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가격 폭등과 돈가하락에 따른 적자심화, 그리고 불투명한 시장전망속에서 양돈농가들의동요가 심상치 않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사실상 파산 상태에 놓이거나 이미 정리 절차에 돌입한 양돈장이 속속 출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돼지 사육추세에서도 예년과는 전혀다른 이상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의 A 양돈장. 단지규모의 이 농장은 그동안 밀린 사료값의 일부라도 결제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자돈을 외부에 판매하고 있지만 당초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맘때 입식되는 자돈은 연중 높은 돈가가 형성되는 5~6월에 출하될 물량. 더구나 여름철 수태율 저하로 인한 생산감소와 겨울철 각종 질병에 따른 폐사 등으로 인해 예년같으면 ‘돈 주고도 구하지 못할 정도’로 귀했던 게 자돈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예년에는 30kg 한마리에 13만원을 호가하던 자돈가격이 9만원대로 떨어졌지만 그나마 수요자 조차 쉽게 나서지 않는 실정이다.
양돈농가들의 사육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자돈 입식추세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A농장의 수준을 넘어서 사육중인 돼지를 모두 정리하는 사례도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형편이 나았던 상위권 성적의 농장들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어쩔수 없이 적자대열에 합류한 형편이다.
경북에서 양돈장을 운영하는 L씨는 주변에서 인정받는 수준의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들어 돼지 한 마리를 출하할 때마다 두당 4만원 정도의 손실을 보고 있다.
새해들어 돈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지난 14일 현재 전국 도매시장의 평균가격이 지육kg 2천6백원대에 형성되고 있기 때문, 생산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3천원대는 상회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마자도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에대해 L씨는 “그나마 나는 나은편이다. 바로 옆 6천두규모의 양돈장은 지난해 6억원의 적자를 보았던 만큼 얼마안가 파산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위안(?)을 삼는다.
이렇듯 생산성이 좋지 않은 양돈장들의 경우 파산 우선순위 농장명까지 양돈인들 사이에 구체적으로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는 회원들 중에는 일부는 야밤도주 했다는 말도있고, 사실상 사료회사로 넘어간 뒤 술로 시간을 보낸다는 회원도 있다고 들린다. 그러다보니 계속 연락을 해본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지역생산자모임에서 총무를 맡고 있는 한 양돈인의 전언은 최근 흉흉한 일선 양돈현장의 분위기를 짐작하고도 남게 한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호전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데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오는 4~6월에도 돈가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양돈장들의 ‘파산 도미노’가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단순히 적자를 넘는 수준이 아니라 일년을 버틸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
하지만 한차례 사료가격이 추가인상될 경우 돼지 생산비는 kg당 3천5백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양돈농가들의 기대를 충족할수 있는 돈가가 실현될지 지금 현재로선 의문이 아닐수 없다.
“예상치 못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기대하기 힘들것”이라는 육가공업계의 반응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다보니 양돈농가들의 관심은 온통 정부의 폐업보상지원에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오로지 페업보상금을 많이 받자는 목적으로 사육두수를 늘리는 사례도 전해지는 등 그 폐해도 드러나고 있다.
반면 농림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양돈산업 발전 T/F팀이 운영되고 있지만 막상 큰 기대를 받지 못한채 양돈농가들의 동요를 막는데는 전혀 힘을 발휘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FTA 체제하에서 수입육과의 한판대결을 해보기도 전에 국내 사육기반이 붕괴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사료가격 절감을 명분으로 음식물찌거기에 눈을 돌리는 농가들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사료품질 마저 떨어지면서 국산 돈육 전반에 걸친 품질저하 현상까지 나타날 경우 소비자 불신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하루빨리 폐업보상금에 대한 정부차원의 명확한 입장정리와 함께 생산비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 수립으로 양돈산업에 대한 장단기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통해 양돈농가들의 동요를 최소화 하면서 자연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건전한 산업기반 조성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축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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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농가 동요 심상치 않다
진수참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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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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