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소설>, 바다로 간 노인, 4회
쑥스러운 마음으로 쥔집 아줌마를 찾는다.
"저,..어,...
"말해보소, 뭰,일인겨?"
아줌마는 알고 있다는듯, 피식, 눈웃음을 친다.
"이불...이요, 있잖아 여, 그게,쫌,잘못 됐승께 요,... 세탁비는 줄텡께 요,....히...히..."
"흐흐흐...하,하,....까르ㅡ르,.....안데이,알구 있데이,...염려말구 댕겨 오거래이,...깔,깔,...깔,..."
쫄고 쫄아서, 얼굴은 벌겋게 홍당무가 되어서 뒤통수를 싸메고 도망질 치듯이 뛰처 나온다.
대문 모퉁이에서 안절부절 하며 기다리고 있던, 희야는 벌개진 얼굴로 뛰쳐나온 나를 보곤
얼굴을 감싸곤 냅다 뛴다.
"희,야 왜? 뛰는거여, 그냥,거기 서 여,"
"누구! 쫒아오지 않았어 여?"
"워메, 뭐, 죄 지었남!"
"그람, 워쩨서 얼굴이 빨개져서 뛰어 나왔는감 요,"
"아줌마가 웃고 지랄떤 께, 창피해서 뛰었제,"
숫총각 숫처녀 딱지를 서로에게 떼어 주고는, 늦으막하게 ... 아침을 맞이한다.
희야도 나도 무안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른다.
그래도 사랑하는 마음은 더 깊어졌는가, 무안하면서도 행복하다.
영도다리 까닥 까닥은 아직은 시간이 여유롭다.
정오 열두시가 되어야 영도 다리가 들어 올라간다.
"희야, 영도다리 까닥까닥은 않봤제, 쫌,기다리면 올라강께,있어보드라고, 잉!"
"말만,들어 봤는디, 워떻게,다리가 하늘로라갈수 있당가?"
정오<12시>의 사이렌이 분다.
오,ㅡ,.......오,.......오,.......사이렌이 길게 기다랗게 운다.
윙,ㅡ.....윙,.....기계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리면서 다리 중간쯤에서 다리가 거들먹
거리며 올라가고 있다.
다리밑에서 다리가 들어 올려지기를 기다리던 중선 배들이 차례차례 빠져 나가고 들어온다.
다리가 제자리에 놓이자 이쪽 저쪽 구경꾼들과 기다렸던 차량들이 다리를 메운다.
우리는 손을 맞잡고 부산의 명소를 바삐 찾아 다녔다.
송도,해운대,다대포,용두산,등지를 두루 구경하면서 가슴에 깊히 새겨 놓아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추억을 만들었다.<당시엔 카메라가 귀했다.>
"우리 오늘을 잊지 말자구여,보고 싶을땐,눈,꼭 감고 오늘 이순간을 기억하는 거여,"
"알었구먼요, 절대로 안잊을 거예여, 명수씨를 사랑하는 맘,두요,"
춥지도 덥지도 않는 춘삼월 봄이다.
일생일대에 가장 중요한 날인것이다.
이땅위에서 잠시도 발을 떼워놓은 적이없이 24년간을 살아 왔다.
이땅을 떠나야 하는, 남은 시간은 20여시간 남짖이다.
지금부터는 남은 시간을 영원히 살아있는 시간으로 영원히 기억되게 해야한다.
어젯밤의 사랑놀음이 꿈결같이 전신을 싱그럽게 파고들고 그 전율스런 쾌락이
강렬한 욕정으로 엄습해온다.
"희야,가자 쓸데없는 것들을 머릿속에 가득 체우지 말고 몸으로 실체를 익히자!"
ㅡ ,....?,.... ㅡ
해운대 모래 사장을 버리고 영문도 모르는 희야,의 손을 끌다시피 하여 큰길로 향해 뛴다.
해운대의 전경은 넓다란 백사장 모래가 일품이다.
금빛 모래가 두텁게 깔려있고 잔솔밭이 모래 사장을 에워싸듯이 안고있다.
잔솔밭 뒤로는 울퉁불퉁 페인 아스팔트 길이 드믄드믄 달리는 차들을 한가롭게 맞고있다.
길 넘어에 허스름한 2,...3층 여인숙,여관이 줄비하다.
쪼금,고급스러워 보이는 여관집을 찾는다.
영문도 모른체 손을 잡혀 따라왔던 희야는 얼굴에 홍당무를 띄우며 뒤로 삐친다.
"남사 스럽게 벌건 대낮에 뭔일이다요!"
"아녀, 그냥,내 시키는 데로만 하드라고,"
희야,를 끌다시피 여관문을 밀고든다.
"방,하나 주슈,"
"300원, 입니데이"
"뭐시라구 야?,... 300원이라꼬 여?"
덤태기를 씌우고 있다.
진짜,벌건 대낮에 칼만 안들어제,...날강도 빰치는 짖거리를 하고있다.
경찰 월급이 5000원,쌀 한가마<80킬로>가 4500,원이다.
"아줌마,쫌,쉬다가 갈란디? 무지하게 바가지 쒸우잖 혀, 천지가 여관이고 여인숙인디 여!"ㅡ
"그라믄, 250원,내이소, 더 는 안됍니 더,"
"왔따,그러믄, 150,원 주께 여, 돈,이 탈탈 털어도 요거 뿐인 디 여?"
ㅡ,...... ,.........ㅡ
아무말이 없다.
됐다싶어 호주머니를 홀랑까서 돈을 혜아려 본다.
눈꼽,싶으게 혜아려도 100원이 체 되질않는다.
남자 체면이 말이 않된다.
이럴줄 알았으면,며칠전 아버지가 주시던 돈을 챙겨 둘 것을,....
"자,받거라,500원이다."
"싫구먼 여, 낼,모래면 출항 할껀디 돈같은 거 필요 없시우,"
"사람 일이란, 모르는 거여, 사내 대장부는 치깐,<변소>길에도 몇백원은 차고 가야 혀,"
어른들 말 들으면은,...밤잠,자다가도 떡,얻어 먹는다는 말,이 맞긴 맞다.
등뒤에서 꼼식락 대던 소리가 있더니 하얗고 고운손이 쏘옥 내민다.
"저,어,...여기,"
"뭐여?"
엉겹결에 받아보니 넓직하고 붉그스레한 천원짜리 신폐다.
남자 체면이 말이 아닌꼴이 되어 버린 마당에 천원 짜리가 체면을 더 구긴다.
"이런,큰돈은 필요 없응께 여, 백원 짜리 하나만 있으면은,..."
자연스례 말꼬리가 흐려지며 음츠려 든다.
카운터 안에서 촌것들의 하는 짖거리를 지켜 보고있던 아줌마가 한말씀 거든다.
"보소! 거스럼 돈,여기 많다. 돈! 바꿔,주라?"
"워따 메, 뭐하는 짖꺼리어, 암말말 구 있쓰면 될것인 디, 다 아...알아서 할텡께 여,"
우여곡절 끝에 방값슬 치루고 나니 맥이 풀린다.
백사장에서 부터 불어터진 거시기가 여관문을 박차고 들어설때 쯤 에는
아랫도리는 불덩이 그자체다.
~~흐미...어짜 쓰 꼬! ~~
여관비 땜시...옥신각신 하다보니 께, 그참에 시들해 져 있다.
그러나 젊은 청춘은 상황 변화에서 대처 능력이 빠르다.
혈기 왕성한 남녀가 대낮에 무슨짖을 하려고 단둘의 공간을 점유 했었는가를 서로가
부엉이 밤눈 밝듯이 잘안다.
빤한 생각이 이쯤에 이르는 순간,.....거시기는 금새 용트름을 한다.
쿵! 쾅!,....가슴이,... 심장이 뛴다.
"희야! 거시기, 거시깃도 돼? 돼?"
"네,넷!,...허,헉!"
계속 됩니다. 곧, 080803 글 / 우두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