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는~ [밤꽃일기]6월 끝자락에서

2003. 6. 30. 월. 6월 끝자락에서

대청물보라 시삽 준영이 모친상을 당했다.
누가봐도 우애좋고 멋진 가정이었다.
건강한 가족의 모델이라고 할까...

어머니는 아직 젊으시고, 멋쟁이다.
아침에 에어로빅을 다녀오시고 수영도 가끔 즐기신다.
저녁에 머리가 조금 아프다고 하시더니
새벽에 돌아가셨다.
뇌출혈이다.

무어라 위로의 말을 전할 길이 없다.
우리 말이 너무 부족하다.
말이 넘쳐나는 속에서도 부족함을 느껴야 하다니...

공사수영장엘 다녀왔다.
지역에 있으면서도 철저한 보안 때문에 가보지 못했다.
깨끗하고 쾌적한 50미터 풀이다.
깊이도 일부는 3미터다.
3미터 속에서 잠영(물속에서 하는 수영)을 했더니
귀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다.

주변에 빨리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이 있으면 좋겠다.
프로야구, 축구 등 엘리트 스포츠 육성보다는
생활속에서 편리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언론이 나서도록 다시 한번 지역 언론모임에서
제기해 보아야겠다.

여름 휴가 계획과 여름성경학교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막연하다.
필리핀 여행도 얼른 계획을 확정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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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27. 금. 아내와 빗속을 달려요.

오늘 아침 충주로 출장을 갔다.
아내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함께 갔다.

엄청나게 비가 퍼부었다.
빗속에서 황의종의 씨디를 들었다.
언제 들어도 그의 음악성에 감탄한다.

모처럼 한시간 넘게 아내와 대화를 했다.
내가 야하고 여운이 긴 달래강 이야기를 했다.
아내는 옛날 연애할 때 이야기를 했다.

이제 빗속에 데이트가 즐겁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서 빗속에서도 즐길 수 있는 법을 터득했다.

너무 야한 이야기나 힘든 요즘 사무실 얘기를 그만두고
재미있고 훈훈한 얘기 한토막 했다.

잠시 독자들에게도 소개한다. 라디오에서 들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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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0번째 손님

국밥집에 허름한 차림의 할머니와 어린 손자가 들었다.
두 사람은 국밥 한그릇만 시켰다.
할머니는 손자에게 국밥을 먹이고 자신은 괜찮다고 했다.

주인이 가만 보니 돈이 없어 한 그릇만 시킨 것이다.
그래서 주인이 계산 할 때
"축하합니다. 오늘 우리집 100번째 손님이십니다.
음식값은 무료입니다."고 했다.

얼마 후에 다시 두 손님이 찾아왔다.
이날도 마찬가지로 한릇만 시켜 손자만 먹이고 있었다.
"아이구 할머니는 복도 많으십니다. 오늘도 100번째 손님입니다."

며칠 후부터 길건너에 아이가 서성이기 시작했다.
아내를 시켜 알아보니 아이가 국밥집 손님을 세고 있는 것이다.
100번재에 맞춰 들어가서 할머니에게 국밥을 시켜 주기 위해서다.

주인은 고민했다.
괜시리 장난해서 아이 마음에 상처를 주게된 것이 마음 아팠다.
기껏해야 하루에 손님이 50명 정도 드는 국밥집이기 때문이다.

주인은 퍼뜩 한가지 생각을 해냈다.
친구와 단골손님에게 전화를 해서 주변 사람들을 모두
초대했다. 무료로 국밥한끼 대접한다고 했다.
그동안 이용해 줘서 고맙다는 이유로 대접한다고 했다.

물론 아이와 할머니도 100번째 손님으로 국밥을 대접받았다.
그후로 이 국밥집에는 매일 100번째 손님과 때론 200번째 손님이
무료로 국밥을 대접받았다.

**빨리 나도 음식점 차려서 200번째 손님에게 공짜로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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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26. 목. 글이 주는 아픔

일전에 우리법원에 쓴 글이 문제가 되고 있다.
나는 어느 순간 순식간에 글을 써내려 갔다.
그리고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다.
누구를 의식해서 고치고 다듬다 보면 내 진의가 굽어질까봐서다.

양이 많아서 편집하며 일부를 뺐다.
내 인생론은 대부분 빠지고 법원의 문제에 관한 내 생각을
비중있게 실었다.

실감나게 글을 쓰다보니 다른법원에서 누구에게 들었다고
쓴게 아니고, 내가 직접 겪은 것으로 소개하면서 글을 썼다.
대다수 법원에 공통적으로 있을법한 일을 골라 썼을 뿐인데
청주에서 나와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은 자신을 지칭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내게 직접적으로 서운하다고.... 그럴 수 있느냐고 하는
분들이 계신다.
혹시 이렇게 생각하는 청주법원 직원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다.

그 글이 내 진심임에는 틀림없으나
그렇다고 특별히 어떤 직원을 지칭해서
흠을 잡으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다만 잘못된 관행이나 문화가 있다면 한번 검토해 보자는 뜻이다.
제도도 바꿀 수 있으면 바꿔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항의를 받고는 당혹스럽다.
어찌되었든 그런 의도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무척 미안하다고 했다.

글쓰는 재주가 아무리 뛰어난 사람일지라도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면 서운할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아픔이지만 그 생각만 하고 안쓸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미안합니다.
하지만 그런 말도 때론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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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25. 수. 여자로 태어날걸

여자에 관한 글을 처음 읽은 것은 중학교 때.
친척집에 가서 가정백과에서
아기를 갖는 것부터 부부 잠자리까지
상세하게 나와 있는 것을 밤새워 독파했다.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끝까지 읽었다.
그걸 잘 기억했다가 결혼해서 써먹었으니 참...

결혼해서 여자 때문에 너무 힘들어
여자에 관한 심리학자의 책을 읽었다.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그러나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 책들에는 한결같이 여자를 애완동물로 다루고 있을 뿐
인격체로 다루고 있지 않다.
그걸 사랑이니 애정이니 차이점을 인정하느니 하는 말로
포장해 놓았다.

나는 성경에 나오는 이름없는 여인들이 진정
인격을 갖춘 인간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런 여자인간(여자동물이 아닌)과 만나고 싶다.

아침부터 부부싸움을 해야하는지 아휴 참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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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23. 월. 우리는 누구앞에 서 있는가?

미국 대통령 윌슨인가 하는 사람 당시에 빌 모이어라는 목사가 있었다.
그는 후일 텔레비젼 스타가 되었는데 당시 대통령자문 노릇을 하였다.
백악관 오찬 때 대통령은 그에게 식사기도를 부탁했다.
멀리 떨어져 앉아 있던 목사는 작은 소리로 기도했다.
잘 들리지 않자 대통령이 큰 소리로 하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그는
"나는 하나님과 이야기 하는 것이지 대통령과 대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라고 대답했다.

나는 누구 앞에 서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할 수 있어야 우리의 행동도 분명해진다.
인생목표도 분명해진다.

공무원들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다.
상급자 앞에 서 있는 게 아니다.
시끄러운 몇몇 민원인 앞에 서 있는게 아니다.

어제 교회 청년들 금년 2학기 종강을 했다. 비즈니스바이블 10과의 제목이 '우리는 누구앞에 서있는가'이다.
1학기는 슈베르머의 '소유와의 이별'을 중심으로 강의했다.
2학기는 웨인도식의 '비즈니스 바이블'을 강의 했다.
3학기는 이의용의 '교회문화혁명'을 강의할 예정이다.

교회는 방학이 없으므로 1년에 4학기를 진행한다.
단순한 성경지식의 전달보다는 살면서 부딪치는 이야기와
지혜롭고 신앙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을 먼저 경험한 교사가
들려주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회 아니면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귀한 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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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21. 토. 남성은 없다.

요정님의 일기에 꼬릿말을 달면서 프랑스잡지 [엘르]를 [르몽드]라고 잘못 올려 정정하면서 여기 일기에다 관련 칼럼 일부를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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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여성잡지 <엘르>가 지난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남성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남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남성성이 위기에 처해 있다”, “더 이상 남성성을 형성하기 위한 역할 모델은 없다.”

이 잡지는 특집기사를 통해 지난 반세기 동안 남성성이 쇠퇴하면서 “남성 제국이 이제 몰락했다”고 진단하였습니다. 이 잡지에 따르면 가부장으로 대표되는 남성성은 지난 60-70년대 성적 평등개념이 대두하면서 도전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대중 스타가 뜨는가 하면, 가사를 돕는 남편이 급증하고, 동성애자가 많아지고, 람보 등 다양한 역할 모델이 난무하던 80년대의 문화 위기로 남성성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래서 이 잡지는, 남성들은 현대의 환관들이라고 하였습니다. 아무리 20세기는 여성의 시대라고 하지만 어쩐지 좀 지나친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는 남성이 비하되는 시대가 되었는가 봅니다.
=================새가정에서 옮긴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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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20. 금. 23:25 지리산 흙피리소년과 참교육학부모회

오늘 한태주의 오카리나 공연을 보았다.
마지막 곡은 마이크와 반주를 치우고
생음악으로 들었다.

나는 음악회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정말 마이크 치우고
생으로 소리를 듣고 싶다.
그런데 비록 한곡이지만
생으로 그 소리를 들었다.

공연이 끝나기 무섭게
한겨레가족청주모임에 나갔다.
오늘은 참석자가 8명 밖에 안된다.

참 마음이 착잡하다.
참교육학부모회는 몇천명의 관중을 동원하는 행사를 치르고 있는데
민주화의 대들보역할을 한 한겨레가족모임은
겨우 8명이 모여 소주잔을 기울이다니....
국회의원후보를 내고 도의원과 시의원을 아무리 여러명 내도
이제는 모임이 계모임으로 전락했으니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증경회장님과 돌아오는 차안에서
충북대학교 야외음악당에서
작은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그렇게라도 해야 모임이 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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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20. 금. 어떤날은

사건은 많은데 일기를 쓸것은 없는 날이 있다.
어제 작은 아버지 생신이라 들러서 저녁 먹고
우리 부모님 계신 집에 다녀왔다.

그런 사건보고를 할 것은 있지만
그 일중에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어야 일기를 쓸 것이
생기는 것이다.

전에 한 것과 같은 일을 반복하고
같은 생각을 했다면 쓸 것이 없는 것이다.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 속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산뜻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
대개 글 잘쓰는 사람들이 그렇다.

나는 글을 잘 쓰지도 못하고 잘 쓰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이 막혀 있을 땐 참 답답하다.

파란 잔디가 널따란 정원에 깔려 있고
보리수 나무에 빨간 열매가 가지가 늘어지도록 달려있다.
사과나무도 애기사과를 열일곱개 매달고 있다.
복숭아 배 대추도 각기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
내 이름으로 등기되어 있는 내 집이지만
오늘은 내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유없이 답답한 이 심정을 무엇으로 날려 버릴까...

2003. 6. 19. 목. 정말 미운친구 (2)

내가 결혼하고 아내와 단둘이 24평 단독주택 2층에 살고 있었다.
당시 주거조건으로는 최상이었다.
그저 기름보일러라는 것만으로도...
외현관과 내현관이 주인집과 별도로 나있고...

인기에 걸맞게 손님도 많았다.
손님치레에 아내와 나는 자주 싸웠다.
그러나 어찌하랴. 식지않는 인기를...

여자 손님이 왔다.
친구의 애인이다.
다짜고짜 내게 솔직히 이야기하란다.
내 친구가 서클 후배여자애들과 어느정도 관계인지 숨기지 말고
이야기하란다.

참 무례했다.
자신이 친구집에 가서 우연히 친구일기를 보았단다.
일기에 후배 젖무덤이 뭉클하였는데
전신이 짜릿하고 전기에 감전된듯한 느낌이라고 적혔단다.
그러니 자기가 뒤집혀지는 것은 당연하니
빨리 바른대로 말하란다.

혹시 몰라서 마음을 진정하고 한가지 이야기를 해서 돌려보냈다.

동생이 형의 집을 방문했다.
마침 형은 외출 중이라 형수 혼자 집에 있었다.
돌아가기에 시간이 너무 늦었고 길이 멀었다.

등잔불을 켜놓고 방안에 형수와 있는데
천정에서 쥐가 한마리 떨어졌다.
둘이서 빗자루로 쥐를 잡느라 수선을 떨었다.
등잔불이 꺼지고 방안이 어수선해졌다.

그때 형이 돌아왔다.
형은 소란한 방을 보고 말없이 돌아서 집을 나가버렸다.

그후 무례한 그녀에게
동생이 무슨 말을 해서 형을 이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다.
내 친구는 무슨 말로 당신에게 변명해야 당신이 오해하지
않겠느냐고 물어보았다.

그후 그들은 결혼했다.

아주 착한 부부가 이혼을 했다.
착한 여자는 악독한 남자를 만났다.
악독한 남자는 선하게 변해갔다.

착한 남자도 다시 결혼했다.
악독한 여자를 만났다.
착한 남자는 못된 남자로 변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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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18. 수. 정말 미운 친구

등기소에 겨우 근저당권말소(수수료 3~5만원) 하나 어제 접수했었다.
그런데 오늘 근저당권이전 먼저하라고 취하하란다.
그래서 오늘 취하하고 근저당이전하고 다시 말소 신청했다.

등기소 두번 가는 교통비 2만원, 이전등기하는데 비용 11,000원
결국 수수료 3만원 받고 3만4천원의 비용을 썼다. 나중에 무는
부가세와 소득세는 계산하지 않고 그렇다.
무진장히 고생하고 부산하게 움직여서 이틀동안 4천원의
손해를 본 것이다.

부랴부랴 보정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친구가 술한잔 하잔다.
기쁜 마음으로 우리 지앞에 횟집으로 갔다.
우리 아이들은 놀이터에 놀라고 하고 둘이 횟집에서 소주를 마셨다.

어쩌다 친구 흉을 보게 되었다.
나는 빨리 잊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정말 어떤 친구 때문에 마음 아팠다는 것을....
그래서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그 미운 친구...
생각만 하면 말 안하지만 소주를 꼭 두병씩 마시게 된다.

우리 가족들은 내가 술 마시고 와서 기분이 좋은 줄 안다.

이따가 잠 안오면 그 이야기를 쓴다.
일단은 여기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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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17. 화. 아내에게 쓴 편지(1)

아내에게 쓰는 편지(1)
-찔레꽃 사랑-

당신에게 자주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이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킬지 모르겠습니다.
약속을 하고 처음 쓰는 편지에는 어떤 내용을 담을지
무척 고민스럽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접시꽃 한 무더기를 보았습니다.
도종환 선생님은 이 꽃을 소재로 시를 써서 유명해지셨지요.
우리 시골집에도 어머니가 좋아하셔서 이 꽃이 피어있습니다.

나는 무슨 꽃을 좋아하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찔레꽃을 좋아합니다.
참 촌스럽지요.

아무데나 억척스럽게 자라나서 맑고 깨끗하고 소박한 꽃을 피웁니다.
우리 겨레가 즐기는 하얀색과 같습니다.
작고 아담한 크기도 우리 이웃들과 같습니다.
나는 순결한 이땅의 여성들이 찔레꽃 같다고 생각합니다.

늘 당신의 얼굴이 찔레꽃 같다고 생각합니다.
쌍꺼풀 수술하지 않은 당신 얼굴이 더 이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까이 하고 보면 볼수록 이쁘고 향긋한 찔레꽃
찔레꽃을 좋아하는 것만큼 당신도 좋아합니다.

2003. 6. 17. 출근해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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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17. 화. 대나무박물관-담양과 소쇄원(5)

대나무 박물관으로 갔다.
꽤 넓은 부지에 정원이 대나무로 잘 가꾸어져 있다.
품종별로 설명도 잘 되어 있다.
대나무를 이용한 놀이도 있다.
그중 눈길 끄는 것 하나.
맑은 물만 보면 동전 던지는 습성을 이용해서
미니연못을 만들고 대통을 여나무개 가운데 묶어 두었다.
대통마다 잔여 생존 연수를 적어놓았다.
동전을 던져서 집어넣으면 그 해수만큼 더 산다.
나는 90년을 더 산다는 통에 동전을 던져 넣었다.
그런데 큰 아들은 20년을 더 산다는 통에 넣었다.
이 놀이는 절대 아들과 같이는 하면 안됩니다.
이런 문구를 꼭 부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물관은 대나무를 이용한 생활도구나 예술품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많은 곳에 대나무가 쓰이는지 몰랐습니다.
우리 목사님 말씀으로는 전에는 대밭 큰 것 하나만 가지면
한가족이 실컷 먹고 살 수 있었다네요.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요즘 새로 개발한 대나무제품입니다.
그 아이디어가 놀랍습니다.
매년 대회를 개최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대나무 품종과 분포도를 보았습니다.
품종이 그렇게 다양한지 몰랐습니다.
내가 보고싶어하는 쌍골죽은 일종의 병죽(돌연변이)입니다.

박물관 주위로는 각종 점포가 있습니다.
점포마다 물건이 약간 다르고 가격도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악기 두점과 아이들 대나무장난감, 그리고 대나무포크 등
몇가지 기념품을 샀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시내에 들러 수박과 죽순을 저렴하게 샀습니다.
죽순회와 대통밥으로 저녁도 근사하게 해결했습니다.

소쇄원보다도 박물관 구경이 더 주가 된듯한 느낌입니다.
정말 유익한 여행이었습니다.

====담양과 소쇄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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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16. 월. -소쇄원-담양과 소쇄원(4)

소쇄원은 담양에서 가는 것과 동광주에서 가는 것이 비슷하다.
동광주에서 버스편도 있어 대중교통이용하는 분은 편리하다.
주차장도 널찍하다.
광주댐을 지나가는 길은 아름답고 분위기 좋은 음식점도 많다.

가는 길엔 식영정과 가사문학관이 있어 들러볼만한데
시간이 없어 이곳은 스쳐지나갔다.

소쇄원 들머리는 대나무밭이다.
충청도 내륙에서 찾아간 우리가족에게 대밭은 신비롭다.

소쇄원은 지금 아주 규모가 작다.
대규모 성역화 공원에 익숙한 요즘 사람에겐 왜소하고
보잘 것 없다.

이 소쇄원이 가치 있는 것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노장의 철학을 그대로 담장 하나 , 골짜기 하나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이 소쇄원을 노래했다.
나도 소쇄원을 충분히 느끼고 가고 싶은데
관람객이 많아서 그 정취를 충분히 느끼지 못해 아쉽다.

48인의 시인이 쓴 시를 한권 사왔다.
원장현의 소쇄원이라는 대금독주곡은 연주가 힘들다.
저음이 많아서 힘이 들고, 호흡이 길다.
그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을까 모르겠다.

소쇄원은 알다시피
양산보가 스승 조광조가 사화에 연루되어 유배되자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조성한 조선 중기의 전통정원이다.

우리는 오후 시간에 쫓겨 담양의 대나무 박물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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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15. 일. 소라이야기-죽순,미나리,오이,소라살 초장무침

한진리에서 사온 소라를 먹고
아침에 남은 소라살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오늘 교회 점심시간에 무쳐 내기로 했다.

먼저 어제 먹다 남은 소라살로 무침연습을 했다.
담양에서 사온 죽순과 미나리와 소라살이 아주 잘 어울렸다.

작은 아이 바다가 묻는다.
우렁이야?
아니 소라야.
그럼 우렁각시이야기 말고 소라아가씨 이야기 해주세요.

요즘 우렁각시이야기에 푹 빠져있던 바다가
소라아가씨 이야기를 해달라니
예전같으면 창작동화라도 하나 써 보았을텐데....
세월이 참....
아이들도 늙은 아빠보다는 젊은 아빠랑 사는게 행복하다.
큰 놈 키울 때는 같은 상황에서
즉석 창작동화를 들려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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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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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리바닷가에 하얀비단결같은 피부를 가진 아가씨가 살고 있었다.
작은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모래톱에 작은 게들과 강아지가
놀고 있다. 소라아가씨는 게와 강아지와 함께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작은 파도가 이들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우리 함께 술래잡기 하자.
파도가 쫒아오면 달아나는 놀이다.
어쩌다 힘이 빠져 소라아가씨가 파도에 붙들렸다.

물에 빠진 소라아가씨에게 상어가 다가왔다.
"아가씨는 이제부터 나랑 같이 살아야 돼."
"전 부모님께 돌아가야 해요."
"그럼 내가 문제를 낼테니 맞추면 돌려보내주고 틀리면 나랑 같이
살아야 돼."

"자, 문제를 낼테니 맞춰 보아라."
"어려운 문제를 내면 안돼요."
"그래 문제다. 잘 맞춰 보아라.
내가 착한 상어일까, 나쁜 상어일까?"

소라아가씨는 너무 헤깔렸습니다.
분명 착한 상어라고 하면 틀렸다고 자신은 원래 나쁜 상어라고 하면서
잡아갈 것이고
나쁜 상어라고 하면, 자신은 본래 착한 상어라 놓아주려고 했는데
틀렸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데려가야겠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울어도 소용없습니다.
소라아가씨는 속으로 기도했습니다.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소라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바다 깊은 곳에 있는 용왕에게 명령하셔서
구해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절벽 아래 푸르고 깊은 물속에 이르렀습니다.
용왕님이 소라아가씨를 아주 작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뿔 모양의 조개들이 자기들의 빈집에 숨으라고
파도에 실어 소리를 보냈습니다.
소라아가씨는 얼른 뿔모양의 조개 굴속에 숨었습니다.

상어는 화가나서 이 뿔을 삼켜 버렸습니다.
그러나 너무 딱딱해서 도로 뱉았습니다.

절벽에는 많은 뿔 조개들이 살고 있습니다.
소라아가씨는 이 뿔 조개들의 도움으로 절벽에 붙어 살 수 있었습니다.
이때 소라아가씨의 오빠가 배를 타고 소라아가씨를 찾으러
왔습니다.

뿔조개들이 말했습니다.
우리가 보고 싶으면 당신이 숨었던 뿔을 귀에 대 보세요.
우리 소리가 거기서 들릴거예요.

소라아가씨는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자기를 도와주었던
뿔처럼 생긴 조개들이 보고싶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뿔을 귀에 대었습니다.
파도소리에 실린 소리가 들립니다.
"이리 오세요.
여기에 숨으세요."

그후로 사람들은 뿔처럼 생긴 이 조개를 소라아가씨의 이름을 따서
소라라고 부르기로 했답니다.
지금도 소라껍질을 귀에 대면 파도소리가 들린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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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끝이야."

"에이 무슨 얘기가 그렇게 시시해.
다시 해 주세요."

"몰라, 임마. 이정도면 무지 재미난 이야기야."

"에이, 이젠 아빠랑 안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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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14. 토. 또한번의 제부도 여행

직원교육을 제부도에서 하기로 했다.
놀러가는 거였는데
이름은 직원교육이라고 불렀다.

직원 야유회라고 부르는 것보다 직원회의 직원교육 직원연수
등으로 부르도록 했다.
지하층 사무실을 아래층 사무실로 부르도록 했다.

같은 것도 이렇게 여러가지로 달리 부를 수 있다.

금요일 업무를 종료하고 제부도로 갔다.
민박집에서 소라와 맛조개를 삶아 먹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새로 뽑은 직원들의 서먹함을 해소하기 위해 게임을 했다.
술을 게임을 해서 먹기로 했다.

다음으로는 노래방 순서였다.
나는 참 노래를 못한다.
상음치다.
그래도 노래를 불렀다.
100점이다.
기계가 노래를 못하지만 열심히 부른 성의를 생각해서
점수를 줬다고 다들 한미디 한다.

이어서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쓸데없이 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있다.
회의 훈련과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지 않는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두어시간 자고 아침에 일어나 마당에서 대금을 불었다.
직원들이 일어날 생각을 안해서
대금으로 기상나팔을 불었다.

족구시합을 했다.
여러 게임을 하는 동안 한게임도 못이겼다.
월등하게 리드하다가도 역전당해 지고 말기를 여러차례...
게임안되는 날이다.

나오다가 제부도 바지락칼국수를 먹었다.
시원하고 쫄깃하다.

서해대교를 건너 한진항에서 소라와 바지락을 샀다.
집에서 다들 맛있게 먹는다.

재미있고 직원들과 벽을 조금은 허무는 모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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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13. 금. 산딸나무-담양과 소쇄원(3)

앞에서 하얗고 넓은 꽃이 핀걸 보고 궁금했었다.
함박꽃이 그랬다.
그런데 또 모양이 다른 꽃이 있었다.
산에는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많은 꽃이 핀다.
관찰력이 있어야 구분한다.

그중에 하나
십자가 모양의 하얀 꽃이 있다.
커다란 나무 크고 푸른 나뭇잎 위에 희고
네잎의 십자가모양 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다.

예수가 골고다언덕을 십자가를 지고 올랐다.
자신이 그 위에 못박힐 사형도구인 십자가를 지고서...
그 나무에 잎이나고 꽃이 피었다.
그꽃은 순결하게 흰색이었다.
십자가 모양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산딸나무라고 한다.

덕유산 백련사를 오르며 산딸나무가 참 많다.

예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예수라는 젊은이가 걸었던 그 길을 따라 걸었던
많은 젊은이들이 백련사에 있었나 보다.

고속도로를 따라 잠시 지리산 휴게소에서 쉬었다.
광주법원의 더불어님에게 관할구역을 잠시 다녀가겠노라고
신고전화했다.

소쇄원으로 갔다.
가는 도중 대나무 고장임을 알려주듯 대숲이 여기저기 우거졌다.
요즘 대나무만 보면
대금이나 소금 단소를 만들 수 있는 나무인지 눈여겨 보는
버릇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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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12. 목. 덕유산 백련사에 오르다-담양과 소쇄원(2)

새벽에 아이들과 아내를 깨웠다.
차가운 샘물로 마당 구석에 있는 샘가에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했다.

가벼운 차림으로 공원안으로 들어섰다.
담양으로 가기전에 백련사에 들렀다 가려고 나선 것이다.
매월당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그 흔적을 찾아 나선 것이다.

두세 시간이면 충분할 줄 알고 나섰는데 그게 아니다.
물한모금 준비하지 않았는데 예상외로 거리가 길다.
자그마치 7킬로미터다. 산길 7킬로미터....

내가 새벽에 나서는 이유는 사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다.
대부분 국립공원은 새벽에 돈을 받지 않는다.
지역사람들이 산책을 나오거나 아침운동을 위해 나오기 때문이다.
새벽시간에는 근무자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장기간 여행 중에는 그래서
밤 10시가 넘어 국립공원 야영장에 도착하면 주차료나 야영장
이용료를 받는 직원이 없다.
다시 새벽에 국립공원 관람을 하면 입장료도 없다.

그러나 덕유산은 달랐다. 24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
물론 돈을 내지 않아도 받으려고 나와 있는 사람은 없지만
밤새 근무하는 사람 성의를 봐서 표를 끊었다.

향적봉과 백련사로 오르는 길은 우거진 나무로 그늘져서
걷기에 쾌적했다.
계곡의 물소리는 마음까지 시원하게 했다.
길옆 나무에 작은 설명이 붙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는 재미도 괜찮다.

가끔 계곡으로 내려가 손을 담가 보았다.
길을 오르는 동안 떠올랐던 생각을 다 글로 옮긴다면
넉넉히 300페이지 분량의 책이 되련만.....
그런 생각 해본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복사하기]로 떠다가
[붙여넣기]로 게시판에 옮길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거기다가 남의 머릿속도 서핑할 수 있다면....

부작용도 클 것이다.
아내와 걷고 있는데 지나가는 여대생이 맘에 쏙들어
맘이 쓰인다면, 거기다가 그 여학생도 맘속으로 관심을 보인다면....
아내는 돌아버릴 것이다.
그러니 머릿속을 스캔하는 장치는 개발하지 않는게 좋겠다.
행복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요기까지 쓰는 중에 스핑공주가 쪽지 보내서 잘난척하다가
뭘 쓰려고 했는지 다 까먹었다.

백련사에 오르니 매월당의 체취는 없다.
다만 매월당의 사리를 간직한 부도가 하나 있을 뿐...
또 하나 안심재인가 하는 지명이 남아 있다.
거기까지 도망오니 따라오는 사람이 없어 안심하고
쉬었다 갔다는 전설이 있다.

그가 생육신인지 사육신인지 기억도 희미해서
다만 그가 매월당 말고 '동봉(東峰)'이라는 호를 사용했다고
알려주고는 더 이상 설명을 못했다.
나머지는 인터넷 뒤져보라고....
오래전에 그렇게 좋아해서 동봉이라는 호를 쓰고 싶어했는데...
세월가니 모두 잊게 된다.
그렇게 우상처럼 멘토처럼 생각한 선인들의 행적이나
글이 기억나지 않다니....

너무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르다.
아내와 작은 아이는 천천히 오라고 하고
큰 아이와 달렸다.
먼저 가서 음식을 시켜놓으려고...

휴게소에서 송어회를 시켰다.
아이들과 매운탕 국물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민박집에 돌아오니 주인 아주머니가 깜짝 놀란다.
벌써 12시다.
자그마치 6시간을 아무 준비도 없이
6살짜리를 데리고 산을 탄 것이다.

별 투정을 안하고 재미있게 따라준 바다(해원)에게 고맙다.
짐을 챙겨 담양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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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11. 수. 주빌리 기장

한국기독교장로회...

2003. 6. 10. 새역사 50년 희년이다.
희년은 안식년 7년이 7번 지난 다음해
그러니까 50년 되는 해를 일컫는다.

모든걸 원점으로 돌려놓는 해를 말한다.
빚을 져서 노예로 팔린 사람은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빚으로 땅을 빼앗긴 사람들이 땅을 돌려받는 해이다.
모든 빚은 탕감되는 해이다.

꼬부랑말로 이 희년 축제를 주빌리라고 한다.

한국기독교장로회(줄여서 기장이라고 부른다.)
장공 김재준박사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길을 갔다.
그이름 기장..
사람들은 문익환을 기억한다.
강원용 안병무를 기억한다.
그리고 수많은 우리 기장인들을 기억한다.
이땅의 민주화와 통일에 꽃이 된 수많은 기장인들을..

우리는 그렇게 살았다.
그래서 아직도 가난하다.

그러나 이땅의 완전한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가난한 우리들은 예수가 걸었던 그 길을 걷는다.

기장 주빌리 컹그레츄레이션!!!
어려운 시절 우리를 도왔던 캐나다의 교회 형제들에게
독일교회 형제들에게 감사한다.
우리 희년축제를 축하하러 온 캐나다 교회 형제의 축사를 들으며
한없는 눈물을 흘렸다.

6시간이 넘도록 계속된 축하예배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나는 울었다.
90세가 다된 우리 강원용목사님과 정인모 목사님의
짜랑짜랑한 목소리...
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열심을 내지 못하는가 질책하는
예언자의 말씀에 나는 울었다.

새시대에 맞는 생명운동을 다짐하며
천안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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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9. 월. 배추한포기 500원-담양과 소쇄원(1)

난 모든 걸 다 하고 싶다.
부모님께도 잘 하고 싶고, 여행도 하고 싶고, 교회도 잘 다니고 싶다.
그러나 이걸 한꺼번에 다 잘하기는 어렵다.

6월 5일 교회청년의 합창공연에 갔다.
6월 6일 새벽 시골집으로 갔다.
배추를 뽑아 근처 읍내에 배달했다.
열두포기 5천원...

아침 먹고 부지런히 배나무 두그루 솎았다.(적과)
또 배추를 뽑아 차 가득히 싣고 청주로 나왔다.
교회에 가져다 놓았다.
전화해서 필요한 사람들 나눠 가지라고 했다.

친구교회가 새로 지어서 입당예배를 드린다.
헌금도 하고 예배도 드리고, 점심도 먹었다.
정말 잘 지은 교회,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공간의
역할도 잘 감당했으면 좋겠다.
숲속의 교회, 언제 여기와서 대금찬양 한번 했으면 좋겠다.

가족들과 함께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오후 2시를 넘고 있다.
오늘은 먼저 무주구천동에 가서 여러 곳을 둘러보자.

대전 진주간 고속도로로 해서 덕유산으로 들어갔다.
나제통문을 먼저 구경했다.
의병장 동상에 헌화한 사람들이 있다.

골짜기를 다닐 때마다 정말 아름답다.
네모난 한얀 꽃...
저꽃은 무슨 꽃일까?

구천동 입구 시골민박집(063-322-3150)에 묵었다.
무척 넓고, 개울에 붙어있다.
물가 평상에서 단소와 소금을 불었다.
옆테이블에서 박수를 친다.

물소리를 들으며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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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5. 목. 설레는 여행

중학생인 큰 아이 학교 결석시키기로 했다.
무슨 계획서용지를 가지고 왔길래 단숨에 적어줬다.

아름다운소식에 내가 여행하는 법을 조금 적었다.
여행이야기 많이 쓰면 인기다.

내 여행기가 한때는 하늘을 찌른 적도 있다.
거제도여행기가 바다수영과 맞물려 인기가 있었다.
제부도 백배 즐기기도 꽤 인기였다.

그런 정열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한페지 넘는 글은 쓰기도, 읽기도 싫어진다.
글쓰는 일은 정말 피를 말리고 정력을 소모시킨다.
힘이 넘치는 사람이 글도 많이 쓸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조금만 쓰고도 내 생각을 다 전할 수 있을까??

이번 여행에서 소쇄원은 내게 무슨 생각을 하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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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3. 화. 영어학원

도대체 힘들여 글써놓고 등록을 눌렀는데
날라가 버리는건 무슨 이유일까?

얼마전 이중한님에게 장문의 편지를 써놓고
발송을 눌렀는데 날라가 버렸다.

곰곰 생각해 봤다.
글 내용이 맘에 안들어 운명이 그렇게 날려버린 모양이다.

다시 똑같은 일기를 쓰기 싫어서
아까 날라가 버린 내용과 달리 이렇게
주접을 떨고 있다.

어제부터 새벽에 영어학원 등록했다.
힘들긴 하지만 맘먹고 시작한 일이다.

백만원의 보수를 받아야 하는 사건인데
하지 않겠단다.
여러 사람이 여러 날을 매달려
우리 비용으로 세금을 내고 일을 다했는데
접수하기 직전에 그만두겠단다.

그래서 속상하지만 서류를 돌려줬다.
결심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보자고.
영어학원도 다니고
다른 필요한 것도 부지런히 해야겠다.

[송경신]

마음이 훈훈해지는 얘기네요. 잘 봤어요. ^^*

[스핑공주]

달래강이 그런 내용이구나*^^* 근데... 왜 자살했을까? 걍 !@#$%^&* 하.하.하.^^* 근데 경신님, 마음이 훈훈해지는 얘기라고요? 그 말이 젤로 웃겨여~~~ㅎㅎㅎㅎㅎㅎㅎㅎ

[바램(이규석)]

위의 이야기를 읽으니 역시 조기 성교육이 중요함을 느낌니다.. 맞나요?? 30일자-- 말이 넘쳐나는데도 말이 부족하다는 말에 저도 동감합니다.. 정부는 목장을 많이 만들어라!! 만들어라!! 헉~~ 썰렁~~~

[송경신]

다로파님은 젊은이 같은 열정으로 사시네요. 참 보기 좋으네요.

[김대열]

삼가 조의를 표하며...다로파님의 지인께서는 얼마나 비통하실런지요? 평소 건강하다고 해서 죽음이 아주 멀리 있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