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인근에 주요 SPA 집결
하루 평균 100만명이 넘는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강남역 상권이 SPA 브랜드의 집결지로 변모하고 있다. 강남역 주변은 SPA가 타깃으로 삼는 20~30대 대학생, 사회초년생,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만큼 ‘자라’,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들의 핵심 공략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명동이 폭넓은 연령대의 내국인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한 소비층을 흡수하는 ‘바다’라면 강남역은 대학생, 직장인 등 상대적으로 20~30대의 유입이 집중되는 ‘강’이다. 특히 재작년 신분당선이 개통됨에 따라 강남, 강북권은 물론 분당, 용인권역까지의 유동인구를 흡수하면서 실질적인 유동인구 또한 명동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강남역 상권은 지하철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상권이 뻗어있다. 크게 테헤란로, 강남대로, 서초로, 강남역 사거리로 구분된다. 지하철역 10, 11번 출구에서 신논현역 사거리까지는 패션, 뷰티, 먹거리가 뒤섞인 복합상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역삼역 방향의 테헤란로, 양재역의 강남대로, 서초로 쪽으로는 사무실 및 아파트 단지, 오피스텔이 위치해 있다.
이 중 상업적으로 가장 활성화된 상권은 단연 강남역 10번, 11번 출구부터 교보타워까지 이어지는 강남대로 상권이다. 패션 매장을 비롯해 카페, 베이커리, 뷰티 매장이 복합적으로 상권을 형성하고 있어 저녁이면 20~30대 직장인들의 방문으로 연중 분주한 상권이다.
강남역은 합리적인 가격과 트렌디한 디자인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SPA 브랜드들의 주요 타깃층이 20~30대 남녀인 만큼 상품에 대한 반응을 테스트하고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을 꾀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장소로 꼽힌다. 때문에 주요 SPA 브랜드는 일찍부터 강남역 상권에 진입해 인지도 제고에 주력해왔으며 새롭게 런칭하는 SPA 브랜드 또한 강남역 진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본격적으로 강남역 상권이 SPA 브랜드들의 요충지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강남역의 메카였던 뉴욕제과 자리에 ‘에잇세컨즈’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이미 강남역 상권에는 2007년 오픈한 ‘유니클로’를 비롯해 2010년 ‘자라’, ‘미쏘’, ‘마시모두띠’ 등 주요 브랜드가 자리를 잡았다. ‘에잇세컨즈’가 강남대로 상권이 시작되는 지하철 출구 앞에 매장을 오픈한 바로 다음 달에 신성통상이 ‘지오지아’ 매장을 신규 SPA 브랜드 ‘탑텐’으로 교체하면서 강남역은 ‘H&M’을 제외한 대부분의 SPA 브랜드가 자리한 ‘SPA 집결지’로서 모습을 갖췄다.
이처럼 신규 SPA 브랜드의 진입으로 강남역 상권 내에서 SPA 전쟁이 정점을 찍으면서 ‘미쏘’, ‘ABC마트’ 등 주요 브랜드들은 지난 4월 매장 리뉴얼을 시행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2010년 강남역 진출 이후 월 평균 8억원이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미쏘’는 더욱 치열해진 SPA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1, 2층만 사용하던 매장을 3층까지 넓혀 기존 660㎡에서 990㎡로 늘어났다. 상품은 내의, 잡화 등을 보강했으며 3층에는 ‘미쏘시크릿’ 매장을 별도로 마련했다.
‘ABC마트’는 지난 2009년에 이은 2번째 리뉴얼을 단행했다. ‘레스모아’를 비롯해 올 초 ‘뉴발란스’까지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층의 평수를 확대하고 인테리어 또한 보다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해 선보였다. ‘ABC마트’ 옆에 자리하고 있는 ‘유니클로’ 역시 5월 3일 리뉴얼 오픈한다.
이와 함께 5월 3일 ‘BSX’가 있던 자리에 SPA 브랜드로 리뉴얼한 ‘H커넥트’가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강남 대전에 뛰어든다. ‘H커넥트’는 매장 오픈에 앞서 3월 강남 지하상가에서 버추얼 스토어를 운영, 강남역 고객의 반응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SPA, 쇼핑몰 상권도 변화시킨다
패션업계에 부는 SPA 열풍에 가두상권은 물론 복합 쇼핑몰 및 보세 쇼핑몰도 SPA의 영향을 받고 있다. 새롭게 등장하는 복합 쇼핑몰은 마케팅 효과를 위해 적극적으로 SPA 브랜드 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오래된 쇼핑몰은 SPA 브랜드의 대형 매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 복합 쇼핑몰, SPA 모셔오기 경쟁
신규 복합 쇼핑몰은 SPA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누가 먼저, 얼마나 더 큰 규모로 SPA 브랜드를 유치하는가 하는 점은 점포를 차별화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외곽 상권에 위치해 기본적인 유동인구가 보장되지 않는 경우일수록 집객효과를 위해 영향력 있는 SPA 브랜드 유치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서울 지역의 대표적인 복합 쇼핑몰로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신도림 디큐브시티, 여의도 IFC몰, 롯데 김포몰 등이 있다. 이들은 최소 2개에서 9개까지 SPA 브랜드를 유치, 20~30대 소비층을 흡수하고 있다. 이 중 롯데 김포몰, IFC몰 등은 기존에 패션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던 김포공항, 여의도 상권에 점포를 오픈하며 주변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천 스퀘어원, 울산 업스퀘어, 일산 원마운트 등 지방권의 복합 쇼핑몰 또한 적극적으로 SPA 브랜드를 유치, 서울 및 인근 지역으로 원정 쇼핑을 가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한 MD를 제안하고 있다.
■ 오래된 쇼핑몰, SPA 매장으로 변신 !
주로 보세 의류를 취급하며 지역 패션상권의 주축을 담당해왔던 쇼핑몰들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SPA 브랜드들은 이런 점포를 신규 매장으로 삼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명동의 명동의류 건물에 ‘명동점’을, 타비몰의 1~4층을 임대해 아시아 최대의 ‘명동중앙점’을 오픈했다. 또 대구 동성로, 부산 서면의 미니몰 건물을 통으로 임대해 ‘유니클로’ 매장으로 변신시킨데 이어 신촌의 그랜드마트를 ‘유니클로’ 매장으로 리뉴얼할 계획이다. 또 자라리테일코리아는 2009년 대구 동성로에 위치한 쇼핑몰 ‘프라이빗’의 1~4층을 임대해 1~3층을 ‘자라’ 매장으로 전환했다. 부산의 스펀지몰은 경영의 어려움을 겪은 바 있지만 ‘자라’, ‘에잇세컨즈’를 유치, 재기를 노리고 있다.
출처: 패션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