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도 종류와 방법이 있다. 그 구분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은연중에 실수를 하기도 한다. 설 명절을 앞두고 ㈔예종원(051-802-7440) 박명옥(60) 이사장을 찾아가 바른 인사 예절과 평소 틀리기 쉬운 호칭에 대해서 자문을 구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박 이사장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이야기부터 끄집어냈다. 알 만한 고위 당직자들이 조문을 하면서 '공수'(어른 앞이나 의식 행사에 참석했을 때 손을 맞잡는 법)의 예를 갖추지 않고, 손바닥을 바닥에 짚은 채 팔자로 벌린 모습으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더라는 것이다. "흉사 시에는 공수를 하더라도 남자의 경우 오른손을, 여자는 왼손을 위로 놓아야 합니다. 돌아가신 고인에 대한 애닮은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내 몸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지요. 하지만 제사는 길사로 흉사가 아니기 때문에 반대겠지요."
그렇다면 명절 차례를 모실 때나 가족 친지간에 예를 갖춘 절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박 이사장은 "우리의 절을 굳이 정의하자면 살아가면서 자신을 나타내는 첫 번째 표현"이라면서 "상대를 공경하는 가장 기초적인 행동예절은 절"이라고 정의했다.
조선 중기 학자 김장생의 '가례집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절을 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공수한 손을 바닥에 짚을 때 벌리지 않는 것이다. 이때 남자는 왼손이 위로,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놓여야 한다.
어른들께 세배를 할 때, "절 받으세요~"라고 하는 것도 잘못된 표현이라고 박 이사장은 강조했다. 이는 일종의 명령이어서 "인사 드리겠습니다" 혹은 "인사 올리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세배를 하면서 "할머니 건강하십시오~ 오래 사십시요~"라고 하는데 이 역시 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어른들이 덕담을 하고 나면 "건강하십시오~ 오래오래 사십시요"라고 답배하라고 했다.
자주 틀리는 호칭에 대해서도 몇 가지 지적했다.
"자기 부모를 지칭하면서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아버지, 어머니'로 바꿔서 불러야 합니다. 아버님, 어머님은 상대의 부모를 지칭할 때 쓴다는 걸 기억하십시오. 또 자기 부모를 부친, 모친이라고 칭하는데, 실은 남에게 다른 사람의 부모를 말할 때 즉, 00의 부친, 00의 모친으로 써야 합니다."
결혼한 사람의 경우, 자기 집이나 처가의 윗대 어른에게 자기의 아내를 칭할 때 '제 처'라고 말하는 것은 비하해서 하는 말로 교양 없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때도 '제 댁'이라는 게 맞는 표현이란다.
또 시집가지 않은 손아래 시누이를 부를 때, '아가씨'라고 하는데, 아가씨는 친척 관계가 없는 미혼 처녀를 말하는 것이어서 '작은 아씨'로 부르는 게 맞다고 박 이사장은 설명했다. 시집간 시누이의 경우는 '○○서방댁'이 맞지만 '작은 아씨'도 양해되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