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자: 임신숙
발제일: 2023년 10월 6일
1. 작가소개
*글 <이태준>
1904년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다. 1909년 망명하는 부친을 따라 러시아로 이주했지만 그 해 부친의 사망으로 귀국한다. 1912년 모친의 별세로 철원의 친척집에서 성장한다. 1921년 휘문고등학교를 입학했으나 동맹휴교의 주모자로 지목되어 1924년 퇴학당한다. 1924년 고등학교 신문 <휘문2호>에 단편동화 <물고기 이야기>를 처음 발표했다. 1925년 문예지<조선문단>에 단편 소설 <오몽녀>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27년 도쿄 조치대학 예과에 입학했지만 1927년 중퇴 후 귀국한다. 1927년 <개벽>과 <조선중앙일보>의 기자, <문장>의 편집자로 활동하였다. 1933년에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했다. 또한 이 시기에 동화와 유년 동화를 많이 쓰고 학교에서 동화를 쓰는 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1930년대 전후에 아동잡지 <어린이>에 발표한 많은 동화들은 여전히 많은 어린이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고 있다. 1934년 첫 단편집 <달밤>의 발간을 시작으로 <가마귀>, <이태준 단편선>(1939) <해방전후>(1947)등 단편집 7권과 <구원의 여상> <화관> <청춘무성>등 장편 13권을 발간하는 한편, 기행문<소련기행>도 발간했다. 동화뿐만 아니라 남녀 간의 사랑과 심리를 다룬 작품, 시, 수필, 희곡 등 다양한 문학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1943년 절필 후 낙향했으나 해방을 맞아 서울로 올라왔다. 좌익작가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였으며 1946년 월북했다. 이태준은 분단 이후(1956년) 구인회 활동과 사상성을 이유로 ‘월북 작가’로 분류되었고, 이후 정확한 행정은 알려진 바 없으며 사망 연도도 불확실하다. 그의 작품들은 금서 아닌 금서가 되어 대중에게서 멀어져 갔다. 1990년대에 이르러 이념에 가려 잊힌 문학가들이 재조명됨에 따라, 2000년대 초부터 이태준의 동화들이 재평가되었다. 이태준은 인간 세정의 섬세한 묘사와 동정적 시선으로 대상과 사건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문장, 따뜻한 시선, 섬세한 감정 묘사로 가슴 저미는 찡한 감동을 자아내는 작가다. 무엇보다도 개성 있는 인물 묘사로 서사 문학의 진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 단편 소설 작가로 평가받았다.
이태준의 성장기에는 남모를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태준은 어린 나이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여의고 친척 집을 전전하게 된다. 그러나 외롭고 궁핍한 생활환경 속에서도 공부와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작가가 되며, 결핍으로 점철되었던 자신의 경험을 깊은 울림을 주는 동화로 풀어낸다.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누이와 함께 살았던 경험은 <어린 수문장>으로,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친척집에서 더불살이로 지냈던 기억은 <슬픈 명일 추석>으로 다시 태어났다. <슬퍼하는 나무>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아이들에게 읽히고 있다.
*신가영 그림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지금은 어린이 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밭을 가꾸며 개, 고양이, 닭들과 함께 살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벌렁코 하영이> <바른 생활 이야기쟁이> <개구쟁이 노마와 현덕 동화나라> <몰라쟁이 엄마> <감자를 먹으며> <나는 못난이>등 여러 동화와 그림책, 시집에 그림을 그렸다.
-네이버 백과사전 & YES 24등에서 발췌-
2. 책을 읽고
<몰라쟁이 엄마>는 이태준의 단편 소설로, 이태준 작가가 1930년대 전후로 아동잡지 <어린이>에 발표한 여러 동화가 실려 있다. 12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감정을 만나게 된다.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은 우리들을 ‘가장 때묻지 않고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데려놓는가 하면, 깨달음과 성찰을 주기도 하며, 가슴을 저미는 이야기로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이야기 속 아이들의 천진난만함, 순수함, 순진함, 부모를 향한 마음은 시대가 달라져도 아이들의 본질은 같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시대가 변해도 아이들이 자라나는 모습은 비슷하다. 세상을 향해 질문하고, 또 질문하고, 형제와 싸우고, 숙제하기 싫어하고 때론 학교에 가기도 싫어한다. 이러한 성장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은 어린이다움을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몰라쟁이 엄마>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어린이로서 보호받거나 존중받지 못한 채 힘겨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작가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반영하듯, 1900년대 초반의 어려운 시절, 어린이들이 아직 어린이로 인정받지 못하던 시기를 담고 있다. 문학을 통해 그 시대의 삶과 정서를 유추해 볼 수 있듯이, <몰라쟁이 엄마>를 통해 당시 어린이들의 사회적 위치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몰라쟁이 엄마>, <꽃 장수>에서는 천진난만함으로 가득한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등장한다.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아이의 해맑은 모습은 읽는 이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반면 <슬픈 명일 추석>, <쓸쓸한 밤길>, <눈물의 입학>등 대부분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애처롭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는 이 아이들을 통해 그 시절, 부모의 부재가 얼마나 큰 상실인지, 현실의 고통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부모를 여읜 어린이들은 친척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떠돌아다니거나 어른들로부터 억압과 착취를 당한다. 특히 <슬픈 명일 추석>에서는 친척 집에 얹혀사는 고아 남매의 서럽고 슬픈 이야기가 그려진다. 매번 매를 맞고, 힘든 노동을 하며 굶주림에 힘들어하는 남매가 처한 현실보다 더 슬픈 건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다. 우리는 어린 남매의 모습을 통해 감히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의 슬픔을 짐작하기 위해 애쓰고 아픔을 공감하게 된다. 작가는 남매의 슬픈 현실을 비판하거나 극복하려는 의지를 주지 않는다. 또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지도 않고 관조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늑대들에게 죽을 것을 알면서도 동생을 부르며 골짜기에 들어가는 오빠의 모습에서 슬픔이 극대화되고 먹먹한 마음과 피할 수 없는 슬픔을 마주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쓸쓸한 밤길>, <눈물의 입학>의 주인공을 통해 그 시절, 다른 유형의 어린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두 단편에 등장하는 아이들 역시 부모의 부재로 주변인에게 핍박받고 노동력을 착취 당하지만 현실에 좌절하기 보다는 스스로 살길을 찾아 떠난다. 이들이 세상으로 내딛는 첫 걸음을 보며 우리는 이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더욱 응원하게 된다.
<어린 수문장>과 <슬퍼하는 나무> <불쌍한 삼형제>를 통해서는 어린이들에게 인간과 자연, 동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고민을 하게 만든다. 동물을 대하는 인간 위주의 태도뿐만 아니라 좋은 마음으로 주었던 인간의 작은 도움도 동물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 혹은 일방적인 마음을 내려놓고 자연과 동물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해 보게 된다. 또한 <물고기 이야기>는 바닷 속 물고기의 생김새의 유래를 재미있게 들려줌으로써 웃음뿐만 아니라 자연과 세상에 대한 신선한 궁금증을 덤으로 선사한다.
3.발제문
1. 나의 마음에 가장 와닿았던 단편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2. <슬픈 명일 추억>의 어린 고아 남매는 구박만 받다가 결국 늑대들에게 잡아먹히고 마는 비극적인 결말입니다. 이 결말에 대해 여러분은 공감하시나요? 또한 만약 내가 작가가 되어 결말을 바꾼다면 어떻게 바꾸고 싶나요?
3. 이 책에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강아지, 새 등 동물들도 등장합니다. 우리는 이 동물들과 얽힌 이야기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어릴 적 동물들과 관련된 추억이 있나요?
또한 최근들어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아이들에게 동물들과 함께 살아 가는 방법에 대해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요?
(ex)야생에서 어미와 떨어진 어린 동물을 발견해도 절대 함부로 키워서는 안된다. 야생동물 은 생태 습성에 맞는 적절한 환경을 제공해 주지 못할 경우 질병에 걸릴 수 있다.)
4.이 책을 통해 우리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여러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아이들은 동네 친구나 주변 어른들에게 어떤 위로나 보살핌도 받지 못합니다. 이 친구들 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아직도 소외된 사람들 혹은 사회적 약자가 많습니다.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때야 할까요? 또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요?
발제를 마치며
1930년대 전후로 어린이 잡지에 실렸던 이태준의 단편들이 9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널리 읽히고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작품은 그시대 아이들의 삶과 맞닿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때로는 같이 웃고 같이 슬퍼하고 공감하고 응원을 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그 시절의 아이들과 만나고 소통하게 된다. 또한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담고 있다.신입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오늘날 우리가 생각해야 할
교훈들과 가치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그 가치를 깨닫고 흡수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으로 남는다. 어른들과 어린이가 같이 읽으며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