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이 꺼지고,
아늑한 어둠이 내 주위를 감싸옵니다.
술렁이던 장내가,,, 시키지도 않고, 강제적이지도 않은 암묵적인 침묵에 빠져듭니다.
아까 미리 사두엇던 구운 오징어를 꺼내서 몸통을 한 번 잘게 찢어 입에 넣습니다.
다리는 제일 마지막에 먹을거니까요.
하이라이트만 편집해서 보여주는 재미난 예고편들이 상영됩니다,.
난 아주 행복해집니다....
이 재미난 예고편들을 보는 기쁨과 아직 시작도 안해서 , 아직 이보다 더 큰 기다림이란 본편에 대한 설레임으로.....!
누가 옆에 잇는것보다는 혼자 영화를 볼 때,,, 저는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집니다.
모르는 옆사람이 먼저 올려놓기 전에 내가 먼저 팔걸이에 팔을 걸쳐놓습니다.
혹,,뒷사람이 나의 키 때문에 관람이 버거로울까봐 최대한 자세를 낮추어 앉습니다.
앞자리의 커플이 머리를 고정 시켜주엇으면,,,하지만 스킨십에의 탐구 때문인지 너무 자주 움직입니다.
머리 사이로 보려니 힘들고,,,키를 올리려니 뒷사람이 신경쓰입니다.
허리우드 극장에선 이런 고생 안해도 되는데...거긴 경사가 심해서 뒷사람 , 앞사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화면을 바라봅니다.
여긴,,1978년도의 단성사 입니다.
그러고 보니 시내 극장이란 극장은 안가본 곳이 없는가봅니다.
종로통에 잇는... 허리우드, 피카디리, 단성사, 서울극장, 동시상영하는 파고다극장,,,,,김두한의 우미관까지....
명동근처... 중앙극장, 명보극장,국도극장, 계림극장,,,,등등
한집 건너 음악다방, 그 사이사이에 경양식집,,,
처음 먹어본 돈까스와 오무라이스의 맛, 함박스테이크에의 강렬한 중독,,,!!
피카디리 극장 부근 대로변 음악다방에 ,,, 여친( 그 당시엔 대개 애인이라 칭햇음)과 함께 들어갓습니다.
엽차(보리차)가 나오죠. 레지가 주문을 받습니다.
테이블마다엔,,, 통성냥이 한 통씩 놓여져잇죠.
연인들마다 성냥쌓기에 몰두하는 모습들입니다.
디제이 석엔,,, 장발을 기른,,,제딴엔 멋스럽다고 생각하는 머플러를 목에 두른 디제이가 열심히 레코드판을 고르고 잇습니다,.
음악이 흐르는 간간히,,, " 카운터에 전화와 잇습니다~~ ㅇ ㅇ 씨, 전화와 잇습니다" 라는 디제이의 멘트가 맥을 끊습니다.
디제이석 바로 앞에는 열성적인 여대생들이 팬을 자처하며 신청곡 메모지를 손에쥐고 호들갑을 떨고 잇습니다.
그 당시 내가 좋아하던 곡이 하나 잇엇습니다.
잉글버트 험퍼딩크의 Release Me,,, 란 노래.
메모지에 신청곡을 적어 레지에게 주엇습니다.
" 이거 내가 좋아하는 곡이야. 잘 들어봐. 같이 듣고 싶엇어...." 라며 여친에게 기대감을 증폭시켜주엇죠.
신청곡이 나오는 동안 우리는 성냥쌓기, 우리가 사귀는걸 모르는 같은과 친구들 얘기,,, 어느 교수는 어떻더라 하는 얘기...
드디어 신청곡이 나오나봅니다. 전주가 흘러나오네요.
역시 그 당시에 유행하던 스타일로 ,,,, 전주중에 디제이의 멘트가 흘러나옵니다.
" 여기 이제 막~~ 헤어지려하는 커플이 잇나봅니다... 잉글버트 험퍼딩크의 릴리즈 미~~ 날 보내주오 !! 함께 하시겟습니다.."
순간 표정이 변하는 여친의 얼굴.... 당황해 하는 나의 얼굴,,,,
노래가 다 끝난 후,,,
여친이 조용히,,,하지만 심각하고 진지한 얼굴로 묻습니다.
" 이거 무슨 뜻이야...?? 헤어지자는 뜻...?? 그런거야..?? "
아,,, 저넘의 디제이.... ㅡㅡ,
그 디제이 덕분에 성냥탑을 두번 쌓을 시간 동안을 ,,,,, 그냥 노래가 좋아서 신청햇을 뿐, 다른 아무 의미도 없다는걸
해명하느냐고 진땀을 뺏네요.
그냥 가수와 곡명을 소개하고 틀어주면 될걸 ,,,참 쓸데없는 멘트를 날려서 날 힘들게 하냐,,라는 원망과 함께,,
그 음악다방은 자주 오던 단골 손님 (물론 저입니다)을 영원히 놓쳣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
여건이 힘들 수록 사람은 예민해 지나봅니다.
요즈음 너무 힘드실겁니다.
그러다보니 올라오는 글들과 댓글들의 성향이 과격 ,,,그 자체이더군요.
마치 내가 상처받은 만큼 너도 받아야한다..라고 외치듯이....
제가 자주 부탁드리는 말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조금만 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수입 자랑 하고 픈 분들은 사이버 말고 현실에서 주위분들에게 하시길 바라고.
게시판을 쳐다 보기도 싫을 정도의 욕설을 하시는 분들은...
힘드시겟지만...욕보다는 미소를 부탁드립니다.
잠시 추억이란 감미로움에 잠겨 보시길 ....
각박해진 마음을 포근하게 하시길 바라며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첫댓글 오랜만에 따스하며 추억을 더듬을수 있어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이것이 밤이슬의 참모습이길 소망해봅니다. 삶에 지쳐있는 우리기사님들이 이곳에서 또 상처를 받는것이 아닌 잠
시 쉴수있는 곳이되기를 바래봅니다.
그런 장소이길 늘 바라고 잇습니다. 감사합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그런 전설,,아시자나요 ^^
종로............무아다방 ..........희다방......!
그 유명했던 종로 국일관.....그리고 종로서적.
광화문.........새문안다방.....................................!
커피와 음악다방......!
목로주점.......!
통키타.....!
장발머리......!
나팔바지.......!
경춘선 .........!
MT...새터...마석....가평....청평....강촌....호반의도시 춘천.....!
텐트와 알콜버너,,,야전과 함께 헛슬&쌍권총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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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봄은 오는가...............!
흘러간 그때 그시절......................^^
명동 꽃다방,,절대 빼놓으시면 안됩니다 ^^
빙고~~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님 말씀처럼 그런 카페가 되엇음 합니다,,,,,!!
고맙습니다 민들레 님의 글로 잠시나마 따뜻한 추억 으로의 시간을 다녀 왔습니다. 맞습니다 님의 말씀 처럼 우리 카페의
개설 취지가 밤이슬 맞으며 힘들고 상처 받고 피곤에 지친 우리들의 영혼을 서로 위로하고 격려 해주며 힘을 주고
아품을 나누고 좋은 정보가 있으면 서로 공유하여 살맛 나는 카페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 였을 겁니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은 나눔 보단 서로 할퀴려 하고 뜯으려 하고 비아냥 거리는 글들이 도배를 하는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카페의 존재 이유를 알수 없을 정도로요~~좀더 마음을 열자구요 따뜻한 마음 으로요~~
맞습니다, 서로 위로한다는것이,,,, 무조건 타인에게 축복만을 내리는것이 아니라,,,나보다 못한 이들에게 배려를 하는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평균보다 나으신분들은 못한 분들에게 자중을 해주셔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좋은 말씀입니다 ^^
님을 닮고 싶습니다.
이룬,,, !! 닮을곳 한구석도 없는 사람이랍니다,^^
미성을 가진 가수...한땐 참 즐겨듣던 사람입니다
Last walts 라는 곡도 참 좋았지요~~~
라스트 월츠,,, 지금도 너무 좋아하고 잇는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