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에는 사회적으로 외모적으로 변해가는 남성상을 이야기 하며, 섹슈얼 열풍에 관해 다루었었다. 그러나 남성들의 섹슈얼 열풍은 그저 연예인들과 일부 멋내기 좋아하는 남자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남자들은 팔짱끼고 남 얘기 하듯 할 수 있단 얘기다. 하지만 여성들은 태고적부터 아름다움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자신들을 몰아쳐야 했다. (이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오늘은 이미 정착될 때로 정착된 여성들의 여러 가지 섹슈얼이미지와 음악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도록 하자.
|
|
90년대 초 하수빈과 강수지가 가요계에서 여자가수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을 때, 양쪽의 팬들이 아귀다툼을 벌이며 대전쟁을 치룰 때부터 청순미는 여자가 당연히 갖추어야 할 미덕이었다. (물론 그때도 언니들의 가창력은 지금처럼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길고 하얀 레이스 스커트를 펄럭이며 긴 검정생머리와 창백한 얼굴로 우리를 바라볼 때, 여자들은 그녀들의 가녀린 몸매에 분개했고, 남자들은 보호본능을 쓸데없이 발휘해주었다. 사실 이때 섹시함이란 술집언니들이나 갖추는 미덕이었다. 그 이후로도 S.E.S
(남자들은 뮤비를 보고 천사가 강림한 줄 알았다고 했다!)와 핑클(청초함과 상큼함이 잘 버무려진!)이 등장함으로써 청순미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요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
기본적으로 연예계에 데뷔하는 모든 여성들은 청순미를 베이스로 깔고 있어야 할 정도로 청순미는 당연한 덕목이었다. 신비주의로 일관하며 청순미를 동남아시아까지 전파하고 있는 전지현, 청순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손예진, 단아하고 맑은 이미지의 수애, 이름처럼 하늘하늘한 이미지의 김하늘, 세계로 뻗어가는 지우히메 최지우가 바로 대표주자들이다. 가수 중에는 박지윤 , 이수영 , 박정현 등 발라드를 추구하시는 언니들이 이런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사실 최근 여가수들 중에는 많이 찾기 힘든 이미지다) 박지윤의 경우 성인식 등으로 섹시한 이미지가 많이 떠오를 수 있겠지만, 데뷔초기의 청순한 이미지의 그녀가 더 자연스러워 보였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평이다.
|
1) 윤기나는 긴 생머리 긴 생머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매직스트레이트와 트리트먼트를 해줘야 하고 헤어에센스는 기본이다.(긴 생머리의 롱런 트렌드에 가장 분개한 사람들은 바로 곱슬머리 여성들이었을 것이다!) 머리감는데 샴푸와 린스는 왜 이렇게 많이 드는지, 긴머리는 왜 이렇게 말리는데 시간이 많이 드는지! (남자들은 아는가 이 고통을!) 2) 하얗고 맑은 피부 청순한 그녀의 피부에 여드름은 지대로 에러다. 여드름 피부라면 청순 이미지에서 아웃이다. 맑고 투명한 피부를 갖기 위해 여성들은 화장품에 수억을 들이고, 요새는 피부과에서 IPL이니 폴라리스니 하는 비싼 레이져 시술까지 받고 있다. 피부에 들이는 여성들의 노력과 돈이란 상상초월이다. 3) 여리여리한 팔과 허리 청순한 얼굴에 육중한 몸매? 저랑 장난 하십니까? 날씬한 몸매는 섹시하든 청순하든 기본인 것이다. 표준체중에서 10~12kg정도 빼줘야 요즘 한다하는 언니들 몸매라고 한다. (어디 마음 놓고 밥도 먹을 수 없는 세상이다.) 여성들은 다이어트를 평생 할 각오로 언제나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
|
청순은 자연스레 모든 여성의 이미지에 기본적인 베이스로 깔리고, 이제 세상은 한발 더 나아가 섹시한 여자들이 지배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사실 요즘은 여가수들의 기근현상이 심하지만) 발라드 여자가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여가수들이 아찔한 섹시미로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청순미를 벗고 솔로로 데뷔한 이효리 의 섹시미가 가요계를 강타하자 뒤를 이어 미나, 채연 , 빈, 아이비 , LPG , 레드삭스 와 같은 여성가수(혹은 그룹)들이 섹시미를 무기로 가요계로쏟아져 나왔다. 워낙 가수가 많다 보니 누가 더 노래를 잘하나보다는, 누가 더 섹시한가가 인기를 판가름 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옷감을 아끼려는 것인지, 진행비를 아끼시는 것인지 모르지만, 여가수들의 노출 많은 옷차림은 당연시 여겨지게 되었다.
더해서 완벽한 라이브가 가능한 가창력은 점점 없어도 되는 옵션처럼 되어가고 있다. 일단은 비주얼로 승부하는 게 섹시한 언니들이기 때문이다.
|
여가수의 노출과 함께 비례적으로 여성들의 노출도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무릎위로 확 올라오는 마이크로 미니가 유행한다고 한다. 게다가 밑위가 극도로 짧은 로라이즈진과 1mm의 여유도 없이 찰싹 붙는 스키니진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니 언니들은 복부와 엉덩이, 허벅지에도 지방과 셀룰라이트가 축적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때나 허리를 숙일 때 보이는 겹겹으로 쌓여있는 허리살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과도한 아드레날린을 방출시키니 주의해야 할 것이다.
|
1) 누브라 평균 사이즈 75A인 한국여성들에게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꼭 필요한 것으로 인식된 것이 바로 누브라다. 누브라는 노출이 많은 여름에 브라끈이나 브라라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주고 빵빵한 볼륨을 살려주는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접착식 브라이다. 그러나 광고와 달리 시도때도 없이 땀과 함께 몸에서 분리되어 여성들의 화를 돋구었다. 볼륨살리려다 망신살리는 경우가 있으니 요주의다. 2) 제모 얼마 전엔 “니들이 안하면 우리도 안한다”라는 식으로 여성단체에서 “남자도 제모를 하지 않으니 우리도 제모를 하지 말자”는 운동까지 거론되었었다. 하지만 여성들이 제모를 하는 부분에는 자기만족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다. 미끈한 피부를 만질 때의 그 촉감과 기분이란 아는 사람만 알 것이다. 하지만 매번 중요부분을 제모하는 것은 귀찮은 일임이 분명하고 신경쓰지 않은 날 당황스럽게 팔을 들어야 할 상황이 생기면 초난감 그 자체다. 요샌 비키니 수영복의 라인을 따라 은밀한 곳까지 제모를 하는 것이 비키니 왁싱까지 등장했다. 여자는 수영복 하나 제대로 입으려고 해도 이런 곳에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하니 여름이 되면 다이어트에, 제모에 스트레스 지대로다. 3) 썬탠 섹시한 이미지와 그을린 피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한편에서는 청순한 언니들이 완전미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썬탠을 하면 피부도 좀더 탄력있어 보이고 몸매도 날씬해보이는 착시현상 때문에 언니들은 피부암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
성형 전 과거 사진을 허심탄회하게 공개(시청자가 당황스러울 만큼!)하고 성형
사실을 고백한 현영 은 옆집언니와 같은 이미지와 환상의 S라인으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고 이효리는 학생 시절 HOT멤버 토니안 의
다이어리를 훔쳤던 이야기까지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해서
솔직하고 털털하다는 이미지도 만들어냈다.
같은 핑클 멤버였던 옥주현도 꽃미녀 멤버들 사이에서 받았던
스트레스와 설움을 승화시켜 죽음의 다이어트와 성형수술로
거듭난 자신의 과거를 공개했다.
팝아티스트 낸시 랭은 예술가로써 멀리해야만 할 것 같은 금전
적 이미지를 온몸으로 긍정하며 “나는 원래 속물스러운 여자!”라고
고백했다. 그녀는 어린시절 부잣집 외동딸로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았으나,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죽음으로 소공녀 세라와 같은 길을
걸을 뻔 했다. 그러나 그녀는 명품애호 취향을 드러내며 자신을 PR했고, 지금은 당당히 쌈지그룹의 낸시 랭 라인을 디렉팅 하고 있다.
뚱녀로서의 과거를 솔직히 고백한 여자 연예인들의 미래도 아직은 밝다. 맑고 톡톡 튀는 이미지의 이영아, 기상캐스터였던 안혜경, 탤런트 김아중도 70~80kg의 과체중 시절을 수줍게 고백하며 시청자들로부터 다이어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얻어냈다!
또한 가수 빅마마 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가졌음에도 예쁜 여자들의 백보컬을 맡았던
설움을 딛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
1) 눈웃음은 필수! 일단 웃는 모습이 예뻐야 한다. 이효리나 현영은 웃으면 만들어지는 반달형 눈매와 눈웃음으로도 우리를 사로잡지 않았던가. 미소가 예쁜 사람은 어디든 가서 미움 받기 힘들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하지 않았소!!) 2) 당당해야 한다. 물론 창피하겠지만 그런 것조차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현재의 자신의 삶에 애착이 있어야 한다. “과거에 그런 제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예요.”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는 사람보다 멋있어 보인다. 3) 드러낼 만한 과거만 드러내자. 아무리 솔직한 여자가 좋다고 해도 해도 될 말이 있고, 안 될 말이 있다. 골라서 얘기하는 센스를 발휘하자. (아무얘기나 다 하면 개념 없어 보인다.)
|
솔직하고 털털한 여성들의 이미지가 사회의 환영을 받는 반면 고고히 신비주의 이미지를 고수하는 부류의 여성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전지현, 심은하를 꼽을 수 있는데 전지현은 인터뷰도 많이 하지 않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사실 청순한 이미지를 가진 여자배우들은 신비주의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매체에 많이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말이 많아지므로 청순한 이미지가 반감될 우려가 있다!) 심은하는 결혼하는 그날까지도 신비주의를 고수하여 우리들을 아쉽게 했고, 한국에서는 드물게도 파파라치가 붙기까지 했던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러나 신비주의의 반대편에서는 말도 잘 못하고, 개념도 없는 여배우를 보호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성가수로는 브라운아이드걸스 , 메이비 , 씨야 등이 이런 신비주의 전략을 구사했는데 이들은 이전의 조성모나 SG워너비처럼 가창력으로 승부를 보고 싶어 하는 의도가 강하다. 가수가 가창력보다는 외모로 먼저 평가받는 세상에서, 대세를 거슬러 가창력을 앞세워 평가받고 싶어하는 의도는 정말 기특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들의 의도는 적중했다!)
|
지만 최근에는 이런 신비주의가 더 이상은 약빨이 받지 않는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사실 여배우들도 신비주의로 일관할 때보다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업(!)된 분들이 많이 계시다. 예를 들면 김하늘, 하지원, 전지현과 같은 케이스다. 김하늘은 <동갑내기 과외하기>, <그녀를 믿지 마세요>, 하지원은 <내사랑 싸가지>, <다모>,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 등에서 좌충우돌하는 발랄하고 엽기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써 이전의 인기를 훌쩍 능가하는 명성을 얻게 되지 않았는가? 사실 우리가 배우들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가녀린 우수에 젖은 모습보다는 우리와 비슷한 일상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
|
TV에서 섹시녀와 청순녀가 남성들의 채널을 고정시키고 있을 때, 다른 한편에서는 남자 같은 터프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온 여성들이 있었다. 영화 <에일리언의> 시고니 위버, <지.아이.제인>의 데미무어, <툼레이더>의 여전사 안젤리나 졸리(졸리는 캐릭터 자체가 섹시하지만)가 그들이다. 이들은 남자만큼 혹은 남자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여성도 남자가 하는 일을 똑같이 해낼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남자가 보는 여자의 모습이 아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독립성 있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이다. 가수 리아 , 마야 , 춘차 또한 남성적인 이미지와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드라마에서도 남자 같은 여자들이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방영중인 드라마 <주몽>에서는 주몽을 돕는 ‘소서노’라는 남장여자 역할을 한혜진이 맡고 있고, 얼마 전 막을 내린 <불량가족>에서는 사랑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반칙과 막말을 일삼는 ‘양아’역할을 남상미가 맡았었다.
|
| ‘소서노’는 역사적으로 실존하는 인물로 <삼국사기>만을 따른다고 하더라도 고구려와 백제, 이 두 나라를 세운 여장부요, 여걸이다. ‘양아’라는 캐릭터는 ‘남상미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말까지 탄생시키며 남상미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사실 여성들이 남성적 이미지를 드러내는 것은 여성들이 실질적인 힘, 즉 사회적인 힘을 갖고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고 있는 현실을 것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앞으로 강한 남자 같은 캐릭터를 지닌 여가수들과 캐릭터들은 계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