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由칼럼] 강남좌파 한동훈의 사상-그와 ‘씨 유 어게인’을 위해
기자명 김성회 논설위원/ 자유일보
한동훈, 이 자를 생각할수록 참 어처구니가 없다. 촉새처럼 반응하고, 연예인 흉내를 내드니, 정작 과대 평가되어 권세를 쥐었으나, 실은 그 역량이 표준 이하였음으로, 우파에게 너무 큰 희생과 좌절과 실패를 안겨주고 물러났다. 역사관도 세계관도 부족한 법 기술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풋내기에게 우파는 당해도 너무 당했다.
9회 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에서 ‘대타’로 나서며 시원하게 휘두르겠다던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어이없는 헛스윙으로 삼진아웃 당하고 말았다. 본인만 삼진아웃 당한 것이 아니라, 헛스윙에 배트까지 놓쳐서 날아온 배트가 덕아웃(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지난 11일 한동훈 위원장은 호기로운 출발에도 불구하고, 총선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퇴장하는 패장의 모습이었다. 김경율 등 한동훈 주변 인물은 "한동훈 위원장이 여의도 정치권에 남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정치전문가들은 "한동훈의 정치 복귀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톡톡 튀는 받아치기로 인기를 끈 한동훈 위원장이 본격적인 정치판에 뛰어들어 보여준 것은 ‘얕은 밑천’이었다. 거기에 윤석열 대통령과 협력하는 ‘공동운명체’라는 말을 하면서 끊임없이 갈등했던 것을 볼 때, 세상을 보는 눈도 생각도 ‘자유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4개월에 걸친 한동훈 위원장의 정치 행보는 그를 믿고 불러냈던 보수 지지층을 당혹스럽게 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자유주의와 관련한 문구를 인용하는 등 ‘자유주의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그 연설문을 꼼꼼히 살핀 사람들은 "한동훈 인생의 고민을 담은 것이 아니라, 책을 베낀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경율이 김건희 여사 몰카 공작 사건을 거론하며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자, 이를 옹호하며 대통령실을 향해 ‘국민 눈높이’에 맞출 것을 요구했다. 그것은 자유주의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가해자인 최재영 목사를 질타하고 수사를 촉구하기는커녕, 몰카 피해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국민 눈높이에 맞출 것을 요구하는 모습은 자유주의자가 아니라 전체주의적 세계관이다.
한동훈의 공화주의 또는 전체주의 세계관은 그 이후 더 적극적으로 펼쳐진다. 그는 과거에 "5·18 북한 개입 조사 필요"를 발언한 도태우 후보의 공천을 순천과 광주를 방문하기 직전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그런데 "5·18에 북한의 개입이 있었나"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은 ‘5·18진상규명 특별법’에도 담겨진 내용이었다.
그런데도 이를 망언으로 규정했고,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의 진심을 선명하게 보여드렸다"며 도태우 ‘공천 취소’를 자랑했다. 이는 도태우를 후보로 뽑은 시민들의 자존심은 안중에도 없는 발언이었다. 김건희 여사 몰카공작 사건과 도태우 사건은 "한동훈은 추구하는 목적을 위해 얼마든지 다른 사람의 인권과 인격은 무시해도 된다"는 느낌을 주는 오만하기 그지없는 ‘검사의 행동’이었다.
선거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면서 "정부의 눈높이 부족이 저에게 책임이 있지 않지 않느냐"며 정부와 거리두기, 책임 회피를 했다. 그리고 유세현장과 총선 참패로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면서도 "공공선을 위해 살겠다"며, ‘공공선’이라는 말을 유난히 강조했다. 공공선은 존 롤즈의 <정의론> 또는 진보적 공화주의자들이 ‘시민적 덕성’과 함께 자주 언급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한동훈의 사상은 자유주의자라기보다는 설익은 ‘진보적 공화주의자’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흔히 말하는 강남좌파의 ‘깨(어있는)시민’류가 그것이다. 그가 왜 페미니즘에 호의적이고 PC주의적 언행을 계속했는지, 김경율 같은 좌파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과 가까운지, 공천과정에서 종북좌파인 문재인 정권과 투쟁해온 ‘광화문 보수세력’을 혐오하고, 배척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야당 인사들이 "운동권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는지 알 수 있다. 왜 유세기간 내내 셀카만 찍으며, 이재명 비난만 해대고, 국가 비전과 정책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던가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 "한동훈이 정치를 하려면, 자신의 사상적 세계관을 정립하고, 국가 비전에 대해 좀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충고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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