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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quasarzone.com/bbs/qc_game/views/5012
안녕하세요, QM 중독입니다.
E3 2018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게이머에게 알려졌지만, 실은 2012년 5월 최초 공개, 같은 해 10월 19일 타이틀을 공개하고 2013년 1월 11일 티저를 공개한 게임이 있습니다. 최초 공개 이후 무려 8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는데요. 바로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CD 프로젝트 RED의 새로운 작품이자 2020년 최고의 AAA급 기대작으로 평가받는 사이버펑크 2077이죠. 사이버펑크 2077의 타이틀이 공개된 2012년 초등학교 6학년인 학생이 있었다면 2020년 현재 벌써 대학교 2학년이나 군대에 가 있을 법한 시간이 흘렀다!!!
2013년 1월 11일 공개한 사이버펑크 2077 티저 트레일러
이 당시에는 정확히 어떤 게임인지 알 수 없었으나, 인공신체인 '사이버웨어' 시술을 지나치게 많이 받은 부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 사이코(Cyber Psycosis)와 이들을 처리하는 전담팀에 대한 티저이다.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티저 트레일러 이후 몇 년 동안 아무런 소식을 들을 수 없었는데요. 더 위쳐3의 출시 이후인 2015년 11월에 들어서야 사이버펑크 2077이 제작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폴란드의 비디오 게임 산업 지원 프로그램인 GameINN에서 사이버펑크 2077이 선정되어 3,000만 즈워티(2020년 11월 17일 기준 약 87억 9,390만 원)의 정부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위쳐 3의 성공과 더불어 사이버펑크 2077이 큰 기대를 받게 되었습니다.(1) 그리고 사이버펑크 2077을 세상에 알려지게 한 결정타, E3 2018에서 대중 앞에 화려하게 선보였죠.
(1): CD 프로젝트 RED는 폴란드에 위치한 게임 배급사 및 개발사이다. 고전 게임 ESD이자 DRM Free, 무료 DLC 등 다양한 게이머 친화 정책을 펼치는 GOG.com 역시 CD 프로젝트가 설립했다.
사이버펑크 2077 – E3 2018 공식 트레일러
티저 이후 무려 5년 동안 게임 개발에 관련된 소식 외에 실제 게임에 관한 내용은 그동안 정보를 얻을 수 없었기 때문에 E3 2018에서 공개한 사이버펑크 2077 트레일러에 많은 게이머가 열광했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1년 뒤에 공개된 E3 2019 시네마틱 트레일러에서 보인 세계관과 게임 스토리, 완성도 그리고 피날레를 장식한 영화배우 '키아누 리브스'까지 많은 이를 설레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 - E3 2019 시네마틱 트레일러
하지만 최초 출시 예정일이었던 4월 16일에서 버그 픽스를 이유로 9월 17일, 또다시 게임밸런스와 버그 픽스를 위해 11월 19일로 연기합니다. 그리고 10월 5일 본격적인 출시를 위한 골드행(2) 소식이 들리면서 '더 이상 발매 연기 없이 출시하겠구나' 싶었는데, 느닷없이 차세대 콘솔 포함 9가지 버전에 대한 테스트와 버그 픽스 등을 사유로 12월 10일로 연기하여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현재 2021년으로 또다시 출시 연기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루머가 돌고 있기도 한데요. 사이버펑크 2077이 사이버펑크 2020을 기반으로 제작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아마 내부적으로도 2020년을 넘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락스타, 너티독과 함께 CD 프로젝트 RED도 워낙 크런치 모드(3)로 유명하기 때문에 12월 10일 출시를 기대하면서도, 개발자들을 생각하면 그들의 건강이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2): 게임이 완성되어 최종본을 양산을 위해 유통사로 넘겼다는 것으로 출시가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골드행 이후 발견된 버그나 게임 관련 콘텐츠를 출시일에 수정하는 것이 흔히 말하는 데이원(Day 1) 패치이다.
(3): 출시일에 맞추기 위해 개발자들이 연이은 철야, 주말 근무 등 강도 높은 업무 진행을 의미한다.
여하튼 사이버펑크 2077의 출시를 고대하며, 여러분이 사이버펑크 2077을 즐기기앞서 미리 알아두면 좋을 사이버펑크 2077의 세계관에 대해 간략히 풀어보려 합니다. 이 글로 인해 게임을 더욱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 1980년대 대두된 SF 펑크 서브컬처 중 하나인 사이버펑크는 컴퓨터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과 반체제적인 대중문화의 결합, 나아가서는 기계와 인간의 대등한 융합을 시도하는 데서 비롯된 새로운 형태의 문화적 흐름을 의미하며, 특히 인간이 기계에 종속되거나 특정한 인물에 의해 세계가 지배되는 우울한 미래 세계로 묘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출처: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사이버펑크 세계관에서는 장르의 태동기인 1980년대 기술 시장을 선도했던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것으로 그려지는 특징이 있으며,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의해 세계관의 전형적인 이미지가 구축되었습니다.
※ 사이버펑크 2077은 사이버펑크 2020에 기반한 게임으로 픽션(허구)입니다.
※ 본 칼럼은 사이버펑크, 나이트시티 홈페이지 및 공식 트레일러, cyberpunk.fandom.com 그리고 제우미디어의 동의를 얻어 월드 오브 사이버펑크 2077 설정집의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월드 오브 사이버펑크 2077 설정집은 사비로 구매하였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 세계관 가이드
대붕괴
USA,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미국은 사실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1990년부터 2016년까지 있었던 세 차례에 걸친 기업 전쟁의 결과로 기업들은 자신들의 입지를 굳혔고, 일부 기업은 국가나 세계 기구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는 메가코프(Megacorps)(4)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4): 엄청나게 거대한 의미의 Mega와 기업 corporation의 합성어로 대기업을 넘어 초국가적 권력을 지닌 기업을 의미한다. 일본의 아라사카, 미국의 밀리테크 외에 트라우마 팀 인터내셔널, 캉 타오 등이 있으며, 기반작인 사이버펑크 2020에서 우리나라도 차량과 무기를 제조하는 Sungan Industries와 Tanson Group이 메가코프로 언급되었다.
또한 엑스박스 원 X 사이버펑크 2077 한정판 본체 왼쪽 상단을 보면 서초 전자(Seocho Electronics)를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모인 삼성타운의 주소가 서초동(Seocho)으로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 패러디라고 추정된다.
메가코프는 자신들을 규제할 곳이 없자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과도한 산림 벌채를 비롯한 무분별한 자원 채취를 일삼았고, 이로 인해 지구의 환경 파괴는 가속화되었습니다. 환경 파괴로 인해 기후 변화가 일어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도 산성비와 황사가 불어닥쳤는데요. 국가 위에 기업이 군림하며 무분별하게 자원을 채취할 때부터 환경 파괴는 예견된 것이었죠.
무분별한 환경 파괴는 자연 재해로 이어졌다
더욱이 중동의 열핵 전쟁(이란-이라크 전쟁)으로 중동 일대가 방사능 불모지가 되자 석유 공급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며 세계적인 석유 대란이 시작됩니다. 이때 미국 정부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미봉책으로 미 증시와 유럽 증시를 조작하다 적발되어 역풍을 맞았고, 석유 위기, 증시 조작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세계 각국 정부는 심각한 재정 위기에 빠지거나 국가 부도 사태를 맞게 됩니다. 이런 기회를 메가코프에서 놓칠 리가 없겠죠. 메가코프는 각국 정부의 뒤편에 서서 기업 주도적 정경유착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한편 미국 연방 정부 체제가 붕괴하는 결정적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1996년 8월 17일,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이 선거 운동 중 NSA(국가안보국)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바로 미국 국방성 소속의 NSA(국가안보국, National Security Agency), 미국 중앙 부처 중 하나인 CIA(중앙정보국, Central Intelligence Agency), 미국 법무부의 FBI(연방수사국,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역시 법무부 산하의 DEA(마약단속국, 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가 야합한 'Gang of four'가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죠. 이들 정보기관이 의도적으로 정보를 은폐하고 교란하면서 연방 정부가 무력화됩니다. 사실 열핵 전쟁 역시 이들의 정보 교란에 의해 미정부가 대응하지 못한 것입니다.
미국 4대 주요 정보 기관인 NSA, CIA, FBI, DEA [각 이미지 출처:위키백과]
앞선 글로벌 금융 위기와 석유 위기가 겹치면서 민생은 실업률 증가, 사회적 부패, 노숙자 증가 등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는데요. 환경 파괴에 따른 기후 변화로 1998년 대가뭄까지 발생하면서 식량 위기가 닥치게 되자 전국적인 폭동 사태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에 각 주 정부는 '자유주'를 선포하면서 미연방에서 탈퇴하며 위대한 하나의 미국의 시대는 끝나게 됩니다.
나이트 시티가 속한 북부 캘리포니아의 주기
잇따른 폭동으로 인해 나이트 시티 변두리에 세워진 임시 바리케이드
주 정부의 독립으로 새롭게 개편되는 사이버펑크 세계관 속 2020년 미국의 지도 [이미지 출처: 사이버펑크팬덤.com]
환경 오염과 정치적 격동 속에서 마실 물과 일거리를 찾아나선 이민자 계층인 노마드가 등장하는 것도 이때입니다. 노마드들이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그들이 떠난 지역 사회는 더욱 악화되었고 미국 내에 수많은 유령 도시와 마을이 발생하게 됩니다.
식수와 일거리를 찾아 거처를 옮겨가며 유랑 생활을 하는 노마드
참고로 사이버펑크 2077 게임 속 광고에 등장하는 물은 1갤런 = 3.785리터에 99유로달러이다. 가상 화폐이므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대략 생수 4리터에 25만 원 정도의 느낌이라고 여기면 된다.
중동의 핵전쟁으로 인한 석유대란과 미정부의 증시 조작 사건, 정부의 약화와 메가코프의 성장, 4대 정보 기관의 쿠데타로 인한 미연방 정부의 붕괴, 노마드 계층 발생과 이로 인한 유령 도시의 생성이 모두 연결되며, 강대국 미국의 '대붕괴'라는 사태를 맞이하게 됩니다.
4차 기업 전쟁(2020-2023)
석유 위기와 중동의 쇠퇴 속에서 해양개발사들이 급성장하게 됩니다. 해양 운송 및 기술업체인 IHA(국제 해운 주식회사)는 OTEC 인수를 시도하다 심각한 재정난에 빠지며 파산 절차가 시작됩니다. CINO(국제 선박 및 해양 기업)와 OTEC(해양 공학 및 에너지 기업)은 글로벌 규모의 IHA의 지분과 이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되는데요. 이것이 '해양 전쟁'이라고 불리는 4차 기업 전쟁의 시작입니다.
두 기업은 1년간 소모전을 벌이지만 큰 소득을 취하지 못하자, 군사 기업의 손을 빌리게 됩니다. OTEC는 미국의 군수 업체이자 보안 업체인 밀리테크(Militech)를, CINO는 일본의 아라사카(Arasaka)를 고용했습니다. 이들은 상대 그룹의 중역들을 암살하고 기업 비밀 유출, 주식 등을 공격했는데요. 현실에서도 중동이 불안할 때마다 경제가 불안해지는 것처럼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메가코프들이 타격을 입을 때마다 세계 경제 역시 연쇄적으로 휘청이게 됩니다. 세계 경제 위기가 극심해짐에 따라 유로뱅크가 중재에 나서면서 CINO와 OTEC간 전쟁은 휴전을 맞이하지만, 이들의 전쟁을 배후에서 대행하던 세계 최대 군수 업체인 밀리테크와 아라사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 둘의 전쟁이 '그림자 전쟁'이라 불리는 4차 기업 전쟁의 중반입니다.
미국의 군수 산업체 밀리테크와 일본의 군수 산업체 아라사카
기업의 적수에 대한 협동 공격을 감독하는 아라사카
회사의 임원들이 암살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밀리테크와 아라사카의 대립은 중역 암살에 그치지 않고 국지적인 전투 양상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 분쟁은 세계 각지에서 벌어졌고 도쿄, 요코하마, 워싱턴, 시카고, 나이트 시티와 같은 주요 도시에서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점차 연구 시설 습격, 대규모 군사의 참전 등 표면적으로 전쟁을 치루는 가운데 기업과 넷러너 용병들은 넷(NET)(5)에 치명적인 신종 바이러스를 유포했습니다. 그중 천재 넷러너 '레이치 바트모스'가 살포한 RABIDS(Roving Autonomous Bartmoss Interface Drones)는 바트모스가 죽은 뒤에도 멈추지 않고 NET의 상당 부분을 암흑지대로 만들게 됩니다.
(5): 4차 기업 전쟁 이전, 넷은 공개 파일부터 고도로 암호화된 기업 기밀에 이르기까지 온갖 데이터를 송신하고 저장하는 방대한 범세계적 네트워크로 현실 속 인터넷을 연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넷러너 역시 현실의 해커를 연상하면 되지만 해커들이 PC 등의 단말기를 통해 접속한다면 넷러너는 점차 사이버 웨어를 통한 직접 연결을 시도했으며, 전문적인 넷러너들은 대뇌피질에 직접 연결된 사이버 웨어를 통해 성능과 데이터 전송률을 높이기도 했다.
바트모스의 RABIDS에 의해 넷이 괴멸된 이후, 오늘날(2077년)의 넷은 서로 분리된 로컬 허브가 주를 이루고 있다.
2022년 6월, 밀리테크와 아라사카의 전쟁은 더욱 심화하면서 전면전 양상을 띠게 됩니다. 4차 기업 전쟁의 종반부, '열전'이죠. 전쟁에 휘말린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는 초토화됐으며, 바이러스와 악성 프로그램에 의해 NET은 넷워치(NET WATCH)(6)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타격을 입어 괴멸 상태에 이릅니다. 글로벌 서버와 데이터 뱅크들이 파괴되면서 세계 경제는 마비됩니다.
(6): 넷워치는 NET 개발 이후 증가한 컴퓨터 관련 범죄에 맞서 조직된 단체이다. 넷워치는 무허가 또는 폭주하는 지능 시스템 색출 및 제거, 그리고 법률을 위반한 넷러너 체포를 담당한다. 기업과 정부로부터 막대한 후원을 받고 있으며 최첨단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받는 미국에서는 일명 '넷 헬하운드'라 불리며 공포의 대상으로 통한다.
넷상의 경찰로 고유의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최첨단 사이버 웨어를 착용한 채 감시활동을 하는 넷워치 요원
전쟁의 막바지인 2023년, 신원불명의 용병단이 나이트 시티에 있는 아라사카의 미국 지사의 아메리칸 타워에 전술핵을 사용하여 아라사카 미국 지사를 포함한 나이트 시티의 일부를 날려버리는데요. 이 용병단이 로그, 모건 블랙핸드, 조니 실버핸드(키아누 리브스)가 속한 '아틀란티스 그룹'이라는 루머가 있지만, 모건과 조니는 아라사카 타워 핵 사건 이후 종적을 감췄으며, 로그는 자신의 연루설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핵폭발 참고 이미지. 실험명 '배저'로 1953년 4월 18일 네바다 핵실험장에서 있었던 23킬로톤 크기의 핵폭탄[이미지 출처:위키백과]
사실 전술핵 폭발 사건은 밀리테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어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미정부와 밀리테크는 이 사건을 아라사카의 소행으로 조작했고, 국제 정세와 일본 정부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아라사카는 2023년 패배를 선언하면서 4차 기업 전쟁은 밀리테크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패배한 아라사카는 미국 내 기업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아라사카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밀리테크는 최고의 군산 복합체로 거듭납니다.
전술핵을 사용한 그룹으로 알려진 아틀란티스 그룹의 조니 실버핸드(키아누 리브스)!
전후 정세(2024-2035)
4차 기업 전쟁의 여파로 파괴된 NET과 세계 경제의 몰락은 세계 곳곳에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폭동이 들끓었고, 남미는 여전히 정치적 격동에 시달렸으며,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기업 전쟁의 불씨를 막고 세계 무역을 되살리고자 잔존 기업들을 규제하고 정부의 관리 하에 둠으로써 그간 지속된 기업 패권을 종식시키고자 했습니다.
한때 자유주의 상징이었던 미국(New United States of America, NUSA)은 엘리자베스 크레스 대통령의 독재 정권으로 변질되었고 나중에나마 지방 선거를 진행했지만, 대통령 선거와 같은 전국 선거는 없었습니다. 또한 여전히 기업의 손아귀에 있는 일부 지역에 대해 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나이트 시티로 가려는 시민을 제지하는 남부 캘리포니아 경계 순찰대.
연방 정부는 북부 캘리포니아 자치주에 속한 나이트 시티를 고립시켰다.
나이트 시티 중심부를 초토화시킨 핵폭발 사고의 책임은 미정부와 밀리테크에 의해 아라사카에 덮어씌웠는데요. 크레스 대통령은 군대와 선전 자원을 동원하여, 아라사카가 마치 미국 도시의 파괴를 원하는 미치광이가 운영하는 사악한 외국인 기업인 것처럼 선전했습니다. 아라사카의 해외 자산은 몰수되었지만 신원불명의 용병단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전술 핵폭탄을 제공한 배후가 밀리테크라는 소문까지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진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엘리자베스 크레스 대통령은 여론을 빌미로 기업 자산에 대한 국영화를 단행하고 밀리테크를 좌지우지 하기에 이릅니다.
4차 기업 전쟁의 여파로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고, 연방 및 지방 정부는 폭동을 진압하고 연방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 힘썼습니다. 크레스 대통령은 나이트 시티 재건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도시 복구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나이트 시티를 방치 방치하면 북부 캘리포니아 자유주가 정부에 굴복하리라는 정치적 계산에서였죠. 하지만 크레스 대통령과 NUSA(New USA)에 의해 버림받은 나이트 시티는 미국 연방 정부의 통제권으로 돌아갈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재통일(2035-2069)
전후 기간동안 아라사카는 자산의 상당 부분을 전쟁 배상금으로 할애해야 했습니다. 또한 기업 내부적으로 CEO인 아라사카 사부로가 기업 내부의 반대에 부딪혔으며 아라사카 하나코, 미치코, 요리노부까지 3개의 파벌로 분할되기도 했는데요. 일본 내에서부터 수익이 보장되는 계약을 하나둘씩 성사시키고 10년에 걸친 내분을 정리하면서 점차 무기제조 및 보안 업계의 선두주자 자리를 신속히 되찾았습니다.
아라사카를 굴지의 메가코프로 성장시킨 아라사카 사부로 (1919년생)
한편, 나이트 시티는 노마드와 중소기업의 도움 속에 시민들 스스로 힘겨운 도시 재건에 나서게 됩니다. 또한, 당시 정부에서 아라사카를 핵폭발의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유언비어가 떠돌았고, 연방 정부에 고개를 숙이느니 차라리 아시아계 거물급 보안 업체인 아라사카가 복귀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 시민들의 여론이었습니다. 이는 아라사카를 포함한 메가코프의 패권욕에 다시 불을 지피는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통일 전쟁 | 금속 전쟁(2069-2070)
통일 전쟁은 NUSA와 자유주 사이에 벌어진 전쟁입니다. 2069년 말에 선출된 로잘린드 마이어드(Rosalind Meyers) 대통령은 국력 강화의 명목으로 자유주에 대한 연방 통치를 확대하는 통일 프로그램을 펼쳤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자유 주는 대체로 통일에 반대하는 분위기였는데요. NUSA 연방 정부는 국유화된 밀리테크 병력의 지원 아래, 콜로라도, 뉴멕시코, 와이오밍, 몬태나, 애리조나, 네바다, 북부 캘리포니아 등의 자유주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합니다.(7) 자유주들은 비밀리에 아라사카 측으로부터 무기와 지원을 받았음에도 NUSA 군대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7): 워싱턴, 오리건, 아이다호는 연방 정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선에서 중립을 지켰다.
NUSA(New USA)
미국 정부와 동맹을 맺은 남부 캘리포니아와 연방제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을 유지하려는 북부 캘리포니아가 서로 대치하는 가운데, 나이트 시티 시민들은 숨죽인 채 연방 정부군의 침공을 대비했습니다. 2070년 초, NUSA 육군 사단이 도시 외곽으로 진격하려 하자, 나이트 시티의 루시우스 라인(Lucius Rhyne) 시의원은 지난 10년간 의회에서 맺어둔 인맥을 활용하여 아라사카에 보호를 요청합니다. 며칠 뒤 아라사카 초대형 항모가 코로나도 베이에 도착하자, NUSA 육군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철수하며 나이트 시티는 전쟁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아라사카의 공개적 개입 이후 마이어스 대통령은 NUSA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분쟁으로 확대될 것을 염려해 NUSA와 자유주 연합 간 통일 조약을 체결하며 막을 내립니다. 자유주들은 자치권을 유지하는 대신 NUSA 연방 정부에 협력하고 상호 간 적대행위를 종식하기로 합의합니다. 양측 모두 만족할만한 통일 조약은 아니었으나, NUSA 연방 정부와 자치주 + 메가코프가 연합한 전쟁을 재개해 또다시 범세계적 위기를 초래하는 것보다 평화 협정이 나은 선택이었습니다.
전쟁 이후 나이트 시티는 북부 캘리포니아 자유주 및 NUSA의 법률과 지배 구조에서 독립하여 국제 자유 도시로서 입지를 굳히게 되는데요. 메가코프들이 NUSA 서부 해안에 교두보를 확보하고자 도시 활성화에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음에 따라 나이트 시티는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메가코프의 자금 지원으로 급속도로 성장한 나이트 시티
하지만 이로 인해 나이트 시티는 메가코프의 영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2070년, 나이트 시티는 2023년에 붕괴한 아라사카의 구 지사 자리에 아라사카 미국 지사 재설립 허가를 내줌으로써 이러한 흐름은 정점을 찍게 됩니다. 또한 나이트 시티가 맞이한 급격한 발전의 결실은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돌아간 것은 아니었죠.
초고층 건물이 즐비한 나이트 시티 중심부
전술핵으로 폐허가 되었던 자리에 재건축한 아라사카 미국 지사로 추정되는 건물도 볼 수 있다.
호화로운 삶을 누리는 고위층과 빈민촌의 대비되는 모습
오늘날의 위협
기상이변
유럽과 아시아가 안정을 되찾는 가운데 4차 기업 전쟁과 통일 전쟁은 막을 내렸지만, 그렇다고 세상이 하루아침에 유토피아로 변모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록 2020년대에서 2040년대까지의 기술 정체 덕분에 세계적인 환경 오염도는 도리어 낮아졌지만, 인류는 여전히 심각한 기후 변화의 위협에 당면한 상태였죠.
참고 이미지, 1999년 오클라호마주 아나필코를 강타한 토네이도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초대형 태풍과 토네이도가 세계 곳곳에서 막심한 인명 피해를 일으켰습니다. 아이티는 초강력 폭풍우가 연속으로 섬을 휩쓴 2062년 이후로 사람이 살지 않는 땅이 되었습니다. 자연재해와 이로 인한 집단이주 과정에서 수십만에 달하는 아이티인이 사망했으며, 카리브해 섬들에 닥친 재앙은 21세기 후반에 일어난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힙니다. 사막화와 가뭄은 더욱 심각해져 남아메리카는 물론 북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의 전 인구가 생존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식수는 바닥을 드러냈고, 이러한 상황은 지난 몇 년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뭄이 극심한 와중에 아이러니하게 홍수도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저지대인 네덜란드는 국토의 3분의 1을 잃었습니다. 네덜란드는 최신식 댐 건설 기술에 힘입어 전국이 북해에 잠기는 참사는 모면했지만, 몰디브는 군도 전체가 20년 전에 수몰되었습니다. 거듭된 자연재해로 토양 유실이 심각해지면서 이로 인한 기아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수십만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그나마 일부 도시 지역은 수경재배 및 도시형 수직 농업 도입으로 가까스로 식량난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사이버 웨어
또한 새로운 사회 문제도 등장했습니다. 사이버 웨어 기술의 발달로 인류는 운동 능력이나 무기, 넷러닝 해킹과 같은 기능성은 물론이고 패션 혹은 재미나 궁금증 등 저마다의 이유로 사이버 웨어를 이식하게 됩니다.
폭발적인 스프린트 성능을 위한 신체 개조. 흡사 F1 레이스의 피트인 모습을 보는 느낌이다.
실제 피부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퀄리티를 갖춘 리얼 스킨의 등장은 사이버 웨어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일등 공신이었다.
부유층은 자신을 뽐내기 위한 고가의 장식이 된 사이버 웨어를 이식하기도 한다.
상하악골 임플란트 설치를 스트리밍하는 미디어 인플루언서
일부 시민은 지갑 사정으로 인해 암시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물론 부작용에 대한 부담은 불법 서비스를 받은 소비자의 몫.
일부 부유층은 고가의 사이버 웨어를 노린 살인, 납치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응급 치료와 긴급 구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라우마 팀 서비스를 가입하기도 한다. 물론 엄청난 고가를 자랑한다.
그뿐만 아니라 과도한 사이버 웨어 이식에 따른 부작용 중 하나로 알려진 사이버 사이코시스(Cyber Psycosis)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반세기 전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사이버 사이코시스 환자는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으로 소외되어 급기야 대인관계에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타인에 대한 경멸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폭력으로 표출됩니다. 현재 사이버 웨어 이식 및 강화 정도와 발병률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연구 사례도 다수 있지만, 개인에 따른 발병률 차이를 일으키는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극단적인 폭력성을 띠게 되는 사이버 사이코시스.
과도한 사이버 웨어를 장착한 만큼 무기나 운동성이 뛰어난 경우가 많아 대량 학살로 이어지게 된다.
사이버 사이코시스 환자들은 대부분 즉시 사살되지만, 일반인보다 운동성이나 무기 등이 뛰어난 만큼 사이버 사이코시스 환자를 처리하는 전담팀 요원으로 교화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사이버펑크 2077의 세계관을 살펴봤고요. 이제 우리는 사이버펑크 2077이 출시하면 어떤 삶을 살아갈지 선택하면 됩니다. 노마드, 부랑아 아니면 기업인?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사이버펑크 2077 - 인생 경로 트레일러
한글날 전해진 사이버펑크 2077의 공식 음성 더빙 소식
차진 욕설만 들어봐도 얼마만큼 우리나라 현지화가 잘되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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