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마을에 봄꽃이 다 지고 난 무렵 대관령에 갔다 이제야 노란 향기 품은 꽃들과 발가스름한 까마구 복사꽃이 폈다
밭두렁에서 봄을 캐는 아낙들이 나물처럼 환하다
오래 전에 대관령 어딘가 산다는 산막의 여자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다 봄이 다 지나갔다고 쓴 것 같은데 다 지나간 봄을 만나러 오지 않겠냐는 답장이 왔다
몇 번의 봄이 바닷가를 지나간 후 문득 보고 싶은 봄꽃을 보려고 대관령을 갔다가 어떤 꽃향기에 끌려 산막을 지나게 되었다 안개가 밀려오고 이내 바람이 불었고 어떤 꽃향기도 이내 흐릿해지고 서늘했다
긴 밭고랑 끝에서 그 여자 닮은 여자가 이쪽을 한참 바라보았다 이내 안개에 묻히고 밋밋한 등강에서 한 떼의 소들이 울며 내려왔다
유월 대관령 지날 때마다 봄을 만나러 오라는 한 여자가 산다고 여태 기억하곤 한다
- 함께하는 바람의언덕.선자령.대관령...
동해의 붉게 물든 그대들의 얼굴을 보러 갑시다...
첫댓글 흐린날 내리는 비처럼,
잔잔한 단편소설을 읽은듯 합니다...
초록들의 향연으로 물들었을 6月의
대관령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