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에서 차크라 색채의 적용 가능성
나.영성적 접근 치료
Benson과 Proctor(2010)는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고 주장하며 미국의학협회지(JAMA: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린 Heng(2008)의 논문에 따라 혈당조절과 화학요법이 인간의 사망률을 증가시킨다고 밝힌다. 이러한 현상은 약물 및 화학요법이 치료 초중반에 효과가 있지만 원인을 제거하지 못한 채 증상 완화를 위한 목적에만 초점을 맞춤으로 부작용이 늘어나기 때문이었다. 즉 인간의 건강은 인체의 한 부분의 치료보다 더 큰 전체적 맥락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이에 Benson과 Proctor(2010)는 심신통합 치료에서 더 나아가 영성적 영역에서의 체험이 가진 전체성을 활용하는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심신치유의 상호작용과 핵심적으로 연관된 방법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명상과 기도라고 주장한다. 생리적 관점에서 명상은 '비우고', '물러서며', '놓아주는' 등의 경험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생각과 연결을 끊고 이완을 통해 치유의 잠재력을 증폭시킬 수 있다.
정여주(2007)에 의하면 미술치료에서 '명상'을 통한 호흡과 이완은 심신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심리적 경계심을 낮춰 내담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미술 활동에 몰입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Watkins(1984)도 미술치료에서 깊은 내면의 이미지를 창작 과정을 통해 형상화되는 과정을 따라가면 영성적인 명상과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과정은 Jung이 언급한 미술치료에서 분열된 자신을 통합하여 삶의 의미와 본질을 깨닫도록 하는 영성적 관점에서도 같은 의미다.
차크라 색채도 신체 주변의 에너지 장(Aura)을 통해 흡수되어 인체의 내분비체계와 연결되어 다양한 특성과 자극으로 신체와 정신을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우며 '호흡'과 '명상'을 통해 자기이해와 개인의 영적 성장을 이끈다는 점에서 미술치료와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Judith, 1987).
이런 이유로 1998년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영적'을 건강의 중요한 핵심 요소로 추가하였다. Mayer(2000)는 인간의 전일적 건강을 위한 인생의 과제로 영성, 일, 사랑, 자기조절, 우정이 다섯 가지로 표현하였다. 그 가운데 신체적‧정신적‧정서적 등의 모든 측면을 통합시키는 기초가 '영성'임을 밝혔다(Banks, 1980; Purdy & Dupey, 2005).
정여주(2013)는 1995년 미국미술치료협회(APA: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도 미술치료가 인간발달 및 심리학 이론에 토대를 두는 데에 교육적, 정신적, 인지적 접근에 이어 영성적인 부분을 추가‧선정하였다고 전한다. 이는 미술치료에서도 자아초월(Transpersonal) 심리학으로부터 미술치료의 치료적 근거를 보완하려는 시대적 변화다. 특히 Jung(1962)의 관점에 근거한 미술치료는 이미 내담자의 영성적 측면을 다루었고 미술활동에서 표현과 상징을 통하여 인간의 자기실현 과정을 보여주었다. 정여주(2014)는 이러한 영성적 건강은 급속히 변화하는 사회의 구조와 환경에서 인간의 신체‧정신‧영적 관계를 통합적으로 보는 시선이 필요하며, 발전 욕구와 잠재력을 가진 인간학적 관점에서도 필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Kabat(1996)은 영적 건강을 위한 명상의 의도적 마음집중은 분산된 수많은 생각을 줄이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고 강조한다. 허휴정 등(2015)에 따르면 정신의학에서는 자신의 습관적인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생활은 미래의 침습적인 사고방식으로 이어져 고통과 수동적인 대처로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고 한다. 즉 Shapiro 등(2006)의 '탈동일시(disidentification; Walsh & Shapiro, 2006)'는 개인의 생각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의 '관계를 변화시킴'으로써, 사고의 과정을 '재인식', '재구조화'하여 내면과 외면의 자극에 덜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위협으로부터 고통을 덜 받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탈동일시'는 차크라 색채 명상 과정에서 자신을 재인식하고 더 폭넓은 의미로 자기를 이해함으로써 삶의 스트레스와 자극에 민감하지 않고, 정서적 유동성과 자율적 의지를 갖는데 치료적 가치가 있다(Saradananda, 2008).
한편, Malchiodi(2003)는 창의적 미술 활동의 주된 목적의 하나는 인간의 진정한 본성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영성 과정으로 지혜와의 연결이라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Schibler(1999)는 미술치료에서 미술을 명상의 도구로 사용하여 영성적 경험을 하는 것은 초월적 관계에 개방되어 있으며, 이러한 열린 관계가 영성과 연결된다고 한다. 이는 미술치료에서 창의적 활동, 내담자와의 열린 소통, 나눔과 표현 등의 경험에 따른 슬픔, 감사, 참회의 감정 등을 일으키는 영성적 측면이 잘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정여주, 2013, 재인용:24-25).
정여주(1999)에 의하면 이러한 미술치료에서 창의적 경험을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여 소통으로 이끄는 과정은 자신을 조절하고 통합된 정서를 얻을 수 있는데 특히, 색을 적용한 그림은 심신의 변화와 순환을 촉진시키며 색에 대한 명상이나 호흡을 통해 편안한 호흡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Rogers(2007)도 색을 적용한 그림을 통해 상징화한 내적 심상을 미술치료사와의 소통 과정에서 치유가 촉진되고, 이러한 경험이 현재 순간에 더 긴밀히 접촉하도록 하여 더 깊은 자신의 존재와 또 다른 차원이 연결되는 영성적 체험으로 안내한다고 밝힌다. 미술치료의 이러한 영성적 접근은 색채를 통해 직접적으로 감정과 감각을 깨우고 창조적 연결을 통해 몸‧마음‧정서‧영적으로 깊은 탐색과 내면을 강화시킬 수 있다.
Klee(1964)는 예술에 있어 색채의 역할을 강조하며 심리적 측면에서 색채를 바라본 Kandinsky(1912)의 '내적 필연성'에 관한 사고에 깊은 자극을 받아 '색채란 존재의 깊은 곳에서 생겨나는 것이기에 보는 이의 감수성보다는 인간의 영혼에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Malchiodi(2003)는 이러한 색을 적용한 그림이 균형 잡힌 호흡을 통해 색을 적용한 그림이 인간 내면과 외적 세계의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영성적 접근의 미술치료에서 창의적 힘을 강화시키고 치유의 잠재력을 깨운다고 주장한다. 또한 Suenaga(2008)는 그림에서 색채는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고 갈등에서 자유로움을 갖게 하는 영성적 힘이 있다고 전한다.
따라서 Farrelly(2001)는 미술치료에서 이러한 모든 창작 과정이 타인에 대한 고양된 인식, 깨워진 감각, 지금 이 순간을 살 수 있는 능력, 그림에서 전해오는 실제를 넘는 심상, 균형과 조화, 수용과 사랑, 존재에 대한 열정과 감사와 같은 것들을 모두 통합한 영성 수련과 비슷한 맥락이라 보았다. 이러한 전체적 과정은 Dalai Lama(1998)가 말했던 영성이 인간정신, 즉 사랑, 측은지심, 인내, 관용, 용서, 만족 등으로 이 모든 것은 자신과 타인에게 행복을 주는 일이라고 언급한다. 미술치료에서 명상을 통한 색채 그림은 내담자의 깊은 수준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감정을 순환해 주고 균형을 잡아주어 인류와 통합적인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Rubin, 1984).
미술치료와 차크라의 색채상징의 영성적인 치료 접근은 미술치료의 창의적 과정 활동을 역동적으로 돕고, 차크라 색채의 영적 체험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치료 촉매제로 적용의 필요성을 요한다. 차크라 색채는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색채 에너지가 과하거나 결핍되는데(Bittlinger, 2002), 이러한 차크라 색채의 조정과 균형 유지를 촉진하기 위해 미술치료에서 색채의 다양한 창작 활동이 명상과 함께 개입하면 안정되고 조화로운 영성적 접근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Malchiodi, 2003). 이는 미술치료가 '보다 큰 렌즈를 통해 보기'로써 치유적 변화를 바라볼 수 있게 한 확장된 통로이며, 전체로써 바라보는 관점으로 심신과 영적 건강을 위한 노력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Farrelly, 2001).
영성적 접근 미술치료는 임종을 앞둔 환자가 그림을 통해 표현한 상징과 창의적 활동에서 영성적 깨달음을 경험한 사례에서도 깊이 있는 가능성을 전하고(정여주, 2013, 재인용; 22; Siegel, 2002), 암환자나 중증환자, 상실과 이별의 고통과 슬픔을 경험하는 내담자들이 미술치료를 통해 영성적 치유변화 과정 등을 보여줌으로써 치료적 접근 가능성을 알린다(Bach, 1995; Fincher, 1991; Henzler & Riedel, 2003; Malchiodi, 2003). 또한 호스피스 암환자의 통증 완화와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다루어 긍정적인 정서 상태 증진 및 면역력 향상과 영적 건강을 도모하여 영성적 미술치료의 효과성을 입증하였다(Bar et al., 2007; Geue et al., 2010; Nainis et al., 2006; Wood et al., 2011).
따라서 심신의 고통과 아픔, 시련이 있는 내담자들에게 영성적 미술치료가 가진 치료적 효과성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차크라 색채상징을 확장된 영성적 미술치료에서 유용하게 적용하면 보다 구체적인 치료원리를 가진 치료로 확장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점에서 차크라 색채를 활용한 영성적 접근 미술치료의 적용 가능성을 고려해 볼 때, 통합된 전체로서의 자기를 찾아야 하는 미술치료사 자신에게 우선 필요한 과정이라 본다. Freud는 치료사들이 치료기간 내담자에게 고르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내담자와 정서적 분리 상태를 지속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Rappaport, 2009), 명상을 통해 온전한 마음을 돌보며, 차크라 색채의 에너지 정화, 창의적 색채 활동과 함께 한 미술치료를 통해 치료사 자신이 평정을 유지하고 한계적 신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내담자에게 긍정적 수용과 진실된 관심의 능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Trungpa, 1996).
<미술치료에서 차크라 색채상징의 치료적 관점과 적용 가능성 탐색/ 이은혜 차의과학대학교 일반대학원 의학과 임상미술치료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