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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룰루랄라, 게으른 농부 이야기
- 최병인
고향 영덕에 들어와 정착한지 어언 1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고 있다.
IMF라는 거대한 폭풍을 만난 나는 대전에서 운영하던 조그마한 사업체를 살려내지 못했다. 어렵게 결정한 고향으로의 귀향은 주변의 많은 반대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선택한 내 고향으로의 귀농은 먼 바다에서 처음 태어난 곳을 스스로 찾아가는 힘든 연어의 여정과 같은 회귀 본능 때문 이었을까. 가진 것 이라고는 아내와 딸, 아들 오직 가족만이 내 재산의 전부로 남았을 무렵 돌아 온 고향은 포근하면서도 만만치 않은 곳이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귀농”이라는 단어보다 "오죽했으면 고향으로 돌아왔나” 하는 못난이의 이미지가 훨씬 강했던 시절이었다.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귀농이라는 힘든 선물을 아내에게 주고 난 후 감당할 수 없는 마음의 무게로 나는 몇 번이나 주저앉을 뻔 했다.
그러나 나는 무엇이든 열심히 무엇이든 가족이 최고 우선이라는 마음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한 일은 축산항에서 대게 잡이 배의 선원으로 겨울에 시작하여 이듬해 3월까지 일을 하고 한여름에는 담배재배 농장에서 노동을 하고 내 몸과 시간을 투자해 돈 되는 일이라면 언제 어디든 달려갔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기회란 참으로 우연히 찾아오는 것 같다.
나는 정말 우연한 기회에 창수면 인량리 나라골보리말 체험학교 사무장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 많은 월급은 아니지만 고정적인 수입이 있다는 것은 안정적인 가정생활을 할 수 있고 안정적인 생활 속에서 새로운 꿈도 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장 교육을 통해 나는 많은 정보와 식견을 넓혀갔고 영덕뿐 아니라 경북, 나아가 전국의 수많은 분들과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여태 알지 못했고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정보와 경험이 나를 남들보다 앞선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며 남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으로 변화되어 가게 하였다.
나라골 보리말 체험학교 사무장을 2년 6개월 하면서 년3,000명 방문객인 마을을 년 만 명 이상고객이 방문하는 마을로 만들었고 주민들과의 관계에서도 늘 긍적적인 사람으로 평가 받은 것이 다 교육의 힘이었고 주변과의 관계를 얼마나 유연성있게 하느냐 하는 실천의 힘에서 나온 것 같다.
살다보면 우리는 흔히 이런 말들을 자주한다.
“생각이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라고”
말은 쉽게 하지만 행동은 그러하지 못한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남에게 말을 하기보다는 남의 말을 먼저 들어주는 훈련을 하다보면 저절로 다르다와 틀리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귀농 아니 귀향 한지 11년차, 뒤돌아보면 힘에 겨워 달려온 것 같은데 그래도 고향을 사랑하고 영덕 발전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막연한 바램으로 오늘도 나는 달린다.
우리의 생각들이 다르든 틀리든 모두가 우리의 지역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다는 바램인 줄 알고 따끈한 가슴을 열고 함께 뛰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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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인
최병인
영덕군 창수면 인량1길
현)영덕군관광진흥협의회 운영위원
현)창수면 인량1리장
현)룰루랄라 교육농장/캠핑장 대표
2010년 -2012년 사이
도지사, 국회의원,영덕군수 등 다수 표창장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