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아찔하게
늘 저녁 다섯시쯤엔 깨서 그런지… 그 즈음 되니 저절로 일어나지는 모양이다.
하지만 오늘의 다른점이라면…….
먼저 일어난 게 견우가 아닌 강민이라는 점.
자신의 품에 안겨 새근새근 잘도 자는 견우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는 강민.
자유로운 오른손으로 견우의 눈도 만져보고, 코도 만져보고…
그의 손은 입술 위에 멈춰있었고, 눈을 느릿 감았다 뜨더니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댄다.
조금은 부어있는… 하지만 말캉하고 차가운 입술이 기분이 좋은지 픽- 웃어버리는 강민.
아무리 건드려봐도 깨지않는 견우가 얄미운지, 씨익 웃으며 귓볼을 살짝 깨물어버리자…
부들- 떠는 견우.
잠들어있어도… 성감대를 건드리면 반응이 오긴 오는구나.
귀여운 견우의 모습에 그저 웃을 뿐이었다.
"……………… 후암- 형 개구쟁이…"
"이제 일어났냐"
"응……………… 아…"
"아퍼?"
"…… 응. 전엔 안아팠는데… 이상해요"
"아…. 미안- 내가 좀 격했나봐"
"그거 알아요 형? 우리 사귀고, 형 미안하다는 말 밖에 안해요. 계속 미안하다 그럼 정말 내가 잘못한 거 같잖아…"
"하하하. 알았어. 안미안해 그럼"
"엑. 그렇다고 안미안해는 뭐에요!! 치"
전신 누드인 걸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침대위에 앉아 웃으며 수다떠는 두 남자.
그러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자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둘의 입술을 뚫고나오는 '푸훗'하는 소리.
배가 고플만도 하지.
밥도 안먹고 뜨거운 아침을 지내고… 또 잠을 잤으니.
결국 일어나 씻고, 나설 준비를 하는 둘이었다.
간편하게 입었을 뿐인데… 코트를 입은 강민은 어딜가나 주목을 받고있었다.
키도 큰데다 나이보다는 조금 어려보이는 외모에, 딱봐도 몸매 비율이 좋으니… 누구든 쳐다보겠지.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는 이유가 강민때문이라는 걸 알고싶지않아도 알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괜히 고개가 숙여지는 견우였고, 그런 견우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강민이었다.
"왜그래?"
"…… 다… 형 쳐다봐요"
"아, 그런가? 너 쳐다보는 거 아닌가"
"설마 절 쳐다보겠어요? 쪼그맣고 안경쓴 못난이를"
"니가 못난이란 걸 인정하는구나"
"………………… 형"
"아하하하. 알았어 알았어. 놀려먹기 딱이라니까"
"그만 놀려요!!! 아, 천천히 걸어요!! 빨라빨라!"
"니 다리가 짧아서 그래"
"형!!!!"
저만치 앞서가는 강민을 졸졸 쫒아가 겨우 옆에 선 견우.
나란히 걷는 것만으로도 두근대는 가슴이… 낯설다.
고개를 살짝 들어 강민의 얼굴을 보니… 예전의 모습에선 볼 수 없었던 미소가 걸려있었다.
아무래도 저 미소때문에 지나가던 여자들이 힐끗 쳐다보는거겠지.
저 미소가 싫다.
다른사람이 바라보는 게 싫다.
욕심.
괜한 욕심이었다.
자신이 왜 이런 질투를 하고있는건지… 그 사실에 놀라 고개를 푹- 숙이고 걷는 견우.
얼마나 걸었을까…
견우의 왼손을 감싸는 따뜻한 뭔가….
자신의 손을 잡은 게 강민의 손임을 확인하고, 고개를 들어올려 강민의 얼굴을 보자… 여전히 웃고있었다.
이번엔… 견우만을 향해.
"눈와"
"……? 와… 눈이다!"
"애냐. 얼마전에도 왔잖아"
"이렇게 내리는 건 못봤는걸요!! 우와우와"
"참…. 내가 애 키우고 있는것도 아니고"
"………… 이쁘다…"
"난 지금 심히 고민된다. 니가 정말 남자가 맞는건지. 혹시 여자는 아닌지"
"응? 왜요?"
"내가 알고있는 모든 남자들은 눈와도 그냥 그러려니 있거든. 너 이상해"
"형도 이상해요. 오늘 왜 계속 웃어요?"
"좋으니까. 니가 좋으니까"
"……… 바… 밖에서 그런 말 하지마요…."
그냥 씨익- 웃어줄 뿐, 아무런 답도 없는 강민.
강민도 알고있다.
견우가 주위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고 있다는 걸.
잡고있는 손을 자꾸 숨기려 하는 것도… 다 알고있다.
분명 두 사내가 손 잡고 가는 걸 보면… 사람들은 경멸하는 시선으로 쳐다볼테니까.
견우는 그걸 감당할 수 없는거겠지.
왠지 자신의 고등학생 시절같은 모습에 계속 웃음이 나오는 강민.
알고있을까.
계속 그렇게 자연스레 웃는게… 주위의 여성들의 맘을 흔들어 놓는다는 걸.
*
'드르르륵'
"왜"
-"아 매정하게 왜가 뭐야. 여보세요~ 해야지"
"……………… 김민채, 죽을래?"
-"아 미안미안. 형, 혹시 민이형이랑 연락돼?"
"강민형? 왜?"
-"문자보내도 답장이 없어서 전화했더니 꺼져있더라구. 휴가때는 손님 안만나잖아"
"………… 글세. 아마 생일도 껴있고 하니까 잠깐 바람쐬러 나간 거 아냐?"
-"아씨. 형도 모르는거구나…. 혁이형도 모르던데"
"강민형 좀 그만 쫒아다녀라. 형이 귀찮아하잖아"
-"아 자꾸 형이 날 제자로 안받아주잖아!!"
"……… 뭐?"
-"나도 탑되고싶단말야. 뭔가… 탑이 더 좋은거 같애"
"시끄러. 넌 평생 바텀이야. 군대 갔다오면 또 모르지. 끊는다"
한참 인터넷쇼핑에 물 올리고 있는데 쓸데없는 걸로 전화한 민채가 짜증스러운 모양이다.
NO 3 나 되놓고 늘 사고치고 다니는 녀석의 뒷수습은 늘 자신과 NO 5인 정인이었다.
근데 이번엔 또 무슨 사고를 치려고 갑자기 탑이 되겠다니….
Secret 에 들어온지 두달 쯤 됐을까… 그 때 부터 계속 강민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이유가 그거였다니.
한숨부터 나오는 진세였다.
전화 끊은지 얼마 되지않아 또다시 드르륵- 거리는 핸드폰.
이번에는 문자였다.
분명 민채겠지, 하고 열어본 핸드폰 액정에는 짤막한 문자와 함께……… '멋진 강민형' 이라고 떴다.
'한진세, 고맙다'
고맙다니… 뭐가?
'드르르르륵'
'견우랑 이어지게 해줘서. 다음에 밥 살게'
하여튼, 정말 멋진형이다.
민채의 일이 방금전에 있었지만, 그건 잊혀졌다는 듯 작게 웃으며 다시 컴퓨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는 진세
둘이 잘 되길 바랬다.
매니저 재현에게 가장 필요한 두사람이 규칙을 어겨주길 바랬다.
그래야… 이 규칙이 없어질 것만 같았으니까.
재현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필요한 두사람이었으니, 자를 수 없겠지.
설령 자르려 한다 해도… 우리가 모두 일어설 수 있겠지.
그럼 정말 이 규칙따위는 없어질테니까.
제발, 끝까지… 아무 일 없이 행복하게 지내길 바랄 뿐이다.
어느 누구한테 방해받지 말고, 나중에… 아주 나중에 둘이 더 행복해졌을 때, 재현에게만 걸리길 바랄 뿐이었다.
다른사람에게 먼저 걸린다면… 진세의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되버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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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편의 댓글을 보고 놀랬어요 ....... 전 '어라, 내가 댓글을 다 달아드렸었나?' 하고 봤더니 ........ 오마이갓뜨 17편은 엄청난 사랑을 받았더라구요 ㅋㅋㅋ 하지만 점점 줄겠죠 ㅜㅠ
비가와서 정신상태가 조금 덜커덩거리네요 ㅜㅠ 독자님들 감기조심하세요 ~
댓글은 작가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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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밌었어요!!! 다음편도 기대하고있을꼐요~ ㅎ힛
#:) 아하하 늘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둘이 행복한거 보니까 나까지도 막막 행복해지네요.
#:) 오호호 그럼 행복해지시라고 더 행복하게 .... <
잘읽었어요!!+_+..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건필하세요! 팔구님~~!
#:) 아하하 감사해요 ^^* 또랑님도 화이팅 !!
진세도 뭔가 꿍꿍이가 있는것 같긴한데~그래도 모 우리 견우랑 케이랑 잘되게 도와준 은인이니 괜찮아요ㅋㅋ다음편 기대★
#:) 진세는 진세나름의 꿍꿍이가 있을거에요 ㅋㅋㅋㅋ 오호호 댓글감사합니다 ^^*
와와와~~ 저번편에 질문했던 사랑이예요~~ 너무너무 재미있어여!
#:) 아아, 순진하셨던 ........... << 감사합니다 ^^*
허허 진세의 계획이 몰까요~ 혹시 진세도 숨겨둔 애인이? ㅎㅎ 담편 기대되요~~
#:) 진세의 계획은 .... 후에 차차 ... ?! ㅋㅋ 댓글 감사해요 ~
아...역시 너무 재미있는듯 ㅜㅜㅜㅜㅜㅜㅜ감동이예요!
#:) 어머 감동까지야 .... ㅜㅠ 이런 과찬 너무 감사해요 ^^*
왜줄어요!ㅋㅋ열심히쓰구잇는데~ㅋㅋ재밌어요이번것도ㅎ
#:) 왠지 줄 것만 같아요 ㅜㅠ 그런 느낌 ?! ㅋㅋㅋ 감사합니다 ~
하핫.~ 재미있어요~ 계획이 잘 성사 됬으면.
#:)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계획은 .... 개인 나름의 계획들이 곧 이뤄지겠죵 ㅋㅋㅋㅋ
★댓글이줄긴요..더인기많아질거라고생각하는데요? (히히) 가면갈수록 달달해지는게..추운날씨시린옆구리를따뜻하게해주는듯하네요!ㅠ 말해놓고왠지슬픈..?ㅠㅠ 잘읽었고요, 다음편기대하면서기다립니다!
#:) 어머.... 그렇게 봐주신다니 감사할 따름이죠 /ㅅ/ 저도 쓰는 내내 옆구리 시려서 이거 원 ........... 흑흑흑흑 댓글 감사합니다 ^^*
엥 저는 왜 17편이 안보일까요?!잘보고있어요 재밌네요~!
#:) 17편이 ............................... 리턴되었더라구요 ...........
하루하루 이거 읽는거에 빠져있어요.>ㅁ< 내일도 기대되여..^^
#:) 아하하, 저도 하루하루 글 올리고 재밌다는 분들의 칭찬듣느라 푹 빠졌어요~ ㅋㅋ 늘 감사해요 ^^*
잘읽고있어요, 진세가 무슨 계획이잇나보네요~ㅋㅋㅋㅋ 잘됫으면좋겟어요^.^!
#:) 진세의 계획은 ... 후에 언젠가는 나타나겠죠 ㅋㅋㅋㅋ 잘 될거에요 ^^*
악 나너무늦게왔긔 ㄱ- 17편 사라져뜸 -0-
#:) 17편이 ... 뿅 하고 리턴되었 ... 더라구요 ㅜㅠ 기회봐서 다시 써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흑흑
재미있게 보고가요ㅎㅎ 다음편도 기대하고 있을께요 ㅎㅎㅎ 작가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ㅎㅎ
#:) 아하하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기는 이제 다 나아가니 ... 하루님도 조심하세요 ~
진세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건가...... 아무튼..,.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전...너무늦게왔어요ㅠ, 잘보고갑니다^^
요즘이거보고있어용ㅋㅋㅋ아너무재밌어요ㅠㅠ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