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黑風令 제2권 제20장 달밤의 密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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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점 후원의 조용한 침실(寢室).
"……"
환우령은 뒷짐을 진 채 창가에 서 있었다.
그가 십대봉공의 예상을 뒤엎고 삼 년 만에 무림에 출도할 수 있
었던 것은 두 가지 추측이 가능해진다. 무도천제가 남긴 유시록
(遺示錄) 중에 금제를 풀 수 있는 두 가지!
어둠과 침묵으로 자신들의 정체를 철저히 은폐하고 있는 금철무련
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거나, 무도천제가 말년에 심혈을 기울
여 창안한 천원무극경(天元無極經)을 완벽한 터득했을 때에 한해
서 금제가 풀리는 것이다.
그러나 금철무련은 그 존재 여부조차 아직은 확인할 길이 없다.
그것을 제외하고 나면 금제를 깨고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한
가지 뿐이다.
-천원무극경(天元武極經)!
창안자인 환상비궁의 시조(始祖)인 무도천제조차 칠성(七成)의 경
지에 머물러야 했던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광세기학(廣世奇學)!
그것을 환우령이 십이성(十二成) 완벽하게 터득했다는 결론에 도
달하게 된다.
삼년(三年).
계절이 열 두 번 바뀌는 그 세월은 환우령을 전혀 다른 인간으로
변모시켜 놓은 것이다.
토민가에 기거하는 일개 도둑 소년에서 고금제일의 무신(武神)이
라고 추앙되는 석년(昔年)의 무도전체를 능가하는 절대무존(絶代
武尊)으로……
그러나 이 순간 환우령의 뇌리에는 수많은 상념들이 헝클어진 실
타래처럼 뒤엉키고 있었다.
(백혈군마성과의 타협으로 중원정복을 꾀하려 했던 변황무림연합
은 무슨 이유 때문에 지난 삼 년 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은
것일까?)
게다가 백혈태무존은 자신의 세 제자(弟子) 중에 분명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배반자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
지 않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허나, 그 무엇보다도 우선하여 환우령이 반드시 밝혀내야할 지난
날의 비사(秘史)가 있다.
(황보! 황보를 살해한 흉수를 찾아내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달빛(月光) 쏟아지는 후원에는 파릇하게 버들가지들이 야풍(夜風)
에 살랑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모용설…… 그녀를 만나봐야겠군."
그렇다. 백혈군마성의 비밀보고에서 검은 복면을 하고 처음 만났
던 그녀. 천고의 영물(靈物)인 설우신학(雪羽神鶴)을 자신의 수족
처럼 부리며 수많은 무림인들에게 겹겹이 둘러싸여 위기에 처해있
는 환우령을 구출해 준 여인.
그런가 하면 금강신묘정에 천하무림의 대세(大勢)를 좌우할 수 있
는 밀서(密書)가 숨겨져 있다는 극비의 음모까지 자신의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알고 있지 않았던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금도 환우령의 뇌리에 낙인(烙印)처럼
뚜렷이 새겨져 있는 그녀의 말 한 마디였다.
천세야황(天世夜皇)을 살해한 인물을 알고 싶으면 본녀를 찾아오
세요. 그리고, 소림사 장문인(掌門人)을 만나 이 옥패를 보여주시
면 본녀와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조치해 주실 거예요.
환우령의 품 안에는 지금도 모용설이 건네 준 손바닥 절반 만한
청옥패가 소중히 간직되어 있다.
환우령은 지난 삼 년 간 그 청옥패를 하루에도 몇 번이나 꺼내 봤
는지 모른다.
매화 다섯 송이가 정묘하게 새겨져 있는 청옥패!
그것만이 황보를 살해한 흉수의 행방을 찾아낼 수 있는 유일한 단
서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한순간 그의 미간이 좁혀졌다.
(누군가 다가오고 있군!)
환우령은 가볍게 옷자락 스치는 소리를 듣고 방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환대협, 소녀…… 여백선이예요."
문 밖에서 긴장으로 인해 가늘게 떨리는 음성이 나직이 흘러들었
다.
"아…… 여소저, 이 늦은 시각에 어인 일이오?"
환우령은 의아한 눈빛이 되었다.
스르르르……
섬세한 몸매의 여백선이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헌데, 그녀는 매미처럼 얇은 연분홍빛 나삼(裸衫)을 걸친 모습이
아닌가?
하늘거리는 나삼자락을 바닥에 끌며 사뿐히 걸음을 옮기는 북경일
미 여백선, 얇은 나삼 속에 은은히 비치는 그녀의 늘씬한 몸매는
아찔한 충격을 주리만큼 선정적이었다.
불과 한 줌밖에 안되는 잘록한 허리, 여백선의 눈, 코, 입 오관
(五管)과 숨결은 물론 전신 팔만사천 모공 하나하나 마다 남성의
심혼(心魂)을 강하게 빨아들이는 유혹!
그것은 성숙한 여인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관능(官能)의 숨결이었
다. 정녕 눈부시게 황홀한 자태였다.
여백선은 창가에 위치한 탁자에 들고 온 쟁반을 내려 놓으며 수줍
은 배꽃처럼 하얗게 웃었다.
"왠지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환대협과 담소나 나눌까 하고
요."
"여소저……"
환우령은 곤혹한 표정을 지었다.
밤(夜)은 깊어 사위는 더 없이 고요한데, 천하 모든 남성들의 연
정(戀情)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절세미녀(絶世美女)와 호젓한 침실
에 단 둘이 앉아 있자니 어찌 기이하지 않겠는가?
"소저, 밤이 깊었는데 내일 얘기하면 어떻겠소?"
"왜…… 제가 무서우세요?"
여백선은 들고 들어 온 술병과 음식, 술잔 등을 탁자에 늘어 놓았
다. 그녀의 얼굴 가득히 번지는 화사한 미소를 보며 환우령은 엉
거주춤 그녀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무섭냐고?)
그렇다. 피끓는 젊음을 지닌 사내라면 누구나 아름다운 여인의 유
혹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맑은 정신으로는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범죄적 충동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여백선은 지금 은은히 우윳빛 살결이 비치는 나삼 하나
만을 걸치고 있지 않은가.
환우령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편했다.
"으흠……"
공연히 헛기침만 하고 있을 때 여백선은 촉촉히 물기어린 눈빛으
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제가 예절도 모르는 천박한 여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럴 리가 있겠소."
황급히 부인했지만 환우령은 그녀의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속마
음을 알 수 없었다.
여백선은 양 볼을 도화빛으로 붉히며 나직한 음성을 흘렸다.
"오늘은 제 일생에 있어서 가장 뜻 깊은 날이예요. 그래서…… 환
대협과 함께 자축하고 싶어서 염치불구하고……"
그녀의 음성은 끝에 가서는 너무나 소리가 작아 알아 듣기 힘들
정도였다.
(대체 무슨 소린가?)
환우령은 안개 속을 더듬는 듯 의아했으나 그녀의 모습이 고승처
럼 엄숙하게 느껴져 섣불리 질문하기가 어려웠다.
손(手).
백옥을 정성스럽게 다듬은 듯 희고 매끄러운 그녀의 섬섬옥수가
환우령의 잔 가득히 술을 채웠다.
쪼르르륵……
초록빛 액체는 잔을 넘어서 두어 방울 탁자 위로 흘렀다.
여백선은 술병을 내려 놓으며 방긋이 웃었다.
"제 솜씨가 너무 서툴죠? 술을 남자에게 따라보는 것이 처음이라
서……"
무엇 때문인지 그녀의 미소짓는 표정이 사뭇 긴장한 듯이 느껴졌
다.
(이상하군. 무공이 이미 절정에 이른 여소저가 술의 양(兩)조차
조절 못할 리는 만무하다!)
술잔에 술을 따를 때 그녀의 손은 분명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스스로 자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적 갈등을 겪고
있다는 뜻인데……)
이때였다. 여백선의 꽃잎같은 입술이 떨어지며 속삭이듯 나직한
음성이 흘렀다.
"어서 드시고…… 소녀에게도 한 잔 따라 주세요."
공교롭게도 술잔은 하나 뿐이다. 환우령은 그녀의 청(請)을 거절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느릿하게 환우령은 술잔을 들이켰다. 감미로우면서도 화끈한 백화
주(白花酒)가 목젖을 타고 흘러 들어갔다.
"여소저께서 권(勸)한 탓인지 술맛이 더욱 좋구려."
환우령은 그녀에게 잔을 내밀었다.
"자축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나 말해 주시오."
가득히 채워지는 술잔과 차오르는 초록빛 액체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가에 알 수 없는 그늘이 짙게 드리워졌다.
웬가?
부챗살처럼 기다란 여백선의 속눈썹이 파르르 잔떨림을 일으키고,
그녀의 얼굴에서 서서히 핏기가 사라지고 있지 않은가?
"소저, 아직 술을 마셔 본 경험이 없는 것 같소. 술잔을 내게 돌
려주는 것이 어떻겠소?"
순간, 행여 환우령에게 빼앗아갈세라 여백선은 황급히 두 손으로
받쳐든 술잔을 자신의 가슴 앞으로 끌어 당기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예요, 마실 수 있어요."
비장한 결심을 하는 듯 그녀는 화편같은 입술을 지그시 베어 물었
다. 뒤이어 굳은 표정으로 술을 마시는 여백선의 얼굴은 형장(形
場)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사형수처럼 창백하게 변하고 있었
다.
술기운 탓인가?
조심스럽게 술잔을 내려 놓는 그녀의 얼굴이 목덜미까지 붉어졌
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우수에 젖은 눈망울을 들어 환우령의 얼
굴을 응시했다.
"환대협, 신체 일부분에 뭔가 이상한 점이 느껴지지 않으세요?"
"별로 없소이다."
대답은 담담하게 했으나 그가 여소저의 행동에 이상한 점을 느끼
는 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워낙 내성적이며 수줍음을 많이 타는 여백선임에도 불구하고 잠옷
만을 걸친 채 사내의 침실로 들어서질 않나, 술을 거침없이 마시
는 것도 그렇거니와 뭔가 환우령에게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허나, 환우령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혹시…… 술(酒) 속에 몹쓸 독(毒)이라도 넣었소?"
농담같은 한 마디였지만 여백선은 고개를 깊숙이 떨군 채 모기가
속삭이듯 희미한 음성으로 시인하는 게 아닌가?
"사실이예요…… 술(酒) 속에 몹쓸 것을 넣었어요."
"……"
환우령은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갑자기 변한 그녀의 태도를
보며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면서도 여백선이 따라주는 술을 마신 것은 환우령은 이미 금
정옥지(金精玉池)의 정혈을 흡수한 덕에 만독불침(萬毒不侵)의 신
체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극심한 고뇌를 겪고 있는 듯한 여소저의 표정으로 보아 뭔가 사
연이 있는게 분명하다!)
나름대로 그녀의 내심을 헤아린 환우령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여소저, 술에 탄 독(毒)의 이름 정도는 말해줄 수 있겠소?"
"그것은 독이 아니예요."
"독이…… 아니라고?"
북경일미 여백선은 더욱 얼굴을 붉히며 속삭이듯 미약한 음성으로
말했다.
"그것은…… 환락산(歡樂散)이예요……"
순간 환우령은 쇠뭉치로 뒤통수를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환락산이라면 춘약(春藥) 중에서도 가장 독한 것이 아닌가?
춘약은 본시 권태기에 이른 중년부부가 침실의 분위기를 돋구기
위해 가끔씩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근자에는 하오문 잡배들이 부녀자들을 농락하기 위하
여 고농도의 춘약을 만들어 내다보니 일단 복용한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남녀의 합방(合房)을 치르지 않으면 결국 전신혈맥이 터
져 죽는 환락산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헌데, 술 속에 환락산을 넣었다니……
환우령의 독수리같은 눈썹이 무겁게 꿈틀거렸다.
"본인은 여소저에게 크게 실망했소이다. 하북왕(河北王)의 금지옥
엽인 벽이군주(碧台君主)의 고귀한 신분도 망각한 채 환락산 따위
를 사내에게 먹이다니……"
"……"
"그렇게도 사내의 품이 그리웠소?"
차갑게 흐르는 환우령의 음성은 아직 혼례도 치르지 않은 명가의
규수(閨秀)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치욕적인 폭언이었다.
허나, 북경일미 여백선은 결코 고개를 떨구지 않았다.
"당신께서는 소녀의 얼굴이 왜 이토록 피폐하고 야위었는지 아시
나요?"
여백선은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저는 삼 년 전, 단 한 번 만난 사람 때문에 그날 이후 밤마다 잠
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아니, 잊으려 하면 할 수록 제 가슴에 화
인(火印)처럼 찍힌 그 사람의 얼굴이 더욱 그리워져 미칠 것만 같
았지요."
어디서 저런 용기가 나오는 것일까?
여백선의 음성은 불을 토하듯 뜨거웠다.
"불꽃처럼 사납게 제 영혼을 불태워버리는 그 열정을 저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었어요…… 그러다가 문득 그 사람을 다시 한 번 만
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중원 각처를 찾
아헤맨 지 삼 년……"
"……!"
"중원십팔만 리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였죠. 백설(白雪)이 수북
이 쌓인 황폐한 벌판을 미친 듯이 헤집어도 보았고…… 이름모를
계곡에 무수히 쌓인 낙엽들을 한 장 한 장 들춰보며 마음 속으로
빌고 또 빌었어요…… 제발 다시 한 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주르륵……
눈물이 그녀의 창백한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환우령은 환락산으로 인해 끓어 오르는 욕정에 입술을 지그시 깨
물었다.
"그대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오만은 여소저는 한 가지 모르는
것이 있소."
그는 일어나 문을 향해 걸어가며 말을 이었다.
"사내란 타인의 강압에 의해 피동적(被動的)으로 행동하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속성이 있소. 나 환우령은 더 더욱 그렇소."
돌아서는 사내의 뒷모습은 차가왔다.
여백선의 흐느끼는 듯한 음성이 환우령의 두 어깨로 쏟아져 내렸
다.
"제 모습이 역겹다고, 그래서 받아들일 수 없노라고 솔직하게 말
씀해 주세요……"
허나, 환우령은 돌아보지 않았다.
"그대는 분명 영원히 사랑하고픈 여인임에 틀림없소. 그러나 방법
이 틀렸소."
환우령이 문고리를 잡을 때였다.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처연한 음성과 함께 여백선은 어느새 문 앞으로 다가섰다.
그녀는 창백한 입술을 피가 나도록 베어 물었다.
"당신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애원하지는 않겠어요. 허나, 제가 먼
저 나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주실 수는 있으시겠죠?"
버림받고 싶지 않은 여자의 자존심 때문일까……
그녀는 환우령의 손을 밀어내며 문고리를 잡았다.
여백선의 서글서글한 눈동자는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잠깐 기다리시오."
환우령은 그녀의 다음 행동이 염려되어 불현듯 물었다.
"이 늦은 시각에 어디를 가려하오?"
"당신은 어디를 가려고 했죠?"
"그야…… 여소저께서 내게 복용시킨 환락산의 정욕을 해소하려면
길의 여인이라도 찾아가야 할게 아니오?"
여백선은 환우령을 떠밀어내며 방 문을 열었다.
"술은 당신 혼자만 마신 게 아니예요."
순간 환우령은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다.
(제길…… 꼼짝없이 걸려들었군!)
그런 씁쓸한 생각이 환우령의 뇌리를 스침과 동시 그의 손은 쾅
소리가 나도록 거칠게 방문을 닫았다.
스팟……
환우령이 날린 지풍으로 인해 방 안의 불이 꺼진 것은 바로 그때
였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두 쌍의 눈만이 반짝이고 있었다.
"사내를 찾고 있소?"
"날이 새면 잊어버리는 그런 사내는 필요 없어요. 영원히 나만을
사랑해 줄 그런 진실한 사람을 찾고 있어요."
"그럼 멀리 갈 필요 없소. 바로 곁에 있으니까."
억센 사내의 팔이 여인의 가녀린 어깨를 힘껏 보듬어 안았다.
여백선은 그의 듬직한 품에 안겨 비맞은 파랑새처럼 떨고 있었다.
목줄기를 타고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난 후에
야 비로소 환우령은 그녀가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삼단 같은
여백선의 머릿결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선매, 오늘같이 기쁜날 눈물을 흘려서야 되겠소."
말과 함께 환우령은 그녀의 늘씬한 신형을 번쩍 안아 들고는 침상
으로 다가섰다.
수줍음으로 떨리는 그녀의 음성이 나직이 흘렀다.
"대가……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나도 잘은 모르오. 우리 함께 연구해 봅시다."
(연구?)
여백선은 환우령의 능청스러운 음성의 의미를 깨닫고는 양 볼이
화끈 달아올랐다. 허나 짙게 드리워진 어둠으로 인해 그녀는 어느
정도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첫댓글 감사 즐감 합니다
즐독
ㅈㄷㄳ.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즐독했습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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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독 입니다
빚은 반드시 값아야 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