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어 수업은 지난 주말에 내 준 숙제, 즉 지난 주간에 배운 제8과의 과문을 암기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부산 출신 나와 동갑내기인 박 안젤로씨는 오며 가며 암기를 해 온 듯 자청하여 먼저 암기를 하여 박수 갈채를 받았고, 나를 비롯한 다른 학생들도 칭찬 받을만 하게 준비들을 해 온 것이다. 역시나 이 학원의 가장 우수한 선생으로 보이는 션리(申麗) 라오쓰(老師-선생)의 강의 기법이 언제나 마음에 들고 있다는 게다. 내일 아침에도 숙제를 많이 내 주었는데, 이를 준비하다 잠시 틈을 내어 오늘의 일지를 적고 있는데, 마침 오늘 밤에는 아무 약속도 잡혀 있지 않아 퍽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말이다.
수업 후 명동으로 향하였다.
왜냐하면 어제 정혜가 인터넷으로 찾아 본 명동 한복판에 소재하고 있는 최고급 한정식집 <진사댁(進士宅)>에 가서 시식을 해 보고 다음 주간 월요일(19일)에 나의 환갑일-음력 동짓달 스무 닷새날-에 맞춰 가족 모임을 할 수 있는 장소인지를 알아 보기 위해 아내와 정혜를 나오게 하였기 때문이다.
이 집의 식사는 먹어 보니 순수한 서울 사람들의 음식 솜씨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는 듯 하고 담백한 맛이 여러 사람들의 구미에도 맞을 듯 하여 일단 합격점을 주게 되었던 것이다. 단지 어제 정혜가 전화를 걸 때만 해도 2층을 예약해 두었었지만 보다 조용한 3층으로 자리를 옮기는 정도로 수정을 하였고, 미사 집전이 가능한 지를 타진해 보았더니 괞찮다는 반응인데다, 마침 주인도 천주교 신자일 것이라는 종업원의 말을 듣게 되어 여러 모로 잘 된 일이라 싶은 것이다. 더 머뭇거리지 말고 이 곳을 나의 환갑일에 즈음한 가족 오찬 모임의 장소로 결정을 한것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대림시기에 무척 바쁘시기도 하실 터이고 미사를 집전해 주실 신부님께서 과연 시간이 마땅하신지를 타진하는 일이 무엇보다 선결 과제일 것이라 저녁 시간에 전화를 올렸더니 시간을 맞춰 보겠다시는 응답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하여, 큰형님께 전화를 올리니 전원이 꺼져 있어 아마도 행사에 참석중이신 듯 내일중 말씀드리기로 하고, 자형님과 베드로형님께 전화를 올려 상황을 설명드렸더니 다들 크게 무리가 되지 않으신다는 반응들이신 것이다.
하여, 나의 60회 생일인 환갑일의 가족 오찬 모임은 다음과 같이 거행키로 결정을 한 것이다.
* 일시 : 2011년 12월 19일(월, 음력 동짓달 스무닷새날) 오전 11시 30분.
-감사 미사 봉헌 : 오전 11시 40분..
* 장소 : 중구 명동 2가 50-12(2층), (명동파출소 건물을 낀 골목길 두 번째 기와집)
* 연락 전화번호 : 02-774-9605
* 가족 협조사항 : 가족들 중 참석 가능하신 분들의 숫자를 금주 금요일(23일)까지 전화로 통보 요망.
-한식이기 때문에 식수 인원 파악이 매우 중요하다고 함.
물론 이 날은 나의 회갑일 이외에도 한국 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8박 9일간의 일정으로 이틀 후(21일,수) 바티칸으로 출국하시는 큰형님의 환송연도 겸할 수가 있을 것인데, 이번에 교황님 알현계획도 잡혀 있으시다니 좋은 행보가 아니실까 싶기도 하고, 성탄을 앞두고 온 가족이 오손도손 모여 덕담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매우 큰 의미를 내포하는 날이 되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병상에 누워 계시는 누님과 연말을 앞두고 단체 건강검진이 봇물을 이루고 있어 병원을 비우기가 힘이 들 것이라는 마지아 가족들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일단 금요일까지 응답을 기다려 볼 심산이다.
위 식당에서 시식을 마치고 아내와 정혜는 집으로 가고, 나는 다시 강남 지역으로 넘어 가 역삼동 소대 공무원 연금공단에서 여러 가지 자문을 받았다. 이제서야 과연 공무원 생활이 끝이 나는가 보다 라는 상념 속에 스산한 기분으로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였다.
동네에 와 해독한의원에 들러 침을 맞고 집에 와 정혜와 태인이와 규화와 함께 이른 저녁 식사를 하였다.
식사 후 중국어 복습과 예습을 하다 카페에 들어 와 보니 정아가 지난 9일(금) 호주 브리즈번의,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퀸즈랜드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수여식에 참석하고 제임스와 같이 기념 사진 촬영한 것을 <기본 엘범> 린에 올려 놓아 주욱 살펴 보기도 하며 마음 속으로 축하하고 또 축하하며 전도를 축복해 주었던 것이다. 그간의 사정을 알리는 한줄 메모도 남겨 놓아 그동안의 몸과 마음 고생이 극심했던 정아를 새삼 생각하게 되었던 지도 모를 일이기는 하다. 요안나가 어느새 이 사진들을 본 듯 답글 까지 남겨 놓아 고맙기도 하다.
최정아 아네스와 제임스 패트릭군! 화이팅! 힘 내!
규화는 어제 고교 친구 이호웅군과 명품 조연 여배우 장영남양의 결혼식 사회를 아주 훌륭하게 잘 본 것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듯 많은 사람들로부터 전화도 받고 어제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모양이다. 왜 아니겠는가. 나도 크고 작은 많은 행사에서 사회도 맡아 보기도 하였고 마이크를 잡아 본 사람의 입장에서 매우 객관적인 시각으로 평가를 한다 손치더라도 크게 나무랄 데가 없어 보였으니 말이다. 이 일이 규화에게는 하나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성급한 생각도 해 볼 정도로 아주 좋은 사건이요 소식이 되고 있는 듯해 보인다 할 것이다.
친구들과 뒷풀이를 하다 새벽녁에 들어 왔던 규화는 하루 종일 휴식을 취하고 저녁 식사 후 설겆이며 쓰리기 분리 수거며 등등 온갖 집안 일을 도맡아 수고하고 있는 것이다. 부디 새해에는 규화에게 좋은 일이 많이 생겨 나기를 기도로써 응원하는 심정이란 게다. 한편 규화는 이번에 <늑대소년>이라는 영화에 출연하게 되는 모양인데 크랭크인이 마침 내년 1월 초순경이라고 하니 그동안 몸과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며 잘 임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리라.
최규화 예로니모! 화이팅!
밤이 되니 날씨가 많이 차갑다.
온 가족들의 안녕과 평화를 기도드리며 대림 제3주간 월요일 하루를 지나 보낸다.
대가족과 대가정의 참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