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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牛♡│ 시 선 ‥| 스크랩 나도 노조를 하나 만들까 보다 외 / 임보
동산 추천 0 조회 467 13.04.04 14:10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나도 노조를 하나 만들까 보다 / 임보

 

 

무슨 노조냐고?

별로 마음 내키진 않지만 말이 나왔으니 숨길 것도 없다.

의치노조다.

의치노조라니?

가짜이빨도 모르는가? 의치노조(義齒老組) 말일세!

 

눈을 잃은 사람은 시각 장애인

귀를 잃은 사람은 청각 장애인

팔이나 다리를 잃은 사람은 지체 장애인

신체의 한 부분을 잃으면 다 장애인인데

왜 이빨을 잃은 사람은 장애인이 아닌가?

 

틀니를 낄 수 있으니 괜찮다고?

그런 논리를 펴는 관리가 있다면

그놈의 생니를 다 뽑아 틀니로 교체한 다음

요즈음 근황이 어떠신가 여쭈어 볼 일이다

잘 씹히십니까?

음식 맛이 괜찮습니까?

 

세상이 노조들 판인데

의치노조를 만들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우리들도 장애인으로 우대하라!

단단하고 질긴 식품들에겐 치세(齒稅)를 부과하고

식당마다 의치인들을 위한 V,I,P,석을 마련하고

공중화장실 옆에 의치 세척실을 설치토록 하라!

 

의치는 왜 의료보험 혜택을 안 주는가?

의료공단에서는 하루바삐

가난한 모든 의치들을 임플란트로 교체토록 하는

국가적 대 역사(役事)에 돌입토록 하라!

씹는 힘, 치력(齒力)은 곧 국력(國力)이다! 

 

 

 

 

 

 

 

 

 

망각에 대한 위로 / 임보

 

 

나비나 벌은

그들이 좋아하는

한 종류의 꽃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한평생 풍요롭게 잘 산다

 

이 부질없는 욕심이여,

이미 남의 아내 된

지난날의 그 처녀 이름 잊어 먹었다고

너무 안타까워 할 것 없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왕이 누군지 몰라도

아랍을 점령한 미국 대통령이 어느 놈인지 몰라도

내 인생 별 지장 없다

이 세상 잘 굴러만 간다

 

히말라야 계곡의 눈사태 나거나 말거나

고비사막 모래바람 일거나 말거나

그것들 알아도 별것 없고

그것들 몰라도 별것 아니다

 

사람이든 풀이든

일상의 이웃들 만나면 그저 반갑게

서로 미소 나누는 그것이 즐거운 삶!

잊지 않으려고 낑낑대며 무거워할 것 없다.

 

 

  

 

 

 

왜 거시기인가? / 임보 

 

 

입은 입

눈은 눈

귀는 귀

코는 코

다른 구멍들은 다 제대로 그 이름을 부르면서

왜 그 구멍만은 제대로 그 이름을 안 불러주는가?

 

사내애의 오줌구멍은 자지

계집애의 오줌구멍은 보지

사내놈의 생식기는 좆

계집년의 생식기는 씹

왜 그 이름들은 만들어 놓고

X 혹은 거시기라고 부르는가?

 

그것이 무슨 철천지원수라고

아니, 원수라니, 얼마나 소중한 물건인데

사람들은 왜 그것을 그렇게 꺼려하는가?

사람들은 왜 그것을 그렇게 무서워하는가?

참 이상도 하다

 

그놈들의 이름이 그처럼 고약해

정말로 부르기 어렵다면

사전에 있는 그놈들을 다 지우고

X와 거시기로 바꾸어야 할 일이다

생물학, 해부학의 인체도감에서도

그 이름들을 모두 추방해야 할 일이다.

 

 

 

 

                 남인도 자이나敎徒들의 순례행사

 

 

개구리 울음소리 / 임보

 

 

새벽에 눈이 떴다

뜬금없는 개구리 울음소리

요란도 하다

 

논밭도 없는 이 메마른 동네

어디서 그렇게 울어대나

참, 이상도 하다

 

일어나

가만 가만 찾아가 봤더니

부엌의 자동 압력솥에서

열심히 밥이 끓고 있다

 

한여름 내내 들판에서

벼들이 집어삼켰던

그 울음들이 뜨거워

다시 토해내는가 보다.

 

 

 

 

 

 

나는 무수히 찍혔다 / 임보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마다

교차로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우체국 창구며

24시간 자동코너에서

슈퍼마켓에서 일용품을 사다가

세콤이 붙어있는 대문 앞을 지나다

나도 모르게 나는 찍힌다

 

아니,

현금 출납 시는 말할 것도 없고

도서관의 도서 대출이며

식당에서 카드를 그을 때도

전화기의 버튼을 누를 때도

인터넷 사이트를 드나들 때도

나는 여지없이 찍힌다

 

영상과 기호로만 존재하는 나

빛의 칼날에

만신창이로 찢긴 채

무수한 공간에 분해 감금되어 있다

핀에 찔린 곤충처럼

전자 그물에 사로잡혀

꼼짝달싹 못 하는 신세다

 

아,

어떻게 그 구속을 벗어난다?

주민번호에

군번, 학번

ID며 PASS WORD들

이것들을 어떻게 빠져나온다?

그러니 속수무책 찍힐 수밖에

 

  

 

 

 

 

사랑에 관한 충고 / 임보

 

 

눈은 보기 위해 열려 있고

귀는 듣기 위해 뚫려 있다

 

닫힌 눈, 막힌 귀가

우리를 슬프게 한 것은 그 때문이다

 

발은 걷기 위해

손은 잡기 위해

 

울리지 않는 종은 종이 아니다

열매를 모르는 꽃은 꽃이 아니다

 

아, 사랑을 모르는 척하는 그대여!

잔인한 적막이여!

 

그것은 순결이 아니라

우주의 파산(破産)이다.

 

 

 

 

 

 

맛있는 것들은 다 단단하다 / 임보

 

 

가시투성이의 밤송이를 열고

가까스로 손에 넣은 알밤의 껍질도 얼마나 단단하던가?

미로 속의 고소한 알맹이를 탈취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견고한 호두알가 싸워야만 하는가?


아, 내가 좋아하는 패류들,

꼬막이며 백합이며 피조개며 전복이며… 

그것들이 단단한 껍질로 무장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세상에 맛있는 것들이 어디에 다 숨어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래도 모르겠거든

금은보화를 많이 가진 사람들이

단단한 철제 금고를 두는 이유를 생각해 보라.


이 얘기까지 해야 될지 모르지만

쉬 열리지 않는 여인의 문이 황홀한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울타리 /  임보

 



울타리는
경계와 경계 사이에 설치된 장애물이다

초가집 울타리는 수수깡이 되기도 하고
과수원 울타리는 탱자나무인 수도 있다

돌이나 흙으로 쌓은 담도 있고
철사나 철망으로 막은 철조망도 있다

개나리, 쥐똥나무의 부드러운 나무울타리
불럭이나 시멘트로 높이 차단한 단단한 벽

울타리는 도둑이나 적들을 막는 방어진인데
섬을 가둔 바다를 물의 울타리라 부른 이도 있다

인간이 만든 가장 긴 울타리는 만리장성
그러나 신이 만든 보이지 않는 울타리도 있다

보라, 지상과 천국 사이에 설치된
저 완벽한 허공!

 

 

 

 

 

 

 

완전한 부부임보



남편은 장님이고
아내는 앉은뱅이

그들은 따로 따로 살 수 없지만
부부가 되어 잘 살아간다

남편은 아내의 발이고
아내는 남편의 눈이다

남편의 등에 업힌 아내가 앞을 보고
아내를 업은 남편이 길을 간다

아내를 밭에 갖다놓으면 김을 매고
아내를 시장에 데려가면 장을 본다

두 불구가 만나 하나로 완성된
동심일체 완전 부부

온전한 사람들은
다 결손 부부들이다

 

 

 

 

 

 

반세기 만에 걸려온 전화임보
 

 

이런 전화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
열두셋 때의 시골 초등학교 동창생으로부터
문득 걸려온 전화
저녁 식탁에서 홀로 매실주 한잔 마시고 있을 때
그것도 여자의 목소리
이름 밝히기를 머뭇거리면서
내 시를 읽고 전화를 했다는,
어렸을 때 공부도 잘했는데
출세해서 반갑다는 문안의 전화
시인이 무슨 출세인가 반문했지만
행복도 해라
시인을 아끼는 옛날의 친구가 있으니
시인이 된 것은 40년도 넘은데
얼마나 망설이다 이제야 전화를 했을까?
남자들 모임이 있으니
서로 연락해서 만나자고 했더니
대답을 하지 않는다
둘이만 만나자고 했더라면 혹 허락했을까?
하기사 이제는 다 늙어빠진
두 늙은이가 만나서 무엇 하리
희미한 기억들을 더듬어 가며
친구들의 근황을 서로 묻고
배우자와 자손들을 묻고
좋아하는 음식을 묻고
그리고 돌아가는 길을 묻고
서로 손을 흔들며
더 쓸쓸한 가슴들이 되어 헤어질 것을

 

 

 

 

 

 

 

길 없는 길 / 임보 

 

 

강물 위에 앉았다가
일제히 하늘을 향해 비상해 오르는
수천 마리 철새 떼들의 일사분란
그들은 길 없는 허공 길을 평화롭게 날아
그들의 고향에 이른다

바다 속을 헤엄쳐 가는
수만 마리의 어군들
어떠한 암초와 수초에도 걸리지 않고
수만 리 길 없는 물길을 거슬러
그들의 모천에 닿는다

그러나
이 지상에 수천만의 길을 만들어 놓고도
제 길을 제대로 찾아가지 못해
좌충우돌 피를 흘리며 주저앉는 사람들
그들은 고향도 모천도 못 찾고 허둥댄다

길이 없으면
세상이 다 길인데
길을 만들어
일만의 길을 다 죽인다

 

 

 


   

 

****** 

죄송하고 불경스러운 일입니다만 시인님의 위 시를

읽으며 저의 자작시를 덧붙입니다    

 

         

초정리에서 57 - 내용증명 / 최병무       

 

 

모처럼 날아온 편지 한 통.         

갈까말까 망설이다 과감히 통과한         

아슬한 순간의 신호위반 내용증명.         

범칙금 60,000원+벌점 15점.         

돈도 돈이지만         

우길 일 없어진 것에 대한 화가 나다          

빈틈없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다 

         

이럴 땐 네팔王國이나 티벳으로         

아직도 수신호를 하는 나라로         

몰래카메라 없는 나라로         

망명하고 싶다 

 

 

 

 

 

 

         

틀니 / 최병무  

 

         

솔직히 나는 대통령보다 내 틀니가 고맙다         

한때 감추고 싶었던 틀니, 나는 종종 선사시대          

인류의 치아문제를 생각하며 齒痛과 拔齒와          

義齒에 대한 상념에 빠져드는 것이었다         

지금 나는 당당히 내 치아가 전체 틀니임을         

밝힐 수 있지만 아직도 필리핀의 그 치과의사         

말고는 틀니를 착용하지 않은 내 모습을 본          

사람은 없다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아내도          

본 적이 없다 그것은 수치이기도 하였거니와         

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름답고 싶으니까         

무덤까지 가지고 갈 계획인 데, 오늘도 씹는         

일의 부실함에 대하여 고통을 분담하는

 몸의 각 器官에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지금 내가 누리는 의술과 문명의 利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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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4.04 17:51

    첫댓글 우대하라 우대하라!

  • 13.04.05 02:35

    그래요. 문명이란 우리를 얽어맨 덫이기도 하면서 또한 수명을 연장시켜 주는 利器이기도 합니다.
    털니가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이기인가요?

  • 13.04.05 09:36

    만들기만 하십시오 ,선생님 노조에 가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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