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 관문 이순신대교가 다음달 10일부터 한달간 임시개통한다. 전남 여수~광양을 연결하는 이 다리는 순수 국내 기술로 시공한 국내 첫 현수교다. 주탑과 주탑 사이 거리가 1545m며 63빌딩보다 높은 세계 4번째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웅장한 주탑과 부드러운 곡선의 케이블, 날렵한 모양의 상판이 자연경관과 조화롭게 어울려 관광명서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이순신대교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국내 현수교 기술 자립화 선언대림산업은 국내 최초로 순수 국내 기술로 시공하는 이순신대교가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6번째 현수교 기술 완전 자립국의 반열에 올렸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의 현수교인 남해대교가 준공(1973년 6월)된 지 40년 만이다.
현수교 가설은 최첨단 토목기술과 고차원적인 구조역학이 만들어 낸 하이테크 기술로, 설계에서부터 시공 및 유지보수까지 모든 분야를 자국 기술로 소화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덴마크 등 5개국 뿐이다.
그 동안 국내에서 시공된 4개의 현수교(남해대교‧영종대교‧광안대교‧소록대교)는 외국의 기술, 장비, 기술진에 의존해 만들어졌다. 총 공사비의 10%가 외국에 지불한 셈이다.
하지만 이순신대교는 설계에서부터 장비, 자재, 기술진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국내 기술만을 도입했다.
대림산업은 이순신대교에서 완성된 한국형 현수교의 원천 기술을 토대로 미국과 일본, 유럽의 건설사가 주도하고 있는 해외 해상 특수교량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기술 자립화의 마지막 퍼즐 케이블 가설 이뤄주탑과 앵커리지에 케이블을 가설하는 작업은 현수교 시공 과정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공정으로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특히 대부분의 작업이 공중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케이블 설치 전문 장비와 전문 기술자가 도맡아 작업을 해왔다.
그간 국내에서는 케이블 가설장비를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일본에서 임대해서 사용해왔다. 대림은 순수 국내 기술로 케이블 가설장비를 직접 개발하였으며, 이를 활용해 케이블을 성공적으로 가설하였다. 이에 따라 이순신대교에서 약 200억원 정도의 기술 수입 대체효과를 거두었으며, 현재 시공 중인 적금연륙교와 단등교 현장에서도 활용할 계획이다.
8건의 특허 출원, 100여 편의 논문 발표현수교는 공사 기간 중에 공정별, 위치별로 하중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안정성 검토를 위한 시공 단계별 구조계산 및 해석이 필수적이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설계를 검토해야 하는 시공 엔지니어링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 동안은 경험과 기술이 풍부한 외국 기술진의 지휘와 감독 아래 공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순신대교에는
대림산업의 박사 3명과 구조기술사 4명 등 국내파 고급 기술인력들이 철저한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현장을 지휘하며 구조 계산을 진행했다.
대림산업은 이순신대교 건설과정을 통해서 총 8건의 특허를 출원하였으며 100여 편의 관련논문을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최첨단 토목기술과 구조해석이 망라된 토목공학의 꽃대림산업 컨소시엄(
현대건설‧SK건설‧동광건설‧금광기업‧남양건설‧새천년종합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이순신대교는 여수산단 진입도로 5개 공사구간 중 3공구에 해당한다. 국내 최대, 세계 4위 규모의 초대형 현수교다. ‘하늘과 바다 사이의 평행선’ ‘철로 만든 하프’라고 불리는 현수교의 최대 장점은 교각이 많이 필요 없어 경제적으로 초장대 교량을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수교는 주탑 사이를 케이블로 연결하고 케이블에서 수직으로 늘어뜨린 강선에 상판을 매다는 방식의 교량으로 현존하는 교량 중 가장 긴 경간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육지와 바다, 공중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최첨단 토목기술과 구조해석이 필수적인 분야로 시공 및 설계 기술 난도가 가장 높아 토목공학의 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세계에서 4번째로 긴 국내 최장 다리이순신대교는 왕복 4차로, 총 다리 길이는 2260m에 달한다. 특히 주경간장 길이는 무려 1545m로 일본의 아카시대교 1991m 등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긴 현수교량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장대교량 중 주경간장 길이가 가장 긴 것은 광안대교의 현수교구간과 인천대교의 사장교구간으로, 각각 500m와 800m이다.
대림산업이 이순신대교의 주경간장 길이를 1545m로 설계한 것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년인 1545년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이순신대교로 연결되는 여수는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해군제독으로 부임했던 전라좌수영 본영이 있던 곳이고, 광양 앞바다는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이자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노량해전의 역사적 배경이 되었던 점을 고려하여 설계에 반영했다.
남산‧63빌딩보다 높은 세계 최고 높이의 주탑이순신대교 양쪽 주탑의 높이는 서울 남산(262m), 63빌딩(249m) 보다 높은 해발 270m다. 이는 현존하는 현수교 콘크리트 주탑 중 가장 높은 덴마크의 그레이트 벨트교(해발 254m)보다 높은 세계 최고(最高) 높이다. 바다에서 상판까지의 높이는 최대 85m, 평균 71m로 아파트 20층 높이에 이르러 다리 밑으로 초대형 선박운항이 가능하다.
주탑 사이의 선박운항 가능 폭은 국내 최장인 1310m로 길이 440m의 1만8000TEU(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1만8000개 선적)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들도 안정적으로 양뱡향 통항이 가능하다. 진도 7~8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1등급 기준으로 설계되었으며 이는 1000년에 1번 꼴로 발생하는 대형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세계 최고의 초고강도 케이블이순신대교의 주탑과 주탑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에는 세계 최초로 1860MPa(메가파스칼)급의 인장강도를 보유한 직경 5.35mm의 초고강도 강선(Wire)이 사용되었다. 이는 피아노 줄 같은 강선 1 가닥이 4톤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코끼리 한 마리를 너끈히 매달 수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현수교에 설치된 강선 중 가장 강도가 높은 일본의 아카시대교(1760MPa급)보다 뛰어나 안전성이 대폭 향상되었다. 케이블은 강선 1만2800가닥을 평행하게 배열해 만들어지며, 케이블은 강선 1만2800가닥을 평행하게 배열된다. 케이블 하나의 직경은 677mm에 이르고 두 개의 케이블 무게는 1만2773톤으로 총 4만 톤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다.
경제유발효과 2조 2000억원에 이르러전라남도 여수시 묘도동과 전라남도 광양시 금호동을 연결하는 이순신대교는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광양국가산업단지간의 원활한 물동량 수송, 물류비용 절감, 광양만권에 대한 설비투자여건 개선 및 서남해안 관광개발 여건 개선 등의 목적으로 계획됐다.
이순신대교가 완성되면 두 국가산업단지간의 이동거리가 60km에서 10km로, 이동시간은 8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되어 하루 평균 5만2000~6만2000대의 차량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순신대교 건설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생산유발 1조 8734억원, 부가가치유발 3494억원, 고용창출 2만6192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