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내를 아우르는 지역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아우내는 병천면의 옛 이름이다. 아니 보다 정확히 얘기하면
아우내를 한자식으로 표기한 것이 병천(竝川)이다. 그 이유야 어째됐든 아우내라는 우리 이름이 있음에도 굳이 한자
를 빌어 병천이라 표기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그래도 지금껏 병천장터가 아니 아우
내장터라는 우리네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우내장터는 정감 어린 이름처럼 참 소박한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아우내장터는 말 그대로 장이 열리는 공터
다. 5일에 한번 장날에 맞춰 들고 나는 상인들이 짐을 부리고 장사를 하는 장소라는 얘기다. 그래서 여느 상설 재래시
장처럼 시장을 알리는 거대한 간판도, 또 다닥다닥 줄 맞춰 늘어선 상점들도 없다. 아우내장터에서는 매월 끝자리가
1과 6으로 끝나는 날 한바탕 장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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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추억 속으로의 여행
아우내장터는 사람으로 북적대는 장날도 좋지만, 장이 서지 않는 날도 꽤 운치가 있다. 장이 서지 않는 날 장터에서
뭐 볼 게 있을까 싶지만 그게 또 아니다. 물 빠진 갯벌처럼 허허로운 그곳에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많은 보물들이
숨겨져 있다. 바로 시간을 20~30년은 거꾸로 돌려놓은 듯한 장터 주변의 풍경들이 그것들이다. 오랫동안 잊고 지
냈던 그 시절 그 풍경들이, 전파사 처마에 걸려 있는 낡은 손전등에서, 도련님 복장으로 한껏 폼을 잡고 있는 어린
아이의 빛바랜 사진에서 오롯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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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소한 풍경들은 마치 다락방에 처박아 두었던 낡은 사진첩을 꺼내보는 듯한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미
잊힌 기억이라 생각했던, 아니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그것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 그래서 낡은 사진첩을 다
루듯 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지고 소중해지는 이유다. 아우내 시장길이라 이름 붙여진 골목골목
에는 이처럼 흐릿한 기억 속 아련한 추억들이 키 작은 상점의 수만큼이나 풍성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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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내장터를 찾았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병천순대를 맛보는 일이다. 병천순대는 한국전쟁
당시 병천에 들어선 서양식 햄 공장에서 나온 돼지 부산물로 만들어 먹던 순대다. 돼지의 작은창자에 찹쌀, 당면,
양배추, 들깨 등을 넣고 만든 벙천순대는 그 쫄깃한 맛과 푸짐한 양으로 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이어
온 맛이 50여 년. 주린 배를 채워주던 순대는 이제 병천순대거리가 생길 정도로 아우내장터 아니 천안의 명물로 자
리를 잡았다.
유관순 열사의 자취가 남아있는 곳
<여행정보>
◎ 가는 길
*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목천IC → 목천요금소 사거리 21번국도 좌회전 → 아우내장터(병천순대골목) → 유관순 열사
기념관, 유관순 열사 생가
* 대중교통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경부선 천안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10~3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소요시간은 1시
간 10분. 운임은 일반 5,000원 우등 7,300원.
◎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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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집
청화집(041-564-1558)은 병천순대골목에 모여 있는 30여 개의 병천순대집 중 자타가 공인하는 50년 전통의
원조집이다. 찹쌀, 양배추, 마늘, 양파 등 20여 가지의 채소를 넣어 만든 병천순대는 한 접시에 8,000원 순
대국은 5,000원이다.
◎ 잠자리
아비숑 호텔(041-578-8283)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천안 유일의 굿스테이. 세련된 외관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곳이다. 1층에 마련돼 있는 까페테리아에서는 조식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