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 Over The Top, OTT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원할 때 방송을 보여주는 VOD 서비스이다.
기사 요약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스포츠 OTT 서비스는 화제가 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감소하는 케이블 TV를 시청하는 사람의 수와 맞물려 OTT 플랫폼의 이용은 대세가 되었고, 그들은 독점 스포츠 중계로 팬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콘텐츠 중에서도 스포츠는 특히 ‘콘크리트층’이라고 불리는 마니아층이 상당하기에 자신의 플랫폼에 오랫동안 잡아두기에도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럴 뿐만 아니라 많은 드라마가 회당 제작비로 약 3~400억 원을 필요로 하는 반면, 스포츠의 경우 2~300억 원의 돈으로 9개월가량의 기간 내에 안정적이고 지속해서 경기를 제공하기에 가성비 역시 매우 좋다.
나의 생각
만약 불과 10년 전 OTT 플랫폼이 스포츠 중계를 독점한다고 했다면 대중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가 궁금하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한국소비자원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고발하느라 바빴을 것이다. 이렇게 예측하는 까닭에는 바로 10년 전만 하더라고 스포츠 중계는 공영 방송 및 케이블 방송을 수신하기 위한 소액의 수신료를 지불한 것에 대한 대가 중 일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돈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문화가 바로 정립되지 않았던 시기에 유료 스포츠 중계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비롯한 여러 OTT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 진입해 일부 콘텐츠의 독점 및 판매를 시작했고, 이에 대중들은 이런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점차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여러 방송국 산하의 스포츠국은 많은 변화를 겪는다. 그들이 거의 공짜에 가까운 중계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대한민국의 스포츠 중계권을 담당하는 업체인 '에이클라'가 SBS 스포츠의 EPL(영국의 프로 축구 리그) 중계권 매입 포기 및 중계 중단과 동시에 EPL의 중계권을 매입했고, 독점적으로 국내에 재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스포츠 팬의 반발은 매우 거셌다. 당연하게도 익숙지 않았던 시청 방식 탓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의 득세와 함께 SPOTV는 꿋꿋이 독점 중계를 이어나갔고, 그 결과 현재 그들은 국내 거대 중계 업체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렇게 스포츠계는 큰 변화와 함께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게 되었고, 이를 틈타 티빙의 KBO 독점 중계, 쿠팡의 K리그 독점 중계 등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국내 스포츠 리그는 OTT 플랫폼의 진출을 이렇게도 바라는 것일까? 이는 단순하다. 바로 상승한 리그 중계 수익이다. 이전까지 KBO는 연간 76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었다. 이마저도 국내 최고 수준의 압도적인 계약 규모였으며 이를 갱신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2024시즌 개막 전 ‘티빙’의 중계권 매입 성공으로 KBO는 자그마치 연간 약 990억 원이라는 역대급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K리그의 경우도 비슷하다. K리그는 이전까지 연간 약 70억 원 규모의 계약에 그쳤다. 그러나 ‘쿠팡’이 중계권을 매입하면서 연간 약 110억 원의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고 이는 리그 전체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당연하게도 증가한 리그의 고정 수익은 각 구단에 주어지는 연대금의 증대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구단 전체의 투자 상승 및 수준의 상향평준화로 이어질 것이다. 실제로 K리그의 경우 중계권료를 통해 기여된 연대금은 오직 유소년 육성에만 사용할 수 있기에 이러한 효과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며 향후 더 큰 규모의 계약 체결 이후 연대금의 사용처 제한 역시 사라진다면 리그의 발전은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긍정적인 영향만 존재하는 것이다. 첫째로, 어찌됐든 리그의 접근성은 확연히 감소할 수 밖에 없다. OTT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모든 서비스가 철저히 유료로 진행되기 때문에 스포츠 중계 역시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볼 수 없다. 기존의 ‘네이버’나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무료로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시절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두번째론 양질의 중계를 제공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현재 ‘티빙’은 KBO의 중계를 담당하고 있지만 미숙한 하이라이트 편집과 종목에 대한 이해가 다소 떨어지는 자막 등으로 야구팬의 많은 공분을 사고 있다. ‘쿠팡’ 역시 온라인 중계 특성 상 위성 중계보다 느린 것은 별 수 없으나 그 차이가 너무 크고, 서버의 쾌적함 역시 떨어져 많은 논란이 제기 되었다.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되는 순간 소비자의 의중은 더욱 중요해진다. 자신이 지불한 값만큼의 서비스가 제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소비자들은 즉시 떠난다. 따라서 줄어든 접근성과 함께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내리막길을 맞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