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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大屯山)과 함께한 의ㆍ조ㆍ사 산악회
변화무쌍한 계절의 변화에 사람은 그저 바라 볼 뿐이지만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는 속담에 의ㆍ조ㆍ사 산우님들은 용기를 내었다.
'호남의 소금강' 이라고 부르는 대둔산을 정복하고자 4월 정기산행(첫번째)을 공지
하였고, 오늘 우리는 전사(戰士)가 되었다.
의정부시 '예술의 전당' 앞에는 우리를 태울 동아고속관광 버스가 의젖하게
기다리고 있었고, 기사님은 버스를 이동시켜 출발코너에 정지시켰다.
45인승 버스에 최소한 30명 이상이 탑승해야 적자(?)나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아이스박스며 음식들이 관광버스의 옆구리에 저장이 되고 있었고, 본인이
잘 모르는 손님도 여러 명 있어 보였다.
총무님(사랑)과 산행대장(나스카)님, 산행부대장님(진이)은 인원 체크와 준비물
체크로 분주해 보인다. 버스는 7시40분에 출발하는데 27명이 탔다.
내 옆에는 그린빌님이 앉아 같이 여행을 한다.
이제 우리를 태운 동아고속관광 버스는 전라북도 완주군으로 달려간다.
의ㆍ조ㆍ사 산악회가 태동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시산제도 무사히
마치고, 삼악산(기차), 운악산(승합차) 등 매주 산행과 이번에는 정기산행
(관광버스)으로 대둔산까지 원정을 가니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버스 내에서는 대둔산에 대한 자료의 배부와 설명 그리고 주린 뱃속을
해결 위해 김밥과 음료수를 나눠주어 기분이 좋았다.
버스는 구리시 톨게이트를 향하는데 도로변의 과수원에는 이화(梨花)가 만발하여
우리에게 '대둔산 잘 댕겨 오세요!' 라고 합창을 하는 것 같았다.
구리 톨게이트를 지나자 한강이 시원하고 조용히 흐르고 있어서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회의 해외 고산을 정복하러 떠나는 착각이 스쳐 지나가고,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천안시 소재 망향 휴게소에 내리니(8시59분) 휴게소에는 엄청 많은 여행버스와
승용차 그리고 산악인들 등과 시끄러운 음악 등이 휴게소를 시골장터처럼 보이게
하였다. 하여튼 모두들 부지런한 한국인들이다. 우리의 버스는 또 신나게 달린다.
고속도로변의 풍경은 논과 밭 그리고 낮은 산으로 고향 집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어느덧 차내는 조용했고, 인원이 많지 않아 자리는 넉넉해 보였다.
대둔산(大屯山 : 878m. 전북 완주군/ 충남 논산시, 금산군, 인기명산 6위) 은
개인적으로 두 번째 도전인데 한번은 아내와 동행했으나, 폭우로 인해 산행을
포기하고 온천욕을 했던 우스운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 기필코 도전을 하게 되었다.
추부 톨게이트 주변에는 '인삼밭'이 많이 보인다(10시15분).
버스는 국도를 달리는데 '칠백의총' 기념비 안내판을 지나고, 마을 이름이 수리수리
'마수리'(?)인 곳을 넘고, 복숭아 꽃 밭이 보이는데...
우째! 버스는 잘못 진입하였는지 되돌아가는 모양이 되었다.
기사님은 부끄러울 것 같았다.
'금강초교'를 지나 한참을 가니 이정표에 '대둔산' 안내 글씨를 발견한다.
버스는 전주ㆍ완주 방향의 국도 17호선을 달린다.
국도변에는 백악관(White House)모텔이 있어서 왠지 우스웠다.
한산한 국도를 버스는 신나게 지나간다.
대둔산 휴게소를 지나 녹색의 푸른 산이 좌편에 펼쳐지고 언덕길은 또 이어진다.
버스는 대둔산 관광버스 정차지역으로 내려가고 이제 우리는 도착(10시55분)했다.
정말 지방산에 다니기란 쉽지 않다. 각자 짐을 챙기고 의ㆍ조ㆍ사 산악회원 27명은
산행대장 나스카님의 지시에 의거 3개조로 나뉘고, 무전기의 점검과 유의사항 전달
후(11시14분)에 출발한다. 대둔산 정상이 한눈에 보이는데 헬기 1대가 시끄럽게
정상 부근을 맴돌고 있었다. 대둔산도 다른 산과 마찬가지로 입구부터 음식점과
기념품 판매대가 줄줄이 이어진다.
선두조(진이님)에 본인도 끼어 가는데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과 산악인들로 관광
지 냄새가 물씬 난다. 철쭉이 진입로 담장을 에워싸고 있자니 멋졌다.
케이블카를 타려는 일반인도 많았고, 날씨는 엄청 화사한 초여름과 같은 분위기
여서 땀깨나 흘릴 것 같았다. 아스팔트를 지나 돌계단을 오르는데 옆에는 동학농민
혁명 기념비가 있었고, 아주 가파른 산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씩 올라가니 옆의 계곡은 말라 비틀어져 있었고, 나도 힘들어 스틱에 의지한다.
돌계단은 계속되고 힘들어 하는 나의 숨소리를 옆에 가던 다른 산악회 여성이 듣고
는 '힘드나 봐요!?' 하는 말에 나는 자존심은 있어서 '아~뇨!'라고
대답하고 앞에 나타난 철 계단을 두 칸씩 오르는데 죽을 맛이다.
(겉으로 말도 못하고 ~~쯔쯔!!) 결코 좋은 산행코스는 아닌 것 같았다.
조금 지나니 팔각정이 있어서 휴식(12시 2분)을 하는데 '동심바위' 안내판이
보였다. (동심바위 : 신라 문무왕 때 국사 원효대사가 처음 이 바위를 보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3일을 이 바위 아래서 지냈다는 전설?)
나는 더욱 낑낑거리고 오르다 내 앞에서 아줌마 한명이 넘어지려는 모습에
가슴이 덜컹하였다. 잠시 쉴 때마다 마시는 냉수는 생명수였다.
수많은 이들이 어디서들 왔는지 대둔산을 용(?)쓰고 올라가고 있었다.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 아래 휴식터에서 우리는 또 숨을 고른다(12시15분).
더운 날씨와 돌계단으로 고생을 돈(?) 들여 하고 있었다.
'부처님 오시는 날'을 기념하여 스님께서 구름다리 앞에 까지 출장 나오셔서
염불(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하시고 계셨다.
대둔산의 자랑인 구름다리를 지나는데 생각보다 무섭지는 않았다.
카메라의 셔터는 알려지지 않은 모델(?)들을 향해 무진장 터지고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어떤 이들은 리지등반(Ridge Climbing)을 하고 있었고,
경치는 너무도 좋은 것 같았다.
삼선계단으로 오르기 전 팔각정에서 간식을 먹는다.
절편과 막걸리, 과일 등으로 긴장도 풀고 뱃속도 해결하니 한결 좋았다.
내 옆에 모르는 젊은 여성이 있어서 절편을 하나 주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배낭과 스틱을 챙기고 출발을 한다.
대둔산은 이 높은 곳에도 상점이 있고,냄새를 풍기니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닌
생각이 들었다. 이제 삼선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앞에는 모두들 잘 ~ 올라간다.
우리 의ㆍ조ㆍ사 멤버들은 삼선계단 바로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이제 한명씩 오른다. 내 앞에는 진이님이 있고, 내 뒤에는 사랑님이 있었다.
앞선 사람들이 조금씩 철 계단을 흔들어댄다. 고공에 있는 자신이 겁(?)을 먹고
옆에 펼쳐지는 산하 구경도 안하고 필사적으로 계단을 오르는데, 내 뒤의 사랑님은
나에게 옆도 안보고 오른다고 핀잔을 준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겠지만 사고가 생기면 99.99%가 황천행이다.
이런 곳에서의 장난은 평생 한(恨)이 될 수도 있으므로 모두가 유의해야 한다.
무사히 오르니 별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휙 ~ 지나가고 이제 정상을 향한
마지막 고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산에 뭐 하러 가느냐고 한다면 정상을 밟기 위한 무던한 노력과 성취감일 것이다.
개척탑(開拓塔)이 있는 정상에 도착(13시20분)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멍때리
는시간님(줄여서 '멍님')이 혼자 앉아 있다가 곧이어 나타나는 숫총각님에게 화풀
이를 하기 시작한다. 서로 간 뭔 말인지(@#4%&) 알 수는 없지만... 우리 모두는
정상에서 단체 사진을 찍는다. 대둔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동서남북은 지리산,
태백산 등 처럼 온통 산과 산, 산에 산 그리고 산 이다.
이제 볼 것 다 보았으니 점심만이 우리의 살 길(?) 이었다.
진이님이 식사 할 곳을 점지하여 우리는 모두가 모인다. 가방 속에서 진수성찬이
쏟아져 나온다. 여성들은 아주 다양한 음식을 준비하여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나나미님은 오늘 산행을 위해 몸과 맘을 받쳐 엄청난 음식을 준비하심에
모두가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매번 컵라면과 김치뿐이다. 햇살을 받으며 식사를 하는데 행복 만점! 삶의
기쁨 만점! 같은 시간이 흐른다.
그러나 우리는 의정부시로 다시 가야만 하는 운명에 있으므로 보따리를 정리하고
하산을 한다. 하산은 또 돌계단을 밟아야하는 원점회귀 산행으로 결코 만만치
않았다. 땀도 나고 다리도 조금 후들, 후들~~거린다. 열심히 내려오다 보니
'동자바위' 팔각정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멍님은 계속 다리를 떨고 있어서
걱정을 하였는데, 산행시 매번 그렇다고 본인이 그러니 옆에서 '습관적'
이라고 농을 치고... 모두들 한바탕 웃는다.
무전기의 성능이 좋은지 진이님 무전기에 후미의 나스카님 큰 목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오펠님은 어느새 옆에 와서는 막걸리를 찌끄리(전남 사투리)라고 하여
한잔 받아 마시니 갈증해소 효과도 있었다.
어느덧 내려오니 케이블카 타는 곳에 도착했고, 이마에서 땀이 많이 나서
몸이 찝찝 했으나, 화장실의 찬물에 열기를 적시기 시원 만만디가 되었다.
우리의 관광버스가 있는 곳에 도착(15시30분)하여 출발 전 까지 남은 음식으로
뒤풀이를 하였다. 시원한 맥주와 맛있는 안주는 갈증을 해소하고 무사히 마친
산행을 자축하고 있었다. 해는 서서히 서쪽으로 기울고 우리는 자리를 정리하고
전북 완주군의 대둔산을 안녕! 하고 버스는 달려 나간다(16시40분).
아쉬움이 있다면 대둔산이 엄청 자랑하는 태고사(太古史)를 못 들렸던 것이다.
관광버스 속에서 가장 고생하는 사람은 진이님과 총무님 같았다.
다음부터는 산악회 명찰(현수막 그림)을 준비해야겠으며, 각자 번호를 지정하여
일일이 숫자를 세는 번거로움이 없으면 좋겠다.
첫 산행에 참석한 27명(나스카님, 태영님, 진이님, 그린빌님, 니스님,투인스,
숫총각님, 오펠님, 산하님 기타 남성 여러분 / 나나미님, 사랑님, 멍님,
쟈스민님 기타 여성 여러분) 모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더욱 발전하는 의·조·사 산악회가 되어 사랑과 행복이 가득차고,
언제나 모일 수 있는 멋진 산악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다음에 뵐 때 까지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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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잘 하셧군요....역시 후기는 투인스님이 쓰셔야 제맛이 난다는 사실을....자주자주 부탁 합니다..수고도 하셧고욧~
훌륭한 산행기획였습니다. 산우님들 모두가 만족스러웠을 겁니다.
같이 산행했던 모든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항상 일선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수고 하심에 모두가 감사할 것 입니다.
개인적으로 충남 논산시가 고향인 저는 대둔산에 대한 애착심이 있어서 마음이 흐뭇해지네요.....참여하신 모든분들 행복한 미소속에서 저도 대둔산에 다녀온듯하네요..............의조사 산악회 화이팅입니다~~~
미소님을 잘~ 모르겠으나 논산이 고향이라니 인삼은 많이 드셨겠습니다.
인삼물을 많이 마셔서~~~튼튼하게 잘 자랐습니다.....
역시 투인스님 후기를 읽다보면 다시가고픈 생각이 또 드네요
사진 촬영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각자가 희생하여 우리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사실 대둔산을 다녀오긴했지만~정상에 가야한다는 생각만으로 숲을 하나도 못보고온게 아쉬웠는데요.후기를 보니 맘속으로 정리를 하면서 그때 그자리에 그게 있었군아,,공감이 되네요..담부턴 저도 시야를 넓혀 보렵니다.수기 마음에 팍 닿습니다.
매번 산행에 도가 오름을 느낄 수 있는 멍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화이팅!!!
멎진 후기가 실제 산행했을때 보다 더 좋은 느낌이네요... 산행은 돌댕이 밟기 지겨웠는데 후기는 넘 잼나여~~~
모두를 위한 음식의 준비에 비하면 한갖 푸념에 지나지 않습니다. 금주도 행복하세요!
투인스님 산행후기 잘봤읍니다 수고 하셧서요 다른님들도 고생하셧읍니다 약간은 악산인듯 하내요 아직까지 다리가 안풀렷내요 ㅎㅎ 그래도 님들과 같이해서 행복햇읍니다 ㅎㅎ
손님 가이드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산행 전문 리포터 같습니다. 감사합ㄴ다
언제나 전문 산악인 같이 리드를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만에 투인스님 후기보니 반갑고 새롭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모처럼 후기를 썼더니 힘이드네요!!
투인스님 글만 읽어도 대둔산에 다녀온 기분이네효~ㅋ
회원님들 중 사정이 있어 동행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 못쓰는 글이지만 ~ 한마음이 되는 산악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