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예찬 (靑春禮讚)
written by. 핫한걸
세상 그 어떤것도 무섭지 않은 겁 없는 청춘들.
그들의 평범하지 못한 로맨스
- Chapter 17. 넌 나의 귀여운 호랑이.
낮 12시가 훌쩍 지나가는 시간. 얼굴을 베개에 묻은 채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준수의
등짝을 찰싹- 하고 때리는 소리. 준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잠시 일어나는 듯 하다간 다
시 누워버렸고, 또 한번의 찰싹- 소리에 아 씨!!! 하며 준수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 너 지금이 몇신 줄 알아? 얼른 일어나. "
" 아 씨!! 엄마는 다 큰 아들방에 왜 함부로 들어와!? "
" 니가 다 컸니?! 준영이보다 생각하는 건 더 어리면서. "
" 아 나가 빨리. 나 더 자야되니깐. "
귀찮은 듯 손을 내젓고서 다시 잠들려 침대에 누우는데 얼른 눕지 못하게 준수의 팔을
붙잡는 어머니였다. 포기한 듯 후- 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갤 푹 숙이고 머리를 헝클어
뜨리는 준수.
" 아버지가 놀이공원으로 오라니까 가봐. "
" ..놀이공원? 놀이공원은 갑자기 왜. "
준수의 물음에 준수의 어머니는 모른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아아.. 보나마나
놀이공원 운영은 어쩌구 저쩌구 하며 괴롭힐 게 분명하다. 이쯤에서 밝힐 것. 아마 다
들 모르고 있었겠지만 준수의 집안은 서울에 엄청난 놀이공원을 소유, 관리, 운영하고
있는 엄청난 기업이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준수는 아마 자신의 아버지의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놀이공원쪽을 담당, 운영해야 했다.
귀찮아. 낮게 중얼 거린 준수가 일어섰다. 아침 준비해놀테니까 옷 갈아입고 내려와!
엄마가 말하고서 방을 나갔다. 아윽, 이래서 따로 살아야되는데 정말. 자신의 신용카
드를 생각하며 참고 참은 준수가 욕실에 들어가 깨끗히 씻었다. 스킨과 로션을 바르
면서 거울 속에 제 모습을 들여다보며 웃었다. 자식, 잘생기긴 무지하게 잘생겼단 말
이야. 코를 찡긋- 거리면서 웃은 준수가 돌아섰다. 옷장에서 연하늘빛의 캐쥬얼 셔츠
를 입고 있는 반팔 티 위에 입었다.
나갈 준비를 마친 준수가 아래로 내려오자 준수를 위한 늦은 아침을 맞이하는 가정부
아주머니의 손길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준수는 냉장고에서 사과 하나를 꺼내 베어 물
고는 인사를 꾸벅- 하며 주방을 나섰다.
" 준수 너 밥 안 먹고 어디 가! "
" 아버지 만나러. "
" 밥은! "
" 배 별로 안 고파요! "
신문을 읽다가 놀라서 준수를 보는 엄마를 향해 손에 들고 있던 사과를 흔든 준수가
싱긋- 웃으며 집을 나섰다. 불쑥 다가와버린 여름이 느껴지고 준수는 미간을 찌푸렸
다. 제일 싫어하는 계절 중 하나가 여름이다. 곧 김준영 방학하는데 사이판이나 갔다
오자고 할까. 사과를 몇 입 베어물고는 택시를 잡아 택시 위에 올라탔다.
목적지를 말한 준수가 창문을 열었다. 창문을 열자 미지근한 바람이 준수의 머리칼을
가득 헤집고, 준수는 휘파람을 불었다. 기분 좋을 거 하나 없는 날인데 이상하게 기분
이 좋아진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세진의 생각에 사과를 베어물며 피식- 웃어버렸다.
늘 준수에게는 소리 지르고 난리 법석이지만 가끔씩 웃거나 실수하는 모습은, 뭐.
" ...귀여워. "
순간 자신이 내뱉은 말에 택시기사가 자신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걸 아는 지 모
르는 지, 준수는 세진을 생각하며 헤실헤실 웃어버렸다. 어느덧 세진의 생각 만으로도
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놀이공원 앞에 서는 택시. 택시비를 지불한 준수가 놀이공원 안
으로 들어섰다.
평일인데도 뭔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건지. 북적북적 거리는 사람들과 분장을 하고 돌아
다니는 직원들. 놀이공원만이 가질 수 있는 달콤하고 아기자기하고 즐거운 분위기에,
오랜만에 온 준수도 기분이 좋아졌다. 아, 구경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찾아도 보이질
않는 아버지를 찾으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고 있을 때 쯤.
저 멀리 아버지를 중심으로 뒤에 쭉- 서서 엄청난 포스 아닌 포스를 풍기며 걸어오는
기업의 운영진들이었다. 아버지와 준수의 시선이 마주치고, 아버지의 비서와 다른 직
원들이 준수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얼떨결에 인사를 받아들이고는 아버지의 옆에 서
는 준수.
" 갑자기 왜 오라고 하셨어요? "
" 곧 니께 될건데. 궁금하지 않아? "
" 복학할거라고 닦달하실거면 언젠가 할테니까 걱정 마세요. "
" 도대체 그 알아서가 언제란 말이니. "
준수가 눈을 흘기며 아버지를 보았다. 자신과 많이 닮은 아버지는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는 다르게, 가족 앞에서는 가정적인 남자였다. 검은 정장차
림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조금은 많이 편해 보이는 행색을 하고 그들의 틈에 끼니,
흠. 기분은 나쁘진 않았다. 진짜로 뭐 경영하는 사람이라도 되는 것 같잖아!
" 아 그리고, 너한테 먼저 일을 시켜보기로 결정했다. "
" ...예? 일이요? "
" 그래. 회의 끝에 결정한거니까 뺄 생각 하지마. "
" 무, 무슨 일이요? "
" 그거야 가 보면 알겠고. "
" 이상한 거면 절대 안해. 난 힘든 일 안해요!! "
피식- 웃는 아버지의 미소가 신경 쓰여 아예 말했다. 놀이공원 여기저기를 청소하라거
나 하면 가만 있진 않을꺼야. 준수가 혼자 입을 삐죽이며 이곳까지 온 자신의 행동을 후
회 했지만 얼마 안되 시작된 퍼레이드에 어린 아이처럼 시선을 뺏겨버렸다. 준수의 아
버지 바로 밑에서 일하는 상무가 조심스럽게 그에게 말했다.
" 도련님한테 시키실 일이라는게. "
" 놀이공원 운영엔 전혀 상관 없는 일이니까 걱정 말게. "
" ...혹시? "
" 애비가 잘못 키워서 철 든 거 하나도 없는 놈이야. 돈 벌기가 얼마나 힘든 지 알려줘야지. "
형형색색 퍼레이드에 정신이 빼앗겨 있는 준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하는 준수의 아버지.
이런 아버지의 뜻을 아는 지 모르는 지, 한참을 퍼레이드 행렬을 지켜보는 준수의 얼굴엔
어린아이같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제 가지- 라며 아버지가 말했고 준수는 아쉬운 듯 퍼
레이드 행렬에게 시선을 떼고선 아버지를 쫓아왔다.
바쁘게 움직이는 놀이공원을 지나, 놀이공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사용하는 건물 앞에
서는 아버지. 어느덧 준수가 뒤를 돌아 보니 아버지의 뒤를 쫓아오던 많은 사람들은 사라
진지 오래였고, 늘 깐깐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버지의 비서만 있을 뿐이었다.
" 어? 다른 사람들은요? "
" 다들 한가한 사람들이 아니니까. "
그리고 그 때, 건물의 문이 열렸다. 준수의 아버지도, 준수도, 준수의 비서도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퍼레이드 분장을 한 채로 엄청 나게 굽 높은 신발에 아이스크림 복장을 하고 있는
남자. 남자도 당황한 듯 얼른 준수의 아버지를 보며 인사했다. 회장님, 하면서.
" 그래. 잘 부탁하네. "
..자...잘 부탁하네? 준수가 놀라 아버지를 보면 얼른 준수의 등을 건물 안으로 떠미는 아버
지. 건물 안은 직원들이 입는 각종 유니폼들과 인형 동물 탈들, 퍼레이드에 필요한 장식품들
이며 의상들이 널려 있었다. 아버지 옆으로 피식- 웃는 비서의 꺼름칙한 웃음과 함께 문은
닫혔다. 이거 뭐 팔아 넘기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 아버지 잠깐만요!! 준수가 불렀지만 이미
아버지와 비서는 나가버린 지 오래였다.
" 흐음. 부잣집 도련님이니까 내 꼴 되긴 싫죠? "
" .....예?! "
" 그럼 남은 건 하나밖에 없네. "
준수는 제 앞에 드리워진 절망할 수 밖에 없는 광경에 할 말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지
금 이걸 나보고 하라구요? 준수가 묻자 진한 화장을 지우는 남자가 고갤 끄덕였다. 하,
돌아버리겠네. 더워 죽겠는데 이걸 쓰고 있으라고?! 이 놈의 영감탱이를 진짜!!!!
" 저기요. 저 이거 못하니까 알아서 하세요. "
" 내 꼴 되기 싫다면서요. 이것도 양반이죠 뭐. "
" 돌아버리겠네 진짜. 이걸 어떻게 써요! "
" 못 쓸게 뭐 있어요!! "
고작 시킨다는 일이, 인형탈 쓰고 이 넓은 놀이공원을 돌아다니라고!!!? 각종 놀이기구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소리침과 발걸음 소리들. 놀이공원 특유의 신나는 분위기는 이미 준
수의 귀에 아득하게멀어져버린 지 오래였다. 오랜만이기도 하고 졸라서 롤러코스터나 공
짜로 한번 타고 집에 들어갈까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청천 벽력같은 소리란 말인가.
근데 아무리 자기가 자리에 앉아 가만히 있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쳐도, 이건 너무하잖
아! 명색에 CEO 아들인데!!! 쓰고 있던 모자를 벗으며 한숨을 내쉬는 남자를 이마를 긁적
이며 쳐다보는 준수.
" 그러니까 이걸, 우리 아버지가 직접 나한테 하라고 시켰다구요. "
" 예. "
" 이 영감탱이가 노망이 들었나 진짜!!!! "
" 선택하래요. 이따 있을 두번째 퍼레이드에 나갈껀지, 곰인형 탈을 쓸건지. "
퍼레이드? 어렸을 때 기억을 더듬어 보는 준수. 그럼 남자는 이상한 꺽다리 신발 신고 반
짝이 옷과 각종 아이스크림 옷등. 어린 아이들의 눈과 귀를 백프로 충족시키는 차림을 하
고서 돌아다니는 거 잖아!!! 도대체 이걸 나한테 왜!!!! 잠깐만 있어봐요! 남자에게 말한 준
수가 얼른 핸드폰을 들어 아버지 번호를 눌렀다.
" 아버지 지금 제정신이 아닌거죠? 응? 빨리 그렇다고 말해요. "
- 너도 한번 겪어봐. 잘 했다는 소리 들리면 복학 하라고 닦달 안할테니까.
" 아, 아빠! 나 그냥 차라리 복학할게! 응? "
- 끊는다.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이 퇴근시간 맞춰서 열심히 일해. 서비스가 생명인거 알지?
그리고 전화는 끊겼다. 아오 씨이, 이놈의 영감탱이를 진짜아!!!!!!!!!!
준수가 소리쳤지만 이미 시간은 지나버린 후였다. 어느덧, 호랑이 옷을 입고서 마지막으
로 호랑이 탈을 쓴 채 거울 앞에 선 준수의 모습. 안에서 보일 수 있게 해 놔서 어느정도,
보였으나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진짜.
" ...아오..아....아오!!!!!!!!!!! "
* * *
" 아! 그만 좀 흘리고 먹어! "
" 츄러스 먹자 츄러스! "
" 너 지금 먹고 있는거 소화 시키고. "
" 소화 다 됐어. 얼르은! "
남자친구 생긴 지 몇일이나 됐다고. 남자친구랑 알콩달콩 와야 할 이런 곳에 정윤호 너랑
와있는 건지 모르겠다. 몇 일 굶은 걸 놀이공원에서 다 해결하려는 듯 팔고 있는 여러가지
군것질거리들을 지나치지 못하는 윤호를 한숨과 함께 바라보는 세진이었다. 의도치는 않
았지만 어머니에게 잡혀가 한동안 연락이 없던 윤호에게 갑자기 연락이 와서 하는 소리라
곤, 오랜만에 놀이공원이나 가자는 이야기.
싫거든? 놀이공원은 유천이와 할 내 마지막 로망으로 남겨둘꺼야. 하고 단번에 거절한 세
진이었지만 같이 가지 않으면 땅바닥에 누워버릴 기세로 덤벼드는 윤호 때문에 할수 없이
발걸음을 옮긴 세진이었다.
" 오랜만에 오니까 재밌다. 그치? "
" 여긴 꼭 유천이랑 오고 싶었는데. "
" 애인 있다고 티 내기는. "
" 히이. 윤호야, 나 너무 좋아. 진짜 이번엔 오래갈 것 같은 느낌이 마구마구 들어. "
세진이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으나 윤호는 이미 츄러스에 정신이 팔린 지 오래였다.
넌 뭐 먹으러 왔냐! 제 말을 들어주지 않아 세진이 윤호에게 말하자 윤호는 엉. 하고 싱긋
웃어버렸다. 니가 뭐 그렇지. 세진이 말하고서 앞서 뛰어가자 얼른 뛰어와 세진의 옆에서
는 윤호.
" 야. 자이로드롭 타자. "
" 아 사람 너무 많잖아. 안으로 들어가자. "
" 안에 재밌는 거 별거 없는데. "
" 찾아보면 있거든요. "
그리하여, 실내 놀이공원 안으로 들어선 그들. 놀이공원 특유의 달콤한 냄새에 세진 역시
기분이 좋아졌다. 회전목마나 타며 사진이나 찍는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게 굉장히 스피드
하고 말 그대로 놀이기구 다운 놀이기구를 좋아하는 세진이었기에, 뭐 탈까? 하며 윤호와
얘기를 나누었다. 놀이기구들의 위치가 적혀진 팜플랫을 보던 세진이 이거 타자 롤러코스
터! 하고서는 2층으로 올라가려는데, 갑자기 츄러스를 세진에게 맡기는 윤호.
" 아, 나 화장실 좀! 여기서 기다려! "
" 야 정윤호!! 야!! "
표정 부터 급한 게 티가 나는 윤호가 세진에게서 멀어져 갔다. 오자마자 구슬 아이스크림
이니 핫도그니 미친듯이 쳐먹더니만. 꼴 좋다 꼴 좋아! 세진은 으유- 하며 윤호의 뒷모습
을 보다간 이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냥, 앉아 있어야지 뭐. 벤치에 가서 앉은 세진이 나
름 설레는 기분으로 롤러코스터 탄 다음에 뭐 타지? 하며 보고 있는데.
" 와 호랑이다 호랑이! "
" 호랑아! 말 해봐 말! "
" 너 호랑이 아니지? 사람이지 사람?! "
" 당장 정체를 밝혀!!! "
꺄르르 거리는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세진이 팜플랫에서 시선을 떼고 고갤 들었다.
그러면 호랑이 탈을 쓴 직원을 보며 헤실헤실 너무 좋아하는 어린 애들. 피식- 웃은 세
진이 다시 팜플랫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 이 자식들이! 저리 안 가! "
...뭐지. 이 익숙한 목소리는? 세진이 천천히 고갤 들었다. 그리고 보면 호랑이 탈을 쓴
채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소리치는 호랑이 탈. 아니, 직원이 저래도
되는거야? 어이가 없어서 세진이 쳐다보고만 있었다.
" 니네 엄마 아빠 어딨어! 빨리 안 가? "
" ..으엉..호랑이가 화낸다.. "
" 호랑이 무서워.. "
" 호랑이는 원래 무서워!! 그리고 너!! 그래! 나 호랑이 아니고 사람이다! 형 한테 한번 혼나볼래?! "
호랑이 탈을 쓴 남자가 제일 크게 남자를 놀리던 아이의 머리를 주먹으로 쥐어박았다. 그
러자 엉엉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 사람들의 시선이 그 곳으로 모여지고 윤호를 기다리던
세진의 시선도 그곳에 고정되었다. 한 아이가 울자 다 따라우는 아이들. 호랑이 탈을 쓴
남자도 얼굴은 보이진 않지만 당황한 건지, 얼른 앉아 울지 말라며 아이들을 달랬지만 더
크게 울 뿐이었다.
결국 들고 있던 팜플랫을 내려놓고, 세진이 아이들에게로 다가섰다.
" 애들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 "
" ..흐엉..저 아저씨가아..흐엉.. 막 내 머리.. "
" 저기요. 여기는 직원 교육 이렇게 시켜요? "
울고 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세진이 호랑이 탈을 쓴 남자에게 물었다. 세진을 보
고는 잠시 당황한 듯 뒤로 물러서는 남자.
" 대답을 하라구요! 애들이 몰라서 그럴 수도 있는 거지 그렇게 신경질을 내면 어떡해요? "
" .... "
" 애기야 엄마 어딨어? "
세진이 묻자 그제서야 놀라 뛰어 오는 아이들의 엄마. 그리고, 한참을 세진을 바라보던
그 호랑이 탈이 갑자기 등을 돌려 도망가기 시작했다. 저기요!! 하며 부르는 세진. 어쭈?
저게 도발한다 이거지? 세진이 그대로 머리를 휘날리며 그를 쫓기 시작했다. 옛날에도
말한 적이 있었지만 나 중학교 때 까지 육상부 였어!!!!
" 야!! 야 이 싸가지 없는 놈아!! "
동심이 가득한 놀이공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욕설과 함께, 호랑이 탈과 멀쩡한 여
자의 달리기가 시작 되었다. 어드벤처를 빠져나와 매직아일랜드까지. 그들의 이유 없
는 경주는 계속 되었다. 사실 세진은 딱히 잡을 이유는 없었지만, 괜히 자신을 보고 도
망가길래 뭔가 이상하다 싶어 쫓아온 것이었다. 사람들이 별로 드나들지 않는 쪽으로,
뛰어가다가 숨이 차는 듯 결국 멈춰서는 호랑이 탈.
" 너! 너어 죽었어 아주! 이름이 뭐야! 당장 홈페이지에 니가 한 만행으을!! "
" 아 이것 좀 놓고 얘기해!!! "
" 내가 뭘 잡았..............잠깐.. "
........이 목소리. 흔치 않은데.
" ...너.. "
" ..하..씨발 존나 더워. "
그리고 천천히 얼굴을 가리고 있던 호랑이 탈이 벗겨졌다. 그러면 한 여름 날, 땀에
젖어 있는. 다름 아닌 호랑이 탈의 얼굴은.............김준수?!
" ..너..니가 왜?! "
" 무슨 여자애가 달리기가 그렇게 빠르냐? 하여튼 독종이야. "
" ...니가 왜 이꼴을 하고 있어? "
" 아.. 쪽팔려. "
젖은 앞머리칼을 만지며 준수가 거친 숨을 몰아쉬고는 벽에 붙어버렸다. 그리고는
스르륵 주저 앉는 준수. 그런 김준수가 안쓰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세진이 들
고 있던 음료수를 건네자 바로 받아서 벌컥벌컥 마셔버리는 김준수.
" 근데 너 진짜 뭐해 여기서? "
" 누구랑 왔냐? 박유천? "
" ..유천인 바쁘니까. "
" 설마 혼자 온거야? "
" 아니. 윤호랑. "
" 윤호형이랑은 왜. "
" 같이 오면 안되? "
" 당연히 안되지!!! "
아무리 친구라지만 그 형도 남자인데!! 괜히 발끈하는 준수의 모습을 보며 세진이 기
막힌 듯 허- 웃어보였다.
" ..잘 어울린다..꽤? "
" ..놀리지마 너. "
" 아냐..진짜로 잘어울려서 그래! "
어금니를 꽉 깨물고 서 있는 세진을 올려다보는 준수. 세진은 애써 웃음이 터지는 걸
참고서는 준수를 보았다. 차고 있던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던 준수가, 일어서더니
머리에 쓰고 있던 인형 탈을 세진에게 던졌다. 나이스 캐치, 받아낸 세진.
" 이거 들고 따라와. "
" 싫어!! "
" 좋은 말 할때 따라오는 게 좋을텐데. "
" 어쭈? "
" 다른 남자랑 놀이공원에서 시시덕 거리고 돌아다니는 거, 박유천이 알면 싫어할껄? "
" ...저, 정윤호는 진짜 친구야!! "
" 친구든 아니든 윤호형도 잘생긴 남자네요. "
준수가 피식- 웃으며 앞서 걸었다. 인형탈을 들고 고민하는 세진. 유천인 그럴 애 아닌
데, 근데 진짜 화내면 어떡하지? 어후.. 아예 여길 오는 게 아니였는데. 하는 수 없이 아
랫입술을 꾹 깨문 세진이 준수를 뒤따라 걸었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건물 앞에 도착하고
준수가 뒤돌아서, 세진에게 인형탈을 받았다.
" 너 진짜! 괜히 유천이한테 허튼 소리하면! "
" 내 맘이지롱. "
" 너어!! "
" 그럼 앞에서 기다리던가. "
건물 문을 열고 들어서려던 준수가 싱긋- 웃으며 세진을 보고는 안으로 들어섰다. 잠
시 준수가 들어간 자리를 쳐다보는 세진.
........자꾸만 그렇게 웃지 말라니까.
키보 님이 주신 '청춘예찬' 제 1st 표지♥
돌고래낚시아 님이 주신 '청춘예찬' 제 2nd 표지♥
오늘도재중♡ 님이 주신 '청춘예찬' 제 3rd 표지♥
멜로디 님이 주신 '청춘예찬' 제 4th 표지♥
오늘도재중♡ 님이 주신 '청춘예찬' 제 5th 표지♥
일편단심소녀 님이 주신 '청춘예찬' 제 6th 표지♥
일편단심소녀 님이 주신 '청춘예찬' 제 1st 텍스트♥
민유이 님이 주신 '청춘예찬' 제 1 st 가상이미지♥
작가의 여담
안녕하세용. 핫한걸입니당 +_+
미치다도 끝나고, 설날도 끝나고.
앞으로 예찬이 연재에 집중 또 집중 하려구요!!!!!!!!!!!!!!
음, 여러분들이 아셔야할 한가지.
그러니까..음..☞☜ 원래 메인은 준수걸랑요.
..준수 귀엽지 않나요.
난..엄청 매력있는 친구라고 생각하는데.
음..암튼 그렇다구요. 헤헤+_+
예찬이도..... 표지 배경 너무 사랑해요♥ 선물 퐝퐝 받으면 죠켔다+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놀이공원에서 저런일을 하는모습 궁금해요 ㅋㅋㅋ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