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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 길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지난 8월에 저는 신문을 보고 깜작 놀랐습니다.
그날은 신선한 충격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갑부 40명, 175조원을 사회에 기부선언」이란 제목이었습니다.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자신의 재산 가운데 절반 이상을 살아있는 동안 또는 죽은 후에라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이 기부운동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와 부동산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런 버핏,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 에너지분야 재벌 T 분 피켄스, CNN 창업자 테드 터너, 영화‘스타워즈’감독 조지 루카스, 투자자 로널드 페렐먼, 연예산업의 거물 배리 딜러 등이 참여하였습니다.
모두가 하나 같이 돈 많고 덕망 높은 사람들입니다.
또 부동산 재벌 엘리 브로드, 벤처자본가 존 도어, 미디어 재벌 게리 렌페스트, 시스코시스템스의 전 회장 존 모리지는 지난 6월에‘더 기빙 플레지(기부서약)’출범 당시 이미 재산의 기부를 약속하여 40명의 명단에 포함되었습니다.
이들이 기부를 약속한 금액은 40명의 재산을 50%로 계산하면1천500억달러(175조원)란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이들은 기부약속을 했지만 혹시 죽은 뒤 후손들이 약속을 어길까봐 기부의사를 밝힌 서한을 공개하여 후손이 약속을 지키도록 하였습니다.
올해 6월에 시작된 이 기부운동을 이끌어온 워런 버핏 회장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자신이 가진 회사주식의 1%이상을 쓴다고 해도 행복과 삶의 질이 높아지거나 커지지 않을 것이다. 남은 99%는 타인의 건강과 행복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기부운동에서 빌 게이츠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많은 재산을 갖게 된 것은 감사하지만 그만큼 재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책임감이 크다”
빌 게이츠 부부는 총 재산이 540억 달러로 포브스 선정 세계 1위 부자이지만 이 부부가 설립한「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280억달러(33조) 이상을 이미 기부하였습니다.
세계 2위 부자인 버핏(450억 달러)도 2006년 자기 재산의 99%를 이미 이 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3위 멕시코 카를로스 슬림 엘루(7월에 678억 달러로 1위, 독과점 통신회사, 삼성 이건희의 24배)
이들은 하나같이 농부들이 땅에서 수확한 것을 비료로 다시 땅에 돌려주듯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였고, 기부함으로서 얻는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습니다.
“과거 없는 성인군자가 없고, 미래가 없는 죄인은 없다”버핏 회장의 말입니다.
9월 14일자「홍콩문화보」는 배우 주윤발이 전 재산 1,280억 원의 99%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하여 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내가 번 돈일지라도 영원히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것도 무덤 속에 가져갈 생각이 없다”
주윤발은 평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허름한 식당을 자주 갔다고 합니다.
이에 앞서, 2008년 2월 배우 성룡이 전 재산 4,000억 원을 기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람이 빈손으로 태어난 것처럼 죽을 때도 빈손으로 가겠다는 말을 실천하겠다며 전 재산을 가족이 아닌 사회에 기부한다”고 중국「양성만보」에 발표했습니다.
9월 18일자 신문에는 자원재생회사를 경영하는 중국의 거부 천광뱌오가 50억 위안(8,000억원)을 자신이 죽은 뒤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하여 10살 때부터 10리 밖까지 물을 길어다 주고 얼음과자를 팔아 생활비를 벌었습니다.
8만여 명이 죽은 쓰촨(四川)성 지진 때 전국에 흩어져있는 중장비 60대를 2시간 만에 모아 36시간 만에 2천km 떨어진 지진현장에 맨 처음 도착시켰고 140여명을 구출하여 중국정부로부터「지진 영웅」으로 뽑혔습니다.
“각 중장비에 운전자 두 명씩을 배치해라. 식사는 물론 소변이 마려울 때는 교대로 운전하고 창문을 열고 해결하라. 기름을 보충하는 것 외에 단 한 순간도 멈추지 마라.”
우리나라에도 기부를 많이 하는 연예인이 있습니다.
가수 김장훈과 박상민이 대표적입니다.
김장훈과 박상민은 남모르게 큰돈을 내놓고 국가적인 이익과 홍보(독도)에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기업가나 정치인이 아직 우리나라에 없습니다.
얼마 전에 연예인 신정환이나 MC몽 사건이 우리를 우울하게 하였습니다.
신정환은 방송출연료로 연간 15억 원을 벌었다고 합니다.
CF출연료와 행사비 등을 포함하면 20억 원 넘게 벌었으며 그가 활발하게 활동한 6~7년을 계산하면 100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빈털터리입니다.
자기가 번 돈이니까 자기가 알아서 썼다면 누가 뭐라 할 수 없지만 사회를 병들게 하는 도박으로 날린 게 문제입니다.
도박은 불법이고 중독성이 강해 고치기 힘든 병입니다.
만약 신정환이 번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전액을 기부한다고 발표하였다면 그는 지금 해외에서 떠돌이가 되지 않았고 전 국민의 영웅이 되었을 것입니다.
MC몽도 마찬가지입니다.
7급 공무원시험을 응시한다는 속이 보이는 수법으로 병역을 연기했습니다.
그의 말 대로면 11개의 치아가 없어도 임플란트 의치를 시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해 치아를 치료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가 받은 병역면제확률은 0.045%로 병역면제자 1,000명당 4명에 해당하는 아주 드문 경우입니다.
「空手來 空手去」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말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반드시 죽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라”는 말이 있습니다.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우리 불교적 관점에서 기부(보시)에 대하여 알아봅니다.
보시(dana)는‘주는 일’이란 뜻입니다.
불교는 주는 것도 조건이 있습니다.
초기경전 <맛지마 니까야>에 다섯 가지 조건이 나옵니다.
첫째, 좋은 생각으로 줄 것
둘째, 자신의 손으로 직접 줄 것
셋째, 경의를 표하며 줄 것
넷째, 가치 있는 것을 줄 것
다섯째, 인과에 대한 믿음으로 줄 것
보시를 하는 사람은 받는 사람을 얕보지 않는 마음으로 베풀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베풀고, 가치 있는 것을 베풀고, 보시자가 직접 건네주는 것입니다.
불교에 육바라밀이 있습니다.
육바라밀은‘보시 지게 인욕 정진 선정 지혜(보리)’로 보살이 열반에 이르기 위한 여섯 가지 수행을 말합니다.
여러분의「국군법요집 P299」에 육바라밀이 나와 있습니다.
‘보시는 아무런 조건 없이 베푸는 것, 즉 보수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봉사를 말합니다. 굶주리고 헐벗은 사람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는 재보시(財布施)와 무지한 사람에게 부처님 법을 베푸는 법보시(法布施)와 두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무외시(無畏施)가 있습니다.
보시를 베푸는데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아무런 조건이 없고 바라는 것도 없는 무보수의 행위인 無住相布施입니다.’
보시는 주는 사람이 청정하고, 받는 사람도 청정하며, 보시물도 청정해야 합니다.
남의 물건을 빼앗거나 훔쳐서 보시하지 말고, 보시물로 이자놀이나 도박을 해서 남의 눈물을 흘리게 해서도 안 됩니다.
재보시는 돈이나 물건 등 재물을 능력껏 베풀되 인색하지 말고 받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어야 합니다.
받는 사람을 헐뜯거나 비방하지 말고, 미워하고 질투하지 않으며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는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수해나 크리스마스 때 협찬금을 내면서 자기 과시를 눈에 띄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법보시는 부처님 법을 전하는 것이며 스님들의 높은 법문과 저와 같은 포교사의 가르침과 여러분들이 어려운 사람에게 아는 만큼 방편을 말해주는 일을 말합니다.
부처님은 “보시 중 으뜸은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법보시다”라고 하셨습니다.
법보시는 명예나 공경을 바라지 말고, 오직 나와 그 사람이 함께 깨닫도록 하며 잘 안다고 상대방에게 그것도 모르냐는 핀잔을 하거나 무안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법보시의 가치는『금강경』에 나옵니다.
금강경은 기원정사에 계신 부처님이 제자들 1,250명에게 공부를 가르치며 제자 수보리와 문답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서 제일 큰 산인 수미산의 왕 만한 칠보덩어리를 보시하였다 해도, 다른 어떤 사람이 『반야바라밀경』네 구절의 게송만이라도 읽고 외우고 남을 위해 전해 주면 앞의 복덕이 백분의 일도 미치지 못하고 백 천만 억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숫자가 있는 대로 다 모아서 비교해도 미치지 못한다.”
무외시는「선녀와 나무꾼」에서 나무꾼이 사슴을 보호하는 마음이며, 위급한 환란과 공포에 떠는 사람에게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입니다.
『유마경』에서 ‘보시는 보살의 정토(깨끗한 세상)’라 하였는데 보시는 부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시할 것이 없을 때는 남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 함께 기뻐하는 것만으로도 복을 쌓는다고 하였습니다.
무외시는 일곱 종류가 있습니다.
자비심이 가득한 상냥한 눈빛으로 대하는 자안시입니다.
부드러운 눈빛만으로도 큰 보시를 하는 것입니다.
부드러운 얼굴에 미소를 지어 기쁘게 하는 화안시입니다.
성 안내고 화 안내는 항상 웃는 얼굴이 보살의 얼굴입니다.
부드러운 말로 위안을 주는 애어시입니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습니다.
곤궁에 처한 사람에게 위안이 되는 부드러운 말 한마디는 그 사람이 재기할 수 있는 기회와 희망을 줍니다.
몸으로 도와주는 사신시입니다.
곤궁에 처한 사람에게 몸으로 도와주기 보다는 말로만 떠벌리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백 마디 말보다 몸으로 한번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보시입니다.
잠을 재워주는 방사시입니다.
먼 길 나선 나그네와 집이 없는 사람에게 대가 없이 잠자리를 제공하여 단 하룻밤이라도 편히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자리를 양보하는 상좌시입니다.
지하철과 버스에 지정석이 있지만 노인이나 어린이, 몸이 불편한 사람이 올라탔을 때 외면하고 잠 든 척 한 적이 없습니까?
빈말이 아닌 진심의 말로 도와주는 심려시입니다.
다른 사람을 의식해서 마음에 없는 말로 위로하고 돌아설 때 내가 한말을 믿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한 적은 없습니까?
부처님 경전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보살이 원하면 그대가 가진 가장 존귀한 것까지 모든 것을 다 주어라, 그대의 몸까지도 주라.”
부처님이 전생에 수메다(善慧) 청년으로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어느 비 오는 날 연등 부처님이 그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수메다는 부처님의 발이 더럽혀질까봐 입은 옷을 벗어 진흙탕을 덮었고 그것도 모자라 온몸을 엎드려 연등 부처님이 그 위를 지나가게 하였습니다.
흙탕물에 젖지 않도록 한 이 인연으로 91劫이 지난 다음 세상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으로 태어납니다.
이처럼 자신의 몸을 보시하고 부처님(깨달음)이 됩니다.
『법화경』제바달다품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전생에서 겪은 일입니다.
사가라 용궁에 사는 용왕의 여덟 살 된 딸이 하나 밖에 없는 여의주를 부처님께 바치고 성불합니다.
여의주가 없으면 승천할 수 없는데 목숨과 같은 여의주를 보시하고 부처님 보다 먼저 성불합니다.
남자 아닌 여자의 몸으로, 어른이 아닌 여덟 살 어린 나이로, 사람도 아닌 축생(동물)의 몸으로 부처님보다 먼저 성불합니다.
여의주를 보시 받은 부처님도 이런 인연으로 다음 세상에서 사람으로 태어나서 성불하고 부처님이 됩니다.
『화엄경』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보살은 중생에게 모든 것을 기꺼이 베풀되 후회하지 말고, 과보(보답)를 바라지 않으며, 명예를 얻고자 하지 않으며, 재물의 이익을 생각지 않는, 삼륜이 청정해야 한다.
첫째, 주는 사람은 베풀되 우쭐대거나 과보를 바라지 말며
둘째, 받는 사람은 베품을 받되 비굴하지 말고 정당한 목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셋째, 보시물은 청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기부문화에 익숙해야 합니다.
많이 베풀고 비우면 빈자리가 빈 공간으로 남는 게 아니라 만족이 찾아오고 행복이 깃듭니다.
내 재물은 나가지만 마음이 뿌듯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손에 뭔가를 쥐고 다른 것을 집으려면 집기 힘듭니다.
많은 것을 집으려면 손에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손을 완전히 펴야 비로소 많은 것을 집을 수 있습니다.
내 것을 양보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서울 안국역에 가면 조계종에서 운영하는 서울노인복지회관이 있습니다.
매일같이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합니다.
날마다 2,500여명이 점심을 먹으러 옵니다.
지하철이 닿는 곳이면 어디서고, 천안에서 오고, 인천에서 오며, 동두천과 양평에서도 옵니다.
하루 일하는 사람이 70여명이 넘는데 달랑 3명만 직원이고 모두 자원봉사자입니다.
날마다 많은 봉사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일을 처리합니다.
10시부터 준비하여 2시에 마치는데 도중에 화장실을 가지 못하므로 봉사하는 날은 아침부터 물도 마시지 않아야합니다.
우리가 봉사할 곳은 많습니다.
금실과 명주실과 나이론 줄 세 가지 줄이 있습니다.
나일론 줄은 기타 줄이 되고, 금실은 바이올린 줄이 되며, 명주실은 가야금 줄이 됩니다.
실마다 실 나름대로 용도에 맞게 모두 쓸모가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사람은 쓸모 있고 공경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 입니다.
국방홍보원에서 군대 간 병사의 부모님 200명에게「아들이 가장 서운할 때」가 언제인지 물었습니다.
①전화하지 않을 때(43%)
②휴가 나와 집밖으로만 나갈 때(21%)
③여자 친구만 신경 쓸 때(4%)
④휴가 나와서 잠만 잘 때(4%)였습니다.
다음 달도 건강한 몸으로 여러분과 다시 만날 것을 부처님 전에 발원합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호국태안사 일요법문(20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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