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미 청소년 소설을 탐독하고 있어요.
영미 청소년 소설을 읽다보면 '곧 이런 문화 현상이 우리나라에 도착하겠지.'하는 예측을 할 수 있어요.
물론 영미 청소년들과 우리나라 청소년들과의 생활을 비교할 수 없을만치 천지차이입니다.
그들은 우리 아이들처럼 밤 늦게까지 야자다 뭐다 하여 학교에 남아 있지 않으니까요.
그들은 똑같은 교복을 별로 선호하지 않지요.
또 그들은 사교육을 치열하게 받지 않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보면 그들은 선택받은 아이들이지요.
이 책의 주인공 브렌트도 선택받은 아이입니다.
아버지의 승승장구로 몇 번의 이사를 거듭한 끝에 상류층이라고 자부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새로 이사한 학교에서 초대받지 않은 파티장을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그는 진정한 상류층 아이들의 파티를 보게 되고, 지독한 수모를 당합니다.
자기중심적이던 이 아이에게 이 수모는 견딜 수 없는 치욕이었어요.
그리하여 술을 마신 채 자동차를 몰고 오던 중
순간적으로 '자살'을 생각하게 됩니다.
(기분이 안 좋을 때 술을 마시면 자살로 이를 수 있다는 것!-최진실 자살사건도 이런 맥락이었겠죠?)
![바람을 만드는 소년](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age.kyobobook.co.kr%2Fimages%2Fbook%2Flarge%2F133%2Fl9788996100133.jpg)
<책과 콩나무, 9,500원> 초판발행일: 2008년 11월 15일 추천학년: 6학년 이상
자동차 핸들을 돌리는 순간, 생각지도 않게 뒤에서 오던 자동차에 타고 있던 '리'라는 여자아이가 죽게 됩니다.
순식간에 살인자가 된 것이지요.
감옥에 가는 대신 보호 관찰과 사회 봉사를 선고받은 브렌트....
리의 어머니를 만나고, 리의 어머니는 생전에 리가 좋아했던 바람개비를 미국의 네 귀퉁이에 세워달라고 합니다.
미국....얼마나 큰 나라인가요?
결국 브렌트는 바람개비 만드는 법에 관한 책과 몇 가지 장비를 가지고 속죄여행을 떠납니다.
미국의 오른쪽 제일 위 메인주 위크스보로에 바람개비 하나를 세우고(이때는 엄청 서툴렀지요)
다시 버스를 타고 달려달려 플로리다주에 하나 세우고,
캘리포니아주를 거쳐 마지막으로 워싱턴주 밸뷰에 바람개비를 세우면서....
한번도 입밖에 내지 않았던 자신의 얘기를 그곳에서 만난 여류화가에게 말하게 됩니다.
"자살을 하려고 했었다.
그리고 나 때문에 다른 여자아이가 죽었다."는 말을.....
그렇게 브렌트는 혼자만의 여행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게 됩니다.
브렌트가 만든 바람개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다른 네 사람에게 기쁨과 깨달음을 안겨줍니다.
공부 밖에 모르는 여학생에게는 사랑의 감정을,
삶에 지친 거리의 청소부에게는 마음의 평화를,
부모의 끝없는 기대에 지쳐 있는 한국인 입양아에게는 달콤한 휴식을,
죽음을 앞둔 할머니를 돌보는 소녀에게는 따뜻한 희망을.....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죽은 소녀의 어머니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에게 바람개비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너그러움과 자비의 마음....
결국 딸은 죽었지만 그녀는 또 다른 생명(브렌트)은 살린 것이니까요.
우리나라에도 청소년 범죄가 참 많겠죠?
우리나라, 미국에 비하면 작고 좁은 땅덩어리지만, 우리나라 문제 청소년들에게도
이런 벌을 내렸음 좋겠어요.
이름모를 섬 하나하나마다 바람개비 하나씩을 만들라,
외딴 산골, 산꼭대기에 올라 바람개비 하나씩을 만들라....
그러면, 그 여행으로 새로운 자신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치유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바람개비......
문득 바람개비를 만들고 싶어요.
첫댓글 바람개비도 꽃이지요. 사람들이 만든 아름다운 꽃입니다. 읽어보고 싶은 동화네요
아이들에게는 좀 어려운 듯하지만 나름 의미 있는 책이었어요. 눈물과 감동은 좀 덜하지요.
불만 한 가지! 책 모양새, 삽화 등등으로 볼 때 이 책은 좀 비싼 것 같아요. 9,500원이라니....7,000원 정도 하면 딱 맞을 듯..(너무 심했나?)