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에 앞서 제 싸이에다 올리다보니 언어순화도 안되고 반말로 편하게 썼네요~이 점 양해바랍니다^^
내 생애 마지막 하이킹!~(이래놓고 내년 여름에 또 가면 안된디ㅋ)
기간 : 07년 8/2 ~ 8/13 (12일간)
코스 : 광주광역시- 강화도- 설악산,오대산,함백산,소백산,지리산
넘어 광주광역시
날씨 : 12일 동안 3일 빼고 비맞음(호우 특보도 내리고 벼락도 침)
사용경비 : 총 : 221,950원
숙박비 : 38,000원 (찜질방5일)
식비 : 144,850원 (밥 74,000 + 빵,우유 등 70,850)
자전거수리비 : 21,000원 (브레이크, 빵구, 나사)
PC방 : 3,500원
기타 : 14,600원 (만원 분실ㅠㅠ, 버스비 등)
목적 : 1. 전국일주 지도 완성 차원
2. 우리나라에서포장도로중 차로 갈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인 만항재와 험한 고개들을 넘어보고 싶어서~
3. 고개가 주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의 즐거움 만끽위해~
결과 : 말고개,해산령,한계령,진고개,만항재,죽령,정령치
같은 험준한 고개들과 자잘한 고개들을 넘고 나 스스로가
짐승이 됨~ㅋ
후유증 : 지나가다 이정표만 보이면 계산때림~ㅋ 저 정도면 1시간 정도면 ...
8/2 목 (1일차)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동-장성-고창-정읍-부안-김제-군산-충남
서천군 서천읍
주행시간 : 10~11시간
주행거리 : 직선거리로만 해도 120km이상
씹은 여물 : 짬뽕밥, 설렁탕,빵,콜라,마이쮸,쵸코바,이온음료
하이킹 첫날 기쁜 마음보다 걱정스런 마음으로 출발한다~
이유인즉 오늘 출발인데 어제 딱 30분 자전거를 타봐서 자전거 상태도 잘 모르겠고 1년만에 타는 자전거라 나또한 내 몸상태를 잘 몰른다~ㅋ
그래도 GO! GO!
하이킹 첫날은.... 역시나 미친듯 달려야 제맛!
원래는 첫날 군산까지인데 군산을 지나 충남 서천까지 간다~
강원도 고개 넘는게 목표기 때문에 강원도 이전까진 주마간산 격으로 달린다.
역시 마음에 두지 않으면 잊혀지기 쉽다!
강원도는 기억이 잘 나는데 딴 동네들은 언제 갔었냐는 듯 생각조차 안날려한다~ㅋ
암튼 첫날은 어리버리 타서 두번이나 헤매고,군산에서 자동차 전용도로땜시 돌고돌아 서천읍까지 와서 읍사무소 창고에서 텐트치고 잤다~
역시나 전라도 인심은 좋다~ 가는 길에 얼음물 두통이나 얻었다.
부안에서만 두통 얻었으니 부안 인심이 좋다고 해야하나~ㅋ
8/3 금 (2일차)
충남 서천읍-보령시-홍성-서산시 당진읍- 삽교호-아산-아산 방조제-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
주행시간 : 12시간
주행거리 : 어제만큼 달린듯ㅋ
씹은여물 : 김치찌게,해장국,빵,오렌지쥬스,딸기우유, 매실음료
이전까지 하이킹 같았음 무릎에 젖산이 쌓여 뻐근하게 아파와야하는데 어제 미친듯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무슨일 있었냐는듯 아무렇지도 않다~
비록 자전거는 1년만에 탔지만 그 동안 꾸준한 등산으로 내공이 쌓인 덕인것 같다. 등산의 힘에 감탄한다~
아침부터 안개끼길래 긴팔 벗고 달렸는데 점심때 보니깐 홀라당 타있더라~ 오늘 밤 잘때 쓰리겠다 ㅠ
역시나 마음에 두지 않은 지역이라 잠잘곳 나올때까지 달리다 보니 평택시 안중읍이다~
경기도나 서울같이 사람 많고 복잡한 도시는 무섭다. 그래서 찜질방을 이용하기로 한다~
찜질방에서 자면 잔것 같지가 않은데 여태껏 이용한 찜질방 중 최고로 편안하게 잠을 잤다~ 열씨미 달려서 그런가?ㅋ
8/4 토 (3일차)
평택시 안중읍-화성-안산-시흥-부천-서울 김포공항 근처
주행시간 :9시간 정도
주행거리 : 계산안됨 ㅋ
씹은 여물 : 선지해장국,감자탕,맥주,빵,두유,우유,초콜릿...
예정되로면 오늘 강화도를 찍어야하는데 여러가지로 태클걸려서 목표변경해서 서울로 간다~
화성시에서 빗길 속을 거침없이 달리다 번개에 천둥까지 치는 바람에 더 달리지 못하고 쉰다. 게다가 도심 안쪽으로 들어가니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싫어하는 곳에 있거나 싫어하는 일을 하거나 싫어하는 사람과 있음 몸이 알아서 반응하는데 그 증세가 나타난다~ 소음이 귀를 거슬리게 하고, 목도 아픈것 같다.
이래서 복잡한 도시보다 시골을 더 좋아한다~
들어오기 싫었지만 서울 특별시에 들어와버렸다. 병록이 누나집을 찾기위해 김포공항으로 가야한다.
지도를 보고 1시간이면 도착하겠구나 생각하고 달리려는데 젠장맞을 또 자동차전용도로란다ㅠ
서울 시민들한테 물어물어 뺑 돌아서 2시간 반 걸려서 겨우 도착했다~
병록이가 감자탕과 맥주를 사줘서 정말 목구멍까지 올라오도록 먹었다. 잘 먹었다! 친구야~ㅋ
하이킹 동안 최고로 잘 먹었다~ㅋ
배불리 먹고 역시나 잠도 편하게 잤다~
8/5 일 (4일차)
김포공항- 김포- 강화도 인화면 땅끝- 김포- 고양- 파주시 법원읍
주행시간 :10 시간 정도
주행거리 : 110km 남짓
씹은여물 : 제육복음,콩국수, 빵, 바나나우유,삼각김밥, 콜라,쵸코바
어제 비땜시 맘껏 못달리는 바람에 강화도 3일만에 찍고 강원도로 간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에 아침부터 부지런히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어젯밤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안고프다ㅋ
김포시를 거쳐 강화도 가는 길은 갓길도 넓고 좋아서 그런지 장비 갖춰서 잔차타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딴건 하나도 안부러운데 속도계 달려있는걸 보면 쪼금 부럽다~
하이킹 하이전에 싼놈으로 하나 장만해볼까 했는데 어짜피 1년에 한번 하는 행사에 1회용 취급될까 자제했다~
신나게 달려 강화도에 도착! 강화도를 한바퀴 돌까했는데... 강원도가 날 애타게 기다리기에 인화면 땅끝까지만 찍기로 한다.
읍내에서도 인화면까지 꽤나 걸린다.
인화면에 도착해 땅끝을 향해 가는데 예상치 못한 해병대 검문이 있다. 맞다~ 전방으로 따지면 GOP에 가는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내 모양새를 보고 멀리서 왔다고 들여보내준다. 대신 사진촬영은 하지 말랜다.
땅끝에 도착하니 딱히 볼건없다. 도로 끝 해안선에 철조망이 쳐 있다. 사람 없고,모래사장이 없을뿐 동해안이랑 비슷한 이미지다~
강화도 땅끝왔는데 기념사진 한장 남겨야지~ 하지말라는 사진촬영 자랑스럽게 한다~ㅋ
땅끝찍고 다시 돌아 해병대 검문소 통과하고 나오는데 이게 왠일! 뒷바퀴에 바람이 없다~OTL
바로 잔차수리 들어간다~ 1시간째 씨름하는데 잘 안된다. 자전거 수리점 아저씬 잘하던디 ㅠ 역시 기술잔 달라~계속 씨름하단 오늘 이곳에서 야영하게 될거 같아 강화읍까지 히치하기로 한다.
한 10분쯤 지나가는 차를 잡는데 다들 쌩까고 간다~안태워줌 끄집고 가지라고 자포자기 할랬는데 마을 아저씨 읍내가는 길이람서 태워주신다~ 살았다!!ㅋ
일요일인데도 읍내 자전거 수리점들 문 열었다. 역시 서울 인근이면서 도로가 좋아 잔차타러 오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것 같다.
어여 빵꾸 때우고 기술까지 눈으로 잘 흡수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분명 김포시에서 파주가는 길이 지도에 나와있는데 이정표는 없다.
역시 업데이트 안하고 가져온 지도라서 ㅠㅠ 결국 또 서울땅을 거쳐 파주로 간다~ 가는길에 뜻하지 않게 북한산 국립공원을 먼발치에서 볼수 있게 되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있어서 별 대수롭지 않을꺼란 고정관념을 깨버리고 내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 달리면서 연신 감탄사 연발이다.
유후! 나중에 지리산 종주 하고남 북한산 등반이다~ㅋ(맨날 놀러갈 궁리다 ㅋ)
고양시 거쳐 파주시 문산읍에 저녁이 다 되서 도착한다. 쫌만 더 감 제작년 목표였던 임진각이다~ 여기까지 옴으로써 이제껏 자전거 하이킹으로 지도에 동그란 원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뿌듯해진다.
한번 달린길은 또 달리기 싫어하는 것 때문에 직진하지 않고 파주읍을 거쳐 법원읍으로 향한다.
열씨미 달린 나를 위로하고자 저녁메뉴는 제육복음... 역시 남의 살은 종종 씹어줘야해~
밥먹고 잘곳을 찾는데 찜질방도 없으니 야영장소를 물색하다 읍내 율곡중학교를 발견! 학교는 무서버 ㅠㅠ
꾸석지에 있는 음수대에서 옷가지들을 빨고 어둠을 등에 업고 주변을 경계하며 하는 나체쑈(샤워ㅋ)는 해본자만이 알수 있는 짜릿함과 긴장감이 든다~
학교의 단상은 교장선생님 훈화만 하라고 있는것이 아녀~ 비 피할수 있게 텐트쳐라고 있는것이여~ 잠자리는 좋은데 시멘트 바닥이라 등 시리다 ㅠ
꼭 낮에 부족했던 체내수분을 과하게 보충하는 바람에 자는 도중 물빼고 싶어진다~ 무서워서 나갈수도 없고, 참자니 잠자는데 집중할수 없고 진퇴양난이다~ㅋ
8/6 월 (5일차)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내- 연천군 전곡읍- 포천시 영중면-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김화 - 화천군 읍내
주행시간 : 10시간 정도
주행거리 : 115km 정도
씹은여물 : 돼지국밥, 떡, 빵, 우유, 소시지,음료수...
출발에 앞서 오늘은 드디어 강원도들 밟을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솟는다. 파주에서 연천 가는 길은 한번 달렸던 길이라 그런지 조금은 반가운 느낌이 든다.
연천에서 더 달리니 포천시 영중면이 나온다. 이곳은 더욱더 반갑다.
군시절 작계지역 이었던 곳이라 군용트럭을 타고 다니고 혹은 군장을 매고 걸어다녔던곳이다.
그렇게 군시절을 회상하며 43번 국도를 열씨미 달리니 드디어 강원도다. 포천과 철원의 경계에서 사진한방 찍고 달리고 달려 김화읍 도착!
전방에 가까운 곳이라 읍내가 작을줄 알았더만 역시나 군부대가 많아 그런지 작지 않은 규모다~
화천읍으로 가는 5번국도에 김화와 화천군 상서면 경계에 말고개가 나온다. 강원도에서 첨 맞은 고개다.
2년전에도 화천에서 철원으로 갈때 인상깊게 넘은 고개가 있는 것 같은데... 수피령이었던가?
경사가 최고 급경사라 올라가는 차도 기어가는 정도였던 고개. 그땐 체력이 안되 잔차 끄집고 겨우 올라갔었는데~
철원하면 평야가 항상 먼저 생각나기에 이런 고개가 있으리라고 생각 않고 갔다가 발등 찍히는 것 같다 ㅋ
말고개 넘어서 내리막을 달리니 민통선이 나온다. 지키고 있는 군바리한테 통행여부를 물어보고 가능하다기에 다시 신나게 달린다~
도로 주위로 보이는건 군부대가 대부분이다. 북쪽을 향해 조준되어있는 씨즈 탱크들도 보이고 군바리들도 보이고... ㅉ
그나저나 왜 철책에 가까운 도로를 달리고 있다보면 북쪽에서 미사일이 날라올것 같은 생각이 드는지 원~ ㅋㅋㅋ
밤 8시가 되어 화천읍내에 도착!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읍내 시장통에서 돼지국밥을 씹어준다. 막걸리가 왜케 끌리는지 밥먹는 내내 참느라 혼났다~ㅋ
역시나 찜질방은 없기에 화천전산고등학교인가? 단상에 텐트친다~ 학교에서 하루 자봐서 그런지 오늘은 덜 무섭다~
8/7 화 (6일차)
화천읍-해산령-평화의 댐-양구읍내
주행시간 : 8시간 정도
주행거리 : 50km정도 달렸나? 하지만 지난 5일간 달린거보다 더
힘들었다는것ㅋ
씹은여물 : 뼈해장국, 튀김,빵,우유, 초콜릿,젤리...
계획대로라면 어제 인제까지 도착해서 오늘 오전에 한계령을 넘는건데 쏟아지는 비로 인해 점점 늦어지고 있다. 그래서 일찍 출발하고자 했는데 인나보니 잔차 뒷바퀴 펑크나 있다.
커~억! 이거 또다시 태클걸려따 ㅠ 아침부터 짬뽕 두그릇 날라했는데 어제 화천 오는 길에 안난걸 생각하니 짬뽕 한그릇만 난다~ㅋ
이번엔 기필코 내가 고친다는 생각으로 분해시작!
자전거 수리점 아저씨의 기술을 눈으로 잘 흡수한 덕인지 30분만에 튜브 교체 성공!~
다시 애마타고 평화의 댐을 향해 달릴려는데 비 쏟아지기 시작한다.
디카충전도 할겸해서 피씨방에서 1시간 가량 비를 피했다.
피씨방서 나왔는데 여전히 비온다. 어짜피 강원도 비 많이 온다 했기에 멈출것 같지 않아 출발한다.
지나가는 아줌머니께 평화의 댐 지나 양구가는 길을 여쭤보니 그런곳을 자전거로 어찌 가냐고 하신다.
평화의 댐 가는 길에 대관령처럼 힘든 고개를 넘어야되고, 댐 지나서 양구가는 길도 고개가 몇개 있단다~
설마 이름도 없는 고개인디 힘들겠어 하는 생각으로 그냥 간다.
해산령이라는 이름의 고개가 나온다. 엄청 높은것 같은데 비도 내리고 안개도 자욱해서 높이를 가늠할수가 없다.
고개를 오르면서 듣도 보지도 못한 고개가 이 정도면 대체 한계령은 어느 정도일까? 라는 생각을 여러번 한다.
해산령 정상에 도착하니 해산터널이 있다. 최북단 최고봉에 있는 최장터널이란다~
쓰리'최' 왠지 뿌듯한 느낌이 3배인것 같다~ㅋ 근데 왜 고개 정상에 해발이 안나와있는지 모르겠다. 높이가 정말 궁금했는데...
하이킹 마치고 네이버에서 찾아봤는데 1,100m정도 된다고 나와있다~ 한계령보다 훨 높구만ㅡ.ㅡ;:
네이버에는 만항재 다음으로 지리산 정령치가 두번째로 높은 고개라고 나오던디... 이거 네이버도 믿을게 못되는거 아닌지 원~
해산령에서 평화의 댐까지 가는 길에서 보이는 풍경은 한마디로 우아!!!!~~~ 다.
이래서 내가 강원도를 좋아한당께~ㅋㅋ
내 눈으로 보는 모든 풍경을 조그마한 디카에 전부 담을수 없다는게 안타까울뿐이다~
평화의 댐 도착! 이번 하이킹 두번째 목표인 곳이다~
관광하러 온게 아니기에 역시나 기념사진촬영하고 양구읍내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평화의 댐 조금 지나니 백두산부대 수색대가 보인다. 나도 후방 수색중대가 아닌 이런 최전방에서 근무해보고 싶었는데...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아까 아주머니의 말씀이 점점 맞아 떨어지고 있음을 알수 있다.
21사단 신병교육대를 지나니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진다.
강원도 산골은 비올때 정말 무섭다 ㅠ
저녁 6시 넘어서 도고,오천터널을 지나 양구읍내에 도착한다. 비만 안왔더라면 해안면 쪽으로 가보고 싶었는데...
작년 여름 하이킹때 왔을때 찜질방이 없어 양구읍사무소에서 잤는데 이번엔 학교에 야영하기로 한다.
텐트치고, 옷까지 빤 다음 씻을려고 하는데 지나가는 학생한테 혹 찜질방 있냐고 하니 학교 바로 근처에 찜질방 있단다~ 못 미더워 114에 전화해보니 번호 갈켜준다.
된장!~ 텐트치기 전에 전화해볼껄 ㅠ
비맞고 고생했다 싶음 찜질방서 자줘야 담날 잘 달릴수 있다 ㅋ
얼른 텐트접고 찾아간 찜질방은 참으로 조촐하고 가족분위기 나는 곳이드라~ 그래도 주인아주머니께서 달걀도 주시고 잘 해주셔서 좋았다. 무엇보다 좋은건 뽀송뽀송하게 말른 옷~
아주머니께서 찜질방 오래됐다는데 왜 작년에도 몰랐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양구에서 군생활 했던 친구놈도 읍내에 찜질방 있는지 몰랐다는게 이상스럽다 ㅋ
8/8 수 (7일차)
양구읍-인제군 신남면-인제읍-한계령-양양읍-강릉시 주문진읍
주행시간 : 9시간 정도
주행거리 : 70km 남짓
씹은여물 : 뼈해장국, 치즈떡복이, 밥, 요플레, 빵,우유, 두유...
오늘은 드뎌 한계령을 넘는구나~ 두 발목 풀어주고 인제를 향해 출발!!
30분쯤 달리니 양구군 남면 용하삼거리가 나온다. 작년에 그랬듯이 용하삼거리에서 빵,우유를 씹으며 칼로리 보충한다.
작년에는 미시령 넘기위해 광치령을 넘어 인제로 갔었는데 이번엔 46번 국도로 간다. 과연 어떤 길이 기다릴런지 괜시리 기대된다~ㅋ
양구터널을 지나 소양호를 끼고 나있는 도로를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해서 달리니 인제군 신남면에 도착한다.
잠깐 쉬고 인제읍을 향해 달릴려는데 어제보다 더 파워풀한 빗줄기가 쏟아진다. 쁠러스 알파로 천둥에 번개까지...
한계령 넘기까지가 왜케 어려운지~~
빗줄기가 약해진틈을 타서 인제읍을 향해 달리다가 나처럼 혼자인채로 하이킹 하는 사람이 반대편으로 가길래 파이팅을 외치며 손을 흔들었는데 이어폰 꼽고 노래부르며 땅보고 달리느라 모르고 지나쳐버린다. 갑자기 사자성어 하나가 떠오른다. 동병상련!!ㅋ
인제대교를 지나 인제읍에 도착해 점심을 먹는다. 치즈떡볶이에 김밥 2줄~ 떡볶이가 양이 그렇게 많은줄 몰랐다.
배가 터질지언정 남길순 없다. 또 언제 배고플지 모르기에~
내가 하이킹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하이킹땐 신체의 기능이
100% 그 이상 발휘된다는 것이다.
평소엔 위장기능이 좋지 않아 쫌만 잘못 먹음 답답하고, 체하고 그러는데 하이킹 동안과 다녀온 후엔 미친듯 먹어도 금새 배고파진다는거~
완죤 군대서 훈련병때랑 짬밥없을때와 같은 몸상태!ㅋㅋ
밥을 먹고 드뎌 한계령을 향해 고고!
작년에 쉬었던 내설악 광장이 나온다. 작년에 미시령으로 가면서 꼭 한계령 넘어야지 했는데 드뎌 실현되는구나~
한계령 정상 가는 길은 작년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복구가 한창이었다.
각종 작업기계들과 호우로 인해 깎여내려간 곳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름다운 도로임에는 틀림없는것 같다. 얼른 복구되어 예전의 모습을 찾았음 하는 바램이 든다.
하이킹 3번째 목표지점인 한계령 정상에 도착!~
비와 안개로 역시나 시야확보가 안된다~ 사진다운 사진도 못찍고..
구경도 그닥 못하고 내려갈려니 내려갈 일이 갑갑하다 ㅠ
비를 피해 휴게소에서 앉아쉬다 잠깐 졸아주고나서 비내리는게 약해진 틈을 타 내리막 시작!
미시령보단 덜 험한것 같긴한데 부분적으로 공사하고 있어 비포장으로 된곳이 있어 더 긴장탄다~
힘들게 오르막을 오르면 보상으로 내리막을 신나게 달려야 하이킹의 또다른 맛인데... 쩝!
위험지역 내리막을 지나니 두달전 설악산 등반 마치고 하산하며 들렀던 오색지구도 보이고, 쫌 더 내려오니 작년 하이킹때 최고의 내리막의 즐거움을 만끽했던 구룡령 가는 길도 보인다.
저녁 7시 양양읍에 도착!! 아마도 양양읍은 강원도에서 가장 많이 들른 곳 일 것이다.
벌써 단골식당이 되어버린(단골이래야 딱 3번째 가는거지만...내가 사는 전라도 화순읍에서도 3번 정도 가본 식당이 없기에 ㅋ) 양양터미널 근처 기사식당으로 갈때마다 맛있게 먹은 선지해장국을 먹으로 갔는데 선지해장국이 없다 ㅠ 할수없이 뼈해장국으로 대체!
맛있어서 장사가 잘되었는지 식당 넓히기까지 했다~ 담에 올땐 선지해장국 해야할텐데...ㅋ
오늘은 나름 고생했으니 밥 2그릇은 먹어줘야한다. 아주머니께 밥 쫌만 더 달라고 하니 한그릇 더 주신다~
열씨미 몸을 굴리고 난 후 먹는 밥은 더이상 밥이 아니라 꿀이다 ㅋ
작년처럼 밥먹고 나서 양양읍사무소 뒤쪽에 텐트치고 잘까하다가 오늘 고생한거도 있고 낼 진고개 넘을려면 잘 자둬야하기때문에 강릉시 주문진읍에 있는 찜질방까지 버스로 가기로 한다.
버스기사 아저씨께 애마 태워도 되냐고 물어보니 커서 안들어간다고 안된단다.
된장!~안들어가긴 개꼿구녕이 안들어가냐!~ 괜히 귀찮으니깐 그래.
짬뽕 다섯 그릇은 나서 다음차 기다릴때까지 혼자 씨부렁거린다.
다음 기사아저씨도 안태워줌 하이킹 마치고 불친절함을 알리네 마네 하면서 혹시 몰라 앞바퀴를 분리시켜 논다.
다음 버스 기사아저씨 왈 들어갈려나 모르겠네 한번 넣어보세요 한다.
바로 이래야 하거든~ 이런게 승객에 대한 최소한 예의 아닌가~ㅋ
바퀴 안빼도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드만~
주문진읍에 도착해 동해바다의 바람좀 마셔주고 찜질방으로~
8/9 목 (8일차)
강릉시 주문진읍- 진고개-평창군 진부면- 정선읍-정선군 남면 증산
주행시간 : 9시간 남짓
주행거리 : 90km정도 달렸나?
씹은여물 : 순대국밥,메밀막국수,감자떡, 빵, 우유...
오늘은 오대산에 있는 진고개를 넘는날! 오대산 신령님께선 나를 반겨주시길 기도하며 출발!~
연곡면소재지를 들러 빵을 씹어주고, 진고개를 향해 여유롭게 달리고 있던 중 도로 근처 민가에서 놀고 있던 개와 눈이 마주친다.
이거 상황파악 안된다~
계속 놀것이제 이놈이 짖으면서 빠른 속도로 나한테 달려온다~
순간 정신 번쩍!!
내 몸에선 교감신경이 자극받아 혈압이 상승하고 심박동수 증가하며 온몸이 긴장타기 시작한다~ 살아야 하기 위해 미친듯 페달을 밟는다.
이게 왠일!! 달려야 할 애마가 앞으로 안나간다~
줵~일 기어를 올려놨었다 ㅠㅠ
긴장타면 버벅대는것 땜시 기어변속하는데 삑사리 났다.
이런 개놈!! 어느새 뒷바퀴까지 달려왔네~
쥐도 꾸석지에 물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
도망 못가겠다 싶어 애마에서 내린 후 주위에 보이는 돌맹이를 집으려고 하니 개새끼(욕 아님 ㅋ) 뒤로 줄행랑을 친다.
군대에서 훈련 받다 개한테 물린 후유증이 몇년이 지나도 안없어 지는것 같다.
발바리만 짖고 쫓아와도 미친듯 도망가야하니~ㅋ
그래도 많이 나아지긴 한것 같다. 도망치는 내가 하도 한심스러워 달려드는 개한테 돌던지며 오히려 내가 돌진할 정도니깐 ㅋㅋ
비록 지금은 개한테 쫓기는 나지만 국군원주병원 생긴 이래로 내가 처음으로 광견병 백신 맞았으니 대단히 역사적인 일 아닌가~ㅋ
진고개 오르기 전부터 개한테 찐빼주고... 에혀~심상치가 않다.
진고개 드디어 시작이다!~ 영동에서 영서로 넘어보는것은 진고개가 첨이다.
바람때문에 애마가 앞으로 나갈 생각을 안한다~700m쯤 오르니 비까지 내린다.
오대산 신령님도 날 안반겨주신다 ㅠ
아니다. 강원도 평창군이 날 안반겨주는것 같다.
작년에 운두령 넘을때도 비맞고 얼어붙는줄 알았고, 대관령 넘을때도 비왔고, 올 초에 오대산 비로봉에 섰을때도 비왔었다.
나는 평창을 좋아해서 자주오는데 올때마다 비오네 ㅠㅠ
진고개를 오르면서 생각한다. 이건 정말 바보같은 짓이라고~
어제 힘들게 한계령을 넘어 영서에서 영동으로 왔는데 다시 영동에서 영서로 넘으니 이처럼 바보같은짓이 어디 있는가~ㅋ
바보가 되도 좋다. 나중에 내가 땀흘리며 일하고 싶은 설악산, 오대산을 자전거로 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쁜일이다~
800m정도 오르니 단체로 도보여행하는 사람들이 정상 얼마 안남았다고 응원해준다~ 역시나 하이킹 할때 가장 힘나는건 나는 자전거 타고 가는데 걸어서 여행하는 사람들을 볼때~ 힘이 난다 ㅋ
드뎌 진고개 정상! 진고개도 한계령보다 높네~ 정말 소리없이 강한 고개들이 많다니깐 ㅋ
정상휴게소에서 강원도 오면 꼭 먹는 감자떡으로 배를 채우고 진부면으로 향한다.
양양읍만큼 낯이 익고 자주 왔던곳 평창군 진부면이다. 그냥 이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겁다.
사람도 보기만 해도 괜히 좋은 사람이 있는것처럼 강원도 평창군도 이름만 들어도 그냥 좋다~ 전라도가 아닌 다른곳에서 살아라고 하면 살고 싶을 정도로...
진부에서 59번 국도를 타고 정선으로 가는 도중 드뎌 막국수를 먹었다. 평소 막국수가 뭘까 궁금했었는데 뭐 특별한건 없더라~
물냉면 육수에 면만 다들뿐... 그래도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뚝딱 해치울정도로 맛있더라~ 금방 배고파진다는게 단점이지만 ㅋ
정선군 북평면으로 가던 중 오대천으로 떨어지는 백석폭포에서 기념촬영 좀 해주고 정선읍을 거쳐 달리고 달려 밤 8시에 증산역에 도착했다.
2월달에 2박 3일동안 정선군 도보여행 했었을때 잠시 들렀던곳인데 그때 봤던 찜질방이 생각나서 어두워졌음에도 달려서 왔다.
밤이라 민둥산이 안보인다. 올 가을에 갈대 활짝피면 다시 와야겠다~ 캔맥주와 과자 한봉지 사들고 증산역 앞에 앉아 오늘의 노고를 달래고, 무사히 진고개 넘은것을 자축한다~ 그리고 내일 만항재 넘는데 힘내고자~
8/10 금 (9일차)
정선군 남면 증산 - 고한읍- 만항재-영월군 상동읍- 충북 단양군.읍
주행시간 : 8시간 정도
주행거리 : 75km정도
씹은여물 : 김치찌게,김밥,떡볶이, 빵,우유, 약과, 건키위,음료수...
아침에 출발전 애마 닦아주며 이상유무 확인하고 있는데 찜질방 주인아저씨께서 윤활유주시면서 기름칠하라신다.
안그래도 비때문에 뿌려놓은 기름기 다 없어져서 소리났었는데 다행이다~
기름칠도 했으니 만항재를 향해 출발~
조금가니 사북읍과 고한읍이 나온다. 카지노랜드의 영향때문인지 도시물이 많이 든걸 알수 있다.
어릴적 젊은이의 양지 드라마를 봤을땐 탄광촌의 이미지만이 있었는데...
하늘이 내린 살아숨쉬는 땅 강원도가 개발되어서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상실하지 않았음 하는 바램이다~
고한읍을 지나는데 또 개놈 한마리가 미친듯 짖으면서 달려온다. 오늘은 거리가 있던터라 여유롭게 놀리면서 달아난다. 역시나 안전하다 싶은곳에 내려 돌맹이 하나 던져주고~ㅋ
정암사 지나 만항재 오르는길!
어제 진고개부터는 경사도 있고, 힘도 들고해서 안장에서 엉덩이를 떼고 올라간다. 만항재는 차가 많이 안다니는터라 지그재그 타법으로 올라가니 더욱 수월하다ㅋ
해발 1330m, 우리나라에서 포장된 도로중 차가 갈수 있는 가장 높은곳!~ 드디어 만항재에 도착!!
아싸!~ 하이킹 4번째 목표도 달성이다~
지금까지 넘은 고개중 오를때 비가 내리지 않은 유일한 고개다~
잔차타고 올라와본 사람 말고는 이때의 기분을 누가 알려나~ㅋ
만항재 정상에서 함백산의 정기를 받고나서 매점에서 파는 감자송편 한볼태기 하고~
인자 광주를 향해 거침없이 달리리라!!
내리막 길을 내려가면 평창,정선만큼 좋아하는 영월군이다~
내리막을 달리기 시작하니 비가 내린다~ㅉ
영월군 상동읍까지 가는길인 31번 국도는 쭈~~욱 내리막길이다.
신난다 신나~~ㅋㅋ
쭈~ 욱 내리막길을 내려오면서 생각한다. 영월쪽에서 올라왔음 엄청 빡셌을거라는...
계속 달리면 영월에서 정선가는 38번 국도가 나온다. 그 길은 버스타고 가면서도,기차타고 가면서도 봤기때문에 88번 지방도인가 국지도인가 타고 단양으로 가기로 한다.
영월읍내 가서 동강사진 축제도 보고싶고, 작년에 올랐던 봉래산도 보고 싶었지만 어여 빨리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이런 도로는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올지 모르기때문에..
역시 영월은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
도로 주위로 우뚝 솟은 산들과 산을 휘감고 흐르는 강이 있는 풍경들~ 이러한 자연이 있어 내가 그토록 강원도에 미치는것 같다ㅋ
얼마 달리니 충청북도 영춘면이 나온다.
영월이여 안녕! 강원도여 안녕~ 몇달 뒤에 다시 옴세~ㅋ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로 계속 달린다.
단양까지 가는 도로 옆은 남한강이 흐른다. 자꾸 언젠가 와본듯한 그런 기시감이 단양읍내 도착해서까지 든다.
강원도에 눈이 멀어 다른 지역은 잘 몰랐었는데 충북 단양군도 내가 좋아하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 곳곳에도 아름다운곳이 일케 많은데 어찌하여 외국만 찾을려는 사람들이 많은지...
그렇게 달리고 달려 단양읍내에 도착!
와우!~ 읍내 멋지다~
남한강이 읍내를 어루만지듯 둘러싸고 흐르는데다가 비까지 내려서 안개가 자욱하여 더욱 운치있어 보였다.
오늘은 이곳에서 1박!
8/11 토 (10일차)
충북 단양읍- 죽령- 경북 영주시- 예천읍- 의성군-구미시 선산읍- 김천시 구성면소재지
주행시간 : 12시간 정도
주행거리 : 150km 정도 되나?~
씹은여물 : 볶음밥, 순두부찌게, 빵, 우유, 음료수,쵸코바,요플레...
자!! 오늘부터는 집을 향해 거침없이 달리리라~
마음먹고 아침일찍 달리기 시작하니 기다리고 있는것은 죽령이요~
만항재도 넘었으니 이쯤이야 하고 가볍게 넘어준다~
소백산 신령님은 비도 안뿌려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신다.
죽령 정상에 도착하니 경북 영주시 풍기읍이 시작된다.
내가 처음으로 이력서 다운 이력서를 냈던곳!
죽령 내리막길을 내려오면서 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공기업 중 이혼율 1위를 차지하는지를 실감 할 수 있을것 같았다ㅋ
내리막길을 신나게 달려 내려오니 도로 주위 사과나무들에 사과들이 탐스럽게 열려서 먹음직스럽게 익어가고 있더라~
사과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찌나 따먹고 싶은 욕망이 일던지...
소백산 정기를 받고 자라서 경북 영주시의 사과가 유명한가보다 ㅋ
다가오는 추석때나 씹어주마~
영주시를 거쳐 예천군 가는데 냉택없이 또 자동차전용도로다~ㅠ
촌이라 그런지 차량 통행도 많이 없는 것 같고, 갓길도 넓고 좋아서 걍 쌩까고 달려버렸다. 이거 네비게이션을 달던지 해야지원~
예천읍내에서 배 좀 채워주고 미친듯 달리고 달려 의성군 다인면, 상주시 낙동면, 구미시 선산읍을 찍고 6시 반에 김천시내에 도착!!
비도 안오니 해떨어질때까지 달리기로 하고 달리다 보니 8시가 되서 김천시 구성면소재지에 도착했다.
밥집도 문을 닫아 유일하게 영업중이던 중국집인 구성반점서 뽁음밥을 시켜먹는다.
지도펴고 오늘 달린길을 살펴보고 있노라니 옆자리에서 혼자 술마시는 아저씨께서 여행중이냐면서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덩치도 있고, 경상도 사투리의 억양땜시 괜스리 무서버질라한다~
아저씨도 젊었을때 무전여행해봤다며 이것저것 이야기 해주신다.
첨엔 이상한 아저씨라 생각했는데~ㅋ 역시 사람 겉만 보고 판단함 안돼!~
다음에 내가 이곳에 다시 왔을때 다시 자기를 만난다면 그게 우연이라 하면서 여행 즐겁게 무사히 마치라고 말씀해주신다. 중요한건 밥은 그냥 먹고 가라신다~
볶음밥도 넘 맛있었는데 꽁짜로 먹은데다가 좋은 이야기도 듣고~
이게 또 하이킹의 맛 아니겠어~ㅋㅋ
밥을 먹고 잘 곳을 찾다보니 분교처럼 생긴 초등학교가 있다~
적응될때도 됐건만 무섭다~ ㅠㅠ
비 안맞게 구석지에 텐트치고... 또 한밤의 나체쑈 한번 해주고 무서움을 베게 삼아 잠들었다~
8/12 일 (11일차)
경북 김천시 구성면소재지 구성초등학교-경남 거창군 거창읍- 함양군 함양읍-전북 남원시 운봉읍- 지리산 정령치-성삼재-전남 구례군 구례읍과 곡성군 곙계 가정마을
주행시간 : 10시간 남짓
주행거리 : 거리가 중요치 않다~
씹은여물 : 돼지국밥, 빵, 우유, 초콜릿, 꿀차, 컵라면 ...
오늘은 꼭 집에 도착하고 만다!! 를 목표로 평소보다 30분 일찍인 5시 반에 출발한다.
출발하자마자 비온다. 비 맞는게 적응되서 차라리 비오는게 낫다~
경남 거창군에 접어드니 바람까지 분다. 애마가 앞으로 나갈 생각을 안한다.
덕유산 신령님이 자기는 안뵙고 가냐고 화내시는건가?~ㅋ
비 바람과 힘싸움을 하며 11시에 함양읍에 도착!
다행스럽게 읍내 도착하고 나니 파워업해서 쏟아진다.
돼지국밥 한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나오니 조금이나마 약해져있다.
남원을 향하여 달리기 시작하여 1시 반이 되어 전북 남원시 인월면이다. 드뎌 전라도다!~~
원래 지리산 정령치는 그 동안 알지도 못했고, 넘을 생각도 없었는데...
하이킹 떠나기 전 우리나라 고개에 대해 알아보다 만항재 다음으로 지리산 정령치, 세번째로 운두령이 높다고 나와 있길래 운두령도 넘었고, 만항재도 넘었으니 왠지 넘버 2도 넘어줘야 할것 같아서 하이킹 하면서 넘기로 했던 것이다~ㅋ
남원시 운봉읍을 지나 지리산 정령치로 향한다.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을 이제서야 처음 찾아왔다고 그러시는지 지금까지 넘었던 고개들과는 차원이 틀릴 정도로 비바람이 퍼붓는다~ 뿐만 아니라 경사도까지 장난 아니다ㅠㅠ
지금까지 하이킹 하면서 고개 몇개를 넘을때도 무릎이 아픈걸 몰랐는데 드디어 무릎이 아파온다.
정령치 정상으로 오르는 차들에 탄 사람들도 저놈 뭐하는 놈인가 궁금한지 비가 쏟아붓는데도 창문열고 쳐다본다~
간혹 파이팅을 외쳐주는 사람들도 있다. 역시나... 힘이 난다~ㅋ
4시 해발 1172m 지리산 정령치 정상에 서고 말았다. 그 어느 고개 정상에 섰을때보다 뿌듯했다~
정말이지 드디어 나 자신을 짐승이라고 불를수 있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ㅋ
핸드폰 빠떼리도 떨어지고 디카 빠떼리도 거의 올인 나기 직전이라 잘못했음 이 역사적인 순간을 못남길뻔 했다~ㅋ
비가 멈출 생각도 않고 계속 내린다. 역시 경치구경 할 생각은 꿈에도 못꾼다~ 어떻게 올라온 정상인데 ㅠㅠ
따뜻한 꿀차 한잔 마셔주고 내리막 시작!~
경사도 죽음이다~
앞브레이크는 이미 전부 닳아버린 상태였고, 뒷브레이크로만 잡고 내려가는데 급경사와 내리는 비로 인해 바퀴가 미끌린다~
왜 뒷브레이크만 바꿨는지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여태껏 4번의 하이킹 하는 동안 그 어느 고개보다 경사가 급하다.
게다가 해발1000m에서 맞는 비는 몸뚱일 얼어붓게 만들었다~
정령치 오르기 전 긴팔 입을일 없을 줄 알고 그동안 입었던 긴팔 버렸던게 최고로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300m를 내려오니 이게 왠일! 갑자기 또 오르막이 시작된다.
정령치만 넘으면 되는 줄 알고 온 힘을 쏟아부었는데...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지리산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미친듯 오르막을 오른다. 길 옆에 해발 표시가 나온다.
해발 800m,900m...
된장 어디까지 올라가는거여~ 정령치를 다시 올라가는건가??
정상에 서니 해발 1000 얼마인 노고단 올라가는 길인 성삼재가 나오더라~ㅠ
지리산을 진작에 등반해봤더라면 대충 파악됐을텐데...
하이킹 끝나면 다음 일정으로 지리산 종주를 가장 먼저 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성삼재에서 구례읍을 향해있는 내리막 성삼재~천은사 11km 마의 구간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내리막길이다~
교통사고도 많이 난 곳이라는 플래카드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브레이크 잡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느라 신령님께 무사히 내려가게 해달라는 기도조차 할수 없을만큼 위험한 내리막길!!
브레이크를 얼마나 세게 잡았던지 하이킹 끝나고까지 저릿저릿한다~
정말이지 지리산 정령치 가는 861번 지방도는~~~ 악!!
정령치를 가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논하지 말라!!!!ㅋㅋ
6시 반이 되서 구례읍에 도착한다. 오늘 집에 도착하긴 글렀구나~
섬진강변 도로를 어두워질때까지 달리니 구례읍과 곡성군 경계인 가정마을이 나온다.
다행히 마을 앞에 큰 정자가 있다. 오늘은 이곳에서 몸을 눕혀야것다.
왠종일 추위속에서 긴장해서 그런지 잠 잘온다~
8/13 월 (12일차)
전남 구례군 구례읍- 곡성군 곡성읍- 곡성군 옥과면-담양군 청평면-광주 광역시 남구 봉선동
지리산만 안넘었음 11일에 끊었을텐데... 하며 집을 향해 일찍 출발한다.
하이킹 마지막날까지 비를 뿌리는구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이제껏 4번의 하이킹을 했는데 그때마다 비가왔다~ 내가 가는 곳마다 비구름을 몰고 다니니 친구 말처럼 역시 난 비의 아들인가보다~ㅋ
광주도착 하기전 담양에서 뚜렷한 무지개를 보았다.
어릴 적 봤던것 말고는 거의 못본것 같은데...
또 나의 무사귀환을 축하하는것 같다는 나만의 착각에 빠져본다~ㅋ
오전 10시 드디어 집에 도착!!~ 역시 집이 좋아!~
집에 온 다음날 멀쩡하던 몸이 아퍼분다~ㅋ
역시 계속 달려야 할려나~
이로써 내 인생의 마지막 하이킹을 무사히 마쳤다.
여름만 되면 질주본능때문에 몸이 근질근질한데 내년 여름엔 어찌 될런지 모르겠다~ㅋ
그동안 하이킹하며 달렸던 곳을 표시해둔 지도를 보면 정말 뿌듯하고 왠지 모를 자신감이 막 솟구친다~
이 자신감으로 앞으로 다가올 인생의 고개들도 유연하게 넘어주겠어~~~
이상으로 07년 8월 2일~13일까지 12일간의 하이킹 후기를 마침-
첨가 - 하이킹 동안 애마와 함께 넘은 우리나라의 고개들
만항재-1330 해산령-1180 정령치-1172 운두령-1089
구룡령-1013 진고개-960 한계령-920 대관령-832
미시령-826 말고개-790 수피령-780 죽령-696
광치령-660 배후령-600 쇄재, 반점재....
끝까지 읽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글쓰는 솜씨가 없는지라 많이 죄송스럽네요~
컴이랑 안친해서 사진이랑 글이랑 같이 올리는건 어찌 하는지 잘 몰겠어요~ㅋ
간단히 설명하자면 맨 위에서부터...
1. 하이킹 동안 5천원짜리 밥 중 가장 푸짐했던 김찌치게(충남 홍성읍내 한 식당에서)
2. 충남 서산시 해미면에 있던 해미읍성
3. 충남 당진군과 아산시 경계인 삽교호에서~
4.강화도 인화면 땅끝에서~(해병대 검문소에서 사진촬영하지말라고 들여보내줬는데 안찍을순 없죠ㅋ)
5. 애마 펑크나서 때울려고 분해한 장면. 실패해서 히치했답니다.(강화도 인화면 해병대 검문소 앞)
6. 파주시 법원읍 율곡 중.고등학교 단상에서 등 시려웠던 잠자리였습니다~
7. 5번 국도타고 화천읍내 가는 길에~
8. 철원과 화천의 경계인 말고개~
9. 해산령 정상에 있는 해산터널~ 앗싸!! 쓰리 최~ㅋ
10. 해산령 내려와서 평화의 댐!
11. 강원도 가면 항상 빼먹지 않고 먹는 감자떡~
12.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서 59번 도로 타고 정선군 가다보면 북평면 숙암리(였던가?)에 있던
인공폭포인 백석폭포!~ 자연폭포인줄 알았는데...
13. 충북 단양군 단양읍내 도착해서~
14.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시의 경계인 죽령 정상에서~
15. 경북 영주시의 명물인 사과!
16. 지리산 정령치 올라가던중~
17. 지리산 정령치 정상에서~(비는 오는데 사진은 찍어야겠고...헤어스탈 엉망입니다~ㅋ)
18. 4번의 하이킹으로 완성한 지도!!(파란색-04년, 녹색-05년, 빨간색-06년, 검정색-07년,노란색-
03년 이전에 가까운 곳 달렸던것, 06년에 제주도 일주한것은 짤렸네요~)
이 정도만 올릴께요~
맨 달리다 보니 멋진 풍경 찍을 생각은 않고 목적지 도착한 사진만 찍어서 볼게 없네요~ 죄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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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대단 대단 참으로 젊음이 부럽습니다. 장하십니다. 멋져요~ 앞으로의 길에 만사형통하시길~
즐거운 추억 쌓으셨군요 축하합니다..저 지도가 거미줄 될때가 멀지않았겠네요....^^
즐거운 추억 되셨겠네요. 저도 내년이나 내후년쯤에 전국일주 제주도,울릉도까지 다 가볼라고 합니다.ㅋㅋ 개랑 눈 마주친거 저렁 같은 경험하셨네요. 저는 작년에 대전-광주 가다가 논산훈련소 앞에서 쉬는데 식당 개가 갑자기 달려들어서 급히 자전거 탔지요. 근데 오르막길에서 안먹던 기어가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덜덜 거리다가 체인이 빠져불는 사고가 났지요.. 긴박해진 저는 그냥 멍멍이 주둥이를 발로 한대 찼지요..(제가 살려고 한 짓이지만, 멍멍이한테 좀 미안하네요.ㅋ)
저도 올해 잔차로 전국일주 했는데 해안가로 했기에 님보다는 덜 힘들었을 거예요. 전 비가와서 대략 200Km정도 점프 했는데 그래도 1500Km정도 되더라구요 님 정말 대단 다른 말이 필요 없내요. 암튼 무사이 귀가 하심을 축하 합니다...
멋집니다...와~~
감솨!~~^^ 맞다~ 왜 거미줄 쳐볼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네요~~~ 이거 스스로 한 약속을 깨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팍 드네요~ㅋ
정말 대단하십니다.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내용 갖고가서 전국일주때 참고하려고합니다. 거미줄 멋지게 만드시길 빕니다.![파이팅](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6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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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인생의 마지막![하이](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4.gif)
킹이라고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정말 멋지신 경험을 하신거 같아요 ^^ 저도 횐님과 같은 전국일주를 해보고 싶어서 배우고 싶은게 많은데...20살 그때 정말 해보고 싶었던...그 무언가를
감탄밖에 안나오에....!!! 대단한 의지와 추진력입니다.
대단하십니다,,,!!! 자전거는 얼마짜리인가요?
딴건 몰라도 자전거 하이킹이랑 여행 다니는것에 관해서는 스스로한테 약속을 잘 지키는것 같아요~ㅋ 공부하는건 정말 하기 시른데~ㅋㅋㅋ 제가 산게 아니라 가격은 잘 모르는데 파스칼 700 13만원 정도 하는것 같아요~
네?? 13만원짜리로도 장거리 여행이 가능하다는 건가요?
제가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편(55kg정도)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가능한것 같아요~이번 여름 하이킹까지 4번 다녀왔는데 전부 생활자전거로 하이킹 다녀왔어요.무소속이라 좋은 애마 구입은 꿈꾸기가 아직 어려워서리~ㅋ 3번은 접이식으로 경품으로 받았던건데 이름도 몰르겠네요ㅋ가격은 10만원대했던거로 기억하네요. 이번에는 파스칼 700타고 갔는데 쿠션감이 좋던데요.12일동안 백두대간을 몇군데 넘고, 많은 고개들을 넘었는데도 쌩쌩하더라구요^^ 여행내내 비를 맞아서 기름발라줬음에도 다 씻겨나가서인지 쬐끔 소리나는곳이 있다는거 빼고요~ 접이식이든 생활잔차던 자기 몸처럼 관리해주고,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요^^
네~ 감사합니다. 몸부터 다듬는게 중요하겠네요,, 장비 핑게 대신에,,,^^
하체단련엔 등산추천이요@~ 등산으로 단련된 다리에 힘에 깜짝 놀랐습니다~ 10일을 달려도 다리 아픈걸 모를 정도로~^^
대단하시다... 좋은정보로 사용하겠습니다.
대단하십니다.젊음이 부럽습니다.빛고을 분같은데 역시..빛고을 화이팅
정말 부럽다고 해야지요 ? 정말 대단하심
멋지네요..저도 조만간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