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옥상으로 가 보니 비가 그친 하늘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구름이 태양을 가리우고 태양은 우리 사는 세상을 보고 싶어
하얀 구름사이로 고개를 내밀려하고 저 하늘 위에서는 옥신각신
서로 자리다툼이 요란한데 옥상 화단에는 어제 내린 비로
푸른 생기가 넘치는 식물들이 좁은 곳에서 자리다툼이 요란하다
겨우내 손봐둔 조그마한 화단은 이미 들깻잎이 세력을 넓혔고
그 틈으로 쑥갓이 커다란 키로 노란 꽃을 피웠고
소국들도 가을날 어여쁜 꽃을 피우기 위해 열심히 자라고 있는데
조금 눈을 돌려 내려다보면 초대받지 못하고 무시되는 잡초들이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바래기와 괭이밥이 아무리 뽑아내도 깊은 뿌리를 내리고서
안간힘으로 버티고 달개비 풀도 그 틈바구니에서
끼워달라고 몸부림을 친다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땅 아래 돌나물들이 길어진 키로 햇볕을 보고파서
고개를 내밀고 도라지 한 뿌리가 보라색 꽃을 피웠다
언젠가 얻어다 심어둔 돌단풍은 손가락같은 잎사귀로 처량하게
그늘 속에서 지내고 그 곁으로는 상추들이 꽃대를 세우고 다음을 준비하려 한다
그 틈바구니사이로 방아잎사귀들이 향기를 풍기고 조금 눈을 내리면 원추리도 꽃대를 세우고
작은 산초나무 한 그루가 봄에 옮겨 심겨져서 자릴 잡아가고 있는데
가끔씩 초대받지 못한 .. 까막중 풀이 불쑥 고개를 내밀 때도 있다
그까막중이 자랄 때면 여지없이 개미들이 그 주변으로 세력을 넓혀오고
진딧물들을 키워낸다 그 진딧물을 쫓아서 무당벌레가 가금씩 날아왔다가 개미들과
한판 전쟁을 치르고 혼쭐이 나서 다른 곳으로 날아가면서
조그만 파문을 일으킨다. 그 자리에는 또다시
가끔 날아드는 나비와 벌들 .그리고 이름 모를 풀벌레들이 가끔 애들과 함께
놀 때면 ..어디선가 묻어나는 향기가 있다
더덕이 상추꽃대를 타고 나도 있다고 자기존재를 알리고
주변화분에서 어제부터 피기 시작한 문주란 꽃들이 하얀 나팔꽃같이 피워낸다
돈나무도 화분에서 열심히 조그마한 잎사귀를 피워내고
애들이 올려다놓은 이름 모를 식물들의 화분들이
어제 내린 비로 흠뻑 젹셔 있다
화단 아래로 삐쭉이 내밀고 있는 잡초들이
나를 바라본다
뽑아버리려고 손을 내미는데
웃음 짓는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부르는 거 같아서
그냥 손을 거두었다
그들도 자릴 잡고 사는 한 생명인걸 ..
애들이 이른봄에 심어둔 작두콩이 덤불져서 새워둔 작대기를 타고 주황색꽃을
주렁주렁 달고 있다
그 덩쿨들은 주변에 닫는 거라면 뭐든 감아버린다
그래도 콩을 맺지 못하고 무수하게 꽃만 피워낸다
저쪽 구석에서 봄에 옮겨다 심은 박하들이 빠른 성장력으로 적응해 간다
올 가을에는 이 화단에 소국들이 지천에 있겠지
어디선가 배추흰나비가 날아와서 깻잎에 앉았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포즈를 취하는 거 같다
요놈이..어디서 사진을 많이 찍어봤나??
혼자 웃으면서 자연 속으로 빠져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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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시..
비온후 풍경
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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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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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연속의 삶...지구속의 나는 어느 틈새에서 숨쉬고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