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이다.이른바 주말이다.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요일이기도 하다.
오늘 나의 새끼줄은 12시엔 혼사식에 참석 그리고 오후 시간에 산악 동우회 모임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지금 시절은 그야말로 년중 최고의 시기라 할 정도로 날씨도 쥑이고 따라 어디론가 떠나고픈 마음이 생긴다.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이 많은 청춘들이 혼례식을 한다. 소위 고지서가 많이 발행되어 받는 이로 하여금 순간적인 갈등을 하게 한다. 갈까?말까?를 생각해야 하니까.
나도 고향 칭구의 딸이 서울서 오늘 결혼한다는 거 몇일 전에 문자로 통보받고는 참석해야 하나를 순간적인 고민을 했다. 난 으례히 결혼식을 고향에서 할 줄 알고는 못 간다고 통화했다. 그러자,칭구는 서울서 한다고 알린다. 그 순간에 난 멍해졌다. 알았다고 하는 통화를 끝냈다.
그 날이 오늘이다. 나름 외출 준비하고 전철을 이용하여 식장에 근접한 개봉역서 하차했다.
넷상의 지도에서 식장을 확인 하니 충분히 도보로 가능한 거리라서 걸려고 했다. 역 앞으로 나오니 그 식장으로 가는 샤틀 버스가 보인다.그 버스 타고 식장 앞에 내렸다. 그리고 건물안으로 진입했다.
2층에 식장이 있다. 약간 이른 시각에 도착한 탓에 혼주를 볼 수가 없다. 다시 나와 건물 주차장 입구의 응달진 곳에서 서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얼추 지나자 다시 올라가니 혼주 부부가 있다. 가서 인사 나누고 적은 성의가 담긴 봉투를 접수시키고는 나와 주변을 보니 반가운 고향 칭구들이 보인다. 인사도 나누면서 이런 저런 얘기했다. 식에 거행되고 한쌍 젊은 부부가 탄생한다. 오늘 식은 요새 결혼식의 트랜드를 반영하듯이 주례없는 혼사이다. 그 대신에 선생님 출신 칭구가 주례 대신해서 간략한 결혼 인사를 한다.
이로써 젊은 청춘이 한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요새 들리는 소식을 종합해 보면 다양한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그리고 우리들의 나이란 게 혼주라는 자리에 서게 될 수밖에 없는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수밖에.
식장에는 오후6시까지 혼사가 예정되어 있는데도,우리에게 들리는 소식이란 게 결혼에 관한한,별 달갑지 않는 우울한 이바구로 장식되고 있다는 이 현실을 무어라고 설명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결혼하는 이들은 그만큼 먹고 사는 데 별 어려움이 없는 가정이고 우리가 우려하는 결혼 기피하는 젊은이들은 그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해서 하고 싶어도 못하는 처지에 세월을 탓하고 있어야 하는가?
그리고 보니 참으로 알 수 없는 현실 속의 결혼의 미스테리가 아닐 수 없다.아마 우리대라면 좋든 싫든 간에 자녀들의 혼사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을 수가 없다. 모두가 바라는 혼사도 이를 이루면 현실적인 여건을 충족시키는 경제적인 것이 구비되어야 한다.
왜?결혼은 이상이 아니고 현실이고 따라 현실적인 삶을 행하려면 이에 걸맞는 경제적인 여건이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들에게는 조상 대대로 이어지는 결혼에 관한 전승이 마치 강건한 뿌리처럼 우리들의 DNA처럼 면면히 전승되고 있다. 이도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경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 여기는 청춘들이고 보니 부모세대인 우리가 맹목적으로만 강요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니 이에 관한 말론 표현할 수 없는 세대간의 갈등이 존재한다고 하겠다.
보내고 싶은 부모와 무조건적으로 부모의 명을 따라지 않는 자녀간의 저항(?)에 어떤 합목적인 절충이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이를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없어서 참으로 난감할 수밖에.
식장을 나오니 겨울 햇살이 따갑다. 칭구들은 타고온 전세버스로 고향으로 귀향한다고 하여 인사 나누고 난 다시 동우회 만나려고 관악역으로 향했다.
사람 산다는 거 뭐지?자문한다. 우리도 이런 혼주라는 위치에 있고 보니 참으로 누구를 막론하고 댁의 자녀는 결혼했습니까? 하고 묻고 싶다. 아마도 이런 질문에 흔쾌히 답변하는 부모세대가 많이 주변에서 알 수 있을까? 어쩌면 많은 이들이 이런 질문을 달가와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결혼하지 못하고 또는 아예 철이 너무 일찍 들어 결혼에 대한 흥미를 잃은 자녀를 대하는 거 그다지 유쾌한 것이 아님을 일상을 통해 체득하는 부모들에게는 이런 선의적인 질문이 과연 선의라 여길까?
세월은 흐른다. 우리도 어릴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이제는 혼주란 자리가 어색하지 않고 보니 머지 않아 우리도 저 먼 길을 떠나야 한다는 현실을 묵묵히 받아들이야 한다는 이 현실이 그저 먹먹할 뿐이다.
우짰든,자녀들의 혼사가 우리들의 최대적인 고민거리가 아닐 수가 없다.
결혼이 무엇이기에 세대를 초월해서 마음에 무거운 걸림돌이 되어 있지는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자연의 흐름에 따라 자녀들을 결혼시켜야 부모된 도리를 다 하는 거 아닌가 한다. 이게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민족적인 전통이 아닐까 한다.
첫댓글 그럼요. 대자연의 이치이자 신의 섭리인데 결혼해서 애낳고 알콩달콩 사는게 보기 좋더군요..
문제는 청춘들이 여러 사정상 결혼 기피하는 게 문제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