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자체를 온전히 즐기고 만족하는 법이 없다
이 세상에서 절대 바꿀 수 없는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나온 과거입니다. 누구도 자신의 어제까지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지요.
다만 우리는 자신의 내일은 바꿀 수가 있습니다.
삶이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사용하는 여정입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통해 내일의 행복이라는 희망을 꿈꾸게 되지요. 때문에 바라고 원하는 미래는
오늘 내가 최선을 다한 결과로 주어집니다. 오늘만이 최선의 삶을 사는 날입니다.
90년대 초 결혼과 동시에 남편과 함께 일본으로 가서 유학하던 시기를 떠 올려봅니다.
당시 물가가 높기로 유명한 동경에서 우리 부부는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함께 공부를 했습니다.
남편은 “이제 넌 내 사람이 되었으니까 모든걸 내가 책임져야 하니 장모님께는 손 벌리면 안돼” 라고
미리 못을 박더군요. 제 공부는 사실 남편이 받은 장학금으로 대부분 충당을 했으며,
우리 둘은 양가집의 도움 없이 공부를 무사히 끝냈습니다.
그러고도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일본에서 벌어온 돈으로 중고차도 한 대 샀으니 대견한 일이었죠.
사실 나는 결혼하기 전 고생이라고는 별로 모르고 자라왔기 때문에 유학시절의 생활은 초라하고
궁색한 가난뱅이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집은 코딱지 같이 작았고 원래 일본은 집이 작기도 하지만 난생 처음 식당에서 일하고 서빙도 했습니다.
남편의 자전거가 자가용을 대신하였습니다. 큰 애를 임신했을 때 역에 남편을 마중 나갔다가 부푼 배를 안고
자전거 뒤에 앉아 집까지 온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덜컹거리고 딱딱한 감촉에 엉덩이는 아팠지만 남편의 허리를 꼭 껴안고 불어오는 바람을 온 몸에 맞으며
탄 자전거는 이제 소중한 추억이 되어서 가끔 웃음 짓게 합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살면서 한번도 해 보지 못한 경험을 낯선 땅이었으니까
젊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지요. 이제까지 살아 보니 그 때 그 시절이 참으로 소중하고 행복이었다는 것을
새삼 지금에 느낍니다. 막상 그 당시에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내가 이럴려고 결혼을 했나’
‘왜 결혼 하고 갑자기 내 신세가 이렇게 됐지?’등등 온갖 불만과 신세타령을 한 적도 많았습니다.
저를 만나러 한국에서 친구들이 일본에 와서는 쇼핑을 마음껏 하고 코딱지 같은 저희 집에 들러
같이 있을때면 괜히 쪽 팔려 자존심도 상하고 부끄럽기도 하였으니까요. 철이 없었던 것이지요.
세월이 많이 흘러 지금 다양한 공부와 강의를 하다 보니 그 때 내가 왜 감사한 마음,
긍정적인 마음의 태도를 가지지 못했는지? 진즉에 깨달았다면 하루 하루를 얼마나 행복한 마음으로
즐겁게 살았을 것인데 라는 후회가 밀려듭니다.
저와 절친한 박사 한 분이 있습니다. 본인이 늘 꿈 꾸던 삶은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고 근사한 집을
장만하겠다는 것을 평생의 목표로 삼고 치열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본인의 바램대로 5년 만에 박사가 되고,
대학 교수가 되었으며 신도시에 멋진 아파트도 마련하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루고 보니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행복은 아주 잠깐 스치고 지나고 또 다른 불안과
과로로 스트레스만 한 가득 하다고 하더군요.
우리 모두는 더 높은 명예, 더 높은 곳에 올라가려고 오늘의 행복을 저당 잡고 있습니다. 참거나, 미루거나,
준비하면서 나중에 행복해질거다는 생각으로 ‘이것만 해 내면 행복할 거야.’
‘취직만 하면 편안해질거야’
‘내년에는 행복할거야’ 마치 저축해 둔 행복을 나중에 꺼내 쓸 것처럼 합니다.
그러나 높은 지위에 올라도, 취직을 해도, 내년이 되어도 여전히 힘들고 고된 삶이 우리내 인생입니다.
그 당시, 그 때의 행복은 영원히 다시 찾지 못합니다. 과거의 부채에 묶여, 오지 않을 미래를 걱정하며,
더 높이 올라가고자 오늘 하루가 늘 힘들지는 않는지요?
지금 내 손 안에 잡고 있는 감사거리, 행복거리를 외면한 채 먼 곳에서 행복의 파랑새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릅니다. 우리네 삶은 수시로 고달프고 춥습니다.
인생에서 찬 바람이 불고 힘든 시기에도 얼마든지 감사거리가 있고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행복은 ‘지금 여기’에 이미 있습니다. 즉 행복은 어떤 상황에서도 거머쥘 수 있는 것입니다.
시련과 역경이라고 생각하는 현실의 삶 속에서도 손을 뻗으면 붙잡을 수 있습니다.
행복은 물리적 여건이 아니라 정신적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이미 주어진 행복을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이 위대한 능력자입니다.
우리는 길을 가다 멈춰서서 흐드르지게 핀 꽃향기를 음미하고, 산책하면서 바라보는 파란 하늘의 색깔에
경이로움을 느끼며, 걸을 수 있슴에, 살아있슴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법에 익숙치 않습니다.
강사가 업인 나도 훌륭하고 질 높은 강의를 위해 공부하고, 책 읽고, 글을 쓰고, 머리가 터져나가도록
프로그램에 대해 연구하고 강의제안서를 만들어 보내는 일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오로지 장밋빛 미래를 향하여 달리는 것입니다.
더 성공하기 위해, 더 인정받기 위해, 더 유명해지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린 적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스트레스 속에 옆도 뒤도 돌아볼 겨를 없이 길가에 꽃도, 하늘도, 경치도 덤덤히 스치고 바라보며
미래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달려온 삶이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 그 자체를 즐기고 내가 성장한다는 것을 음미하면서 하루하루를 훨씬 행복해하며
현재를 살 수 있었을텐데요. 무엇때문에 그리 앞만 보고 달린걸까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전에는 절대 삶을 즐기면 안 되는 것처럼 살아가고,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현재의 행복을 얻는 기술을 배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미국의 로마 가톨릭 신부인 토머스 머튼은 “인생의 승패는 좋은 카드를 잡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손에 쥐고
있는 카드를 어떻게 잘 쓰느냐에 달려있다”고 했습니다.
베트남의 평화운동가 틱닛한은 “삶의 기적은 ‘지금 여기’에 있다. 과거 때문에 괴로워하고 미래를 걱정하면
‘지금 여기’에서 세상의 기적과 만날 수 없다, 미래의 기적을 기다리지 말라”
지나온 과거는 이미 다 써 버린 지폐입니다. 오지도 않을 미래는 끊지도 않은 당좌수표입니다.
오늘만이 손에 쥔 현금입니다. 왜 지금 행복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유보해 둡니까?
오늘 당장 행복해져야 합니다.
- 매력컨설턴트 현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