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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장르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너목들’ 폐인을 낳으며 수목 시청률을 쓸어 담고 있다. 로맨스와 추리극, 스릴러가 합쳐져 팬들로부터 마치 ‘미드 같다’는 평을 듣는 너목들의 인기 요인을 살펴본다.
연하남의 좋은 예, ‘종석 앓이’ 하는 시청자들
“수하라는 캐릭터를 놓치면 자다가도 발차기를 할 것 같았다”는 이종석은 머릿 속 생각을 표정과 눈빛만으로 알아내는 어려운 연기를 기꺼이 해냈다. 이종석이 “누나~”라고 해맑게 부르면 모든 시름이 다 사라지는 것 같다. 어쩌면 속눈썹이 저리 길까. 여배우보다 예뻐 보이는 ‘꿀광 피부’에 하얀 미백미남, 여심을 흔드는 앵두 입술, 거기다 걸치기만 하면 화보가 되는 모델 출신다운 기럭지. <학교 2013> 고남순 역할로 주연으로 도약한 이종석이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로 드라마 폐인들을 양산하고 있다. <시크릿 가든> 때와 입지가 180도 달라진 윤상현과 사랑의 라이벌로 등장하고, 실제로 10살 많은 이보영에게 껌딱지처럼 들러붙어 있다. ‘너목들’이 국내드라마 일간 검색어 1위를 놓이지 않으며, 지난 10일 방송분이 시청률 22.1%(닐슨코리아 집계)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데는 보고 있기만 해도 저절로 안구가 정화되는 이종석을 향한 전국의 ‘종석앓이’ 누님들의 손가락 덕이 크다. 결코 잘 생겼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시트콤 <하이킥>에서 빵꾸똥꾸를 연발하거나 영화 <코리아>에서 북한선수로 나왔을 때, <학교2013>에서조차 그는 표정이 풍부한 얼굴로 몰입도를 높였다. ‘애완남 pet’으로 삼고 싶을 만큼 어리고 귀엽다가도 가끔은 기대고 싶은 ‘상남자’로 업종을 바꾸는 수하 덕분에 전국의 여심은 들썩이고 있다. 팔다리가 너무 긴 관계로 정웅인과의 액션신에서 주먹을 크게 휘두르는 장면이 다소 어색하긴 하지만.
실제 대법원 청사에서 촬영…탄탄한 고증과 캐릭터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변호사가 법정에서 연애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변론을 20초 만에 끝내던 독고인생 속물 국선전담변호사 장혜성(이보영 분)은 마음을 읽는 박수하(이종석 분)와 바른 생활 변호사 차관우(윤상현 분)를 만나 본격적으로 피고인을 변호하는 일에 뛰어든다. 살인사건에 연루된 민준국(정웅인)과 10년 후 조우하고, 그 과정에서 엄마와 수하를 잃은 혜성은 각성하게 된다. 탄탄한 스토리와 스피디한 전개, 거기다 ‘독심술’이라는 초능력과 법정 드라마를 결합시킨 것이 방송 2회 만에 수목극 정상에 오른 이유. 국내 법정 드라마 최초로 국선변호사를 소재로 삼아 국내 최초로 첫 대법원 청사 실제 촬영과 실제 지방법원을 배경으로 리얼리티를 살린 것도 드라마 몰입도를 높였다. 출생의 비밀이나 삼각관계, 재벌과의 사랑 등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가 빠지는 대신 ‘공동정범’이나 ‘죄수의 딜레마’ 등 흥미로운 법적·심리학적 소재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판타지와 결합한 한국형 장르물, 매력적인 캐릭터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싸인>(2011), <유령>(2012)에 이은 새로운 스릴러 장르드라마의 탄생으로 보는 것은 ‘초능력’ ‘국선’ 변호사라는 독특한 소재를 결합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시청자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미국 드라마들이 의사, 변호사, 형사 등 전문직의 이야기를 다룬 장르물로 ‘미드’를 개척했듯 ‘너목들’ 역시 법정에서 어설프게 연애하는 이야기보다 스토리를 택했다. 시청률이 50%에 육박하는 국민드라마가 된 전작 <내 딸 서영이>에서 조용하고 여성스러운 역할을 맡았던 이보영은 뻔뻔하고 코믹하며 독설까지 거침이 없는 장혜성 역을 맡아, 맡기 싫은 변호인은 사양하는 독고 다이 ‘짱변’ ‘깡다르크’를 소화해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너목들 최대 수혜자는 정웅인이다. 가히 생애 최고의 배역을 맡았다고 할 만큼 살기 어린 사이코패스 민준국을 싱크로 100%로 소화하고 있는 정웅인은 수하의 아버지와 혜성의 어머니를 살해하는 극도의 잔인함을 보여주면서도 머리가 좋은 사이코패스적 면모를 살려냈다. 그간 코믹하거나 덜떨어진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정웅인의 연기 변신이 단연 눈에 띈다. 이야기가 풀려나가는 전개 방식에 주목해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주고, 갈등과 대립의 축을 옮겨놓는 역할로 기능하면서도 결코 ‘로맨스’를 잃지 않는 것도 ‘너목들’ 인기 요인이다.
놓치면 아쉬운 너목들 감상 포인트
① 매회 에피소드와 묘하게 연결되는 노래 제목 : ‘미안해 널 미워해’(11회), ‘흐린 기억 속의 그대’(4회), ‘I’ll be There’(3회), ‘Bad Girl Good Girl’(2회). 작가는 매회 제목이 그 줄거리와 연관되는 노래 제목으로 지었다.
② 야누스 수하 관찰하기: 교복과 슈트 혹은 거적대기 셔츠 그 무엇을 걸쳐도 패션 화보로 승화시키는 ‘박수하룩’, 초능력 고등학생과 기억을 잃은 살인용의자를 오가는 이종석의 카멜레온 변신에 주목할 것. 수하와 혜성의 수족관 키스 신에서 전국의 안방은 “꺄아~”소리로 요동쳤다.
③ 중견 연기자의 포텐 폭발: 영화 <해바라기>에서도 아들을 대신해 죽음을 맞았던 전례가 있었던 김해숙은 경상도 사투리를 100%에 가깝도록 해내며 누구보다 딸을 믿는 엄마로 변신했다. 데뷔 이래 가장 고학력 역할을 맡은 김광규, 깨알 감초 어르신 윤주상, 영화 <신세계><감시자들>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김병옥의 변신 역시 몰입도를 높인다.
④ 시청자에게 친절한 법정 용어 : ‘변호인 의결서’ ‘공동정범’ 생소한 법정 용어 등을 화면 아래 자막으로 친절하게 용어 설명을 해주는 것이 기존 드라마와 다르다.
⑤ LTE급 스토리 전개 : 1회에서 어린 시절 복수를 마음 먹게 된 계기와 살인사건까지 드라마 전체 줄거리를 다 보여준 것이나, 방송 중반 전개가 루즈해질 때쯤 김해숙 아줌마를 갑자기 죽인 것만 봐도 전개 속도가 LTE급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때문인지 가끔 허술한 디테일이 등장하기도.
[글 박찬은 기자 사진 SBS, DRM미디어, 김종학프로덕션]
첫댓글 꽤 심층적으로 다룬 너목들 분석기사네요.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_^
저도 글 보고 디테일하다 싶었어요 ㅎ 특히 저 야누스 수하 라는 문장이 맘에 드네요 ㅎㅎㅎ
종석오빠의팬이기전에너의목소리가들려팬으로써아주아쥬기쁜기사네염ㅋㅋㅋㅋ
너목은 평생소장 해줘야 한다는 ~~내용도 탄탄하고 거기다 캐릭터의 완성도 까지 정말 잘만들어졌다는게 보여주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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