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1. 잠깨우기
2004년 11월 2일 날씨맑음.
오늘은 별탈없이 지나간것 같다.
딱히 끄적일 일도 없고 그냥 나른한 주말의 하루였던것 같다.
다른때 같으면 제발 조용하길 바랬었는데 왠지 그게 더 거부감이 드는건 왜일까
항상 시끄러운 집안에서 살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일법도 한데
난 전혀 그렇지가 않다. 말만 항상 잔소리뿐이었지 ..
내 마음은 그들의 떠들썩한 소리 하나만으로도 즐거워진다.
벌써 이 시간이면 1장 반을 거뜬히 쓰고도 남지만, 오늘 일기는 좀 쓰기가 버겁다.
근데 오늘 왠일인지 멤버들이 조용하다.
¹윗층애들도 다 내려왔을 법도 한 시각인데 .. 쥐죽은 듯이 조용하니
어색하다 못해 적응이 안될지경ㅇ ...
"으앗! 야! 너 뭐야!! 노.. 노크는 뭐 장식하라고 만든줄 아냐!"
방문앞에 크게 써놓은 노크라는 문자를 무시한채 멤버 한명이 벌컥 들어온다.
눈은 반쯤 풀린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이다.
"노크를 어떻게 장식하냐. ..
나 모자좀 빌려줘, 무지개색 모자 아무거나 .."
나한테 무지개색 모자가 어디있냐 김희철 ...
"그런색은 없고 흰색이나 노란색 회색 검은색 .. 뭐 이런 단색뿐인데"
".. 휴- 넌 멋을 모르는구나 .. 리더 실망이야 .."
그건 멋이 아니라 희귀한거라고! .... 나참;
"아 ,근데 애들 왜이렇게 조용해?"
"나갔어"
"나가다니? 어딜나가, 추운날엔 꼼짝하기도 싫어하는 녀석들이"
기범이랑 시원이는 촬영때문에 아침일찍 나간것 같은데 .. 나머진 도데체 어딜간거지;;
"려욱이는 사무실에 볼일있다고 갔고, 개그맨(신동)이랑 단호박(성민)은 햄버거(재중)네 놀러갔어"
그리고 한경이는 몸이 안좋은 관계로 중국에서 오신 어머니가 간호해 주신다고 나갔고 ...
"그리고 종운이는 나랑 밖에 나갈꺼고 .. 머리 좋으니까 남은 멤버는 니가 계산해라"
계산 안해도 딱 나온다 .. 은혁이랑 동해 영운이 .. 나까지 포함해서 총 4명 남는거네
오랜만에 조용해지겠는걸? ...
"모자 안빌려갈꺼야?"
"됬어, 그냥 신데렐라 모자 쓰고 나가지 뭐 .."
하며 풀이 죽은채 나가버리는 희철 ... 문 닫고 가면 손에 경련이라도 일어나니;;
희철이가 나가기 무섭게 현관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나고
잠시 갈증을 느낀건지 열려있는 김에 나가서 물이나 마시자 하며
무릎에 덮고있던 짱구담요를 침대에 훌쩍 던져버리고는 밖으로 나간다.
¹윗층은도 똑같겠지만 6명이 공동으로 쓰는 거실이라 넓게 해놨는데 ..
누가 켜놓고 간건지 TV에선 정수가 좋아하는 유재석의 진실게임이 재방송 되고 있었다.
분명히 따뜻하게 보일러를 켜놨는데도 왠지 공기가 서늘하다.
"특사마님 안녕하세요 .."
"동해 너 꼴이 왜그러냐 ;;"
"희철형이 해줬어요~ 이쁘죠? 헤헤 .."
"아니 .. 내 눈엔 딱히 이뻐보이진 않는데 ..;;"
희철이 눈물을 머금으며 양보해준 노란색 키티잠옷을 입은 동해가 희철이 해줬다며
윗단추 3개를 푸르고는 오른쪽 어깨를 과도하게 노출한다;
섹시하게 나온 쇄골은 동해가 말랐다는 증거가 되었고 조금이라도 흘러내리면 가슴이 다 보일정도로 만든 잠옷을 입고도
좋다는듯 방긋 웃으면서 총총총 부엌으로 들어간다 ..
정수는 한번 주위를 싸악 둘러본 뒤 왠지 거대한것 하나가 빠졌다는 느낌에 재빨리 앞에 있는 방문앞으로 성큼 걸어간다.
문을 열기전, 정수가 그렇게도 강조하고 강조하던 노크를 두어번 똑똑 두들긴다.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는 방안.
들어오라는 의미로 알았는지 망설임 없이 문고리를 잡아당긴다.
"영ㅇ ...."
방으로 들어가 영운의 이름을 부르려던 정수는 그의 포즈에 당황한 듯 말을 끊는다.
이불이라도 덮고 자지 .. 정말 대(大)자로 쫙 뻗은채 곤히 잠든 영운을 보며 정수는 순간 얼굴이 붉어진다.
포즈때문이 아니라 .. 영운이 입은 팬티때문이다. 일명 코끼리 팬티 후속편인 바나나 팬티 인데 .. 어느 여성팬이 보내준 선물이었다.
원래 희철이에게 온 선물이었는데 자기는 뭐 신데렐라 세일러문 아니면 안입는다나 뭐라나 ..;;
그래서 어찌하다 보니까 그 속옷이 영운에게 돌아가게 된것이다. 그 속옷만 입고 .. 대담하게 정면을 쳐다보며 자는 영운을 보며
정수는 고개를 돌려 괜한 헛기침만 하였고, 해가 중천인데 깨워야 겠다는 생각에 조심스레 침대옆으로 다가간다.
"야..아 ... 일,일어나!"
슈퍼주니어 중에서 잠이 제일 많은 사람은 다들 알다시피 리더 이특이다.
아침에 시원이 멤버를 깨울때 물론 제일 고생하는건 이특이지만 .. 제일 깨우기 무서운건 영운이다.
2틀 전인가 .. 려욱이가 영운이 좋아하는 유명한 브랜드의 초콜릿이 선물로 왔다면서 낮잠자는 걸 깨웠다가 ...
한대 맞은 적이 있었다 ..;... 그날 이후로 충격에 휩싸인 려욱이는 방구석에 박혀서 징징 눈물을 짜냈고 그런 려욱이를 대변한다는 듯이
맘 약한 성민이 영운에게 나서보지만 ..정확히 려욱이가 맞은것에 두배로 맞고는 사건은 종료되었다.
나중에 일어나서 아무리 상황을 설명해줘도 자긴 그런적이 없다며 기억 안난다는 영운의 태도에 그건 분명 잠버릇중 하나라고 ..
멤버들의 회의끝에 내려진 결론이었다.
어쨌든, 멤버들의 수차례 피해 끝에 .. 드디어 오늘 정수가 영운의 고약한 잠버릇을 맛보게 되는 날이다.
다른애들 같으면 발로 비비고 고함을 지르고 아주 쌩 난리 부르스를 췄을텐데 .. 지금은 그런 짓을 할 분위기가 되지 못한다.
또 힘하면 영운이기에 .. 한대를 맞아도.. 그 파워의 위력은 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영운아 .. 일어나야지 .."
아까보다 한껏 부드러운 목소리로 영운을 깨우는 정수.
그러나, 이것으로 그를 깨우기엔 턱없이 모자라다. 역시, 영운을 깨우기 위해선 뭔가 파격적인게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자극적인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영운이 싫어하는 것으로 들이대서 깨워보려는 정수의 생각이었지만 .. 이것 또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혁재가 주장한 의견인데 .. 언제 한번은 갑자기 잡힌 스케줄에 멤버들 모두 새벽에 일어났던 적이 있었다.
그때 마침 혁재가 오늘이 바로 그 방법을 써먹어야 할때! 라면서 영운이 제일 싫어하는 혁재의 10일 묵은 양말을 코끝으로 들이댔다.
시궁창 청국장 된장 쓰레기 등등 .. 온갖 고약한 냄새가 진동하는 양말의 존재를 알아챈 영운인지 인상을 한껏 찌푸리더니 ..
막대기 끝에 걸어놓은 양말을 갑자기 낚아 채더니 .. 옆에 있던 혁재의 입에 가득 쑤셔넣고는 또다시 잠이 들었다.
그때 충격으로 혁재는 일주일간은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빈 속만 게워내며 살았던 적이 있었다.
나중에 와서 영운에게 또 구구절절 설명을 해보지만 ... 아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다이어트를 고민하던 혁재에게 오히려 잘된 일 아니냐며 허허허 하고 가볍게 넘기는게 아닌가 ...
(그때 혁재의 몸무게가 6kg이나 줄었었다)
어쨌든 ... 그 방법은 위험하다고 생각한 정수는 영운이 좋아하는 걸로 들이대서 유인하는게 좋을것 같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초콜릿도 좋아하긴 하지만 우선 순위 TOP 3 에는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려욱의 방법이 실패한 것이다.
갑자기 영운이 좋아하는 1위가 생각이 나질 않자 ..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하던 정수는 탁자위에 놓인 조그마한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나 깨울라면 좋아하는 걸로 깨워주셈. 이왕이면 1위로 .. ㅋㅋ
3위 축구공 2위 이쁜팬들 1위 .... 우리 리더 ....? .... "
아 .. 맞다 .. 1위가 ..;; 나였었지 참;;; ......
"내가 어떻게 해야되지 ..."
또다시 머리를 쥐어짜며 궁리를 한 끝에 갑자기 기범이와 영운이 한 대화가 정수의 뇌리를 파팟 하고 스쳐지나갔다.
'형은 도데체 어떻게 해야 조용히 잠에서 일어날 수 있는거예요?"
'그거? 간단하지~'
'에에? 간단하다구요?'
'응! 일단 내가 좋아하는 1순위 정수형을 불러놓고 이쁜짓만 하면 되지롱'
'이,이쁜 짓이요? 예를들어 어떤게 ..'
'음 .. 귀에다 바람넣기? ㅋㅋㅋ'
오! 좋았어 ... 바람넣기라~ 정말 간단한데!
"과연 바람 넣는다고 얘가 일어날라나 ...;;"
정수는 의심 반 걱정 반으로 .. 일단 영운의 귓가쪽으로 얼굴을 들이댔다.
이때만큼은 긴장이 되는지라 숨을 깊게 한번 쉬고는 한손으로 영운의 귓가를 잡은채 하- 하고 바람을 불어넣는다.
한번으론 족하지 않는지 꿈쩍도 안하는 영운 .. 정수는 숨을 깊게 내쉬고는 한번 더 바람을 불어본다.
아까보다 더 뜨거운 바람이 나온건지 .. 영운의 몸이 살짝 움찔하는 것을 느꼈고
그에 정수는 완전 필받았는지 다시 한번 더 깊게 숨을 쉬고는
저 속에있는 뜨거운 바람까지 하- 하고 귓속에 불어버린다.
그러자, 갑자기 영운의 팔이 자신의 어깨를 잡고있던 정수의 손목을 탁 하고 낚아채버린다.
당황한 정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채 천장을 향하고 있는 영운의 얼굴을 뻘쭘히 쳐다보았다.
2, 3초 가량의 정적이 짤막하게 흐르더니 ... 자는 줄만 알았던 영운의 입이 뜨거운 숨소리와 함께 움직인다.
"나 자꾸 흥분시키면 뒷일 책임 못져요 ... 박정수씨"
¹윗층 (2층)
첫댓글 ^^재미있어요 특히나 좋아하는 강특 커플이다보니~!! 계속계속 기대하겠습니다`!
정말 재미있어여... 내가좋아하는 강특커플이니.....
너무 좋아요 ~~ ㅋㅋ
재미나요~~~ㅎㅎㅎㅎ
고고~!
꺄꺄~~~책임 못지면 뭐/////////꺄~~~~~~(미쳤다;;)
오 강특 최고에요~~~
우옷! 재밌어요! 밑에 방설명에 12명이 맞는데 왜 사람수가 작아보일까요; 허허;
재밌어요!! 으아아아 강특 좋아!
강특...강특좋지요........ (영운씨 수인줄알았어요오오............역시 마이나였습니다..)<<울기
영특강특.진짜조아요 ㅠㅠ 언능써주세요. ~~~~
재밌어요~~~
아~! 짱좋아 쪼아쪼아쪼아 >< ㅋㅋ 진짜조앟 ㅋㅋ
강특이 제일좋아 ㅠㅠ
재밌어여~~2편도기대할게영
2편 엄청안나온다
재밋어요~ 2편빨리올려주세요ㅎㅎ 영특~아좋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