 유 라자로 추기경님 개인적으로는 크고 무거운 십자가라 생각됩니다.
이 무거운 십자가를 숙명으로 수락해 주신 유 라자로 추기경님께 감사드리고, 교황님께서 이러한 큰 직책을 주심 안에는 우리 한국 교회가 세계 안에서 복음을 더 힘차게 선포하는 선교의 역군이 되라는 숙제까지 함께 주신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유 라자로 추기경님께서 교황청 장관님으로서 필요한 모든 직책 수행에 필요한 은총을 [하느님께서] 영육간에 풍성히 내려주시도록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포콜라레의 일치의 정신 안에서 우노(uno: 상대방과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지지함)를 추기경님께 드리면서 저도 열심히 기도하고 함께 축하드립니다.
김종수 주교(대전교구장)
찬미 예수님! 지극히 존경하올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님, 우리 가운데 일어난 모든 일에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추기경 서임을 대전교구 모든 형제자매들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작년에 추기경님께서 교황님으로부터 성직자성 장관으로 부르심을 받고 귀국하신 뒤에 그것을 마음에 잘 간직하고 계시다가 교황청의 발표 후에 저희에게 교황님과의 대화 때의 정황을 간단하게 회고해 주셨습니다. 추기경님 말씀을 들으면서, 교황님을 가까이에서 도우시면서 보편교회를 위하여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참으로 영광이지만 한편으로 두려움도 있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추기경님께서 교황님께 “교황님,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하고 물으시자 교황님께서 “십자가(la croce)”라고 대답하셨다고 하고, 오늘 강론 때에도 추기경님의 세 가지 삶의 지향에서 마지막 세 번째를 “Amare Gesu sulla Croce[아마레 제수 술라 크로체]”라 말씀하셨으니, 이미 그때의 교황님의 부르심과 추기경님의 응답이 그 자리에서 성령 안에서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감사와 두려움으로 추기경님께서 성직자부 직무를 시작하셨다는 생각을 했는데 추기경님께서 이곳에 오셔서 짧은 시간에 성청의 여러 부서를 방문하시며 인사를 나누시고 사람들과 친교를 이루신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곳을 방문하시면서 지역교회와도 대화를 활발히 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교회 안에서 어떤 직무를 맡든 이미 잘 준비가 되어 있는 분이라는 것을 더 분명히 느꼈습니다. 성직자부가 아니라 그 어느 곳에 부르심이 있다 하더라도 거기에 “예!”라고 응답할 준비가 늘 되어 있는 추기경님을 다시 한번 저는 배웠습니다.
대전교구에서 많은 신자분들이 추기경님을 기억하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도 매일 묵주기도 끝에 교황님과 추기경님 그리고 성청에서 봉사하는 분들을 교구 사제들과 신자들과 함께 매일 기억하고 있습니다.
늘 기쁜 일이 함께하시기를 바라고 그러나 혹시 추기경님이 조금이라도 괴로운 일을 만나실 때가 있다면 많은 이들이 추기경님을 기억하고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떠올리십시오. 늘 건강하시고 주님 안에서 감사와 기쁨의 날이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머지않아 대전교구를 방문하셔서 교구 사제들과 신자 여러분과 축하의 자리를 갖고, 추기경님께서 보시는 보편교회의 모습을 함께 나눠주시기를 기대하고 청합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하신 것처럼 그 자리에서 교황님의 이름으로 우리 모두에게 강복해 주시기를 기다리겠습니다.
[내용출처 - https://cbck.or.kr/Notice/20220774?gb=K1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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