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산골 부부의 텃밭농사 시작

[뽀식이]

[촌부의 단상]
산골 부부의 텃밭농사 시작

2024년 5월 20일 월요일
甲辰年 음력 사월 열사흗날

드디어 서리가 그치고 영상 8도이지만
아침 기온이 서서히 두 자릿수로 올라간단다
우리는 이 같은 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부랴부랴 산골 마을 사람들의 발길, 손길이
바빠지는 바로 그 시기가 이제서야 온 것이다.

불두화(佛頭花)가 피었다.
부처님 두상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하여 피는 꽃이다. 꽃말도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생각컨데 
이 꽃말은 '우주의 모든 사물은 늘 돌고 변해
한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아니하다’란 뜻으로
풀이되는데 꽃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싶다. 불두화는 한 색깔로 피었다가 지는 꽃이
아니며 무성화라서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이다.
꽃이 필 땐 연초록색이었다가 활짝 피면 흰색,
질 무렵에는 누런색으로 변하는 특이한 꽃이다.

본격적인 텃밭농사가 시작되었다.
어제 이른 아침, 아내가 "이제 모종이 밭으로
나가도 괜찮지 않을까? 우선 1차로 구해놓은
모종부터 심읍시다."라고 했다. 전날밤에 이미
날씨예보를 살폈더니 모종이 밭으로 나가도 될
것 같았다. 아내의 제의에 "그러세! 나도 그럴까
싶었네. 환상의 복식조 손발 맞추러 나가세나!"
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동안 몇 집에서 구해놓은 모종을 들고 나갔다.
촌부가 미리 이랑에 간격을 맞춰서 작은 구멍을
뚫어놓은 위치에 농사용 타공기로 멀칭 위에다
구멍을 뚫어놓으면 아내가 뒤를 따르며 구멍에
모종을 넣고 "잘 자라거라!"라고 중얼거리면서
하나하나 정성껏 심는다. 거의 대부분을 아내가
심지만 구멍을 다 뚫은 후 촌부도 조금 돕는다.
물주기는 촌부의 몫이다. 해마다 호스를 길게
연결하여 물주기를 했으나 올해는 고추농사를
짓지 않기로 하여 연결하지 않고 조리개를 이용
시냇물을 퍼다가 주었다. 어제 심은 것은 1차,
나머지는 다음 장날에 나가 모종을 사서 2차로
마저 심어 밭을 채울 예정이다.

해그름 판에는 앞마당에 꽃모종을 심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백일홍과 메리골드 2종이다.
우리집 앞마당에는 대부분 야생화를 기르지만
아내가 좋아하는 꽃을 일부는 구해다 심고 있다.
먼저 구한 백일홍, 메리골드를 심었고 봉숭아와
과꽃은 모종을 부탁해 놓았다. 야생화도 좋지만
이렇게 아내가 좋아하는 일년생 꽃들도 예뻐서
심어 기른다. 이제 겨우 모종을 심었을 뿐인데
아내는 벌써부터 꽃이 피면 너무나 예쁘겠다고
설레이는 듯한 모습이다. 문득 어린 소녀 감성이
엿보이는 것만 같았다. 다들 꽃을 좋아하는 것은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지만 70을 눈앞에, 코앞에
둔 할마시인데... 아내가 이런 감성을 지닌 것을
엿보며 덩달아 좋아하는 촌부더러 팔불출이라고
하려나? 어찌되었거나 좋은 건 좋은 거니까...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

[박영란(근정)]

야생초도 참 많이 피는데
꽃을 심으시는 고운 마음이 엿보입니다

[뽀식이]

아내가 예전부터 워낙 좋아하는 꽃이라서... 감사합니다.^^

[은구슬]

[뽀식이]

감사합니다.^^

[아~우루사]

안녕하세요

[뽀식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희연]

환상의 복식조 께서
모종 심으시느라
애쓰셨네요.
꽃과같이 곱고
나비같이 춤추는
두 분이 그려집니다.
행복한 저녁되세요.

[뽀식이]

아이구~
쑥스럽습니다요.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