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교회 사모 수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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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두레마을에서는 어제부터 모래까지 농어촌 교회의 사모들의 수양회가 열리고 있다. 올 해로 열여덟 번째로 해마다 이 맘 때에 열린다. 금년에도 250여명의 사모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 수양회에는 참가 자격이 따로 있다. 농촌 벽지나 섬마을에서 섬기는 목회자들로 전체 교인수가 50명 이하인 교회의 사모들만 참가 대상이 된다. 두레마을에서 18년 전에 이 행사를 시작하던 때의 사연이 있다. 그때 서울의 한 호텔에서 목사님들의 특별 세미나가 열리는데 참가자격이 교인 일 천명 이상이었다. 그리고 참가비가 왠만한 시골목사의 한 달 생활비 수준인 금액이었다. 그 기사를 읽으며 내가 생각하기를 “이거 천명이 안되는 교회의 목사는 끼어들지도 못하는 거잖아, 그렇다면 우리 두레마을에서는 50명 이하의 교인들을 섬기며 외딴섬에서 궁벽한 산골에서 일하고 있는 목사님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자”는 생각으로 시작케 되었다.
처음에는 목사님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열려 하였으나 준비하던 도중에 마음을 고쳐먹고 그런 조건에서 섬기고 있는 교회 목사님들의 아이들, 사모님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열기로 하였다. 왜냐하면 실제로 고생하고 있는 분들은 목사님들보다 사모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저런 일로 바쁜 처지이지만 해마다 이 행사에는 꼭 참여한다. 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나 자신이 은혜를 받는다. 인간적인 면에서는 최악의 조건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사모들의 삶의 모습에서 진정한 크리스천다운 삶의 모습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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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교회 사모 수련회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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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지리산 두레마을의 “농어촌교회 사모 수양회”에서 강의를 하였다. 강의가 진행 되는 도중 앞자리에 앉아 줄곧 울면서 듣고 있는 한 분이 눈에 띄어 강의를 마친 후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모님은 왜 그래 눈물이 많으세요? 강의 시작하면서부터 줄곧 울고만 있는 것 같던데요?”하고 물었더니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목포 쪽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섬에서 남편이 목회를 하고 있는데 어제 새벽 4시에 집을 나서서 배를 두 번 갈아타고 육지에 닿아 버스를 타고 또 바꿔 타고 밤 10시가 지나서 두레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노라고 했다.
안정된 직장에 다니고 있었던 남편이 가로 늦게 사명감에 불타 직장을 사임하고는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된 후 지금 섬기고 있는 섬으로 가서 수년 째 목회를 하고 있는데 섬에 도착 했을 때 벗어서 선반 위에 두었던 구두를 몇 해 만에 처음으로 신고 왔노라 하였다. 내의 강의 도중 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해 주는 내용이 “어쩜 우리 부부가 섬에서 그간에 살아 온 삶과 꼭 같은 듯하여 자꾸만 눈물이 쏟아진다.”고 하였다.
듣던 중에 나의 가슴에 짠한 느낌이 들어 “사모님 힘내세요. 사모님 내외분이 외딴 섬에서 그렇게 충성하시는 삶을 예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겠습니까?” 하고 격려하였더니 눈물을 훔치며 답하기를 “아무렴요 그런 마음으로 우리 부부는 그 섬에서 일생을 마치기로 작정하고 있는 걸요. 우리 부부는 그 섬에 죽어 묻힐 자리를 정해 놓고 일하고 있어요.” 하는 것이었다.
나는 생각한다. 그런 일꾼들이 한국 개신교의 힘이라고. 도심지의 높다란 건물을 짓고 선남선녀들이 모여드는 교회가 한국교회의 중심이 아니다. 외딴 섬에서, 궁벽한 산골에서 일생을 바쳐 일하고 있는 그런 사역자들이 한국교회의 중심이다. 그런 일꾼들이 끊어지지 않는 한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다. 그리고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는 한 겨레에 희망이 있다. 그래서 두레마을과 두레교회는 해마다 그런 교회의 사모들을 위해 잔치판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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