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스蔣介石는 자유마저 광장에 가둔 걸까?

[정태근]

조선에서 김정호가 좀 뚱뚱한 ‘대동여지도’를 만들었을 때, 영국은 ‘런던지하철’을 개통했고. 나라를 잃고 장지연이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울부짖을 때,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는 사실은 나로 하여금 고통troubles과 어원이 같은 여행travel을 생각하게 한다.

관광과 여행은 기억과 추억만큼 결이 좀 다른 듯하다. 기억이 머릿속에 저장된 것이라면 추억은 가슴속에 저장된 것이고, 관광이 눈으로 보는 것이라면 여행은 마음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바람 부는 방향이 남에서 북으로 바뀌면 나는 마음부터 추워진다. 그래서 다시 남풍이 불 때까지 참지 못하고, 따뜻한 나라 항공권을 찾는다. 올해는 지리적 환경은 좀 다르지만 정치지리, 역사적 환경은 좀 닮은 타이페이를 만나러 갔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들른 “용산사”

우리나라 탑골공원 주변의 느낌이 팍!

절 주변이 노인들의 안식처. 절에는 부처만 모신 게 아니라 불교 도교 유교의 다양한 능력의 신을 모셨다. 과자 과일 향을 올리고, 합장으로 치성을 드리는 타이페이 시민들. 덩달아 나도 합장.

눅눅하고 침침한 골목, 볼품없이 깊게 패인 주름을 가진 노인의 나물볶음 하나. 밥 한 공기의 초라한 저녁식사 풍경이 먼저 들어온 “화시지애 야시장”

뱀탕. 블러드케잌(돼지피로 만든 케익), 취두부. 대창 소시지 등 야시장 메뉴를 둘러보고. 다른 사람은 고약한 냄새 때문에 힘들다지만, 그 나라 전통음식을 즐기는 내가 그동안 꼭 맛보고 싶었던 취두부~ 내 입맛에는 딱!

좀 느끼하고, 향신료 강하게 밴 대만 가정식 백반으로 저녁을 하고, 말 많은 지압사 아주머니에게 종아리와 발을 맡겨봤다... 여행 첫날의 피로가 싹!

모래퇴적암이 펼쳐진 “예류지질공원”

전체적 라인이 섭지코지를 많이 닮았고, 해안선 가까이에는 서귀포 앞 바다에 있는 문섬과 닮은꼴 섬이 있다.

예류지질공원에서 광부박물관으로 오르는 길에서 본 ‘산등성이 펼친 꽃과 갈대 그리고 드넓은 기암괴석을 타고 흐르는 폭포. 높은 정봉마다 지어진 정자’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광부박물관”에서 광부도시락을 선물로 받았다. 이 도시락을 먹고 가족. 국가를 부양했을 그들의 굵은 땀방울이 내 등줄기를 따라 흘렀다.

험한 산 중턱에 좁은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지우펀 올드스트리트” 평일임에도 발 디딜 틈이 없다. 광부들이 캔 금과 영화 드라마의 배경장소가 된 영향으로 이렇게 복잡한 골목이 되었다니 자본과 미디어가 새로운 역사의 세트를 만들어 논 곳임이 분명하다.

“펑시” 기차역에서 천등天燈에 -가족의 건강. 소원성취. 세계평화. 인류공영. 사연도 가지가지-소원을 써 날린다. 밤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좋은 소원들을 기원해 날리니 우리 지구촌이 이나마 유지하리라.

“중정기념관”은 근위병교대식만 볼만하다는 지인의 말이 무색하다.

인간 장제스蔣介石의 숨소리부터 한숨 그리고 욕심까지 전시해 두었고, 각 전시실에 걸린 작품 한 점 한 점이 숨을 턱턱 막히게 했다.

중정기념관 앞 광장 이름이 “自由廣場”

장제스는 자유마저 광장에 가둔 걸까?

자.유.를 오랫동안 생각해봤다.

신이 부여한 자유일까~!

자연 상태의 인간이 성장한 속성일까~!

“101무역센터” 87층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타이페이는 수줍은 듯 짙은 안개로 속살을 감췄고. 지하 딤섬집 만두의 속살은 부드럽고 단백한 것이 추천할 정도로 맛있고, 곁들여 나오는 오이장아찌는 나를 다시 그곳으로 소환할 듯하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대만의 박물관이 아니라 중국 본토의 박물관이란 느낌이 든다. 시대별로 서책, 시화, 자기가 전시됐는데 우리나라의 박물관이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 듯... 우리나라 진품명품과 비슷해 보이는 건 내 안목이 좁아서겠지!

이번 4박5일 여정 중, 나흘은 리프트 차로 움직이고, 하루는 지하철을 이용했다.

타이페이는 저상버스, 지하철, 스쿠터 주차장이 완벽에 가까운 듯. 그래서인지 시민들은 대중교통과 스쿠터를 많이 이용하고. 굴러다니는 자동차의 대부분은 일본산, 사용하는 휴대폰의 대부분은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 같았다.

대만 국민은 친절하다 아니 장애인을 다른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어디서나 휠체어를 탄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하철은 단차 단거가 거의 없다. 각 역사마다 엘리베이터 규격도 넓게 동일해 휠체어로 승차 환승도 쉬웠다. 그래서 지하철로 이동해도 여유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시인은 여행이란

떠나서 떠난 자리를 되돌아보는 것”이라 했다.

거기와 여기.

그때와 지금.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 가를 찾는 작업은 어렵지만 삶을 성숙하게 하는 듯하다.

일본의 지배를 받았지만 일본에 호감을 갖고 있는 나라. 승자독식이 없어, 빈부의 격차가 크지 않아 상대적 빈곤이나 박탈감이 없는 나라. 우리나라와 IT산업 성장, 국민소득, 산업기반이 비슷하나 아직까지 편의점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되는 나라. 그래서 정신적 육체적 난방이 필요 없을 것 같은 나라.

열 명의 친구들과

멋과 맛을 즐길 수 있어 좋았던 타이페이.

열 명의 친구들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어 더 좋았던 타이페이.

기상청은 하루 평균기온이 20도를 넘으면 여름, 5도보다 낮으면 겨울이라 한단다.

여름인 타이페이에서 밤마다 온풍기를 틀고 잔 나.

겨울인 서울에서는 온천이 흐르는 계곡 “지열곡”에서 품고 온 따뜻함으로 혹한을 견뎌낼 것이고. 야시장 취두부의 구수한 맛이 입안에서 가시기 전, 56도 고량주에 뱀탕을 먹으러 그곳을 다시 가고 싶다. 꼭 당신과 함께~!^^

교통정보 팁

타이페이는 전철노선이 사통팔달 잘 돼 있습니다. 타이페이에 가 볼 곳이 많지만 예류지질공원, 광부박물관, 지우펀이 하루 일정인데, 이 하루만 한국인이 운영하는 택시를 이용하거나 (수동, 수전동휠 사용자), 리프트차를 사용하고, 다른 일정은 전철을 이용하면 편리하고,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쇼핑정보 팁

인천공항 면세점보다 티오위안공항 면세점이 15~20% 쌉니다. 여행 중, 좀 비싼 상품을 자신이나 타인에게 선물할 계획이 있다면 귀국할 때 구매하세요.

대만을 가야 살 수 있는 품목이 몇 개씩 있지요. 까루프에 가면 한 편에 한국인이 많이 사 가는 품목을 정리해 두었어요. 거기서 쇼핑하면 스트레스가 많이 줄겠죠.

[마리]

오! 역시 멋지네요.
만두와 오이장아찌 먹으러 다시 가요~~~!!!^^

[정태근]

샤오롱바오 라는 만두를 먹으러 가
만둣집 크기에 먼저 놀랬습니다.
2시간을 기다려 들어가니
만두를 빚는 종업원만 수십 명
넓은 홀과 여러 개의 방마다 꽉 찬 손님들...

만두도 국수도 좋았지만
짭짤하고 아삭한 오이장아찌 맛에 푹 빠져
몇 접시를 더 주문했습니다.

다시 갈 땐...꼭 함께할 거죠~!^^

[마리]

무조꼰 갈래요!
졸래졸래 쫓아갈거에요. ㅎㅎ

[작은기쁨]

정성어린 여행기 잘 보았어요
현실과 낭만이 혼합된 멋진 곳 같아요
다음 기회에는 저도 꼭 같이 가고 싶어요 ~

[정태근]

대만의 맛만 조금 보고 온 듯해요~!
그러나 다른 곳보다는
왠지 모를 편안함이 있었어요.
내년이 휠세 10주년이니 더 멋진 기회가 있겠죠.

[성빈]

사진을 참 이쁘게 잘 찍었네요 온화한 날씨만큼이나 사람들이 밝고 친절한 대만에 또 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