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저 꿈쟁이가 오는구나. 자, 이제 저 녀석을 죽여서 ... 저 녀석의 꿈이 어떻게 되나 보자." (독서)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 버리고 우리가 그의 상속 재산을 차지하자." (복음)
독서와 복음은 공통적으로 살인 모의를 전한다.
꿈쟁이 요셉의 죽을죄가 무엇이었나? 자기 부족을 살리는 꿈을 꾸었을 뿐이다.
복음의 상속자의 잘못이 무엇이었나?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였을 뿐이다.
사람들의 살의는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마르 15, 13,14)라는 외침의 서곡으로 들린다.
사람들은 왜 이런 음모를 꾸밀까?
자신이 꾸지 못한 꿈을 꾼 타인에 대한 질투, 자신이 갖지 못한 재화나 재능에 대한 탐욕 때문으로 보인다.
형제를 죽여서라도 자기가 높아지려는 투쟁은 오늘도 어디서나 계속된다.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반복되는 이 모진 인간 운명을 멈출 길은 없을까?
성경에 이어지는 이야기의 결말은 엄청난 반전이다.
죽음의 음모에 걸려 팔려간 요셉은 자신을 죽이려던 형제들을 살렸다.
복음의 상속자의 죽음은 "내버린 돌"인 줄 알았는데 구원을 위한 "모퉁이의 머릿돌"(마르 12,10)이 된다.
그것이 시지프스의 바위가 굴러떨어지기를 멈추는, "주님이 이루신 기적"(화답송)이었다.
절망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은 절망을 몸소 겪는 상속자의 희생으로 절망을 넘어선다.
하느님의 외아들인 상속자 예수께서 목숨을 내어주셔서 그분을 믿는 인간을 새로나게 하신다.
용서로 질투에 답하시고, 희생으로 탐욕을 넘어서서, 사랑으로 왕이 되신다.
그 주님을 통하여 그 주님과 함께 그 주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라는 초대를 듣는다.
"하느님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네." (요한 3,16. 복음 환호송)
[출처] 사순 제2주간 금 -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작성자 말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