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저는 외국에서 27개월 여아와 함께 워킹맘으로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출산 휴가 1년이 지난 뒤 바로 아이는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언어 발달은 집에서 한국말 소통이 되고 어린이집에서는 한국말만큼은 아니지만 영어도 소통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기 싸움을 하는건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면 떼를 씁니다. 쉬지 않고 떼를 씁니다.
떼를 쓰면 기다려주고 감정이 소강상태가 되면 안아주고 이해 시키는 훈육 아닌 훈육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합니다. 안 간다고 떼를 씁니다.
하지만 막상 저랑 헤어지기전까진 울다가 제가 간 뒤에 너무나 적응을 잘합니다 어린이집에선 엘리트라고 합니다.
다만 엄마인 저만 보면 항상 떼를 씁니다. 너무 정도가 심해서 정말 많이 지쳐 몇 번은 아이 앞에서 운 적도 있습니다. 저희는 부모님 다 한국에 계시고 남편이랑 저만 외국에서 살고 있어서 도와주는 사람 한사람도 없이 둘다 일하면서 아이랑 살고 있는데 너무 정도를 넘어서서 늘 제가 지치곤 합니다.
정말 심할 때는 이러다 제가 애가 너무 미워지겠다는 생각까지 합니다.
8시까지 출근인데 (아빠는 5시까지 출근) 매일 매일 전쟁입니다. 항상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책을 10권에서 15권 정도 읽어주고 갑니다. 충분히 놀아 주기 위해서요. 매일 직장도 늦게 출근해서 이젠 상사가 눈치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매일 6시 30분에 깨워서 애를 준비 시키고 하는데 그 한시간 반정도 시간에 계속 떼쓰고 징징댑니다. 첨엔 영어로 말하는 어린이집을 다녀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는데 어린이집에서는 잘 알아듣고 수업 참여도도 다른 모국어만 사용하는 아이보다 더 좋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애들 보고 배워 와서는 거기에선 혼자 소변도 가리고 해서 선생님이 집에서도 해야 기저귀 안할 수 있다고 교육을 시키라고 했습니다.
약 한달 동안은 집에서 절대 화장실에 안 갔습니다. 그때도 멘붕이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완벽하게 하는데 집에서만 안하니..
한달 이후에도 집에서도 가게 하려고 밤엔 실수를 너무 많이 하더라고요. 본인 건강상태가 좋으면 대부분 밤에 소변을 보지만 최근2주 동안 아팠는데 그때는 매일 밤 전쟁을 치렀습니다...
제가 보기엔 모든 스트레스와 아픈 시기랑 저를 간보는 시기가 겹치고 아이 자체의 기질이 조금 예민하고 사랑을 많이 갈구 하며 자아가 쎈거 같습니다.
요 몇일 제가 아닌건 아니라고 더 이상 안해주고 그리고 저도 너무 지쳐서 아이 대하는게 그 전에 웃으면서 해준것에 반도 감정을 내지 않어 애가 지금 저에게 화가 나 있는 상태인거 같습니다.
어떻게 이 난제를 풀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외국 이민생활에서 부부가 맞벌이 하면서 27개월 딸을 키우는 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모를 겁니다. 아침에 아이가 엄마와 떨어질 때마다 전쟁을 겪어야 하니 엄마도 힘들고 아이도 힘들겠어요.
도와줄 사람이라고 있으면 좋겠는데 부모님은 모두 한국에 계셔도 도움을 받을 수도 없으니 정말 힘드시겠습니다. 또 막상 어린이 집에 들어가면 잘 지낸다고 하니 답답하시겠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달리 해 보면 아이가 이민 생활에서 언어도 문제 없고, 어린이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과 잘 지내면 더 이상 바랄게 없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이젠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따님이 27개월이면 아직 36개월이 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1년 뒤부터 엄마와 떨어져서 어린이 집에 다녔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아기의 발달 중에서 제일 중요한 시기가 36개월까지라고 합니다. 이 시기의 엄마와의 안정적인 애착이 아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 애착형성 기간 동안 아이는 엄마의 전폭적인 지지와 상호작용을 통해서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됩니다.
스트레스 대처법, 요구하는 법, 거절하는 법, 함께 잘 지내는 법 등입니다. 또 이를 통해서 ‘엄마에게 내가 사랑 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통해서, ‘사람은 믿을만하구나’, ‘세상은 살만하구나’ 하는 자기만의 인생철학을 갖게 됩니다. 이것이 자라서 자존감, 자아 정체성 등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 3돌까지의 엄마(주양육자)와 아기와의 관계 즉 엄마가 얼마나 아이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아이와 상호작용을 하는지, 풍부한 자극과 정서적 지지를 주는가’가 아기의 안정 애착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따님이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건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살려고 발버둥 치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성인같이 자기표현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엄마 나 살려줘!’ ‘엄마나 도와줘!’ ‘엄마나 너무 힘들어!’ 하고 외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님은 1년이 지나서부터 엄마랑 떨어져 있었으니 따님 입장에서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따님은 아직 엄마와 분리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민 사회를 보면 부모와 떨어져서 서부에서 동부로 대학을 간 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못 마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독립이 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지금 글 올리신 분 상황이 이민사회에서의 맞벌이를 해야하기 때문에 아이와 일찍 떨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시기는 따님의 인생에 제일 중요한 시기입니다.
어차피 따님은 시간이 지나면 유치원을 갈 때 자연스럽게 잘 떨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아이가 요구할 때 충분히 채워지지 않으면 아기가 엄마와 잘 분리된 후에는 여러 가지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따님이 밤에 실수를 하면서 조정이 안되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스트레스에서 오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엄마 아빠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어린이 집에서는 잘 하는데 왜 집에서는 안될까요?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을 아이들이 많이 그런 행동을 합니다. 따님 입장에서는 사랑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창의적인 행동을 하는 겁니다. 마치 동생이 태어났을 때 퇴행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인생에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정성과 사랑을 먹고 성장합니다.
대안을 말씀드리면
첫째 :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기를 권해드립니다. – 부모역할, 부부역할에 대해서 배우게 됩니다.
아이를 키울 때는 부부관계가 제일 중요합니다.
둘째 : 아이가 사랑 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항상 존중하고, 친절하게 대한다.
셋째 : 주양육자(엄마)가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내고, ‘사랑해’와 같은 정서표현과 스킨십을 많이 하고 재밌게 놀아주기를 권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가치 있는 일은 좋은 부모가 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아이의 행동 이해하기 위해 부모가 할 일
1) 아이의 마음 읽어주기
아이가 어떤 감정을 드러낼 때 부모는 놓치지 않고 아이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왜 그런 감정이 들었을까를 생각해보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부모와의 대화를 피하거나 감정을 드러내야 할 때 숨기고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은 아이가 부모에게 깊은 내면까지 보일 수 없는 아이만의 어떤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부모는 서운함을 드러내기보다 아이가 감정을 숨기는 이유에 대해서 자신들의 양육 태도를 되돌아보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야합니다.
2) 자녀 자신과 타인 이해 돕는 활동 실시하기
한 연구에서 자녀 자신과 타인 이해하는 활동을 진행한 그룹의 아이들이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아이들보다 자아개념이 긍정적으로 변화된 결과를 보였습니다. 긍정적 단어의 사용이 증가하고 못하는 부분이 있어도 시도해보는 행동과 말이 늘었습니다.
유아기는 자기개념을 형성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어린 아동일수록 자신의 표현을 수용받고 유능함을 인정받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자신과 타인의 부족함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3) 긍정적 정서표현 자주 사용하기
어머니의 긍정적 정서표현은 아동의 긍정적 정서표현을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자녀는 아머니(주양육자)의 표현을 듣고 아동이 상황에 따른 정서를 이해하고 모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와 반대로 어머니의 부정적 정서표현은 아동의 정서 이해를 방해합니다. 아동은 부모의 정서를 쉽게 흡수하고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모는 적절한 언어적, 비언어적인 정서 표현 방법을 학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문헌
신현옥, & 강문희. (1996). 자신과 타인이해 활동이 유아의 자아개념 조망수용 및 친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 아동학회지, 17(2), 121-139.
Denham, S. A., Zoller, D., & Couchoud, E. A. (1994). Socialization of preschoolers' emotion understanding. Developmental psychology, 30(6), 928.
*사진출처: pixabay
* 작성 및 옮긴이 :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안준영
[소장님 칼럼 및 인터뷰] >> 이향숙 소장 경향신문 인터뷰 (2014년 3월 6일) 놀이 없이 공부만 한 아이들, 아는 건 많지만 생활 부적응도 많아
[상담후기] >> 부적응과 우울한 아동이 심리치료 후 IQ가 20 상승된 아동 치료후기
[온라인상담하러가기]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