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지맥 종주 3
*정맥구간:오산기도원-상승백마벽-월롱산-파주농수산물 유통센타
*산행일자:2005.3.12일
*소재지 :경기 파주
*산높이 :월롱산 229미터
*산행코스:오산기도원-상승벽마벽-월롱산-파주농수산물센타
*산행시간:12시10분-18시 (5시간50분)
어제는 해발 229미터의 월롱산을 올랐습니다.
파주의 오산 기도원에서 시작해 월롱산을 거쳐 파주농수산물 유통센타에서 마치기까지 성봉현 님의 상세한 산행기의 도움을 받아 어려운 코스를 무난히 끝냈습니다. 30년 전에 졸업한 문산중학교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월롱산은 휴전선에 근접한 산중 고도가 제일 높아 제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북에서 남파된 간첩들이 숨어사는 은신처였으며 이 산을 넘나들 던 학생들에 신고 되어 체포된 간첩이 꽤 많았습니다. 파주경찰서에서 매월 한번씩 간첩을 신고한 학생들에 포상을 했는데 그 때마다 최소한 한 두 명은 상을 타곤 했습니다.
12시10분 상촌고개에 자리잡은 오산기도원에서 한북정맥 종주를 시작했습니다.
최자실기도원으로 이어지는 아스팔트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5-6분 후 공동묘지로 들어서 103봉에 올랐습니다. 103봉에서 우측으로 내려가 공장 뒤편의 안부로 내려섰다 다시 올라 만난 군부대의 철조망 울타리를 따라 몇 번이고 오르내림을 반복했는데, 이러한 길은 군부대가 많이 들어서 있는 한북정맥을 종주하는 중 자주 만나는 길입니다.
13시5분 해방교회 공원 묘지를 거쳐 가 건물이 있는 안부로 내려섰습니다.
제 고향 파주의 임야가 비싸게 거래되는 것은 서울에서 가까워 묘지로 쓸 수 있는 임야의 수요자가 많아서라 합니다. 그래서인지 파주에는 공동묘지가 많이 있습니다. 광탄 용미리에는 서울시립묘지가 들어섰고, 탄현에는 이북 5도민들의 공동묘지가 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과 묻혀있는 망자들을 모두 합한다면 파주시는 인구밀도가 높은 상위그룹의 시로 랭크될 것입니다.
13시47분 등원리와 도감골을 연결짓는 지방도로변의 금광비철금속을 지나 고개마루 직전에서 왼쪽으로 난 임도로 들어섰습니다. 20분전에 오른 100미터 봉에서 북쪽으로 난 정맥을 따라 걸어 대전차장애물이 있는 고개마루로 내려서야 하는데 성봉현님의 산행기를 봤으면서도 저 역시 고개마루에서 등원리쪽으로 약 200미터 벗어난 곳으로 내려서는 똑같은 실수를 저질러 도로를 따라 고개 마루까지 걸어 올라왔습니다. 임도를 따라 5분 여 올라 다다른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길을 내며 내려서 시멘트 길을 만났습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얼마고 걷자 농사용 가공수로가 보였습니다. 이 가공수로에 조금 못 미쳐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야산으로 올라서자 다시 군부대의 철조망이 나타났습니다 군부대 울타리를 왼쪽으로 두고 그 밑으로 얼마고 전진하자 군부대 정문이 나타났습니다. 이곳에서 우측편의 제일테이프를 지나 승일콘크리트 정문까지 직진한 후 우측의 비포장도로를 밟으며 어렵사리 정맥 길을 이어가 서울-문산간의 1번 국도에 다다랐습니다. 중학교를 다닐 때 광탄에서 산길을 따라 월롱의 영태리까지 걸어 간 적이 꽤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때는 별 어려움 없이 잘도 다녔는데 어제는 그 길은 아니지만 정맥을 꼭 이어가야 하기에 신경이 쓰였습니다.
14시54분 월롱역 100미터 전방에서 1번 국도를 건너 상승벽마벽에서 잠시 숨을 골랐습니다.
오산 기도원에서 이곳까지의 1차 관문은 무난히 통과한 듯 싶습니다. 여기에서 성봉현 님이 6시간 걸려 다다른 바구니고개까지 해 떨어지기 전에 진출하기는 도저히 불가능해 이번에는 파주농수산물 유통센타에서 하루산행을 마무리짓기로 하고 바로 월롱산으로 내달렸습니다. 10분도 못 걸어 만난 대전차장애물이 설치된 삼거리에서 방향을 못 잡아 왔다갔다하며 10여분을 낭비했습니다. 인근 주민에 물어 예비군교정 방향으로 길을 잡고 도로를 따라 4-5분을 걷자 성봉현님의 산행기에 나와있는 "경상좌도 관찰사 승병조판 서신공신도비"가 세워진 삼거리에 다다라 안심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조 때 언제 경상도를 좌도와 우도로 나누어 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경상도, 충청도와 전라도가 남북으로 나누어 있는데 충청도만은 좌도와 우도로 나누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됩니다. 충남의 천안이 충북의 영동보다는 훨씬 북쪽에 위치해 있기에 말입니다.
15시47분 오산기도원을 출발한지 3시간 반이 넘어 처음으로 휴식다운 휴식을 취했습니다,
마루 금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은 길을 20분 여 걸어 다다른 양지바른 묘지에서 김밥을 꺼내 들어 요기를 했습니다. 한북정맥의 마루 금을 제대로 잇기가 힘든 것은 산마루에 군부대가 들어서 있기 때문입니다. 식사를 끝내고 곧바로 능선으로 올라서자 삼거리가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월롱산으로 가는 제대로 된 길을 찾았습니다.
16시25분 해발 229미터의 월롱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물 한 모금을 마시고 맞은 편의 기간봉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정상에서 우측으로 난 시멘트길을 따라 내려가다 두 번 째 만난 헬기장을 조금 지나 다시 우편의 정맥 길을 따라 걸어 하이마트 경인물류센타가 있는 포장도로로 내려섰습니다.
16시 55분 대전차장애물이 설치된 고개 마루에서 도로를 건너 기간봉으로 향했습니다.
묘지 2기를 지나 군사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군부대가 들어서 있는 정상 조금 못 미쳐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군부대 울타리를 따라 하산했습니다. 10여분 후에 도착한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난 산길로 접어들어 군사도로를 벗어났습니다. 무명봉에 올라서자 정맥길이 분명하게 나지 않아 눈짐작으로 마루 금을 이어가다 운천 김광운님이 매달아 놓은 표식기를 보고 안심이 됐습니다. 어둡기 전에 산을 빠져나가야 하는데 길이 제대로 나있지 않아 잘 못 서두르다가는 엉뚱한 길로 들어설까 염려되어 조심해서 내려왔습니다.
17시 55분 2차선 포장도로에 내려섰습니다. 오른쪽 가까이에 동해물산을 보고서야 이제까지 제대로 마루 금을 이어왔다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대전차장애물이 설치된 고개마루를 넘어서 파주농수산물 유통센타 입구에 다다라 18시 정각에 하루 산행을 마쳤습니다.
이제 하루만 더 걸으면 오두산에 닿게 됩니다.
어제 하루는 비교적 쉽게 마루 금을 이어 갔는데 남은 코스는 쉽지 않을 듯싶어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