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142937524D5FC8A011)
溺 愛 (익 애) 22
아주 조금만 움직였을 뿐인데, 어딘가 무지하게 아픈 거야.
나 넘어진 적도 없는데……. 왜 이렇게 아픈 걸까.
“너부터 말해.”
천천히 지용의 집으로 가고 있던 승현의 발걸음이 우뚝 멈춰섰다.
지용도 역시 걸음을 멈추어 미간을 좁히는 승현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잠시 바닥을 응시하며 승현은 짧은 생각에 잠겼다. 지금 지용에게 말할 것인가. 아니면 더 시간을 끌 것인가.
하지만 자신도‘이한림’의 정체가 궁금한 건 당연지사였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하면 뭐가 달라질까요?”
승현의 허무한 대답에 지용은 별 거 아니라는 듯 자신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
“달라져, 분명히.”
흔들림 없는 그의 단단한 눈빛에 승현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변할 리 없어. 난 평생 공포에 떨면서 살아야 겠지. 승현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그럴 리는 없어요.”
“뭐?”
“애초에 가망성 없는 거에 대해서 난 희망을 걸지 않아요.”
무조건 부정적으로 단정 지어버리는 승현을 보자 지용은 심한 불쾌감이 올라왔다.
지용은 그의 양 어깨를 꽉 잡은 후 또박또박 한 글자씩 내뱉기 시작했다.
“변해. 변할 수 있다고. 너도, 나도.”
잠시 그들 사이에 침묵이 맴돌았다. 그리고 그 침묵을 깬 건 승현이었다.
“…사방이 막힌 곳.”
지용은 티나지 않게 침을 꿀꺽 삼켰다.
“창문 하나 없이 좁은 곳.”
“…….”
“숨이 막힐 것만 같은 그런 곳.”
한숨을 푹 내쉰 승현은 고개를 들어 진지한 얼굴로 자신을 응시하는 지용에게 결정적인 단어를 말해주었다.
“즉 폐쇄된 장소.”
“…응.”
“병…명은.”
승현은 갑자기 목소리가 떨려와 헛기침을 하며 목을 다듬었다. 자신의 입으로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았다.
지용은 괜찮다는 듯 어깨를 잡은 손에 살짝 힘을 주었다.
“Claustrophobia. 일종의 공포증이죠.”
예상치 못한 승현의 대답에 지용은 당황함이 밀려왔지만 겉으로 표내지 않기 위해 애쓰는 중이었다.
공포증, 공포증이라……. 그런 게 정말로 있었단 말이야?
어, 그러니까. 지용이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이런 상황에선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승현은 그런 지용을 다 안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지만 씁쓸한 표정은 숨길 수 없었다.
화들짝 놀라 뒤로 자빠지지 않은 게, 표정을 일그러트리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괜찮다는 말은 하지 않아.”
잠시 허공을 보며 생각에 잠긴 지용은 그냥 자신답게, 떠오르는 그대로 말하기로 했다.
가식적인 말은 절대 자신의 체질도 아니며 승현이 어떤 대답을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권지용이다.
“하지만 네가 말하기 전과 후의 차이는 없어. 난 아직 자신만만해. 네가 변할 거라는 거에 대해서.”
토끼눈이 된 승현의 얼굴엔 이제 씁쓸함이란 남아있지 않았다.
역시 당신이란 사람은. 승현은 자신의 어깨에 올려져 있는 지용의 손을 내리며 살풋 웃음을 지었다.
“기대할게요.”
“마음껏.”
좋아요. 승현은 찝찝하지만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지용의 집으로 향했다.
지용이 열쇠로 문을 열지 않고 바로 손잡이를 잡아 돌리자 문이 쉽게 벌컥 열린다.
그리고 자신은 집 안으로 쏙 들어갔다.
그 뒤를 따라 들어간 승현은 아까의 상황을 되짚으며 작게 눈살을 찌푸렸다.
“왜 문을 안 잠궈 놔요?”
“오늘은 깜박했어.”
별 거 아니라는 듯 소파에 앉는 지용은‘오늘은’이라는 말에 맞지 않게 너무나도 능청스러웠다.
자주 안 잠그고 다니는군. 승현은 혀를 쯧쯧 차며 그의 옆에 앉았다.
“잠그고 다니세요.”
“오늘 너 빨리 보려고 정신이 없어서 그런 거야.”
“우와, 역시 형이 짱이야! 멋있어요!”
그러자 지용이 목도리를 푸르며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따위의 포스를 풍겼다.
“라고 할 줄 알았어요?”
목도리를 풀던 손 동작이 멈췄고 이번엔 뭐라고? 너 기어 오르냐? 하는 표정이었다.
아, 나는 참 표정을 잘 읽는 것 같아. 정신과 의사라도 할까나.
“그러다 도둑 들면 어쩌려고 그래요! 형은 우리 집 좀 털어주세요 하고 광고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구요.”
승현은 자신의 목적이었던 가방을 소파 앞에 있는 탁자에 올려놓은 후 지용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파카까지 벗은 지용은 편안한 자세로 팔짱을 끼며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였다.
그런 지용이 순간적으로 귀여워 보여 승현은 작게 숨을 들이켰다.
아마 왜? 라는 의미일 것이다. 고개를 휙휙 저은 승현은 곧 입을 열었다.
“형 차례에요.”
* * * * *
흠, 뭐죠 ㅠㅠ 뭔가 부족한 것 같은 이 느낌은 ..
여튼 22편입니다 ^,^ 이제 지용군 차례인가요?ㅋㅋㅋㅋ
여러분 모두 감사감사드린다요! -타오-
첫댓글 헛... 음, 그러니까... 지용이가 궁금한건 승현이의 폐쇄공포증이었군요. 흐음...
자, 이젠 지용아 네 차례다... 이한림은 뭐야, 누구야!!! 잘 생각하고 대답해야 할게야...(뭐래니 ;;;
네, 그렇습니다. 지용이가 궁금한 건 그것이엇죠!!!!!!!
그래 걔는 누구야!!!!!뭐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감사드립니당 ㅎㅎ
권지용 차례입니다.........이게 제일 궁금해요.......얼른 그 그 이한림!!!!!!!!!그래!! 걔에대해서 말하란 말이야 !!! ㅠㅠ..헉ㅇ헝 자신만만한 권지용......님이 이승현님의 공포증을 고쳐주겠죠...? ㅠㅠ얼른 고쳐주길 바랍니당...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제발 고쳐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해! 빨리 말하라고 지용아!!!!!!
댓글 감사드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