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12%서 완화...
은행 대출문턱 낮아질 듯
금융감독당국이 시중은행에 제시했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권고치를 사실상 12%에서 10%로 낮췄다. 지난해말 이후 은행들이 어느 정도 자본확충을 이룬 반면 대출 기피 태도는 여전해 시중에 자금이 돌지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풀리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됐고, 중소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 문턱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9일 신한은행 본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처리를 확실히 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열심히 해 BIS비율이 11~12%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상관없다"며 "경영실태 평가상 우량은행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BIS 비율 10%라고 밝혔다.
김 원정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가 은행들과 외화채무 지급보증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제시한 BIS비율 11~12% 유지조항에 얽메일 필요가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이 BIS비율 권고치를 사실상 낮춘 것은 은행들이 자구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 자기자본을 확충한 데다 BIS비율 권고치를 맞추기 위해 실물 경제 지원을 기피하고 잇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지난해 11월 이후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BIS비율을 높여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현재 12%를 넘어섰다. 하나은행도 약간의 자본확충만 이뤄지면 12%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광주.경남은행 등은 이달말까지 BIS비율 권고치를 충족하지 못해 자본확충펀드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을 톤해 공급한 돈이 실물로 흘러가지 않고 다시 한은으로 되돌아오는 현상이 바복되고 있다. 한은이 이날 실시한 환매조건부(RP) 매각 입찰에 79조6500억원이 몰렸다. 이는 한은이 RP매각 입찰을 시행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은행들이 단기자금이 넘쳐 기준금리 정도 수준의 이자만 받고 한은에 예치하려 한 것이다.
이날 입찰에는 5개 은행이 각각 10조원 이상 응찰했다. 한은은 응찰액 가운데 14조원만 흡수했다. RP매각은 일정기간 이후 되사는 조건으로 한은이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의 자금을 흡수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