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자전거타기 붐이 전국적으로 한창 물이 올랐다. 혼자 또는 여럿이 함께 타도 좋다. 좀더 여유가 있어 호젓한 해안이나 호반을 따라 달리다보면 시원한 바람에 가슴이 탁 트이듯 통쾌한 기분이 든다. 힘들게 오르막길을 오른 뒤 속도를 더 내 내리막길을 질주하면 짜릿한 스릴까지 느낄 수 있다.
자전거 여행은 자동차 드라이브와는 차원이 다르다. 천천히 달리며 자연의 속살까지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자전거 여행의 묘미. 특히 요즘 도심을 조금 벗어나면 길을 따라 향긋한 꽃향기와 풋풋한 풀 냄새 덕분에 피로를 느낄 새도 없다.
자전거는 추억 속에도 있다. 편지를 전해주던 우체부의 자전거, 논밭에 일하러 삽이나 괭이를 싣고 가던 농업인의 자전거, 술도가에서 막걸리 통을 잔뜩 싣고 뒤뚱거리며 가던 배달전문 자전거, 뒷자리에 아이를 태우고 장에 가시던 아버지의 애틋한 자전거….
추억 속에 머물던 자전거가 현대인에게 ‘환경과 건강’이라는 녹색성장의 한 범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건강 증진은 물론 일정 부분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체에너지로 떠오른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고,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도 절약하고, 체력도 좋아진다는 1석3조의 효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우선 건강 면에서 자전거타기는 관절에 크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속도감과 스릴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게다가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몸에서 가장 큰 대퇴부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근육량이 늘어난다. 또 피하지방의 감소와 엉덩이 근육 사용에 따라 엉덩이를 올려주는 미용효과도 기대된다.
최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출족’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기름값이 치솟은 탓에 ‘자출족’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 덕분에 자전거 동호회 활동까지 활발하다. 이 같은 자전거 붐에 지자체도 나섰다. 전국 곳곳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생겨나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하기도 한다. 특히 경북 상주지역은 1999년 자전거축제를 개최한 데 이어 국내 최초로 자전거박물관(☎054-534-4973)을 연중무휴·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 자전거가 들어온 것은 1880년대 초반으로 이후 자전거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국산 자전거는 1952년 기아산업(삼천리자전거의 전신)이 생산한 ‘3000리호’가 첫호다.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치 아래 자전거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자전거가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질 것이다. 여가활동뿐 아니라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아 생활의 동반자로, 환경의 친구로, 녹색산업의 한 부분을 차지하기 위해 오늘도 힘차게 페달을 밟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늘고 있다.
오현식, 사진=이희철·김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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