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고 쓰는 '전천후 카드' 최정 9단, 이번 시즌 18전 전승, 포스트시즌 통산 16전 전승으로 질주했다. "불리한 바둑도 결국 이겨 주기 때문에 많이 믿는다"는 문도원 감독이다.
2021 여자바둑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보령머드, 서귀포 누르고 챔프전 진출
최정 9단이 해결했다. 시작할 때에도 최정 9단이 있었고 끝낼 때에도 최정 9단이 있었다. 여자리그의 슈퍼 에이스 최정 9단이 보령머드를 챔피언결정전에 올려 놓았다.
충남 보령 태생인 최정 9단은 보령머드가 창단한 작년부터 지역연고선수로 고향팀에서 뛰면서 첫 시즌에는 통합 우승을 이끈 바 있다.
1승1패에서 막판 승부를 벌인 2021 NH농협은행 여자바둑리그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에서 보령머드가 서귀포칠십리를 2-0으로 꺾고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차지했다(19일 바둑TV 스튜디오).
▲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첫 출전 기회를 잡은 두 신예. 상대전적 1승1패에서 김경은 2단(왼쪽)이 정연우 초단을 잡은 것이 천금 같은 승리가 됐다.
3인 단체전인 여자리그는 오더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상대팀에 무적의 에이스가 있다면 그 중요성이 더 높아진다. 1차전에서는 보령머드가 최정 9단을 상대 1지명과 맞대결시킨 오더로 웃었고 2차전은 서귀포칠십리가 3지명을 최정 9단과 맞대결시킨 오더로 웃었다.
3차전 오더는 최정-이민진, 김경은-정연우, 최정의 상대는 2지명 이민진이었고 서귀포칠십리는 이번에도 주장 조승아 4단을 맨 뒤로 뺐다. 하지만 이처럼 모험이 따르는 이 같은 오더는 이번에는 실패했다.
김경은 2단이 최정 9단을 도왔다. 포스트시즌 들어 첫 등판한 김경은은 역시 첫 부름을 받은 정연우 초단을 잡고 선제 득점을 가져왔다.
▲ 최정 9단(오른쪽)이 이민진 8단을 꺾고 고향팀 보령머드를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켰다. 포스트시즌 들어 두 판은 속기판에서 선제점을, 두 판은 장고판에서 결승점을 올렸다.
나머지는 최정 9단의 몫이었다. 서귀포칠십리의 또 하나의 축인 이민진 8단으로부터 279수 만에 항서를 받아냈다. 이민진의 장고판은 보령머드 문도원 감독이 웬만큼 예상한 오더.
"2차전에서 허를 찔린 오더를 당했다. 그때 오더가 상대팀이 좋았기 때문에 3차전에서 바꾸지 않을 거라는 예상으로 밀어갔다"는 문도원 감독. "최정 9단의 3국 배치도 고려했지만 너무 떨렸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1라운드부터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15경기 연속으로 개인의 승패가 팀의 승패와 직결됐던 이민진 8단을 최정 9단이 제압하자 서귀포칠십리는 승리와 멀어졌다. 최정은 포스트시즌 통산 16전 전승을 달렸다.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연이어 제압한 보령머드는 정규시즌 1위 삼척해상케이블카와 23일부터 3번기로 챔피언결정전을 벌인다.
최정 9단은 계속 이기고, 그 최정을 박소율 2단이 준플레이오프에서, 강다정 3단과 김경은 2단이 플레이오프에서 교대로 받쳐 주고 있는 보령머드의 팀워크이다.
문도원 감독은 "삼척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플 정도로 강팀인데 우리 선수들이 준플레이오프부터 더 좋은 모습으로 올라가고 있어 자신한다. 지켜봐 주셔도 좋을 것 같다"는 각오를 전했다.
▲ 서귀포칠십리는 이민진 8단이 이기면 팀도 이기고 이민진 8단이 지면 팀도 지는 흐름이 올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16경기연속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창단한 삼척해상케이블카는 두 번째 시즌에서 첫 우승을 노리며, 지난해 우승팀인 보령머드는 여저리그 최초로 2연패에 도전한다. 두 차례 격돌했던 정규시즌에서는 전반기는 보령머드가 2-1로, 후반기는 삼척해상케이블카가 2-1로 이긴 바 있다.
8개팀이 경쟁한 정규리그의 상위 네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스텝래더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21 여자리그의 상금은 우승 5500만원,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다.
▲ 가장 중요한 순간에 존재감을 알린 김경은 2단. 서귀포칠십리의 에이스 조승아 4단의 등판을 막았다.
▲ 진출팀과 탈락팀의 희비가 갈린 장면. 대기하고 있던 조승아 4단(맨 왼쪽)은 서귀포칠십리가 0-2로 패하는 바람에 등판 기회가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