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1번지'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주임 박신언 몬시뇰)이 '선교 1번지'로 떠올랐다.
명동본당에 따르면 2005년 한해 동안 본당 예비자 교리반에 등록한 이와 세례를 받은 이는 각각 1365명과 952명으로, 2004년 1090명과 771명에 비해 무려 25%가 늘었다. 청년이 전체 세례자의 70%를 차지할 만큼 젊은층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 이전과는 다른 지난해만의 특징. 미사 참례자 수를 가늠할 수 있는 주일 헌금 역시 2004년 평균 1600여만원에서 2005년 2400여만원으로 800만원이 껑충 뛰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명동성당 성전보수 벽돌 봉헌금도 지난해 두배 이상 늘었다. 2년6개월간 2억4000여만원 가량 접수됐던 벽돌 봉헌금이 박 몬시뇰 부임 이후 1년3개월 동안 7억8000여만원으로 불어난 것. 반밖에 되지 않는 기간에 2배가 넘는 기금(5억4000여만원)을 모은 셈이다.
명동성당을 찾는 이가 이처럼 갑자기 늘어난 것은 명동성당이 명실공히 '기도와 선교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온 본당측의 노력이 차츰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첫번째 비결은 신자들과 함께 하는 본당상을 구현하기 위한 본당 신부들의 열성.
박 몬시뇰은 본당 사제 6명이 관할 지역 신자 가정 전체를 방문토록 한 데 이어 5개 구역은 박 몬시뇰 주례로 구역 현지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결속을 다졌다.
또 토요일 오후 6시 특전미사부터 일요일 저녁 9시 미사까지 12대의 미사가 끝날 때마다 본당 사제와 수녀 10여명이 모두 나와 신자들을 배웅한 것은 신자들을 대하는 본당 사제와 수도자들 자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세심한 배려라는 평가를 받으며 본당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기폭제 역할을 해냈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와 명동성당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은 좋은 강론을 들으려 온다는 판단에 따라 사제들에게 강론 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한 박 몬시뇰의 독려 또한 주일 미사 때마다 성당을 가득 메우는 성과를 낳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주일에 승용차를 타고 와서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 편의를 위해 계성초등학교 운동장과 성당 마당, 가톨릭회관 주차장을 주차 공간으로 제공하고 2시간까지 무료로 주차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주차 봉사는 서울대교구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 회원들이 매주 10명씩 교대로 나서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박 몬시뇰은 "지난해 1월 신설한 매일 성지미사를 통해 성지로서 명동성당을 부각시키고 순교성인들의 거룩한 신앙을 본받고자 기도에 힘쓴 것이 명동본당 선교 활성화에 보이지 않는 힘이 됐다"고 밝혔다. 기도의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이가 오랜 기간 기도할 때 반드시 이뤄진다는 것이 박 몬시뇰의 지론. 박 몬시뇰은 "신자가 크게 증가한 것이나 벽돌 봉헌금이 두배 이상 늘어난 것 모두 기도의 힘"이라면서 꾸준한 기도의 힘을 거듭 강조했다.
명동본당은 올해도 선교에 역점을 두고 특별히 지난해 71% 수준이었던 세례자 비율을 좀더 높이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할 계획이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인준을 받아 올해부터 모든 미사와 회합 후에 바치게 될 '선교를 위한 기도'(아래 참조)는 선교를 촉진하기 위한 대표적 노력 가운데 하나이다.
박 몬시뇰은 "명동성당이 활기를 띠면 선교가 살아나고, 선교가 살아나면 한국교회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별히 젊은이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명동성당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 선교를 위한 기도
「만민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라!」 명하신 주님, 말씀의 빛으로 이 땅을 비추시고, 순교자들의 신앙 위에 한국교회를 세워주셨으니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기도와 희생과 열성이 부족하여 주님을 알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당신을 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 간구하오니, 굶주림과 박해의 칼날 아래서도 옹기를 지고 묵주알을 굴리며 복음을 전파하신, 순교선열들의 열정을 본받게 하소서.
또한, 저희의 마음을 성령으로 불타오르게 하시어 저희가 만나는 모든 이에게 진리이며 생명이신 주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시고 언제 어디서나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선포하는 복음의 사도가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삼천리 방방곡곡에 주님의 말씀이 메아리치며, 온 백성이 주님을 흠숭하고 찬미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한국의 모든 성인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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