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천호동 고개의 기억을 떠올리다보니
정우녀석 과의 여러 추억이
떠오르기 시작 하는데
언제이던가?
나 와 함께 늦도록 얘기하며
술 한잔 하던날 녀석은 내손을 끌고
천호동고개 아래
어디쯤인가에 있는집 앞으로 나를 데리고 갔었다
그런 기억을 더듬어
10년전 쯤
아주 정우가 생각나고
보고 싶어졌던날
보고 싶었던 마음을
어디인가에 적어두었던 글 이 있기에
그대로 복사해서
이 글에다 끼워넣기를 해보았다
이마음이
그때의 마음이기도 했지만
지금도 정우를 생각하면
그 마음은 여전히 아프고 보고프다
**10년전 어딘가에 적어두었던 내마음***
아마도 중학교
마악 들어가서 음악시간에 배운듯한 가곡 "그집앞'
가물 가물한 기억에
현제명 작곡 이던가?... 그리고 ...
곱슬곱슬한 흰머리의
바리톤 오현명 이 굵직허게 부르는 옛사랑의 세레나데.
'오히려 눈에 띨까 다시 걸어도 되오면~~~~
그자리에 서졌슴니다~~~"
오늘
나는 옛사랑의 그집앞이 아닌
가슴의 뭍은 친구녀석이 그리도 소원 했던 그집앞을 지나쳐왔다네.
천호동 고개로 올라가는 언덕배기
길가코너에 있는 허름한 약국.
그곳이 내친구녀석이 태어나고 코흘리게 될때까지 살던집이었다고
그런대로 집칸이나 장만하고 살던 세월은
녀석의 아버님 사업실패로 다른사람의 문패가 걸리고..
그때부터 시작된
남에집 서글픈 셋방살이가
중고등학교 졸업하고...군대 제대할때까지.
녀석
술한잔 얼큰하게 한날이면
날 억지로 끌고 그 약국집 앞으로 가서 하던말...
부지런히 돈벌어서
기필코 이집을 다시사서 어머니에게 드린다고 하던놈.....
그래
제발 그렇게 해보라고
어깨 두드려주던 때가 벌써 십수년이 흘렀는데
철석같은 약속을 지키지도 못한
야속한 녀석은
어머니 가슴에 뺄수도 없는 커다란 대못을 하나 박아둔채
문막의 어느 공원묘지에 묻혀서
눈시린 겨울을 맞고 있을게고....
그 등두드려 주던
친구라는 이름의 이녀석은
우연하게 지나치다....차세워 두고
유난히도 차갑고 매서운 광나루 의 바람을 등진채..
낡은 약국 간판 아래서
종이커피 한잔 훌쩍이며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그집을 아무 의미도 없이 기웃거렸고.
돌아오며
혼자 웅얼 웅얼 불러보는
그집앞의 노랫속에
잊혀지고 있는 녀석이 문득 보고프다....
나
소주 한잔 사달라우....
***************************************
정우에 대하여
내가 이렇게 기억을 더듬어
뭔가를 쓰리라고 생각치도 못했던
10년전쯤
우연하게 천호동고개를 지나다
정우가 나를 데리고 갔던
그집앞 을 지나며
가슴이 멍해지는 느낌에
한참을 서성 이던 내마음의 글이 있기에
오려다 붙혀놓았다
그렇게 천호동 고개 언저리에는
정우와 내가 뿌려 놓았던
많은 추억들이 떠돌고 있기에 지금도
지나치다보면
나는 그 어디인가에서
많이 주억거리게 된다
잠에서 깨어났다
아직도 홀안에는 흥겨운 노래소리가
흐르고 있고
정우녀석은 와이셔츠
소매를 팔뚝까지 걷어올리고
땀 을 뻘뻘 흘리며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야 임마 그만 자구
일어나서 노래 좀 불러""
술이 깨는지
아까보다는 훨씬 머리가 맑아지는듯 했다
새벽 3시
""야 어지간하다
이제 그만하고 일어나자
가서 잠 도 좀 자고 나가야지""
정우도
성우도 실컷 놀았는지
별 말이 없이 끝내려는 눈치였다
먼저 일어나 나와서
계산을 하려고 했더니
이미 정우녀석이 계산을 다 했다는것
싱거운 녀석허군
날 더러 술 한잔 사라고 해놓고는
자기가 나가서 계산을 했다
정우는 그런 사내였다
그리고
나 와 또는 친구들과 어울려
여급이 있는 술집을 다니면서도 그곳에서
일하는 여종업원들 한테
반말도 하지 않았다
정말 신사답게 행동을 해서
어디를 가도 환영 받는 그런 사내였다
그런 이유에 대해서
우리 둘이 얘기를 했던적이 있었는데
저나 나나
집에 여동생들이 셋 씩이나 있기에
어떤때는 측은한 생각이 들어서
비록 이런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함부로 대해 지지 않는다는 말
나 도 그랬고
정우도 마찬가지 여서
녀석 과 나는
함께 어울려 가는 어떤 주점에서도
좋은대접을 받았다고 하면
바보 같은얘기가 될런지는 모를일이다
밖에 나와서 기다려도
아직 요란한 음악소리는 들리는듯 싶었고
얼마가 지나서
정우 성우
그리고 고마담 하고 여급 셋 이 나왔다
그날이후 나중에 성우 녀석에게
들은 얘기인데
마이크를 내려놓고 나오려는데
정우가
꼭 노래를 하나 더 불러야겠다고 해서
잠깐 한곡을 부르느라고 늦었다고
헌데
정우가 나오면서 마지막으로
부른노래가
""불효자는 웁니다"" 를
불렀다는 소리를 듣고
나는
머릿카락이 쭈뼜섰던 그날이후의 기억이다
새벽이 되어서
출출하니 길동에 나가서
뜨뜻한 해장국 이라도 먹고 가자는 말에
모두들 그러자고 했고
""그러면
해장국은 제가 살께요 ""
성격 시원시원한 고마담이 이끄는대로
길동사거리로 나와
해물탕 집으로 들어갔다
얼큰한 해물탕이 끓고 있는동안
정우녀석이 나를 밖으로 잠깐 나가자고 했고
""너 돈가진것 얼마나 있냐?""
""왜?""
""야 그래두 재들 한테 어떻게 얻어먹냐?
여기 계산 우리가 하자
내가 지금 돈이 없는데
니 가 좀해라""
그런말 이었다
""그래 알았다""
그것이
정우 녀석의 술 매너였다
이런얘기 까지
이렇게 적는것이 혹여나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누 가 되지 않을까 싶어
여러번 망설였지만
이제는
이 모든것을 이해할수 있을만큼
세월이 흘렀고
승민
현민 어렸던 두녀석이 나이 서른이 되어서
충분히 납득할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그날의 일을
적고 가기로 마음 먹는다
정우녀석
곁에 앉아 있던 여급이
계속 시중을 들어주며 김치도 얹어주고
국물도 떠주고
유난히도 신경을 써주는것이 보여서
성우 와 내가
농담 삼아 우스개소리도 했지만
정우는
껄껄 거리며 참 맛나게도 먹고 모두들
함께 일어난 시간
새벽 4시
잠깐 얘기 했었지만
정우는 차를 놔두고 천호동 어머니 댁으로 가서
자고 내일 바로 명일동 지점 으로
간다고 했었다
그래서
정우와 나는 한택시를 타고
나를 내사무실 앞에 내려주고 정우는
그 택시로 바로 천호동 어머니댁으로
간다고 해서
인사를 하고
둘이는 길을 건넌다
헌데 저 건너편에서 정우에게 살갑게 대하던
여급이 손짓을 하니
정우가 잠시 건너가고
다시 건너와서 하는 얘기
""야 기환아
저 아가씨집이 고대방향 이라고
자기랑 같이 타고 가다가 천호동에
내려 준다는데 어떻게 할까?""
""야 임마
쓸때없는 소리 하네
그냥 가라고 그래
너는 나랑 타구 가다 나 내려주고
가면 되잖아?""
정우는 영 아쉬운듯
건너편 사람들한테 손 을 흔들고
나와 택시에 오른다
""야 많이 먹기도 먹었다
이제가서 그래두 한 두어시간은
자야지 오늘 버틴다
가자마자 푹 자라
그리고 차는 내일 와서 가져가
알았지?""
""알았어
지금 가면 어머니 놀라시겠다""
택시 안에서 주고 받은 얘기는
아마도 이런 얘기였던것 같다
나도
한숨 자고 일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취한 상태였을게고
정우는
오후 3시부터
용해원 에서 고량주
생맥주 집에서 맥주
그리고 마지막 ""파도 "" 에서
새벽 3시 까지
12시간 정도를 버텼으니
어지간히도 취했을 터
새벽 4 시 30분
택시 에서 나는 내렸다
""야 조심해서 가
그리구 어머니께 안부 인사 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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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게 친구 거기서 잘있지? ~~(6)
백곰
추천 0
조회 31
16.11.02 04:13
댓글 8
다음검색
첫댓글 여태까지의 글의 내용으로 살펴보아
친구분의 사람됨됨이. 부모님에 대한 효성.
배려심이 남달랐음을 느끼게 되는데요
친구분에 대한 추억과그리움이
어제일처럼 떠올라~~
그때마다 한잔 술로 마음을 달래고 계신건
아닌지요?
하 하 하
아주 오래전 겪은 일이라서
한동안
마음이 힘들었지만
그것도
받아들일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오늘도
알량한글 짬내서 읽어주셨군요
서로에게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그냥 허물 없는 그런 친구
그런 친구에게 아무 일이 없었어야 했는데 자꾸만 예시된 말씀으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그간
잘 꾸려오던
건설업 사업체를 불경기로
인하여 정리 하게된
친구에게 술한잔 사주고
돌아온
지금의 서울시간은
막 0시를 넘어섭니다
지난날이나
앞날이나
밝아졌으면 좋겠어요
거기는
낮이 겠군요?
세상을 돌리는 돈들이 몰리는곳은 몰리고 없는곳은 먹고 죽을려 해도 없다는데 참으로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한 생에서 그저 무난하기만을 바란다면 큰 욕심 일까요
하 하 하
해탈에 경지에 이른것은
아니지만
근자에 와서는
그런생각을 하면서 삽니다
배 곯아 죽는 것도
네 팔자
배 터져 죽는것 또한 네 팔자
거져
삼시 세끼 잘먹고
사는것에 감사합네다
ㅎㅎㅎ
남은이들은 가슴에 담고!!
먼저 간 이들은 어떨지...
하 하 하
가는이가
뭘 알겠소?
그져
개똥밭에 굴러도
이 지지구 볶는
이승이 좋은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